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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法制50年의 評價와 展望 - 한국법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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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卷頭言. 韓國法制50年의 評價와 展望 崔 鍾 庫* (서울大學校 法科大學 敎授). 머리말 금년에 정부수립 50주년과 함께 한국법제 50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 동안의 법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 이다. 한 나라의 기본성격을 이해하는 첩경은 그 법제를 파악하는 길이요, 그 법제의 규범과 집행의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수준을 이해하는 길임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1) 법제란 말은 법제도(legal institution, Rechtsinstitute)의 준말이라고 파악 되고, 입법(legislature)의 결과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법 자체가 제도로서 실현된다고 볼 때 법사상, 법의식, 법학 등을 포함하는 법문화(Rechtskultur) 내지 법환경(Rechtsumwelt) 보다는 다소 협의의 개념으로 구별하여 사용된 다. 비유를 든다면, 법제는 한 나라의 신체를 이루는 뼈대와 같고, 법학, 법사 상, 법의식은 피와 살과 같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체에서도 뼈대가 튼 튼해야만 건강할 수 있듯이 한 나라의 법제를 바르게 형성한다는 것은 그 나 라 국민의 지혜와 국력의 결산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동아시아법의 ‘보통법(ius commune)’이라 할 수 있 는 중국법의 영향을 받은 전통법의 시대를 지나 20세기 초반을 일본법의 지 배 아래 있다가 민족해방과 함께 비로소 독자적 법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2) 그후 50년 동안 6․25전쟁과 민족분단, 두차례의 혁명과 정치적 불안정, 그 리고 최근에는 ‘IMF체제’라는 숱한 사회변동을 경험하면서 역동적이고도 복잡 한 시대상황 속에서 수많은 법제들을 퇴적시켜왔다. 어떻게 보면 깨알같은 글 1) 그 동안의 몇 가지 연구를 보면 김도창, 한국법제의 현황진단, 「법제연구」3호, 1992 ; 「법제연구」8호, 1995의 ‘근대법수용 100주년기념’ 특집에 실린 논문들과, 「법제연구」 14호, 1998의 ‘정부수립 50주년 기념 : 한국법제의 평가와 전망(Ⅰ)’ ; 서울법대 법학연 구소주최, 「대한민국헌정50년」 심포지움(98.10.16)에 실린 논문들 참고. 2) 졸고, 동아시아법문화와 법철학의 과제, 「제2회 한․중․일 법철학 심포지움」 발표문 (1998.10.29).. 4. (2) 卷頭言. 씨로도 성서보다 더 두꺼운 「법전」속에 실려있는 수많은 법령들은 이러한 민 족사의 퇴적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동시에 그것은 현대 민족사의 물줄기를 지우는 방향타(方向舵)라고도 할 수 있다. 역사의 모든 것이 법대로 되는 것 은 아니지만 대체로는 법의 테두리와 방향대로 진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 다. 그런 면에서 법의 역사는 민족의 합리성의 결정체라 할 수 있고, 법제의 역사를 회고해 보는 것은 민족사를 들여다보는 가장 기본적 시각(視角)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서 한국현대법제사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고, 전 체적으로 간략히 평가와 전망을 해보고자 한다.3). Ⅰ. 현대적 입법과 서양법수용 해방후 3년간의 군정법령기간을 지나 정부수립후 우리나라의 법제는 현대 적 입법을 실시해왔다. 대한민국이 공식적으로 법제정의 주체가 된 것이다. 그 체계를 보면 전통적 6전(六典)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내용적 법역(法域)에 따라 현대적 법전(法典)체제를 이루었다. 내용적으로는 서양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향하여 서양법의 형식과 내 용을 수용하면서 우리의 법으로 정착시켜 왔다. 한국의 서양법수용은 개화기 에서부터 시작되었으나 대한민국수립 이후에도 계속되어 지금도 진행중이다. 이러한 서양법의 수용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결과를 이루는지는 법학연구 의 중요한 과제이다.4) 그것을 통하여 한국사회가 어떤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예컨대 대통령중심제가 좋으냐 내각제 가 좋으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고,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되 어떤 모델로 하는 것이 좋으냐, 남북통일이후 법의 통일과 사법통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법학 교육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느냐는 등 논의가 제기될 때마다 무엇보다 독일, 프랑스, 미국, 영국 등 서양의 ‘선진’ 법치국가의 법제를 배우려고 애쓰고 그 런만큼 ‘수용’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3) 기타 필자의 연구로는 졸저, 「한국법학사」, 박영사, 1990 ; 졸고, 한국현대법사의 과제 와 방향, 「법제연구」1호, 1991 ; 해방후 기본법제의 제정과정, 「법제연구」8호, 1995 ; 한국에서의 유교와 법, 「법제연구」12호, 1997. 4) 졸저, 「한국의 서양법수용사」, 박영사, 1982 및 졸고, 서구법수용과 한국법문화, 「사 상과 정책」6권 3호, 1989 ; 한국법과 근대화와 서양법의 수용, 「한국법학 50년」(한국법 학자대회 심포지움, 1998.10.22).. 5. (3) 卷頭言. 그러나 이러한 수용사도 1세기를 지나는 동안 대내외적으로 ‘한국법’의 주체 성이 더욱 부각되고, 이제는 일방적 수용만이 아니고 한국법의 토착화와 함께 세계법의 무대에 동반자의 자격으로 나서게 되었다.5)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거래하려면 무엇보다 한국법제를 알아야 한다. 그동안 중요한 법률들은 영어 로 번역되어오다가, 최근 세계화의 정책과 함께 한국법제연구원에서 영문법전 (Statutes of the Republic of Korea)을 20권으로 간행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토착화 현상은 단지 한국이 골고루 법제를 구비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그 내용과 수준에서도 서양법과 견주어 별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 다. 그래야만 서양법의 일방적인 수용이 계속되지 아니하고 대등한 위치에서 법률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신생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一員)으로서 손색없는 민주국가와 법치국가를 수립하려고 법제를 통해 노력해왔다. 이것이 뭐니뭐니해도 한국법제 반세기의 가장 큰 의미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Ⅱ. 남북분단과 분단법제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의 법제는 싫든 좋든 분단법제라는 성격을 갖는다. 그 것은 형식적으로 북한법을 제외한 절반의 한국법, 즉 남한법이라는 의미를 가 지며 내용적으로도 분단국가로서 갖는 특징들을 안고 있다.6) 대한민국법은 헌법에서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작동하기 위한 수많 은 법령을 구비하였고, 게중에는 국가보안법, 보안관찰법 등 체제수호적인 ‘정 치입법’도 상당히 있다. ‘민주화’의 과정에서 때때로 이러한 분단의 상징적 입 법들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었으나 자유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와 안보논 리에 입각하여 관철되지는 못하였다. 분단사실을 관찰해보면, 세계에 가장 극단적인 공산주의 내지 ‘주체사상’에 입각한 북한법제에 극단적인 자본주의적 남한법제가 대치되어 있는 나라도 없 다. 이것이 한국법제의 비극이라면 비극이요, 앞으로 극복해야 할 최대의 과 제이다. 이런 면에서 ‘남한법’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이요 이데올로기적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전투적 민주주의, 방어적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대한 민국법제가 동서냉전체제 이후의 ‘탈이데올로기화’ 시대에서 어떻게 평가될 것 5) 졸저, 「한국법과 세계법」, 교육과학사, 1989 ; 「한국법입문」, 박영사, 1996(증보판). 6) 졸고, 남북한 법제비교의 과제와 방법, 「법제연구」2권 1호, 1992 ; 졸저, 「북한법」, 박 영사, 1996(증보신판).. 6. (4) 卷頭言. 인지는 여기서 드러난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법집행에서도 얼마나 인간 의 기본권, 특히 정신적 자유가 제약되고 있는지에 대하여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법제의 면에서도 남북통일의 과제는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다.. Ⅲ. 법의 증가와 ‘법의 홍수’ ‘남한법’이라고 하지만 한국법제는 ‘법의 홍수’(Gesetzesflut)라는 서양에서 의 표현이 적용될 만큼 크게 증가하였다. 1998년 9월 30일 현재 우리나라에 는 1개의 헌법, 886개의 법률, 343개의 조약, 1086개의 대통령령, 988개의 부령, 253개의 규칙이 발효 중에 있다.7) 우리나라의 입법사를 보면, 매년 100여건의 법령이 제정 혹은 개정되었는데, 일상적인 국회입법활동을 통해서보다도 특별한 시기에 집약적으로 이루어진 법 령이 많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즉 비상입법기구인 국가재건최고회의(1961.5∼ 1963.12)에서 270건,. 1008건,. 유신정권에서의. 국보위입법회의(1980.10∼1981.4)에서. 비상국무회의(1972.10∼1973.3)에서 189건의. 법률안이. 집중적으. 로 가결처리되었다. 비상 입법기구에 의한 대량입법 현상은 입법기구 안에서 의 입법논의보다 의도된 정책방향의 실현을 위한 도구로 입법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8) 또 정상적인 국회에서 제출(가결)된 법률안들의 건수가 평균 400건(150건)인데, 위의 비상 입법기구 시기는 짧은 기간안에 그 두배 이상의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9) 그 외에도 구법령정비사업이 있었고, 국회의 악법개폐위원회에서 민주화의 차원에서 법령을 정리하기도 하였다.10) 이렇게 법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입법되는 경향을 가리켜 법도구주의 내지 행 정주도형입법이라 부르기도 한다.. 7) 한국법제연구원의 「대한민국현행법령집수록현황」(제99회 추록, 1998.9.30 발간). 8) 이상영, 해방후 한국법제 변천사, 「법제연구」14호, 1998, 95면. 9) 이상영, 위 논문, 97면: 이교수는 이런 면에서 입법사를 정치사와 완전히 독자적인 것 으로 취급하려는 나이브한 관점은 비판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10) 법률이나 대통령령, 부령에 “장관이 정한다”, “청장이 정한다”는 규정을 두는데, 그 경 우 장관이나 청장이 헌법상의 입법형식인 법규명령으로 정하지 않고 즐겨 훈령, 고시(告 示) 등으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법률에 의한 행정’이 ‘명령에 의한 행정’, ‘규칙 에 의한 행정’, ‘재량에 의한 행정’으로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문제이다. 김도창, 위 논문, 11면.. 7. (5) 卷頭言. 순수법학의 창시자 한스 켈젠(Hans Kelsen)의 유명한 법단계설(Stufentheorie)에 따르면, 한 나라의 바람직한 법구조는 일종의 피라미드를 형성한 다. 최상위의 헌법 아래 법률, 법률 아래 명령, 명령 아래 규칙이 자연스런 단계구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법의 존재형태를 보면, 국회 에서 제정되는 법률보다도 대통령령이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그 림으로 나타내보면 삼각형의 피라미드가 아니라 대통령령이 포함된 명령의 부 분이 월등 비대한 항아리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또 법률로 될 것이 대통령 령으로 된다든지 그 체계성이 상당히 뒤엉켜있다.11)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의 법률안거부권도 보장되어 있지만, 이러한 기현 상을 비판적으로 보면, 조선왕조시대에 왕의 명령, 즉 교지(敎旨)가 축적되는 것이 법의 존재형태를 이루던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느껴진다. 또 기본법 보다 특별법이 많이 제정되는 현상도 전통적 양태의 재현같이 보인다. 법과 법학의 발전은 개별문제에 개별해결을 제시해주는 결의론(決疑論, casuistry) 에서부터 추상적 일반화, 개념화에로 이행되어온 것인데, 이렇게 특별법이 많 이 제정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법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이라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옛말처럼 약법삼장(約法三章)으로 법이 적을수록 좋다는 낭만적 발상은 할 수 없지만, 대원칙적 명제에서 예외적 사정변경이 점차 감소되는 것이 법 문화의 발전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법제는 언젠가는 고도의 입법원리에서 조감하여 정리되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Ⅳ. 한국법의 독자성 한국의 법제사는 서양에서의 기본법률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독특하게 생 산된 법령들을 살필 때 비로소 ‘한국에서의 서양법제사’가 아닌 진정한 ‘한국법 제사’가 된다는 적절한 지적이 나왔다.12) 사실 대학의 법학교육에서도 헌법, 민법, 상법, 형법, 소송법 등으로 여전히 6법 중심의 강의로 가르쳐지고 사법 시험도 그렇게 실시되고 있으므로 한국법의 전체상을 볼 수 없고 그것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번지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정치학, 경제학, 사회학에서 한. 11) 김용진, 구법령정리사업의 추진, 「법제연구」8호, 1995. 12) 이상영, 위 논문, 84면.. 8. (6) 卷頭言. 국정치론, 한국경제론, 한국사회론이 가르쳐지듯 한국법론이나 한국법입문이 가르쳐져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만 독특하게 있는 법제들, 예컨대 널리 알려져있는 가족법조항들과 형법조항들 외에도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등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국적’ 냄 새가 짙은 법령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13) 이것은 서양법 내지 일본법의 영향 을 받으면서도 은연중 한국적 법제로 변용(變容) 내지 토착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4)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평가는 여기에서 할 수 없지만, 한국사회라는 장(field) 안에서 한국인이라는 법주체가 만들어낸 한국법의 독 자성은 더욱 진지하게 추구되고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15) 그 중 하나만 지적 해 본다면, 무엇이든 제대로 되지 않으니 관습과 도덕, 교육과 종교를 통하여 개선하기에는 너무 지둔해서 법을 통하여 개선하려는 진흥법, 촉진법, 육성 법, 보호법 들이 상당히 많이 생산되고 있다. 예컨대 도서관제도가 제대로 되 지 않으니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을 제정하고, 기초과학이 발전되지 않으니 「기초과학연구진흥법」이 제정된다.16) 이것은 우리 국민이 법에 대하여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 법이 이 사회를 끌고가는 추진력이 된다는 것을 의미 하는데, 물론 이러한 법들이 있다하여 그 분야가 뜻대로 발전․육성된다고 말 하기는 힘들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분야들을 진단하여 그 법규정들과 현실과 의 괴리 내지 역학관계를 잘 파악하는 것이 한국법제의 진정한 과제라 할 것 이다. 다른 한편으로 법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발전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흔히 발전하는 문화․예술․언론 분야에서 과거 일제시대의 법제 유산이 많아 13) 헌법재판소는 1998년 10월 15일 「가정의례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제7호 위헌확 인사건(98 헌마 168)에서 “결혼식 등의 당사자가 자신을 축하하러 온 하객들에게 주류 와 음식물을 접대하는 행위는 인류의 오래된 보편적인 사회생활의 한 모습으로서 개인 의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영역에 속하는 행위라 할 것”이라 단순위헌 결정을 내렸다. 14) 조규창, 논리와 직관 : 대법원 민사판례를 중심으로, 「대한변호사협회지」 1984년 10월 호, 35∼40면 ; 졸고, 한국사회와 법이론, 「우리사회의 이론적 이해」(한국사회이론학회), 1985, 90∼108면. 15) Paul K. Ryu, Field Theory in the Study of Cultures : Its Application to Korean Culture, Philosophy and Culture East and West, Honolulu, 1962, pp.648∼669. 16) 그외에도 고령자고용촉진법, 과학관육성법, 과학기술진흥법, 관광진흥법, 국민체육진 흥법, 농업기계화촉진법, 농촌근대화촉진법, 농촌진흥법, 수산진흥법, 오지(奧地)개발촉 진법, 유통산업근대화촉진법, 지방문화원진흥법, 택지개발촉진법, 특수교육진흥법, 특정 연구기관육성법, 품질경영촉진법, 학교시설사업촉진법, 해외건설촉진법, 해운산업육성법, 협동연구개발촉진법, 화물유통촉진법, 낙농촉진법 등 많이 있다.. 9. (7) 卷頭言. 해당분야의 창의적 발전을 저해한다하여 개정을 강력히 주장하는 데 비해 법 개정이나 제정의 속도가 느린 경우도 있다.. Ⅴ. 법제와 법생활 일반적으로 말하여,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법제는 일반 국민들의 생활과 그 리 친밀하지 못한 것 같이 보인다. 법은 어떤 특수한 것, 법률가의 전유물처 럼 여겨지고 있고, 좀 알려고 해도 거리가 먼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가장 많 이 지적하는 것은 한문식 표현이 많아 어렵고, 법률가들과 접촉하기가 문턱이 높고 돈을 많이 요구한다는 것이다. 법전도 독일 등 서양국가처럼 페이퍼백 포켓판으로 휴대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출판사에서 성서보다 더 고가품으로 상품화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북한에는 법규해설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남 한에는 법을 알려주는 정부차원의 노력도 없이 방치해두고 법을 어기면 처벌 만 하면된다는 식의 불친절한 사법정책이 당연한 것처럼 시행되고 있다. 1년 에 한번 있는 ‘법의 날’마저도 이런 아이디어의 부족으로 허송되고 있다. 법제 도는 법제도대로 있고 국민의 생활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 그 법제 는 실효성이 손상되고 법치문화는 발전될 수 없다. “관습은 최량(最良)의 법” 이라는 법격언도 있듯이 우리도 현대적 상황 속에서 축적되는 관습과 법의식 (法意識), 법감정(法感情)에 뿌리박힌 토착화된 법제를 건설해 나가야 할 것 이다.17). Ⅵ. 보다 나은 법제를 위하여 이상에서 우리의 법제50년을 몇 가지 측면에서 다소 비판적으로 평가하여 보았다. 그러한 비판적 평가는 말할 필요도 없이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전망 을 시사한다. 라드브루흐(G. Radbruch)는 한 나라의 법제는 법언어(Rechtssprache)가 얼마만큼 수준높게 발전되었는가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발달된 법문 체는 불필요한 교훈투, 설득투를 제거하고 무미건조하게 보일 정도로 비문체 (碑文體)의 법문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은 법되게 간섭과 왜곡없 17) 최대권, 전통과 법질서, 「문화전통과 사회발전」(미원문화재단), 1991 ; 심희기, 현행 법제에서 통법제의 수용과 그 과제, 「법제연구」3호, 1992.. 10. (8) 卷頭言. 이 자유롭게 입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8) 보스턴대학의 자이드만(Robert B. Seidman)교수는 제3세계 국가들에서의 입법은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목적으로 새로운 법률들을 많이 제정하고 있 으나 입법자의 입법이론적 지식의 결여로 인하여 제정된 법률이 소기의 목적 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입법은 정책과 정부의 행동을 가 교하는 것으로서 어떻게 추상적 정책을 구체적 법률의 형태로 입안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하면 입법의도를 적절하게 입법적 대응으로 구성할 것인가라는 것이 입법이론(Legislative Theory)이라 한다. 그런데 제3세계 국가들에서는 종종 입안자가 입법계획의 형성을 위한 명확한 이론적 기초가 없이 사안을 규 범력 문장으로 만듦으로써 적절한 제도적 변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고 지적한다. 이러한 실패원인은 크게 입안자는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신화, 사법(司法) 중심의 법학교육, 시장지향적 경제이론, 법을 만들면 모두 법이라 는 실증주의적 사고방식 등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그는 법학 이 법해석에만 머물러서는 안되고 법제정에 바람직한 이론개발을 해야한다고 역설한다.19) 이것은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설명이다. 대한민국법제는 반세기동안 정치 적, 경제적, 사회적 목적에 따라 많이 증가하였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상당히 복잡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근본적으로 분단법제를 극복하고 통일법제를 실 현해야 할 것이지만, 그러기 전에도 내부적으로 법제를 바르게 가다듬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하여 국회를 포함하여 법제를 담당한 기구와 법률 가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법학도 법해석에만 머물지 않고 입법학을 발전시키 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법제50년을 넘기면서 이제는 보다 성숙한 법의 존 재형태를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제의 ‘증가’가 진정한 ‘발전’으로 연결 되기 위하여는 법제에 대한 더욱 큰 관심과 진지한 연구가 기울여져야 할 것 이다.20). 18) 라드브루흐/최종고역, 「법철학」, 삼영사, 1975, 152∼153면. 19) Robert B. Seidman/Ann Seidman, The Present State of Legislative Theory and a Proposal for Remedying its Sad Condition, 「법제연구」8호, 1995, 212∼ 264면. 20) 자세히는 이세훈, 21세기를 향한 법제발전 방향, 「법제연구」3호, 1992 ; 졸고, 21세 기를 향한 한국법의 과제, 「김도창박사고희기념논문집」, 1992 참조..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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