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법제 자료 17-19-⑩
대북정책에 따른 법제변화 분석
1. 일시 : 2017년 10월 20일(금) 16:00~19:00
2. 장소 : 중원
3. 종합토론
- 김광길 (법무법인 수륜 변호사/전개성공단법무팀장)
- 이찬호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 손현진 (히로시마시립대학 평화연구소 교수)
- 박정원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 구병삼 (통일부 정책기획과 과장)
- 류지성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대북정책에 따른 법제변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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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개요
분단 전후 남북한의 법제변천사를 검토하여 현재 남북한관계에 관한 법제 와 남북합의서에 관한 법제도적 문제점을 분석함으로써 향후 통일국가의 법 제도구축에 있어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함.
. 구체적 논의사항(4를 중심으로)
1. 일제 강점기 근대법의 수용과정에 따라 한반도 전역을 관통하는 법제도 의 기본이념, 입법례, 일본법의 영향을 분석
2. 일제 식민지 해방 이후 즉, 1945년~1948년사이인 미군정기에 통치의 근 간이 되었던 법제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
3. 1948년 남북한의 독자적 정부수립 이후 북한의 사회주의 법제도 이식과 정과 법제사, 남한의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제도의 이식과정과 법제사를 비교법적으로 검토함.
4. 상기의 문제를 검토함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에 관련한 법제 도의 변화를 살펴보고 대안이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필 요한바 구체적으로는 남북합의서와 국제법적 영역에 있어서 우리 통일 법의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할 것임.
. 남북합의서와 관련한 법제도 문제
남한과 북한은 그 법률이념과 체계가 완전히 상이하여 남북관계를 규율하 는 공통의 법제도를 갖기 어려우며, 남한과 북한이 각각 자신의 법률체계에 따라 상대방을 강제로 규율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움.
또한 국제법원칙은 남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활동하는 제한된 영역에서 적용 되는 것이고, 남북한은 국가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특수한 관계이므로 남북 한 사이에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따름. 따라서 남북관계를 법치주의의 틀 안
에서 안정적으로 규율하기 위해서는 남북합의서를 체결하여 그 규범력을 제 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방법임.
남북한은 1991년 1월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였고, 2000년 6월 6.15남북공 동선언을 발표함. 그 이후 남북한은 남북회담을 통해 수많은 남북한간 합의 문건들을 체결해 옴. 특히, 2002년 7월 1일 경제관리개선 조치 이후 개성공 단사업 등 경제 분야에 있어 남북한 합의는 주목을 요함.
남북한은 2002년 12월부터 2004년 1월까지 4개 경협합의서를 이행하기 위 한 후속합의서를 체결하였는데, 개성·금강산지구 출입·체류합의서 등 9개 후 속합의서에 대해서도 2004년 9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국회동의절차를 거쳐,
2005년 8월 5일 남북한이 문서를 교환함으로써 발효됨.
- 2014년 3월 1일까지 남북한은 공식적으로 총 239건의 남북합의서를 체결함.
- 이중, 2000년 이후 체결된 총 184건 남북합의서1) 가운데 당국간 합의서
가 170건이고, 민간단체간 합의서는 14건(민간단체간 합의서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남북간 당국자들의 합의서 작성에 주도)
- 남북합의서를 그 명칭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합의서’, ‘합의문’, ‘공동보 도문’, ‘공동발표문’, ‘공동선언’ 등으로 구별
남북기본합의서의 법적 성격에 관해서는 그것이 조약으로서의 법적 성격을 갖는지 여부가 핵심적인 쟁점임.
- 남북기본합의서가 조약으로서 인정되는지는 그 체결 주체인 남북한이 합 의서를 체결할 당시 국제법적 효과를 창출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가 결정적인 기준이 됨.2)
- 남한은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해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지 않고 체결하였는 데, 이를 거치지 않음.3)
1) 6.16 남북공동선언 이후 체결된 총 184건의 합의서 가운데 경제분야의 합의서가 100건으로 가장
많고, 정치분야 38건, 군사분야 12건, 사회문화·인도분야 30건, 기타 4건임.
2) 남북합의서는 복수의 국제법 주체들이 당사자들의 의사의 합치에 따라 체결하였기 때문에 그 명칭 여하에 불구하고 남북한 당국이 당사자로서 국제법상 법적 효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는 지 여부에 따라 그 조약성 인정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만약 합의서상에 그러한 의도가 명백히 규정 되어 있는 경우에는 다툼에 여지가 없지만, 합의서에 그러한 의도가 명백히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합의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하여 체결 절차와 형식, 그리고 체결 이후의 후속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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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함에 있어서 조약 체결절차에 따르지 않았다 는 점인데, 대통령의 비준없이 대통령의 결재만으로 발효시켰으며,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포하지 않고 대통령령으로 관보에만 게재 함.4) 즉, 남북기본합의서는 조약으로 인정하여 공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 고, 공고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보에 공고함.
- 북한 역시, 1972년 사회주의헌법상 조약의 비준·폐기권자인 국가주석이 비준한 것이 아니라 중앙인민위원회와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연합회의 에서 승인함.
- 특히, 남북기본합의서 및 그 부속합의서의 체결 이후에 실제로 그 합의사 항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어떠한 법적 제재 등 수단을 행사하지 않음.
- 따라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절차와 형식, 그리고 체결 이후의 현실 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약으로서의 성격을 인정하기 어렵 다고 하겠음.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도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남북기본합의서에 대하여 일종의 공동성명 또는 신사협정에 준하는 성격을 가짐에 불과하며,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조약이나 이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여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음.5)
남북합의서를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구별하면, 현재까지 체결된 합의서는 조약으로서 성격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나 4개 경협합의서와 비교하 여 최소한 그와 유사한 법적 효력을 부여할 것을 예정하고 있거나 그 내용
3) 남북기본합의서는 그 내용으로 재정적 부담을 부과하는 파급효과를 가질 뿐만 아니라 국내법령의 정비를 위한 입법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 제60조제1항에 따라서 국회의 동의절차를 거 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은 남북합의서에 대하여 법적 효력을 부여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4)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제6조(조약)는 “조약공포문의 전문에는 국회의 동의 또는 국무회의의 심 의를 거친 뜻을 기재하고, 대통령이 서명한 후 대통령인을 압날하고, 그 일자를 명기하여 국무총리 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고 규정하고, 제11조(공포·공고절차)는 “헌법개정·예산 및 예산외 국고 부담계약의 공고는 관보에 게재함으로써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 일반적으로 조약은 법적 효력을 가지므로 법적인 권리와 의무의 효과를 발생시키고, 당사국을 법 적으로 구속하는 구속력과 이를 국내적으로 집행하는 집행력을 가지낟. 그러나 신사협정은 단순히 정치적 의사표명이나 협력의지를 표명하는 합의로서 당사국의 신의에 기반한 자발적인 이행에 의존 하여 금반언의 효과를 가질 뿐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에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입법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합의서의 경우에 는 조약으로서 법적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것임.
즉, 이들 합의서들은 남북한 당국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의사에 따라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점, 남북한 당국이 조약체결 방식으로 합의서 를 체결하고 그 후속조치를 취한 점, 남북한이 각각 국회의 동의와 최고인민 회의 상임위원회의 결정 등 최고입법기관의 동의 또는 승인을 받는 등 합의 서의 효력발생 규정에 따라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친 점, 법률적 효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법률제정 절차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포되고 관보에 게 재된 점 등에 비추어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으로서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음.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남북한은 개성공단에 적용되는 남북합의서를 별도로 체결하였으며, 각각 특별법을 제정하여 적용하고 있음.
- 개성공단에는 원칙적으로 남북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체계가 적용되지만, 개성공단의 특성을 반영하여 예외적으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 등 특별법령이 적용됨.6)
개성공단과 관련된 남북합의서는 남북한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경 료하고 문본을 교환함으로써 발효된 ‘남북 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
등 4개의 경협합의서와 그 후속조치로 체결된 개성·금강산지구 출입·체류합
의서 등 9개의 합의서로 구성
그러나, 이 합의서들은 개성공단에 적용되는 법률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 고 있지 않고 있으며, 통신·통관·검역·출입 및 체류에 대하여는 북한의 법률 이 적용되고 있음.
6) 원칙적으로 개성공단과 관련된 남북합의서가 다른 남북합의서에 대하여 특별법적 성격을 가지므 로, 개성공단에 관한 남북합의서가 다른 남북합의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과 서로 다른 내용을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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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성공단사업은 2008년 이후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금강산 관광지구에서의 남한주민의 총격사망 사건, 특히,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인하여 취해진 이른바 ‘5.24조치’에 따라 전면적으로 중 단상태임
- 2013년 이후 잠정적으로 폐쇄되었다가 다시 재가동되는 등 반복하다, 우
리측의 전면철수로 인해 현재 전면 중단상태임.
개성공단에세의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남북합의서, 남한법률과 북한법률이 중층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남북한의 법률충돌과 모순을 해결하는 안정적 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음.
또한 개성공단은 북한지역에 속하지만 남한기업이 주체가 되어 사업을 추 진하고 있으며, 남북한 주민이 함께 거주하면서 생산활동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지원과 법질서가 안정적으 로 유지되는 것이 매우 중요함.
- 개성공업지구법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대하여는 개성공업지구관리기관인 개성공단 관리위원회7)가 원칙적으로 관리하며, 중앙공업지구 지도기관인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은 관리기관의 사업을 통일적으로 지도
- 공업지구 세관, 출입사업기관, 검사검역기관 등은 관련업무의 범위에서 독자적인 기능을 행사하고 있음.
따라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는 개성공단의 관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기 관으로서 향후 개성공단이 확대·재개될 경우에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될 것임.
현행 법제도 해석상으로는 법질서 유지권을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으므로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관리위원회에 법질서 유지권을 부영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
7)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는 북한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북한의 행정기관인 중앙특구개발 지 도총국의 지도를 받지만, 개성공업지국법이 적용되는 영역에서는 그 조직과 운영에 있어서 고도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는 특수공법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