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배경 및 목적
우리나라는 2007년 이래 입법평가 사례연구 및 법안 에 대한 입법평가를 비롯하여 독일의 입법평가제도를 모범으로 하여 개별기관의 판단에 따라 입법평가제도를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가 입법평가에 대한 제도적 이해와 적용범위 및 절차 등에 대한 소개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이제는 입법평가제도를 이해 하고 소개하는 단계를 넘어 그 실천가능성에 천착하여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타당한 방법론에 대한 모색 으로 인식의 지평을 확대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에 독일의 입법평가 담당조직의 설립과 관련한 주요 쟁점 및 현안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입법평가의 개념, 대상 범위, 수행 및 감독기관의 설정 등 우리나라 입법평가 제도화를 위한 기초적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구 체적인 방법론의 적용과 적용영역의 확대과정에서 제 기되고 있는 독일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나라에서 입법평가를 도입하여 적용하는 경우 직면할
수 있는 한계를 미리 경험해보고 이를 위한 대안마련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II. 주요 내용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입법평가는 입법과정 속에서 예견되는 법률의 효과를 규명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입법평가는 법규정으로부터 발생 하는 비용을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법률의 효과를 다 양하게 분석함으로써 입법취지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 의 규범대안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독일에 서 입법평가는 유용성과 비판점이 공존하고 있지만, 입 법개혁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서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는 만큼 제도의 발전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입법평가는 입법절차에 관여하는 연방정 부의 각 부처와 연방내각을 비롯하여 다수의 전문적인 연구기관 및 대학기관들에게 입법평가의 업무와 권한을
독일 입법평가조직의 성격과 권한 연구
원 소 연 _ 한국법제연구원 입법평가연구센터 초청연구원 [email protected]
리포트 브리핑 3
배분함으로써 시행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 입법평가의 고유한 업무만을 담당하는 조직으로는 표준비용모델을 이용하여 행정부담 측정결과를 감독하는 기구로서 2006년 설립된 국가규범통제위원회가 있다. 표준비용 모델은 정보제공의무(Infomationspflicht)로 인해 기 업이나 국민, 행정에게 발생되는 행정부담을 고유의 측 정기법을 이용해 산출하고, 비용유발원인을 밝혀냄으 로써 행정부담 감축을 위한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네덜란드에서 고안된 방법론 이다. 현재 독일에서 논의되고 있는 입법평가를 위한 다양한 수단들 중에서 적용이 의무화되어 있는 유일한 평가도구이다. 국가규범통제위원회를 제외하면, 독일의 연방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입법평가는 연방행정부 내에 설치되어 있으며, 주차원에서는 라인란트팔츠 주 등 몇 몇 주에서만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방행정부 차 원에서 입법평가를 책임지는 기관은 원칙적으로 연방 각 부처이며, 입법평가 전반에 대한 감독기능은 부처협 의 및 각료회의가 담당한다. 입법평가 기능에 관해 연 방행정부의 각 부처는 독립적인 역할과 권한을 지니며
‘입법평가’라는 공동의 목표를 통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나간다. 또한 ‘입법평가’의 수행 과 관련하여 각각 명확하게 부여된 업무와 권한을 가지 고, 다른 부처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인식과 정보자원과 성과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있 다. 한편, 독일의 입법평가 감독기구인 국가규범통제위 원회는 2011년 3월 법률 개정을 통해 그 권한이 확대되 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표준비용모델을 통 한 행정비용에 대한 심사에서 이행비용심사권, 법률에 대한 유효기간 부여와 검토에 대한 심사, 입법평가 방 법론의 타당성 심사, 의회법안에 대한 사전심사 등이 다. 이러한 국가규범통제위원회의 권한의 확대는 독일 의 입법평가제도의 정착과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입법평가는 법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다수 의 방법론을 포함하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인 데 반해 국가규범통제위원회의 업무는 표준비용모델에 근거한 행정비용의 측정과 심사라는 비교적 협소한 임무에 국 한되다 보니 입법평가 감독기구로 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 가규범통제위원회의 권한의 확대는 입법평가조직으로 서 위원회의 지위를 좀 더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점차 확대되고 발전하는 것에 대한 전망을 밝히는 계기 가 되었다. 더불어 법률의 내용적 의무에서 비롯되는 직접적 비용을 계측할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의 임무는 입법평가의 적용범위를 넓히고 입법개혁을 위한 대안 으로서 입법평가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III. 시사점
입법평가의 한계와 비판점이 존재한다고 해서 입법 평가의 필요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행적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도입하였을 때 제기될 수 있는 비판점을 미리 고려해보고,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우 리나라 실정에 맞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입법평가 제도화 과정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독립적인 조직을 설립하고 법적인 권한을 부여하기보다는 기존의 조직을 이용하여 부분적으로 실현가능한 역할 및 권한의 분배를 통해 시범적 적용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입법평가의 제도화를 위해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은 입법평가 개념의 명확 화와 더불어 타당한 방법론의 개발 그리고 그를 통한 평가결과를 심사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감독기구의 설치가 중요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