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법학 도서관의 충실 - 한국법제연구원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4

Membagikan "법학 도서관의 충실 - 한국법제연구원"

Copied!
4
0
0

Teks penuh

(1)

| 34

법률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에 의한 법학도서관의 충실은 비단 연구자들에게 노력과 시간 및 비용을 절감시켜주어 연구 성과를 최대한으로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정보 접근과 알 권리를 보장해줌은 말할 나위가 없고, 입법자 에게는 바른 입법을, 행정공무원에게는 바른 법집행을, 판사나 재판관에게는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기여합니다.

오래된 일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독일 베를린 (Berlin)의 슈프레(Spree) 강 가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도서관(Staatsbibliothek)을 방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도서관에서 동남아 담당 부서(Ostasien Abteilung)의 책임자(Chef)의 안내를 받아 도서관 내부를 구경할 기회를 가 졌습니다. 실제로 도서의 대출 신청으로부터 시작하여 신청을 받은 도서가 자동장치에 의하 여 어떻게 대출담당자에게 도달되어 대출되는 지의 과정을 실연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책임자 는 필자로부터 받은 명함에 적혀 있는 이름으 로 그 도서관에 필자의 논문이 몇 개 있는지를 알려주기도 하였고, 필자를 안내하여 서가에 꽂혀 있는 논문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필 자가 놀란 것은 독일어나 영어로 되어 있는 논 문이 아니라 한글로 되어 있는 필자의 논문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고 잘 정리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정리된 자료 속에는 고시계 에 기고했던 글마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필자는 이러한 도서관이면 연구자에게 불 편이 없겠구나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반드시 법학에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만, 연구 자가 어떤 테마를 연구하고자 할 때 그 테마에 관계되는 문헌을 찾아, 그것들을 손에 넣어 읽어 보는 것이 필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연구 자가 자기의 연구실에 필요로 하는 모든 문헌을 소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도서관이 연구 자가 필요로 하는 문헌을 갖추어두었다가 연구 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그것을 서비스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연구자 가 필요로 하는 문헌 중 중요한 것을 갖추어

법연단상

법학 도서관의

충실

(2)

35 |

2010 September_ Vol.09

연구자가 필요로 하는 타이밍에 맞추어 서비스 를 해주는 도서관이 과연 몇 곳이나 있겠습니까.

다른 분야는 잘 모르니까 법학에 한정하여 보더 라도, 국내외의 저서, 정기간행물, 학위논문 등 논문, 연구 등 보고서, web database, e- journal 등이 시대별로 정리되어 갖추어져 있는 도서관은, 필자가 알기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도서관이 없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산일 것입니다. 자료구입비에 예산을 적게 배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른 연구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추측합니다 만, 필자는 자료를 구해보기 위해서 서울 시내의 도서관을 많이 돌아다니는 편입니다. 집이 여의 도에 있으니까 국회도서관은 말할 것도 없고, 헌 법재판소 도서관, 대법원에 있는 법원도서관, 한 국법제연구원 도서실, 각 대학 도서관 등이 필자 가 주로 찾아다니는 곳입니다. 각 도서관이 한정 된 예산으로 자료를 구입해서 비치해 놓고 있지 만, 이상한 점은, 신간 저널을 예로 들어보면, A 라는 법률잡지는 어느 도서관이나 다 비치되어 있는데, B라는 법률잡지는 어느 도서관에도 찾 아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넉넉하 지 아니하는 예산으로 잡지를 구입하면서 A라 는 법률잡지는 어느 도서관에서나 구입하는데 B 라는 법률잡지는 어느 도서관도 구입하지 아니 한다는 점입니다. 어느 정도 쏠림의 현상은 있기 마련이지만 쏠림의 정도가 너무 심합니다. 그리 고 특정한 법률잡지를 구입하면 결본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은 물론이고, 가능한 한 과월호도 구입해서 완벽하게 갖추어 놓아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못한 도서관이 많이 있었습니다. 외국

도서관에서 본 바에 의하면 잡지에 결본이 생 긴 경우 도저히 구할 수 없는 결본은 복사를 해 서 메우고 있었습니다. 또한 도서관에 갖추어진 도서가 국가별로 편차가 심한 편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필자의 눈에는 선진국 중에서 우리나라 도서관에 법학문헌이 가장 적은 국가는 영국인 것 같습니다. 법률 관련 도서관은 모든 국가의 법률문헌을 갖추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중요 국가의 문헌은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중요한 법률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설치된 위원회에 참여하여 법률안을 마 련하면서 도서관에 가서 관련 자료를 찾게 되었 고, 우리 도서관이 너무 빈약하다는 것을 실감 하였습니다. 이러한 실망감은 최근에 와서도 크 게 나아진 점이 없습니다. 작년 대법원이 재량 준칙과 ‘행정의 자기구속원칙’에 관련된 판결을 선고한 일이 있었습니다. 판결의 요지는 ‘행정 의 자기구속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재량준 칙이 공표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그로 인한 행정관행이 성립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 니다. 공개된 대법원의 판결만으로는 문제의 재 량준칙이 공표된 것인지의 여부를 알 수가 없었 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에는 원심판결이 대전고 법 2009. 4. 30. 선고 2008누3096 판결이라 는 것과 참조판례로서 대법원 2009. 3. 26. 선 고 2007다88828, 88835 판결이 적시되어 있 었습니다. 그러나 원심판결과 참조판례는 공개 되어 있지 아니하였습니다. 필자와 같은 국민들 은 도무지 접근이 불가능하여 판결의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금년 6월 25 일 한국공법학회와 한국법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법제도 선진화를 위한 공법적 과제’라는 주제로

(3)

| 36

한국공법학자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여기에는 관련 학회가 모두 참여하여 각각 두 주제의 발 표를 하고, 그 발표에 대하여 토론을 하였습니 다. 그 중의 하나로 재판연구관이 행한 ‘최근 행 정판례의 주요 동향’이라는 주제의 발표가 있었 습니다. 그 발표에서 문제의 재량준칙이 공표된 것이라는 사실을 필자는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 의 재량준칙이 공표된 것이라면 우리 「행정절차 법」이 제정되면서 새로이 도입된 ‘처분기준의 설 정·공표’ 조문(제20조)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 표명이기 때문에 행정법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필자는 문제의 대법원 판결에 대한 평석의 필 요성을 느끼고, 판례평석에 필요한 자료의 수집 에 착수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 공개되어 있지 아니한 원심판결과 참조판례를 구할 수 없었습 니다. 할 수 없어 아는 판사에게 부탁을 하였습 니다. 그 다음 수집하여야 할 자료가 대법원이

‘행정의 자기구속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재량준칙이 공표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 가서 ‘행정관행이 성립되어 있을 것’을 요구하 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를 규명하는 자료입니 다. 우리나라 문헌에서는 이 점을 밝히고 있는 문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눈을 외국의 문헌에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선 독일의 자료를 먼저 찾아보도록 하였습니다. 과거 독 일에는 행정규칙이 외부적 구속력을 갖기 위해 서는 행정관행이 성립되어 있을 것을 요구한 판 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독일의 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을 찾아내고, 그 당시의 법령 과 학설의 동향, 당시의 독일의 상황 등을 검 토함으로써 행정관행이 성립되어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밝혀내는 일 부터 시작하도록 하였습니다. 그 다음 그 후의 법제·학설·판결을 추적하는 일입니다. 필자도 이 에 관한 독일 문헌으로 ‘오센빌(Fritz Ossenbühl)의 행정규칙과 기본법(Verwaltungsvorschriften und Grundgesetz)’ 등의 약간의 문헌을 갖고 있습니 다. 그러나 최초의 판결에서 행정관행이 성립되 어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한 이유를 밝혀내기 위 해서는 1950년대의 중요한 독일 문헌들을 찾아 내어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재량준칙과 행정의 자기구속원칙의 문제는 독일뿐만 아니 라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가도 논의의 대상이 되었을 것 같은데 그에 관한 문헌도 찾 아보아야 합니다. 현재 필자는 이들 문헌들을 찾고 있습니다만, 상황은 필자에게 호의적인 것 은 아닙니다. 지금의 도서관은 과거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너무 부족하다 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westlaw나 lexis 등 여러 경로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연 구자 개인에게 자료 수집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맡겨두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도 이제는 도서관을 충실하게 함으로써 이 문제 를 해결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도 서관의 주된 임무는 자료의 수집·정리·서비스

·보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 서비스와 보존 은 최근 많이 나아졌습니다. 문제는 수집과 정리 입니다. 법학도서관의 경우 법학자료의 수집과 정리는, 그 자료가 국내자료이든 외국자료이든, 법학전문가가 참여하여야 합니다. 즉, 전문가가 법학자료를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고 정리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야 도서관이

(4)

37 |

2010 September_ Vol.09

연구자의 연구를 도와줄 수가 있습니다. 자료의 수집·정리의 단계부터 법학전문가를 참여시키 는 등 도서관을 충실하게 하려고 한다면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국가가 법학전문도 서관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잠정적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 을 제안해봅니다. 첫째 방법은 국가가 법학도서 관의 자료 수집에 사용하는 예산을 우리나라 어 느 한 도서관에 집중해서 배정하는 방법입니다.

어느 도서관이 이에 적합한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법학자료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 관에 집중해서 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 다. 집중해서 배정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로 집중해서 배정하는 것이 적절한가는 검토하여 야 할 사항이 되겠습니다. 또한 선정된 도서관 이 수집·정리·보존하는 자료를 연구자에게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 여야 할 것입니다. 둘째 방법은 법학도서관이 협력하여 자료의 수집에서부터 자료의 정리나 교류 및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경우 분야별로 나누어 분담해서, 전체적으로는 하나 의 체계가 되는 사실상의 법학도서관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위해서는 법학도서관 간 의 협정이 불가피합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협정에 정부도 참여하였으면 합니다. 협정이 안 정적으로 지속되고, 계속해서 유리한 상황을 조 성해가기 위해서는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 의 보전 등을 정부가 부담하여주어야 하기 때문 입니다.

2008년 7월 16일자 입법전문 정치주간지 『여 의도통신』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제1호 법률안이

어떤 것인지 아직 정확히 파악되고 있지 못하 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의안번호상 가장 앞자리에 있는 법안은 010003번으로 반 민족행위처벌법안이며, 제1호와 제2호 법률안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법률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 으로 일깨워줍니다. 법률자료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에 의한 법학도서관의 충실은 비단 연구자 들에게 노력과 시간 및 비용을 절감시켜주어 연 구 성과를 최대한으로 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 니라, 일반 국민의 정보 접근과 알 권리를 보장 해줌은 말할 나위가 없고, 입법자에게는 바른 입법을, 행정공무원에게는 바른 법집행을, 판사 나 재판관에게는 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데 기여합니다. 법학도서관이 진정 법학의 발전 에 견인차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김 철 용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Referensi

Dokumen terk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