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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례절차의 儀器 陳設과 시간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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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례절차의 儀器 陳設과 시간 질서*

99)

지 현 주**

❙국문초록❙

본 연구는 士昏禮의 육례절차에서 의기 진설을 시간 질서와의 관련성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고는 曆象授時圖에서 일월성신의 운행을 본뜬 관점으로 술잔의 角柶 진설 변화를 시간에 따라 분석하였다.

본고가 혼례의식에서 천문 시각에 주목한 까닭은 사혼례의 육례절차를 음양론 이전의 역상을 본뜬 관점에 서 검토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육경에서 󰡔尙書󰡕의 경전을 보완한 󰡔六經圖󰡕역상수시도를 통해 일월 성신을 관측하여 수시한 시공간적 질서를 분석하였다. 四時의 중월을 기준으로 사방위의 子午卯酉를 정하고, 일월성신이 모두 바른 자리에 위치하는 때는 중춘에 혼효시 남중하는 중성을 관측한 시각으로 파악되었다.

육례절차에서 문명 이후 賓과 ‘見舅姑’ 이후 新婦에게 행해진 두 醴禮는 종합하여 北斗座의 建으로 이용되는 시각과 관련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각사의 葉은 북두의 魁에, 각사의 枋은 북두의 杓에, 술잔에 세우는 建柶 는 북두의 衡에 각각 대응되었다. 또한 각사의 앞을 남쪽으로 향한 것은 남중하는 중성을 관측하는 방향을 본 뜬 것이었다.

예례에서 찬자가 처음에 두었던 角柶의 방향은 예빈과 예부의 경우가 서로 달랐는데 예빈에서는 각사의 葉 을, 예부에서는 각사의 枋을 먼저 놓고 예례가 시작되었다. 이후 각사로 제사를 지낸 후 술잔 안에 각사를 꽂 는 것으로 의식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사기󰡕 「천관서에서 북두좌가 사시를 바르게 세운다고 한 것과 관련지어 검토되었다. 각사를 북두좌에 배정하니 각사의 葉은 魁에, 그 다음 각사의 枋은 杓에, 마지막으 로 각사를 꽂게 하니 북두의 衡에 해당되었다.

혼효 이후 예주로 제사지내고 의식을 완성한 야반은 고대 밤 시간을 한정시킨 更點法에서 일입과 일출의 가 운데 위치하는 시점을 본뜬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술잔 위 각사의 엽과 방은 평단과 혼시를, 술잔 안에 각 사를 꽂는 것은 형을 건으로 이용한 야반을 본뜬 것이었다. 따라서 각사의 진설 변화는 북두좌의 건이 이용되 는 시각에 (하루 동안) 월건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뜬 것이었다.

[주제어] 六禮節次, 儀器 陳設, 角柶, 시간 질서, 曆象授時圖, 月建

* 이 논문은 201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5S1A5B5A01014020).

** 경성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 mywayji@daum.net.

(2)

❘목 차❘

Ⅰ. 머리말

Ⅱ. 士昏禮의 ‘陽往而陰來’

Ⅲ. 曆象授時圖와 日月星辰의 운행 현상

Ⅳ. 육례절차의 醴禮 의식

Ⅴ. 맺음말

Ⅰ. 머리말

󰡔의례󰡕를 비롯한 󰡔주례󰡕, 󰡔예기󰡕는 주대이후의 종법적 질서를 의식화 한 것이면서 유교적 예제로 분류되 는 고례이다. 13經 주소가들은 대체로 음양론에 기대어 고례를 풀이하였는데 대표적으로 후한의 정현과 당 대의 가공언의 주소에서 이러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정현은 󰡔의례󰡕 「사혼례」에서 ‘昏’에 대해 “士가 妻를 얻는 예로서 昏을 (혼례)시기로 삼았기에 편명으로 삼았다”고 하였고, 반드시 ‘昏’으로 하는 것은 ‘陽往而陰來’ 의 이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1) 이러한 해석은 혼례에서 혼의 시간적 변화를 낮의 밝음이 들어가고 밤의 어둠이 나오는 순차로 말한 것이다.2)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육례절차에서 의식행사는 매번 ‘陽’인 신랑 집에서 ‘陰’인 신부 집으로 가서 돌아오 는 순차로 행해진다. 그런데 정현은 이 혼례의 昏時를 해가 들어가서 三商이라고 하였고, 가공언은 商量이라 하여 漏刻의 이름이라고 하였다.3) 마융은 해가 들어가서 三刻에 혼이 다하지 못하여 밝아 있는 시각을 실제 로 二刻 半이라고 하였다.4) 이상처럼 십삼경 주소가들 역시 혼례의 혼에 대해 나름대로의 시각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들 역시 음양론에 기반 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천문 시각을 의식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 본 연구자는 이 혼흔 시각을 하루 중 中星을 관측한 혼효시와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하였 다.5) 이를 단서로 삼아 「사혼례」에서의 예례 의식은 북두좌의 斗建를 본뜬 것으로 포착된다. 시간 질서로서 육례절차를 천문 시각으로 분석하려는 본고는 역상수시적 관점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혼례의식이 「역상수시 도」에서 파악된 역상수시의 천문현상을 본뜬 것이라면 「사혼례」의식은 하늘의 운행법칙을 본받아 이 땅에 재현시키고자 한 뜻은 아닐까.

이처럼 본고는 󰡔六經圖󰡕에 실려 있는 「曆象授時圖」6)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혼례」를 역상수시적 관점으

1) 󰡔儀禮󰡕 「士昏禮」 제2, “鄭目錄云 士娶妻之禮 以昏爲期因而名焉. 必以昏者 取其陽往而陰來.”

2)사실 이러한 용어는 시각을 측정하기 위한 것이자 물시계의 관측에도 적용된 것인데 거의 모두 고대의 禮制에 속한다. 동아 시아고대학회 편, 「혼례 행례자의 이용시각과 시간 질서」, 󰡔동아시아의전통문화와스토리텔링󰡕, 서경문화사, 2017, 410~411 , 2 참조.(409~425)

3) 󰡔儀禮󰡕 「士昏禮」 제2, “鄭目錄云 <중략> 日入三商爲昏. <하략>.”, 疏 釋曰 鄭知是士娶妻之禮者 以記云記士昏禮 故是士娶妻 鄭云日入三商者 商謂商量, 是漏刻之名.

4) 󰡔儀禮󰡕 「士昏禮」 제2, 疏 釋曰 <中略> 案馬氏云 日未出日沒後 皆云二刻半前後共五刻. 今云三商者據整數而言其實 二刻半也. 5) 동아시아고대학회 편, 󰡔동아시아의 전통문화와 스토리텔링󰡕, 「혼례 행례자의 이용시각과 시간 질서」, 서경문화사, 2017, 425 , 410~427. 참조(그렇다고 혼흔의 이용 시각이 천문 시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선행연구에서 드러난 행례자의 이용 시각은 중성이 관측되는 혼효 시각을 본뜬 것으로만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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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고찰하고자 한다. 역상수시도」는 일월성신을 관측하여 수시한 시공간을 하나의 원에 담은 본고의 주된 논거로 차용된다. 남녀의 결합처럼 ‘日月之會’의 시공간이 12辰次인데 혼례의식과의 관련성에서 검토된다. 이 圖像에서 각 달의 아래에 쓰여진 建은 북두좌의 斗建이다. 이 건이 가리키는 방향의 12지지는 시간의 흐 름을 보여주는데 「사혼례」에서 의기 진설과의 관련성은 시각의 변화 양상을 드러낸다. 따라서 󰡔사기󰡕 「천 관서」, 󰡔천문류초󰡕, 󰡔六經天文編󰡕7)을 비롯하여 󰡔新儀象法要󰡕 및 󰡔類經圖翼󰡕8) 등의 해설을 통해 이해를 돕 고자 한다.

「사혼례」의 의기 진설을 역상수시적 관점에서 분석한 방법론은 기존 연구에서는 전혀 시도되지 못했다. 이는 한국만이 아니라 중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는데 예학과 관련된 학회나 학자들이 고대천문학에 대해 서는 거의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의 몇몇 연구자들은 고대인의 혼례에서 ‘仲春之月’을 正時로 삼았는지 혹은 다른 계절에 행해졌는지를 고찰하였다.9) 주로 󰡔주례󰡕, 󰡔시경󰡕, 󰡔대대예기󰡕, 󰡔순자󰡕 등 유가 의 고대 문헌에서 혼례 時期와의 관련성을 고찰하였다.10) 그러나 본고는 ‘예례’에서 술잔에 더해지는 각사를 통해 시간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는 북두좌의 두건을 본뜬 것으로 살핀다. 역상수시적 관점에서 해와 달의 교 합이 이루어지는 시기는 혼례의식에 의미 있는 시공간적 환경을 마련해준다. 일월이 만나는 시기를 알려주는 이 두건은 혼인의식과 더욱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검토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2장은 「사혼례」에서 양왕이음래의 시간 질서의 함의를 음양론에 국한시킨 점과 달리 천 문역상의 시각으로 고찰한다. 3장은 「역상수시도」를 소개하는데 역상수시는 고대 성왕이 정확한 時를 얻기 위해 일월성신의 운행을 관측한 것이다. 일월성신 즉 해와 달, 별과 별자리에서 북두좌는 시각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두건인 월건의 기능과 형태를 소개한다. 4장에서 「사혼례」의 의기 진설로는 賓과 婦의 ‘醴禮’에서 각각 술잔과 각사가 놓이는 모형을 고찰하는데 마치 혼흔과 야반에 관측되는 북두좌의 두건을 본뜬 것으로 검토된다.

따라서 본고는 斗建이 12달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역상수시도」의 시공간에서 해석하고, 육례절차에서 술잔에 더해지는 각사의 진설이 시간적 흐름에서 무엇을 본뜬 의식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6) 󰡔육경도󰡕 「역상수시도」, 212쪽 참조(이 책은 부산대학교도서관 소재하는 영인본으로 상하권 932쪽으로 편집되어있는데 그 출판연도와 그 편자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목차에서 역상수시는 尙書圖 상권에 실려 있다.).

7) 󰡔육경천문편󰡕은 2권으로 송대 왕응린이 찬하였다. 육경에서 천문을 말하는 것을 모아 󰡔周易󰡕, 󰡔尙書󰡕가 상권에 실려 있고,

󰡔周禮󰡕, 󰡔禮記󰡕 󰡔春秋󰡕가 하권에 실려 있다. 본고가 참고한 책은 대만상무인서관인행에서 출판한 叢書集成簡編에 수록된 것이다.

8) 張景岳(介彬) , 󰡔類經圖翼󰡕, 서북출판사. 중화민국 64.

9) 勾承益, 「论春秋時代亲迎之礼的 正時, 󰡔中华文化论坛󰡕, 2007, 36~41; 孔德凌, 「关于周代嫁娶时间问题的探索」, 󰡔咸 阳师范学院学报󰡕, 21: 5, 2006; 山乡, 「论仲春之月, 令會男女, 󰡔广播电视大学学报󰡕, 哲學社会科学版, 2005-1, 28~31 ; 呂亚虎, 仲春之月, 奔者不禁考辨」, 󰡔延安大學學報󰡕, 27: 1, 社会科学版, 2005, 2, 67~69.

10) 이러한 논의는 「사혼례」의 육례절차가 정해진 시기를 반드시 중춘이 아닐 수 있다는 점과 월령의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성 을 제공하였다. 중춘의 달을 법령으로 정하여 남녀가 만나 된 까닭에 대한 이론은 분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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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士昏禮」의 ‘陽往而陰來’

1. 昏時를 본뜬 순차적 질서

정현이 ‘양왕이음래’로 주해한 「사혼례」의 昏은 하루 중 저녁 무렵을 말한다. 이는 저녁 이전 낮의 밝음에 서 밤의 어두움으로 가는 시간의 전이 과정에 속한다. 육례의 모든 절차는 陽을 우선하기에 신랑 집에서 간 후에야 비로소 음이 따르는 先陽後陰의 순차로 진행된다. 이러한 까닭에 신랑 집 사자와 신랑은 賓으로서 여 자 집으로 가서 절차에 따른 관련 의식을 행한다. 따라서 육례절차에서는 손님보다 주인을, 신부 측보다 신 랑 측을 먼저, 서계보다 조계를 우선하는 순차로 의식이 진행된다.

납징을 제외하고 납채로부터 친영까지 신랑 측 사자는 기러기를 예물로 전한다. 기러기를 예물로 사용하 는 이유를 “음양왕래에 순종하는 기러기의 성정을 취한 것이다.”11)라고 정현은 말한다. 그래서 중국을 비롯 한 한국의 전통 혼례에서는 예물로 사용되는 기러기를 암수의 의리와 정조로 해석한다. 과연 기러기를 음양 왕래에 순종하는 짐승이라 할 수 있는가. 가공언은 “󰡔周禮󰡕 「大宗伯」에서 전하기를, 짐승으로 여섯 가지 폐 백을 마련하는데 卿은 羔를 가지고, 大夫는 雁을 가지고, 士는 雉를 가지고서 한다. 이는 혼례에 尊卑를 묻지 않는 것이니 모두 기러기를 사용한다.”12)라고 한다. 정현은 기러기의 사용을 음양왕래에 순종하는 뜻을 취한 것이라고 하였다.13) 이처럼 신분에 따른 폐백의 예물은 서로 달랐지만 육례에서 기러기를 이용한 까닭은 時 期에 따른다는 점에서 음양왕래14)의 속성을 갖는다. 따라서 기러기는 時를 따라 왕래하는 짐승으로 음양에 따르는 예물로 사용되었다.

육례에서 昏時를 이용하는 신랑은 친영에만 보내지기 때문에 나머지 다섯 절차 즉 납채, 문명, 납길, 청기, 납징에서는 昕時를 이용하는 사자를 보낸다. 육례의 시작 방향은 신랑 측의 행례자가 신부 집으로 가는 순서 에 따르기 때문에 ‘양왕’ 즉 양이 가는 순차이다. 하지만 모든 절차는 양왕 이후 음래가 되기에 사자가 보내 진 후 다시 돌아오는 절차이고 마찬가지로 신랑은 신부 집에 가서 다시 신부와 함께 신랑 집으로 돌아오기에

‘양왕이음래’이다. 그러므로 육례절차에서 마지막 단계인 친영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교합하는 실질적인 혼례 의식이 행해진다. 신부를 데리고 신랑 집에 도착한 신랑은 대문 밖에서 침문 안에 이르고, 침실 안에서의 모 든 의식을 마칠 때까지 ‘양왕’의 순차는 매번 반복된다. 이러한 先陽, 後陰의 순차적 의식절차는 친영이후에 도 이어져 同牢, 見舅姑, 饋舅姑, 饗婦의 매 의식마다 모두 같은 양상이다. 신랑이 앞서고 신부가 뒤따르니

‘양왕이음래’의 진행 순차는 자연적이기 보다는 오히려 인위적인 음양론이다. 양을 上으로 삼고, 음을 下로 삼는 尊卑의 질서의식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11) 󰡔儀禮󰡕 「士昏禮」 제2, “鄭玄 注, 禮用鴈爲摯者 取其順陰陽往來.”

12) 󰡔儀禮注疏󰡕2, 昏禮, “下達納采用雁, 賈公彦 疏, <중략> , 周禮, 大宗伯云 以禽作六摯 卿執羔 大夫執雁 士執雉. 此昏禮 無問尊卑皆用雁.”

13) 위의 책, 같은 곳, “故鄭注其意云 取順陰陽往來也.”

14)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鴈 󰡔宋本廣韻󰡕, 白虎通云, 鷙用雁者 取其隨時; 󰡔康熙字典󰡕, 「尙書, 禹貢」, 陽鳥攸居, 「書傳」, 隨陽 之鳥, 「禮記, 月令」, 孟春之月, 鴻鴈來, 「夏小正」, 鴈北向.

(5)

본고가 주목한 천문 시각은 사혼례에서의 음양론과 어떻게 달리 도출되는지를 다음 절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2. 「사혼례」와 천문 시각

앞서 정현이 해석한 혼은 ‘양왕이음래’로 시간적 현상을 가리킨다.15) 그런데 혼에 대해 정현은 또 다른 해 석을 가하는데 해가 들어가서 三商이라 한다. 이에 가공언은 물시계의 浮箭과 更點의 시법으로 계산하여 해 가 저무는 ‘이각 반’이라고 풀이한다.16) 하루 중 이각 반은 혼시와 함께 효시에도 해당되는데 이를 합하면 五刻이 된다.

󰡔의례󰡕 「사혼례」의 記文에는, “무릇 혼례에 관한 일을 행할 때는 반드시 저녁녘이나 새벽녘을 이용하는데 녜묘에서 명령을 받는다.”17)라고 한다. 흔과 혼시는 음양이 교차하고 교합하는 시간인데 이를 천문 시각에서 볼 때 하루 중 중성이 관측되는 혼효시와 같은 시각이다.18) 이러한 점에서 고대 士人의 혼례에 반드시 흔과 혼의 시각을 이용한 까닭이 있다면 천문 시각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친영절차에서 신랑은 혼시를 이용하여 신부 집으로 가서 신부아버지를 만난다. 이후 신랑은 신부를 데리 고 그의 집으로 돌아오는데 각각의 수레를 타고 신랑은 앞서고 신부를 뒤따르게 한다. 신랑 집 침문 안에서 신랑과 신부의 의식행사가 진행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신부는 신랑의 부모님을 뵙기 위해 목욕하고 머리를 묶어 비녀로 쪽을 찌르고 흑색의 예복을 걸치고 기다린다. 이후 날이 밝으면 찬자는 신부가 시부모 를 뵙도록 돕는데 이때 신부가 이용한 시간은 이른 아침시간에 해당되는데 친영에 昏時를 이용한 신랑과 대 비된다.

선행연구에서 밝힌 행례자의 이용 시각인 혼흔 시는 사혼례의 육례절차에서 발견되는 시간 질서의 단서이 다. 이 두 시각 중 혼은 앞서 ‘양왕이음래’로 해석한 한 것과 달리, 하루 중 흔혼시는 남중하는 중성의 관측 시각이니 역상수시에 필요한 시각이다.

고대인이 혼효시각에 남쪽에서 높이 떠오르는 중성을 관측한 이유는 四時를 바르게 정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본고가 살피는 혼례의식에는 중성관측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 걸까. 음양의 정수로 표현되는 해와 달 은 일월성신 가운데 日과 月에 해당된다. “고대 성인은 일월성신을 관측하여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려주었는 데 중성을 관측하여 사시를 바로 잡는다.”19)고 한 점에서 보면, 사시를 바로 잡기 위해 일월의 운행은 파악 되어야 한다. 여기에 星辰은 28宿와 12辰에 해당되는데 ‘日月之會’는 12辰이자 12次로 말해진다.20) 그러므

15) 󰡔儀禮󰡕 「士昏禮」 제2, 經文, “鄭目錄云 士娶妻之禮 以昏爲期因而名焉.”

16) 앞의 주3)를 참조하시오.

17) 󰡔儀禮󰡕 「士昏禮」 제2, 記文, “凡行事 必用昏昕 受諸禰廟.”

18) 동아시아고대학회 편, 󰡔동아시아의 전통문화와 스토리텔링󰡕, 「혼례 행례자의 이용시각과 시간 질서」, 서경문화사, 2017, 425, 410~427쪽 참조.

19) 󰡔新儀象法要󰡕 「四時昏曉加臨中星圖」, “故堯命羲和曆象日月星辰敬授人時.”

20) 張景岳, 󰡔類經圖翼󰡕, 明朝, “12辰次者, 如星紀, 析木之類, 十二次也. 斗杓所指之月 十二建也”; “日月所會之次 十二辰也.”

(6)

로 일 년의 12달은 해와 달이 12회 만나는 12신과 관련되며 그 가운데 달의 위상은 해와 달이 완전히 겹쳐 져 달이 어두워지는 望과 이후 초하루 朔의 시간적 과정에 있다. 고대인은 해가 보이지 않는 시각에 해의 위치를 확인할 경우에 사방위에 펼쳐진 28수로서 가늠하였다. 왜냐하면 항성인 28수는 온 하늘을 빙 둘러 일정하게 자리하는데 하루와 일 년의 시간적 흐름에서 일월의 운행궤도와 시간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 문이다.

呂亚虎가 고찰한 ‘仲春之月’은 周代의 禮制인데21) 󰡔주례󰡕 「지관」의 매씨조에서 중춘을 天時에 순응하는 것으로, 󰡔대대예기󰡕 「하소정」에서는 음력 2월을 冠禮한 자가 부인을 취하는 시기로, 󰡔월령󰡕에서는 중춘의 달에 시집가고 장가가는 바른 시기로 삼은 것은 그 가지런함을 닮고자 한 것이다.22)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남녀의 만남’인 혼례는 그 의식을 행하는 시기, 하루 중 혼시, 한해 중 중춘에 행해지는 측면에서는 ‘日月之 會’의 12辰次를 본뜬 의미가 있다. 이러한 역상수시적 관점은 「역상수시도」에서 일월성신의 운행현상에서 검 토된다. 이를 다음 장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Ⅲ. 「曆象授時圖」와 日月星辰의 운행 현상

1. 해와 달의 出入 현상

고대인의 수시관념에는 하늘의 현상을 본뜬 역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를테면 고대 聖王이 남면하여 四時 의 혼효에 중성을 관측한 것은 四時의 늦고 빠름을 헤아려서 백성들에게 정사를 베풀고자 한 것이다.23) 본장 에서는 「역상수시도」에서 일월성신의 시공간적 현상을 파악하고 사혼례의 본질적 의미를 더 깊게 이해하려 고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역상수시도」에서 해의 운행을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 1] 역상수시도24)에서의 주요 천체는 북두의 斗建과 28宿 그리고 해와 달로 파악된다. 이들의 운행 현상은 林氏가 附註에서 말한 것에 따르면 대략 다음과 같다.

해가 1도 운행하면 달은 13도 7/19분도로 운행된다. 별은 사방위의 중성이다. 각항저방심미기는 합

쳐서 75도이며, <중략> 28수의 도수를 모두 합하면 365도 1/4분도가 된다. 辰은 해와 달이 만난 곳이

다. 정월에는 亥에서 만나고 그 신은 추자이다.25)

21) 呂亚虎, 仲春之月, 奔者不禁考辨」, 󰡔延安大學學報󰡕27: 1, 社会科学版, 2005, 2, 67, “以仲春之月爲嫁娶之時.”; 󰡔周 禮󰡕 「地官」 媒氏條, “仲春之月 令會男女 于是時也 (鄭玄注) 仲春 陰陽交 以成昏禮 順天時也.”

22) 󰡔大戴禮記󰡕 「夏小正」, 冠子取妇之时也.; 󰡔月令󰡕, 以仲春之月 爲二月. 似均以二月爲嫁娶之正期. 23) 󰡔新儀象法要󰡕 「四時昏曉加臨中星圖」, “聖人南面視四時之中 所以候四時之早晩 以布民政.”

24) 󰡔六經圖󰡕3, 「曆象授時圖」.

25) 󰡔六經圖󰡕3, 「曆象授時圖」 , 林氏曰, 日行一度. 月行十三度十九分之七. 星者四方之中星也. 角亢氐房心尾箕. 凡七十五 ., <中略> 共爲三百六十五度四分度之一. 辰則日月所會也. 正月會亥 辰爲娵訾.”

(7)

본고에서 「역상수시도」는 크게 네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 한해의 해와 달은 12회 만나고 그 만남을 辰이 라 한다. 추자, 강루, 대량 등을 말한다. 둘째, 북두는 한해에 각각 한 바퀴씩 돌아 12달을 구분하는 建이기 에 月建이라 불린다. 셋째, 28수는 「역상수시도」의 가장 바깥쪽 원에 펼쳐져 있으며 사방위를 자오묘유로 배 정한다면 묘방의 조금 위에 각수가 떠오르고 있다. 넷째, 북두좌가 사시를 바로 세우는 것은 북극 하늘을 중 심으로 하루 중 建으로 이용되는 시각과 관련된다.

[그림 1] 역상수시도

12

28宿 月建

[그림 2] 역상수시도의 한 부분

한해 24절기 중 四時로 대표되는 二分二至가 사방위에 배정될 때 그 방향은 子午卯酉를 가리킨다.26)일월 성신에서 수시를 위한 역상 가운데 해의 운행은 시간과 함께 방위를 정하는데도 매우 중요하다. 出納하는 해 의 천문현상을 󰡔육경천문편󰡕에서 살펴보면 葉氏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해의 출납을 하루로서 말하면 東에서 西로 진다. 한 해로서 말하면 해는 陽物이기 때문에 양을 따라서 나아가는데, 남쪽은 양의 바른 자리이다. 동지는 양의 시맹이니 해가 두수로부터 북쪽으로 운행하면 그 곳을 떠난다. 춘분에 이르러서는 양의 공능이 현저해지며 만물이 이에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그것 을 出이라고 한다. 하지는 음의 시맹이니 해가 정수로부터 남쪽으로 운행한 즉 물러나서 그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추분에 이르러서는 양공을 마치니 만물이 이때 모두 완성된다. 그러므로 그것을 납이라 한다.

<중략> 그 하루 출납의 바름으로 인하여 그 한 해 출납의 일을 다스리게 하는 것은 賓餞이라 한다.27)

26) 「역상수시도」에는 표시가 되어있지 않지만, 부주의 임씨가 설명하듯이, 정월에 해와 달이 추자에서 만날 때 그들이 위치하 는 방향은 亥이다. 이는 子方을 북쪽으로, 午方을 남쪽으로, 酉方을 서쪽으로, 卯方을 동쪽으로 시계방향으로 12地支에 배정 한 것이다.

27) 󰡔육경천문편󰡕, 叢書集成簡編, 대만상무인서관인행, 20~21. “葉氏曰, 日之出納 以一日言之 則東西也. 以一歲言之則日陽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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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의 출납은 곧 해의 출입이다. 이는 하루와 한 해에 각각 해가 출입하는 때와 별자리로서 그 시기를 말한 것이다. 따라서 하루의 출납은 東西 방위에서 균등하고, 한해의 출납은 중춘과 중추에서 가지런하다. 그러나 해 의 운행만으로 時를 바르게 얻기 어렵기 때문에 달의 운행과 함께 살펴야 한다. 음양의 운행질서로 만물이 생성 되니 「역상수시도」에서 해와 달의 만남은 星辰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日月之會’의 시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림 2] 역상수시도의 한 부분은 정월에서 2월까지를 부분 확대한 것이다. 살펴보면, 정월의 斗建이 寅을 가리킬 때 해와 달이 만나는 辰은 娵訾가 된다. 이 추자는 위수와 실수, 벽수의 가운데 있어 북방칠수의 영 역에 속한다. 또한 2월의 두건이 卯를 가리킬 때 해와 달은 강루에서 만난다. 이곳은 규수와 루수의 사이에 있어 서방칠수의 영역에 해당한다.

「역상수시도」는 한해에 하루와 12달 중 각 달의 시각을 보여주는데, 하루 중 북두가 하루의 시간을 구분 한다면, 한해 북두의 두건은 12달을 가리키는데 이 방향은 二分二至로 대표되는 四時를 가리킨다. 한해가 365와 1/4분도가 되어 28수의 도수를 나누고, 해와 달이 운행하여 12辰에서 12회를 만나 12달을 이루니 해 가 머문 곳은 별자리를 헤아려 알게 된다. 따라서 역상수시를 본뜬 관점은 일월의 운행 질서를 시공간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2. 北斗座와 12辰次의 시공간적 관념

고대 동아시아인은 해와 달을 비롯하여 28수 및 북두칠성 등을 포함하여 폭넓게 일월성신이라고 생각 한 다. 曆象은 하루의 시각과 절기를 바르게 정하기 위해 일월성신의 운행 질서를 관측한 것이다. 북쪽 하늘에 서 한 해 동안 보이는 북두는 일곱 개의 별로 관측되어 생겨난 이름이 칠성이다. 魁는 제1성부터 4성이 되어 璇璣라 하고, 杓는 제5성부터 7성이 되며 옥형이라 한다.28) 이를 斗柄 혹은 月建이라 한다. 북두의 운행이 표의 방향에 따라 하루 시각과 한해의 시를 정할 수 있었으니 하늘의 시계라고 불린다.

해와 달이 만난 12辰은 한해에 12次에서 만나 추자, 강루, 대량, 실침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그러므로 한 해는 12달로 나뉜다. 정월의 월건이 寅方을 가리키면 일월이 만난 추자는 亥方에 있다. 12신차의 방향은 시 계반대방향으로 매겨나가는데 2월과 8월에는 각각 卯酉 방향에 배정된다. 역상수시도」에서 월건 밑의 12지 지는 12달의 구분일 뿐만 아니라 각각 30도씩 2시간에 해당되어 하루 24시가 된다. 따라서 안쪽 원은 하루 의 24시간인데 바깥 원은 한해에 해와 달이 12번 만나는 그 방향을 사방칠수의 28수가 시계방향으로 운행하 는 것을 보여준다. 달은 약 29.5일의 주기로 운행하여 그믐과 초하루 무렵에 해와 만나게 되기에 29.5가 12 회 반복되면 354도이니 360도에서 대략 6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해의 주기에 달의 주기가 못 미친 정도에 의해 윤달이 생긴 것이다.

隨陽以進退 南者陽之正位 冬至陽始萌 日自斗而北行則進而離其所 至春分而陽功顯 萬物於是皆作 故謂之出. 夏至陰始萌 日自 井而南行 則退而復其所. 至秋分而陽功畢. 萬物於是皆成 故謂之納 一日之出納 <中略> 因其一日出納之正 使治其一歲出納之事 者 賓餞也.”

28) 󰡔한국과학기술사자료대계󰡕 천문학편6, 99, 󰡔천문류초󰡕, “其分爲齊一至四爲魁 魁爲璇璣 五至七爲杓 杓爲玉衡是爲七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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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은 매일 한 바퀴 돌고, 또한 1년에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온다. 이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 현상을 지구에서 바라본 관점이다. 그러므로 斗柄은 하루에 360도를 돌며, 한 해 12달에 365도와 1/4분도를 돌게 된다. 한 해의 12달을 四時로 나누면 춘하추동이 되는데 각 계절에 배정되는 세 달을 맹, 중, 계로 구분한다. 그 가운데 달을 仲月이라 하여 중춘, 중하, 중추, 중동이 해당된다.

「역상수시도」에서 ‘日月之會’를 辰이라 하며 한 해에 12辰이 있다.29)이들은 각각 해방, 술방, 유방, 신방, 미방, 오방, 사방, 진방, 묘방, 인방, 축방, 자방을 향하는데 2월에 斗柄은 卯方을 가리키고, 해와 달은 강루에 서 만난다. 강루는 규수와 루수사이에 위치하여 서방칠수에 속하며 戌方이다.

규수와 루수와 같은 28수의 시공간적 현상에 대해서 정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28수는 사방에 빙 둘러 펼쳐져 있으며, 하늘을 따라 서쪽으로 돈다. 사방에는 비록 정해진 별이 있 지만, 별 자체로는 정해진 장소가 없어 각각 시간에 남방에서 보인다. 하늘이 북쪽으로 기울어져 운행 하기 때문에 북극은 하늘의 중앙에 있으면서도 항상 사람의 북쪽에 있게 된다. 28수는 늘 반은 감추어 져 있고 반은 보인다. 해는 동쪽으로 운행하여 28수를 지나기 때문에 감추어지고 보이는 것이 각각의 때가 있다. 반드시 남방에서 28수를 관측하면 중춘의 달에 사방의 별은 각기 그 바른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그러므로 星火는 동쪽에 있고, 星鳥는 남쪽에 있으며, 星昴는 서쪽에 있고, 星虛는 북쪽에 있게 된다.30)

「역상수시도」에서 28수는 바깥 원에서 빙 둘러 펼쳐져 있다. 해는 동쪽으로 운행하는데 하늘을 따라 서쪽 으로 도는 28수를 지난다. 예컨대, 중춘의 달에 해는 규수에 위치하고, 혼시가 되면 동쪽에서 각수가 떠오른 다. 28수는 늘 반은 감추어져 있고 반은 보이기 때문에 감추어지고 보이는 것이 각각의 때가 있다고 한다. 이를 남방에서 고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중성이 남중하는 것이다. 매일 혼효와 야반에 관측되는 중성과 함께 사방칠수는 특히 중춘의 달에 각기 그 바른 자리에 위치한다.31) 이 때문에 고대인은 중춘의 달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따라서 고대인이 혼례시기를 중춘의 달로 삼은 것은32) 일월이 만난 때이면서 사방의 별이 제자 리에 위치하는 것과 관련성이 있다.

󰡔주례󰡕 춘관, 매씨조에서 “중춘지월을 남녀가 만나도록 정한 시기인데 이때 달아나도 금하지 않았다.”33) 고 하는데 음양이 사귀어 혼례를 이루게 하는 것을 天時에 순응하는 禮로 여겼기 때문이다.34)이러한 상서로 운 시기를 혼인의 달로 삼았던 이치를 본고는 육례절차에서 의기 진설을 통해 분석하고자 한다.

29) 「역상수시도」에 따르면, 정월부터 12월까지를 각각 추자, 강루, 대량, 실침, 순수, 순화, 순미, 대화, 석목, 성기, 현호라 한다. 30) 󰡔六經天文編󰡕, 22~23, “鄭氏曰, 二十八宿環列於四方. 隨天而西轉 四方雖有定星而星無定居 各以時見於南方. 天行北傾 故北

極居天之中 而常在人北. 二十八宿常半隱半見. 日東行歷二十八宿. 故隱見各有時. 必於南方考之. 惟仲春之月 四方之星 各居其 位 故星火在東 星鳥在南 星昴在西 星虛在北.”

31) 「역상수시도」에서 12달 중 2, 5, 8, 11월을 중월이라 하여 자오묘유에 해당되어 각각 바른 자리를 얻은 것이다. 32) 󰡔周禮󰡕 「地官」 媒氏條; 󰡔禮記󰡕 「月令」; “仲春之月,……”; 󰡔大戴禮記󰡕 「夏小正」 二月 綏多女士. 綏 安也. 冠子取婦之時也.”

33) 󰡔周禮󰡕 「地官」 媒氏條, “仲春之月 令會男女 於是時也 奔者不禁 34) 󰡔周禮󰡕 「地官」 媒氏條, “(鄭玄注) 中春 陰陽交以成婚禮 順天時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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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육례절차의 醴禮 의식

1. ‘醴賓’과 ‘醴婦’의 경우

납채 이후 문명에서 使者가 문명의 일이 끝났음을 擯者에게 고하면 이를 주인에게 보고한 후 다시 賓35)에 게 예례36)를 행하고자 청한다.37)빈이 사양 후 허락하면 문명에서 처음으로 예주를 넣은 한 통의 질그릇 물 동이(側尊 甒醴)가 방안에 진설된다. 다음은 예례에서 의기 진설의 내용이다. 밑줄 친 부분을 중심으로 술잔 위의 角柶가 놓이는 방향 등을 의식의 순서에 따라 살피고자 한다.

① 주인은 찬자를 시켜서 안석을 거두고 자리를 바꿔서 다시 펼쳐 놓는데 동쪽을 상위로 한다. 예주 를 넣은 한 통의 질그릇 술동이만을 방 안에 단독으로 진설한다.38)

② 찬자는 술잔에 예주를 따르고 그 위에 角柶를 얹어 놓는데 머리 부분이 앞쪽을 향하도록 놓고 방에서 나간다.39)

③ 주인은찬자에게서 예주를 담은 술잔을 받은 다음, 술잔 위에 각사의 손잡이 부분이 앞쪽을 향하 도록 얹어놓고빈의 자리 앞으로 가서 서북쪽을 향해 선다. 빈은 서쪽 계단 위쪽에서 배례를 하고 자리 앞으로 가서 예주를 받은 후에 서쪽 계단 위쪽의 본래 위치로 돌아간다. 주인은 조계 위쪽에서 술잔을 보내준 후에 배례를 한다.40)

④ 빈은 자리로 나아가 앉아서 왼손으로 술잔을 잡고 오른손으로 말린 고기와 고기젓갈로 제사를 지낸 후에 숟가락으로 예주를 세 번 제사지낸다. 서쪽 계단 위쪽에서 북쪽을 향해 앉아 예주를 맛보고 예주를 넣은 술잔 안에 숟가락을 꽂고 일어난다. 다시 앉아서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내려와 자리 의 남쪽에서 북쪽을 향해 앉아서말린 고기를 담은 대나무제기를 친히 거두는 것을 사양한다.41)

위 인용문에서 예주를 따른 술잔 觶 위에 놓인 角柶가 놓이는 방향이 처음 ①, ②에서는 각사의 머리가 앞으로 향하도록 놓고 찬자는 (이 술잔을 들고서) 방을 나온다. 이어서 ③, ④에서 주인은 술잔 위의 각사를 손잡이가 앞으로 향하도록 얹어놓고 서북쪽을 향해 선다. 이때 술잔 위에 놓이는 각사의 위치와 그 방향은 무엇을 본뜬 것일까.

35) 여기서 빈은 신랑 집에서 보내진 사자이다. 그가 문명의 일을 마치면 여자집 주인은 그를 빈으로 다시 맞이하여 예례를 베 풀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바뀐 것이다.

36) 예례는 의례가 끝난 후 예주를 따라 주어 노고를 위로하는 의식절차를 말한다. 사관례와 사혼례에서는 賓과 子 그리고 婦에 게 행한다(김용천·박례경 역주, 󰡔의례 역주 一󰡕, 세종출판사, 2012, 189, )1 참조.).

37) 「사혼례」 제2, 問名, “儐者出請 賓告事畢 入告 出請醴賓”(「사혼례」의 번역은 위 주38)의 김용천, 박례경의 역주를 주로 참 고하였고 필요에 따라 필자의 해석으로 수정하였다.).

38) 「사혼례」 제2, 問名, “主人徹几改筵 東上 側尊甒醴于房中.”

39) 「사혼례」 제2, 問名, “贊者酌醴, 加角柶 面葉 出于房.”

40) 「사혼례」 제2, 問名, “主人受醴 面枋 筵前西北面 賓拜受醴 復位 主人阼階上拜送.”

41) 위와 같은 책, 問名, “賓卽筵坐 左執觶 祭脯, , 以柶祭醴三 西階上北面坐 啐醴, 建柶 興 坐奠觶 遂拜 主人答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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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의 ‘역상수시도」와 그의 한 부분’에서 볼 때 정월에 월건은 寅方을 가리키며 해와 달은 추자에 서 만난다. 28수도에는 위수에서 실수와 벽수 사이이며 이 방향은 亥方이다. 또 2월에 월건은 卯方을 가리키 며 해와 달은 降婁에서 만나고 28수도는 규수와 류수 가운데 있으며 戌方이다. 이처럼 매달의 월건과 ‘日月 之會次’의 방향을 알 수 있다.42) 따라서 위 인용문 ③에서 주인이 술잔 위 각사의 枋을 앞을 향하게 두고 서 북쪽을 향한 것은 중춘의 달에 월건이 卯方한 것을 본뜬 것이라 추정된다.

문명이후 여자집 주인이 빈에게 예례를 행한 의식은 신랑 집 부모가 신부에게 예례를 행한 것과 비교된다. 동뢰 다음날 ‘見舅姑’를 행한 후 시부모를 대신하여 찬자가 신부에게 행하는데 다음과 같다.

① 찬자는 며느리에게 예례를 행한다.43)

② 室의 문과 창 사이에 며느리의 자리를 펼쳐 놓는다.44)

③ 예주를 넣은 한 통의 술 단지를 방 안에 단독으로 진설한다. 며느리는 자리의 서쪽에 단정하게 선다.45)

④ 찬자는 예주를 따라 술잔에 채운 후 숟가락을 술잔 위에 얹어 놓는데 손잡이 부분이 앞쪽을 향하 도록 놓고, 방에서 나가 며느리의 자리 앞으로 가서 북쪽을 향해 며느리에게 술잔을 건네준다. 며느리 는 동쪽을 향해서 배례를 한 후에 술잔을 받는다. 찬자는 술잔을 건네준 후에 서쪽 계단의 위쪽으로 가서 북쪽을 향해 답배를 한다. 며느리는 또 배례를 한다.46)

⑤ 며느리는 자리로 올라가왼손으로 술잔을 잡고오른손으로 말린 고기와 고기젓갈을 집어서 제사 를 지내고, 숟가락으로 예주를 떠서 세 차례 제사를 지낸다. 자리에서 내려와 동쪽을 향해 앉아서 예주 를 맛본 후, 숟가락을 술잔 안에 꽂아 두고 일어나서 찬자에게 배례한다.47)

위에서 살펴본 醴禮의 두 경우는 사자가 문명 일을 마치고 다시 여자집 주인에게서 빈으로 대접받는 의식 과 친영이후 동뢰한 다음날 ‘현구고’의 예를 마치고 ‘며느리가 받은 예례’이다. 두 의식은 술잔 위 각사의 방 향에 있어서 방안에 처음 각사가 놓이는 방향만 제외하고는 거의 같다. 방안에 尊을 진설한 후 술잔 위 각사 의 손잡이를 ‘醴賓’의 경우에는 각사의 머리 부분을, ‘醴婦’의 경우에는 각사의 손잡이를 앞으로 향하게 하고 나온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므로 예빈의 경우에는 각사의 머리를 앞으로 향하게 한 의식이 먼저 있고 난 이 후는 예부의 경우와 같은 것이다. 따라서 두 예례의 의기 진설 변화는 각사의 머리 및 손잡이를 각각 앞으로 향하게 두고, 각사로 예주를 세 번 제사지낸 후 각사를 술잔 안에 꽂고 일어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지금까지는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지 못했던 예례에서의 의기 진설을 설명하였고 이를 북두좌의 두건을

42) 󰡔類經圖翼󰡕, 26. 十二辰次六合解, “十二辰次者 如星紀析木之類 十二次也. 斗杓所指之月 十二建也. 日月所會之次. 十二辰 . 如子月日月會於星紀乃在牛宿度中. 丑月日月會於玄枵 乃在虛宿度中 天地之氣建在子 會在丑. 建在丑 會在子. 建在寅 會 在亥. 建在亥 會在寅.”

43) 「사혼례」 제2, “見舅姑禮, 贊醴婦.”

44) 「사혼례」 제2, 위와 같은 곳, 席于戶牖間.

45) 「사혼례」 제2, “見舅姑禮, 側尊甒醴于房中 婦疑立于席西.”

46) 「사혼례」 같은 곳, “贊者酌醴 加柶. 面枋 出房. 席前北面 婦東面拜受 贊西階上北面拜送 婦又拜 薦脯醢.”

47) 「사혼례」 같은 곳, “婦升席, 左執觶 右祭脯醢 以柶祭醴三 降席 東面坐 啐醴 建柶 興 拜 贊答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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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뜬 관점에서 시간적 변화 양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다음 절에서는 이를 밝히는 작업을 시도한다.

2. 술잔과 角柶의 진설 변화

본 절에서는 앞 절에서의 ‘예빈’과 ‘예부’의 의식에서 술잔에 角柶가 놓이는 위치와 방향을 북두좌의 建을 본뜬 것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天文類抄󰡕에서 자미원 중앙을 살펴보면 북두칠성이 북극 을 중심으로 그 아래에 보이는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별은 칠정의 축이 되고 음양의 본원이다. 그러므로 하늘 한 가운데를 운행하여 사방을 제어함으 로써 사시를 바르게 세우고 오행을 균일하게 한다.48)

고대인의 역상수시에서는 위와 같이 북두좌를 중요한 좌표로 삼았는데 이를 󰡔史記󰡕 「天官書」에서는 다음 과 같이 설명한다.

북두는 일곱별인데, 선기옥형이라고 한다. 七政을 제어한다. 杓는 각수와 잇닿아 있고 衡은 南斗의 가운데 있게 되며, 魁는 參宿의 머리를 베게로 삼는다. 혼시에 건으로 이용되는 것은 杓이다. <중략>

야반에 건으로 이용되는 것은 衡이다. <중략> 새벽에 건으로 이용되는 것은 괴이다. <중략> 북두좌는 상제가 타는 수레로서 하늘의 정중앙을 운행하면서 사방을 통제한다. 음양을 나누고 사계절을 정하고 오행을 조절하며 절기를 바꾸고 諸紀를 확정짓는 모든 것이 북두좌에 연계된다.49)

북두는 하루와 한 해에 모두 각각 한 바퀴를 돈다. 위 「천관서」에서의 북두좌는 괴와 형 그리고 표로 구성 되는데 평단, 야반 그리고 혼시에 건으로 이용된다. 이는 “杓가 昏時에 建으로 寅을 가리킨다면, 야반에 형 역시도 寅을 가리킨다.”는 뜻이다. 따라서 북두는 하루의 혼시, 야반, 새벽에 이용되는 건으로 12달을 구분하 게 되니 月建이라 한다.

이와 같은 북두의 시공간적 좌표를 통해 볼 때 육례에서의 각사가 북두의 건을 본뜬 것이라면 각사의 위 치와 방향은 시간적 흐름 안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본고가 각사가 놓이는 변화양상을 역상수시 를 본뜬 관점에서 도출할 수 있듯이 결국 무엇을 본뜬 것인가를 밝히게 될 때 비로소 그 의식의 의미가 분명 해질 것이다.

문명이후 ‘예빈’의 의식③에서 밝혔듯이 주인이 술잔 위에 각사를 앞으로 향하게 놓고 서북쪽을 향하여 선 것은 중춘의 달, 즉 2月에 북두의 표가 가리키는 卯向을 본뜬 것이다. 그리고 각사의 넓은 면 葉은 북두의

48) 󰡔天文類抄󰡕 上卷, “紫微垣 <중략> 北斗 七政之樞機 陰陽之本元也 故運乎天中而臨制四方 以建四時而均五行也

49) 󰡔史記󰡕27 「天官書」 제5, “北斗七星 所謂璇璣玉衡 以制七政 杓携龍角 衡殷南斗 魁枕參首 用昏建者杓 <중략> 夜半建者衡

<중략> 平旦建者魁 <중략> 斗爲帝車運于中央 臨制四鄕 分陰陽 建四時 均五行 移節度 定諸紀 皆繫於斗”; 󰡔新儀象法要󰡕 , “夜半建者衡 <假令杓昏建寅則 夜半衡亦建寅>”,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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魁에 해당되고, 그 손잡이 枋이 북두의 杓에 해당되면 각사는 북두를 본뜬 형상이다. 이에 따라 주인이 서북 쪽을 향한 것과 북두의 杓를 본뜬 각사를 상호 관련성이 있는 가운데 검토되어야 한다. 󰡔사기󰡕 「천관서」에 서는 북두좌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혼시에 건이 가리키는 것은 표이고<생략>, 야반에 건이 가리키는 것은 형이며<생략>, 평단(새벽)에 건이 가리키는 것은 괴이다.50)

위 「천관서」로부터 「堯典」 등에 이르기까지 북두좌의 일곱별을 중요시 여긴 까닭은 “인군이 남면하여 천 하의 일을 다스릴 때는 항상 사방 칠수의 중성을 보고, 옥형의 杓建을 살펴서 백성에게 정사를 베푸는 것은 당우이래로 변함이 없었다.”51)고 한 것에 보인다. 이는 천문현상을 인문의 질서에 배정하여 하늘과 인간의 깊은 관련성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七政으로 四時를 바로 세웠다고 한 것이다.

이러한 하늘을 본뜬 인간의 사유와 행위양식은 의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고는 각사 를 북두의 모형으로 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예례에서 찬자가 방안에서 각사의 머리 부분을 앞으로 향하게 둔 것은 북두의 괴가 남향한 것을 본뜬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때의 괴가 建으로 이용되는 시각은 평단 즉 새벽 무렵이다. 이는 육례절차에서 使者가 이용하는 昕時에 해당된다.52)

이어서 주인은 그 술잔을 받아 각사의 손잡이인 枋을 술잔의 앞으로 향하게 놓고, 빈의 자리 앞으로 가서 서북쪽을 향해 섰다. 여기서 주인이 향한 서북쪽은 「역상수시도」에서 살펴보면, 2월에 두건이 향한 卯方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주인이 빈의 앞에서 서북쪽을 향한 것과 술잔 위 각사의 손잡이를 앞으로 향하게 한 것 은 중춘의 달, 2월에 묘방을 가리키는 建을 본뜬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醴賓’ 의식에서 角柶의 葉과 枋이 북두의 魁와 杓를 본뜬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제 의식의 마무리 단계에서 빈이 각사로 예주를 세 번 제사지내고, 예주를 넣은 술잔 안에 각사를 꽂고 일어난다. 이때 建柶는 柶를 세운다는 뜻인데 무엇을 본떠 세운 것일까. 천관서」와 󰡔新儀象法要󰡕에서 “북두 칠성은 음양을 나누고 사시를 세우고 오행을 균등하게 하는데 상제의 수레로 중앙을 운행한다.”53)고 하듯이 四時를 세우는 점과 관련지을 수 있다. 이러한 북두좌에 각사를 배정시켜보면, 우선 각사의 葉은 북두좌의 魁로, 각사의 枋은 杓로 각각 남향하고, 建柶는 衡으로 중앙을 향하는 것에 해당한다. 예례에서 각사는 북두 좌의 괴, 표, 형의 위치와 대응되는데 하루 시각을 바르게 세우는 시각 즉 중성의 관측 시각을 보여준다. 따 라서 두 의식에서 술잔 위 각사의 엽과 방은 평단과 혼을 이용한 시각에 술잔 안의 建柶는 야반을 이용한 시각에 각각 대응된다. 그리고 각사를 앞으로 향하게 한 것은 중성을 관측하는 남향에 해당된다. 따라서 두 예례 의식에서 각사가 놓인 방향은 북두좌의 建이 평단과 혼시에 이용되는 시각을 본뜬 것이었다.

50) 󰡔史記󰡕27 「天官書」 제5, “北斗七星 所謂璇璣玉衡以制七政. 杓携龍角, 衡殷南斗魁枕參首. 用昏建者杓 <중략> 夜半建者衡

<중략> 平旦建者魁 <중략> 斗爲帝車運于中央.”

51) 󰡔新儀象法要󰡕 卷中, “故人君南面聽天下 常視四七之中星 察玉衡之杓建 <중략> 布民政 自唐虞以來 莫不尙之然”, 57. 52) 󰡔儀禮󰡕 「士昏禮」 제2, 記文, “凡行事 必用昏昕.” 鄭玄 注, “用昕 使者, 用昏 壻也.”

53) 󰡔新儀象法要󰡕, “斗爲帝車運於中央 照臨四海 分陰陽 建四時 均五行”, 56.

(14)

그런데 야반에 각사를 술잔 안에 세우고 위로 향하게 하는데 무엇을 본뜬 것일까. 斗의 衡은 북두의 중심 에 해당되니 각사의 중앙과 대응된다. 앞서 괴의 평단과 표의 혼시를 지나 예주로 제사지내고 야반에 建柶로 의식을 완성한 것은 하루가 끝나는 시각이면서 북두좌의 형을 건으로 이용한 시각이다. 건사는 이 衡을 본뜨 고, 斗의 중앙 즉 각사의 중앙을 본뜬 것이라면 각사를 세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각사를 의식의 시간적 흐름에서 볼 때 각사의 이동된 방향은 하루 중 중성을 관측하는 평단, 혼시, 그리고 야반의 세 시각과도 일치 한다. 뿐만 아니라 고대인의 시제에서 밤 시간만을 한정시킨 경점법54)에 따르면 건사 의식은 일입과 일출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 야반을 본뜬 것으로도 보인다.55)

종합하면 예례 의식에서 각사의 진설 변화는 북두좌가 하루 중 평단, 혼시, 야반의 시각을 가리키는 북두 좌의 魁, 杓, 衡이다. 이를 각각 북두좌의 건이라 하니 月建은 하루 중 세 시각이 가리키는 방향이자 그 방향 의 달과도 일치한다. 그래서 월건이다. 따라서 각사의 진설 변화는 북두좌의 건이 이용되는 시각에 (하루 동 안) 월건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뜬 것이다.

Ⅴ. 맺음말

지금까지 본고는 「사혼례」의 육례절차에서 의기 진설에 주목하여 그 방향과 위치를 시간 질서와의 관련성 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였다. 선행연구에는 행례자의 이용 시각을 단서로 삼았고, 본고에서는 의기 진설에서 천문 시각이 적용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본고는 「역상수시도」에서 일월성신의 운행을 해석하고 이를 본뜬 관점으로 술잔의 각사 진설 변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석하였다.

지금까지 혼례의식은 의례 주소가들에 의해 다분히 음양론으로 해석되어진 점에 있어서 의기 진설의 시공 간적 현상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가 매우 곤란하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고는 육경에서 따로 엮은 󰡔육경 천문편󰡕의 자료를 참고하였고, 󰡔육경도󰡕의 「역상수시도」에서 일월성신을 관측하여 수시한 시공간적 질서를 해석하였고, 四時의 중월을 기준으로 사방위의 子午卯酉를 정하고, 일월성신이 모두 바른 자리에 위치하는 때를 중춘에 혼효시 남중하는 중성을 관측한 시각으로 파악되었다.

지금까지 역상수시적 관점에서 의기 진설을 살펴본 결과 이 같은 고대인의 천문역상과 수시관념이 내재된 의식을 혼례이외에도 의례 곳곳에서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후속연구를 기약한다.

54) 북두칠성이 북극에서 관찰되는 항성이고 하늘의 거대한 시계로 여긴 것은 시를 측정하고 시제를 정하는데 관련되기 때문이 . 고대 동양에서는 更點法이 있어서 밤 동안에 쓰이는 時制로 사용되었다. 일입부터 일출까지의 시간이 밤인데, 밤에서 아 침과 저녁의 혼명분을 감한 나머지의 시간을 5등하여 그 한 몫을 경이라 하고, 초경, 이경, 삼경, 사경, 오경으로 부른다. 러므로 초경은 일입이고, 삼경에 야반이 되고, 오경에는 일출이 된다. 이와 같은 시제에 따라 북두좌의 운행을 대입시켜볼 때 북두의 괴에 평단, 즉 일출, 북두의 표에 혼시, 즉 일입, 북두의 형에, 야반 즉 야반에 서로 시각이 대응된다. 1일을 분할하는 방법을 시법이라 하는데 현행의 시법은 야반으로 정해져 있다(이은성, 󰡔역법의 원리분석󰡕, 정음사, 1985, 67~69쪽 참고.).

55) 이은성, 같은 책, 서울: 정음사, 71(밤 동안의 시각은 물시계로 측정하고 별을 관측하여 조정하였기에 󰡔漏籌通義󰡕에는 각 경점에 中星이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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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에서 「역상수시도」는 대략 네 가지로 해석되었다. 첫째, 해와 달의 만남을 辰이라 하며 한해에 해와 달이 12번 만나 12辰으로 구분되었다. 추자, 강루, 대량 등을 말한다. 둘째, 북두는 한 해에 각각 한 바퀴씩 돌아 12달을 구분하는 建이기에 月建이라 불리었다. 셋째, 28수는 「역상수시도」의 가장 바깥쪽 원에 펼쳐져 있으며 사방위를 자오묘유로 배정한다면 묘방의 조금 위에 각수가 떠오르게 위치하였다. 넷째, 북두좌가 사 시를 바로 세운다는 뜻은 북극을 중심으로 하루 중 建으로 이용되는 시각과 관련되었다.

육례절차에서 문명 이후 빈과 ‘현구고’이후 신부에게 행해진 두 예례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분석되었다. 모 두 북두좌의 건으로 이용되는 시각에서 파악되어 각사의 葉은 북두의 魁에, 각사의 枋은 북두의 杓에, 술잔 에 세우는 建柶는 북두의 衡에 대응되었다. 그리고 각사의 앞이 남쪽을 향한 것은 남중하는 중성을 관측하는 방향을 본뜬 것이었다.

의기 진설만이 아니라 예례에서 주인이 빈의 자리를 향하는 서북쪽은 중춘의 달에 묘방을 향한 建의 방향 을 본뜬 것이다. 주인이 서북쪽을 향해 선 것은 빈의 자리를 서북쪽으로 정한 까닭과도 관련하여 상고할 여 지가 있어 후속 연구에서 다루고자 한다.

본고가 분석한 ‘예빈’과 ‘예부’의 경우는 처음 찬자가 각사를 앞으로 향하게 한 위치가 달랐을 뿐 예빈에서 는 각사의 葉을, 예부에서는 각사의 枋을 먼저 놓고 시작되었다. 이후 각사로 제사를 지낸 후 각사를 꽂는 것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은 같았다. 이를 󰡔사기󰡕 「천관서」에서 북두좌가 사시를 바르게 세운다고 한 것 과 관련지어 검토하였는데, 각사를 북두좌에 배정하니 각사의 葉은 魁에, 그 다음 각사의 枋은 杓에, 마지막 으로 각사를 꽂게 하니 북두의 衡에 해당되었다.

북두좌의 괴, 표, 형이 건으로 이용되는 시각은 하루 시각을 바르게 세우는 중성의 관측 시각과 일치하였 기 때문에 두 의식에서 술잔 위 각사의 엽과 방은 평단과 혼시를 이용한 것을 본뜬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런 데 술잔 안에 각사를 꽂는 것을 야반을 이용한 시각을 본뜬 것이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혼효 이후 예주로 제사지내고서 의식을 완성한 야반은 고대 밤 시간을 한정시킨 更點法에서 일입과 일출의 가운데 위치하는 시 점을 본뜬 것이었다. 또한 이 시각은 하루 중 중성이 관측되는 시각과 동일하였고 이 때문에 각사를 남향으 로 둔 것은 남중하는 중성을 관측하는 방향과도 일치하였다. 따라서 두 예례 의식에서 각사가 놓인 방향은 북두좌의 建이 평단과 혼시에 이용되는 시각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예례 의식에서 각사가 놓인 방향을 통해 하루 중 혼효 시각과 야반 시각을 본뜬 의식으로 추정되었다. 각사의 진설 변화는 북두좌의 魁, 杓, 衡을 본뜬 하루 중 평단, 혼시, 야반의 시각을 가리키는 의식이었다. 이를 각각 북두좌의 건이라 하니 月建은 하루 중 세 시각이 가리키는 12지지의 방향이다. 따라 서 각사의 진설 변화는 북두좌의 건이 이용되는 시각이자 (하루 동안) 건이 가리키는 방향을 본뜬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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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논문은 2018년 11월 12일에 투고되어,

2018년 12월 19일까지 편집위원회에서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2019년 1월 10일까지 심사위원이 심사하고,

2019년 1월 17일에 편집위원회에서 게재가 결정되었음.

Referen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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