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가족 정서체계의 개념
김유숙(2002)에 따르면 보웬(Bowen)은 1950년대 후반에 미국의 가족치료이론에 크게 기여했다. 초기에는 개인적 병리와 정신분석을 기반으로 한 임상치료를 실시 하였고, 메닝거 연구소에서 가족치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1954년 국립정신보 건원으로 자리를 이동한 뒤 그곳에서 그의 이론적 기반을 확립하였다.
가족은 하나의 정서적 단위이다. 이것을 보웬은 ‘정서적 장(emotional field)’으로 설명했다. ‘장’이란 용어는 가족원들이 다양한 수준에서 영향받고 반응하는 정서적 자극의 복합체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지배되는 가족원의 기능은 가족 의 정서적 ’분위기‘ 또는 ‘장’을 형성하고, 그 다음에 각 개인의 정서기능에 영향을 준다. 정서체계는 동기를 부여하는 힘이며, 관계체계는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이다 (Bowen, 1985). 보웬은 가족의 정서 과정이 세대를 통하여 지속되면서 해결되지 않 는 경우는 다음 세대로 전수된다고 보았다.
보웬은 핵가족과 확대가족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과정(emotional process)4)에 대한 것과 가족과 사회에서 세대를 통해 일어나는 정서 과정에 관한 이론적 개념을 구성 하였다. 그의 개념 중심에는 우리의 삶에는 만성불안이 항상 존재한다는 가정이 깔 려있다. 개인의 자율성이 허용되지 않는 연합에 대한 압력이 강한 환경에서는 만성 불안이 증가하게 된다. 보웬은 이 불안의 요소를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분화과정을 통해야 한다고 보았다. 자율성과 개별성을 지향하는 분화수준이 높은 사람은 안정 감을 느낀다(Bowen, 1985).
4) 정서적 과정이란 생활사건에대한 심리, 정서적 반응은 단일하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 으로 이해될 수 있음을 내포하는 말이다. Ibid,. p. 524.
4.2 가족 정서체계의 주요개념
보웬은 가족을 하나의 정서적 단위, 핵가족과 확대가족으로 구성된 정서체계로 보 았다. 가족 구성원들은 개체로서 작용하며 일정한 속성을 지니고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이선화, 2004). 가족체계이론에서 가족체계는 가족 내의 구성원들이 동일하면 서도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패턴이고, 가족체계를 이루는 구성원의 합은 가족 체계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고 본다(오국현, 2007). 가족 정서체계를 이루는 8개의 주요 개념으로는 자기분화, 삼각관계, 핵가족 정서체계, 가족 투사과정, 다세대 전수 과정, 정서적 단절, 형제순위, 사회적 정서 과정이 있다. 이 개념들은 개별적으로 이 해하기 보다는 상호 간의 깊은 연관성이 있어서 큰 맥락 안에서 함께 이해해야 하 는 개념들이다.
4.2.1 자기분화
자기 분화는 보웬의 이론에서 핵심적 개념으로 정신내적이고 인간관계적 개념으로 자신과 타인의 구분, 정서과정(feeling process)과 지적과정(intellectual process)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과 확고한 자기(solid self)와 거짓 자기(pseudo self)의 구분이 다. 미분화된 사람들은 감정으로부터 사고를 구별하기 어렵고 객관적인 사고를 거 의 할 수 없다(손승희, 2000).
미분화된 사람들은 감정으로부터 사고를 구별하기 어렵고 객관적인 사고를 거의 할 수 없다. 그들의 생활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분노에 의한 거 부 등 고조된 감정에 의해 지배받는다. 한편 분화된 사람은 사고와 감정이 균형 잡 혀 있으며, 풍부한 정서와 자발성을 지닐 뿐 아니라 충동적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다.
보웬 이론은 모든 인간에게는 본능적인 힘이 있기 때문에 성장하고 있는 아동들은 가족과 정서저인 관계를 갖고 있는 것과 동시에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 할 수 있으며, 분화할 수 있다는 신념을 기초로 하고 있다. 물론 어떠한 사람도 원 가족으로부터 완전히 분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사람들마다 가족과의 분화정도의 차이는 다양하다(송성자, 1995).
4.2.2 삼각관계
사회집단에서 세 사람은 안정적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소한의 단위다. 두 사람 관계에 문제가 없을 때는 안정되지만 불안이 일어나게 되면 약한 사람이 삼각 관계를 만들어 안정을 되찾으려 한다. 그러나 삼각관계는 긴장을 완화시키기는 하 지만 두 사람 간의 문제의 해결을 방해한다. 세 사람 중 두 명이 동맹을 맺음으로 써 나머지 한명과 갈등을 일으키는 유형은 삼각관계에서 자주 보여진다.
송성자(1995)에 의하면 삼각관계 기능의 형태는 모든 정서적인 체계와 같아 자아 분화 정도가 낮으면 낮을수록 삼각관계 형태는 좀 더 심하고, 관계가 중요하면 중 요할수록 삼각관계 형태는 좀 더 강하다. 두 사람의 정서체계는 긴장이 없을 때는 안정되지만 불안이 증가하면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세 사람 보다 더 큰 체계는 계속해서 상호 얽혀 있는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때 지 적 체계와 정서적 체계가 융합되기 쉽기 때문에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과 불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제삼자와의 의존적 관계(융합)를 통해 불안을 극복하 려고 한다.
삼각관계의 일반적인 예는 부부가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자녀를 끌어 들여 그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즉, 부부가 자신들의 문제 로 반목하는 대신에 그들의 대화와 관심을 자녀에게 쏟는다. 보웬은 삼각관계가 일 시적으로 불안이나 긴장, 위기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 만 오히려 가족의 갈등문제를 더욱 무감각하게 하고 가족들의 감정들을 더욱 혼란 스럽게 한다(김유숙, 2002).
삼각관계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정된 두 사람은 제삼자의 개입으로 불안 정해 질 수 있다. 예로써 첫 아기의 출생은 신혼생활의 부부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안정된 2인 체계는 제삼자가 떨어져 나감으로써 불안정해 질 수 있다.
이것은 성장한 자녀가 출가한 후 부부갈등이 발생할 때 삼각관계를 형성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말한다. 셋째, 불안정한 두 사람은 제삼자의 등장으로 안정될 수 있다. 예로써 아기 출산 후에 갈등이 있는 부부가 원만해질 수 있다. 넷째, 불안정 한 두 사람은 제삼자의 제거로 인해 안정될 수 있다. 이것은 계속적으로 한쪽 편을 지지하는 제삼자를 제거시킴으로 갈등이 감소되는 것을 말한다(송성자, 1995).
삼각관계는 여러 세대를 걸쳐서 형성될 수도 있다. 삼세대 삼각관계에서 가장 자 주 보이는 것은 조부모와 손자가 연합하여 부모에게 대항하는 것이다. 세대를 넘어 선 동맹에 대해서는 부모는 대적할 기술을 가지지 못한 무력한 외부인으로서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세대에 걸친 삼각관계는 한쪽의 부모가 사망하거나 별거, 이 혼으로 인하여 없어진 가정에서 일어나기 쉽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혼자된 어머니 가 자녀들을 데리고 친정에서 부모와 동거할 때 자주 보이는 유형이다(Monica, 2002).
4.2.3 핵가족 정서체계
보웬(1985)은 가족구성원들 간의 기본적인 정서적 기능의 형태는 과거 세대에서 반복되는 과정을 통하여 전달된 것이고, 다음 세대에 대해 어느 정도는 예측이 가 능하다고 보았다. 보웬은 가족들의 분화 정도에 따라 비슷한 사람끼리 배우자로 선 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관계에서 혼합의 정도가 높게 되어 분화가 낮은 가족을 만들게 된다고 보았다. 결과적으로 핵가족 정서체계가 불안하면 긴장을 낮
추면서 안정을 찾기 위해 많은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핵가족과의 감정적 혼합이 크면 클수록 불안과 잠재적 불안이 커지면서 싸움이나 거리감 형성을 통해 이 문제 를 해결하려 든다. 가족체계의 주도적인 정서기능에 의해서 신체·정서적 역기능, 결 혼갈등, 아동의 심리적 손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결혼 전에 자기 분화 정도가 낮을수록 부부간의 융합도는 증가한다. 이 새로운 융 합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음의 한 가지 또는 두 가지가 나타나기 쉽다. 첫째, 부부 간의 대응적인 정서적 거리감, 둘째, 한쪽 배우자의 신체적·정서적 역기능, 셋째, 부 부갈등의 표출, 넷째, 문제를 자녀에게 투사하기 등이다. 이 문제들의 강도는 미분 화 정도, 원가족과의 정서적 단절 정도, 체계 내의 스트레스 수준 등과 관련이 있다 (손승희, 2000).
핵가족 정서체계는 다세대에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다. 사람들은 배우자의 선택 이나 기타 중요한 관계에 있어서 원가족에서 습득한 유형을 반복해서 적용함으로써 똑같은 유형이 그대로 자녀에게 전달된다. 보웬은 이러한 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 는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은 원가족과의 상호작용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그러한 이후에야 비로소 분화가 진행될 수 있고, 각 개인들은 가족의 지배적인 정 서에 대해 덜 과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이다(송성자, 1995).
4.2.4 가족 투사과정
가족 투사 과정은 부모가 그들의 미성숙과 분화의 부족을 자녀에게 전하는 과정 이다. 가족 투사과정의 대상이 되는 이 자녀는 어머니의 생활에서 긴장된 상태에서 태어나거나 성장한 자녀로서 장녀나 장남, 막내아들이나 막내딸일 수 있고, 또는 어 머니에게 정서적으로 특별한 자녀, 결함 있는 자녀, 또는 한 쪽 부모와 닮은 자녀 일 수 있다. 투사는 양육적 관심과 달리 불안하고 밀착된 병리적 관심이다. 대개 투 사과정의 대상이 되는 자녀는 부모에게 긍정적이든 또는 부정적이든 간에 가장 많 은 애착을 지니며 자기 분화수준이 낮은 사람이 된다(송성자, 1995).
가족 투사과정은 어머니의 불안에서 시작되며, 자녀는 어머니에게 불안하게 반응 하고, 어머니는 이것을 자녀의 문제로 인식한다. 모자간의 정서적 융합은 따뜻하고 의존적인 유대 형태나 분노와 갈등이 많은 싸움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같은 자녀 의 문제로 인해 어머니는 자녀를 과잉 통제하게 되는데, 이는 어머니의 불안을 줄 일 수 있으나 자녀에게 정서적 해악을 줄 수 있다.
4.2.5 정서적 단절
정서적 단절은 세대 간에 이루어지는 정서적 과정에 관한 개념이다. 즉 사람들이 그들의 부모와의 관계에서 과거에 해결하지 못한 정서적 애착을 처리하는 과정을 다루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현세대에서 자신의 삶을 출발하기 위하여 과거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