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번 조사를 통해 알려진 문화자원에 대한 향후 관리에 필요한 부분들을 몇 가지 언급하고자 한다.
가) 불교유적은 지정문화재를 제외하고는 관리가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절터의 경우는 아직 유물이 수습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치된 경우가 많이 나온다. 또한 이러한 절터는 탐방로 가까이 에 위치해 있으나 그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탐방객에 의해 훼손될 가능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보존가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보존가치가 없다면 해 당 지역에 표지석이나 간판을 통해 안내를 할 수 있으며 보존가치가 있다면 지역 사찰과 연계해 유물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
국립공원에서 해당 유물을 발굴할 필요는 없으나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문화재 발굴전문기관간 공동 학술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수 있으며9)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향후 공원내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국립공원에서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문화유산을 통해서 지역내 지역향토학자들과 연계할 수 있는 고리가 될 수도 있으며 문화자원의 활용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나) 금석문 유적과 관련해 해안 암각문들이 주요 특징으로 발견된다. 남해안 일대에 흔히 나 타나는 서불설화와 연관되어 유래가 전해지고 있으며 송시열의 암각문 등이 전해진다. 이러한 암각문들은 다도해국립공원의 특성상 해안 절벽가에 나타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내륙지역에 비 해 더 많은 마모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여수 대황간도의 ‘놀이청’암각문이나 여수 안도의 글쓴바위는 선박없이 도보로 접근하기 힘들어 관광자원화로 활용되지 못하고 연구도 미흡한 실 정이다.
또한 각 지역에 대한 비석도 연구가 미흡하다. 조선시대 공덕비뿐만 아니라 지역 학교의 선생 님 공로비, 지역주민 공덕비 등은 그 현황조사 파악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나 지역 에 있는 비석들은 거시사(巨視史)에서는 비중이 떨어지는 것일지라고 지역사 연구에는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효열비 등의 비석문이 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 다. 그에 대해서는 지역관공서나 지역민들도 그 현황에 대해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도
9) 조사 전문기관(문화재청에 등록된)과의 업무협약 후, 한국매장문화재협회 공모전을 통해 조사비용을 지원(문화재 청 재원) 받을 수 있음. 매년 2월 공모 시행
Ⅴ. 관리 및 활용방안
난된 것인지 또는 필요해 의해 이전된 것인지 그 실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
금석문과 관련해 다도해국립공원의 특성상 해안가에 위치해있어 풍화작용 및 염분에 의한 부 식과 마모가 진행되고 있다. 관리에 있어서 구조물을 세우거나 약품처리를 하는 방법도 있겠지 만 최대한 자연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시 설물에 의한 또 다른 방식의 훼손이 우려된다. 때문에 문화재를 관리하는 문화재청에서도 시설 물설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자연상태에서 일어나는 마모보다 탐방객들에 의한 인위적인 훼손이 더욱 문제될 수 있다. 눈 으로 볼 수 있는 있지만 접촉을 막을 최소한의 보호시설을 설치하고 근처에 안내문과 함께 동일 한 모양의 모형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마모가 일어나기 전에 그 내용을 정확하게 기록해야 할 것이다. 신안 우이도의 옛선창 옆에는 마모로 인해 글씨의 판독이 어려운 비석이 세워져 있다. 그러나 1980년대 향토사에 관 심이 많은 주민이 탁본을 떠놓아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탁본은 우이도선창이 문화재로 지정되 는 과정에서 주요 근거가 되었다.
다) 관방유적은 봉수대 자리가 여러 곳에 남아 있지만 접근이 관목이 우거져 접근하기 힘든 곳이 많아 모든 지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 봉수대는 비지정문화재이지만 그 위치에 대해서는 많 은 기록들이 남아 있어 위치 파악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모든 봉수대를 복원할 필요는 없 어 보이며 그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원형이 보존되거나 복원된 곳을 중심으로 자원화할 수 있겠다.
라) 선사유적 역시 지정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 간의 관리상태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기존 문헌에 나와 있던 유적지들이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있었다. 진도 하조도의 지석묘 군들은 도로공사과정에서 사라졌는데 땅에 묻혀 찾을 수 없는 것인지, 공사과정에서 이동을 한 것인지 주민들조차 알지 못했다.
마) 민속분야는 개개인의 연구자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실정이다. 또한 다도해해상국립 공원의 특성상 대부분 섬으로 그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오가는 배가 하루에 한 척뿐인 곳도 있 으며, 여러 척의 배가 있더라도 기상악화로 인하여 결항하기도 한다. 이번 조사 기간에도 여수 거문도로 가는 배가 결항하여 일정을 변경하기도 했다. 또한 섬 내 숙박시설이나 기반시설이 전
무하여 어려움이 가중되기도 한다. 이러한 불편함은 연구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민속문화가 남아 있으나 그에 비해 연구실적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섬지역 의 생업과 식문화에 대한 연구는 전문한 실정이다.
바) 문화자원은 국립공원의 자연자원 못지않게 유용한 자원이다. 그러나 국립공원이 문화자원 의 발굴, 관리 주체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문화자원에 대한 정밀조사와 이를 기반으로 한 현황파악을 통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할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인력과 기간의 한계로 인해 개략적인 현황파악에 불과했다. 비석문이나 지석 묘들이 사라지고 있음에도 어느 곳에서 그 과정이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리주체가 없는 자원에 대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거문도, 안도, 청산도에서 확인되듯이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마을역사를 모아놓은 향토자 료관등을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곳이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국립공원에서 행정, 절차 등 주민 들이 접근할 없는 정보를 알려주어 마을박물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마을박물관 을 연계하면 향후 국립공원박물관의 지역분소로 자연스럽게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을박물관 의 특징은 중앙의 박물관과 다른 좀서 세세하고 생생한 컨텐츠로 활용될 수 있으며 지방사연구 에 중요자원이 될 것이다.
재 존재하는 향토자료관들도 각 마을마다의 특징이 있다. 거문도 자료관은 문서, 지류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거문도뱃노래보존회와도 일부 연관되어 있으며 거문도수협 자료실에는 일 제강점기 문서를 보관하고 있어 수협사, 어촌계사 등을 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 청산도는 농악, 세시자료를 모아두고 있다. 안도는 어업과 관련된 도구를 보존, 재현하고 있다. 이는 어촌민속전 시관에 있는 자료보다 그 양은 적을지라도 지역민 사용하고 지역민에 의해 재현된 자료라는 점 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어떠한 연구자나 책자보다 지역민들이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것들 이다. 단순히 박물관 지역분소의 역할뿐만 아니라 각 자료관의 특징을 선명하게 가져갈 수 있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