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공유하천과 관련하여 남북한이 교류 협력을 구상할 경우 그 바탕은 상생의 정신에 두어야 할 것이다. 교 류협력을 통해 쌍방이 동시에 등가의 이익을 향유하기는 어려울 것 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서로가 형평성을 이룰 수 있도록 사업이 구상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기본방향을 제시하면 다 음과 같다.
첫째, 공유하천 관련 남북 교류협력은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의 대북정책 틀 속에서 공유하천 교류협력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개성공단사업과 금강 산관광사업, 계획중인 향후 대북경협사업, 접경지역 각 지자체의 남 북협력사업계획 등과 연계하여 추진함으로써 교류협력의 실천성과 지속성을 높인다.
둘째, 국제적 사례와 관례를 참조하여 공유하천 관련 교류협력을 추진하되, 남북 쌍방이 혜택을 입을 수 있는 분야에 교류협력사업의 우선순위를 둔다. 교류협력의 주요 내용은 수자원 공동 이용, 수리‧
수문 자료의 공유, 공동 치수 및 재해대책 수립, 수질 및 수변 생태계 보전 및 관리, 공유하천 유역간의 경제‧문화‧환경적 교류‧협력 등이 다. 이러한 교류협력을 통해 우리가 이득을, 특히 북한보다 더 큰 이 득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남북협력 시에 재정적, 기술적 인센티 브를 북한에 제공한다.
셋째, 공유하천 관련 교류협력을 남북간의 합의를 통해 문서화하여 제도적 차원에서 추진한다. 문서에는 교류협력의 내용‧방법을 가능 한 한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사업의 추진을 원활히 할 뿐만 아니라 갈
등요소를 예방한다. 또한 남북간에 상설적인 창구를 마련하여 관련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 경우 이미 합의된 “임진강수해방지 실무협의회”의 운영을 실질화하며, 협의회의 활동내용과 폭을 수자원 전반으로 넓혀간다. 또한 북한강유역을 대상으로 한 (가칭)“북한강협 력실무협의회”의 구성‧운영도 추진하며, 이들이 궁극적으로 동‧서독 간에 상설적으로 운영된 “접경위원회”의 형태로 발전되도록 한다.
넷째, 공유하천 교류협력과 관련하여 남북당국간의 합의시 협력의 주체를 정부당국에 한정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 민간 및 사회단체, 국제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다원적인 관점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다. 즉 교류협력의 기본틀, Hard Ware는 지금과 같이 쌍방의 당국이 제도적 차원에서 마련하도록 하되, 그것의 내용, Soft Ware는 다차원적으로 채워가도록 한다.
다섯째, 공유하천과 관련한 남북 교류협력을 통한 이득은 하천유역 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가전반적으로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으므로, 교류협력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사회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통해 추진하며, 교류협력에 필요한 경비도 해당 지자체는 물론 중앙 정부도 참여하여 마련한다.
여섯째, 이상과 같은 남북 교류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적으 로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임진강 및 북한강유역 교류협력사 업의 추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도록 특별법, (가칭)「임진강 유역남북협력지원법」 및 (가칭)「북한강유역남북협력지원법」을 제정 하거나 기존의 「남북교류협력에관한법률」을 정비하여 공유하천 관 련 남북 교류협력에 대비한다. 이러한 제도적 정비를 통해 공유하천 에서의 남북협력과 관련한 정부 부처별 관련 기능‧역할도 조정될 수 있다. 특별법에는 협력의 공간적 범위 및 대상사업, 추진주체, 재원조
달, 남(북)한 정부의 권한과 책임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 제정시에는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 록 관련 내용도 명시한다. 비무장지대 내의 하천유역에 대한 출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다. 한편 협력사업 의 재원조달과 관련해서 「남북협력기금법」을 정비하여 공유하천 관 련 사업에 탄력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상의 기본방향을 바탕으로 추진될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북한의 관심을 유도하고 사업의 실질적이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대북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이 경우 단순한 제공이 아니라 교류협력 에 대한 북한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사업의 확대를 유인하 며, 전반적인 북한의 개혁‧개방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 야 한다. 다음의 사항들이 원칙적으로 고려될 수 있다.
첫째, 기술지원이다. 해당사업에 필요한 기술지원을 통해 공유하천 활용 및 관리와 관련 있는 북한의 기구‧조직의 능력과 기술을 제고하 도록 한다. 여기에는 Software는 물론 Hardware가 포함된다. 또한 북한 측의 관련 관리 및 전문가의 남한내 방문이나 체류를 통해 필요 한 기술을 습득하게 한다.
둘째, 장비제공이다. 협력사업에 긴급하게 필요한 장비를 북한에 제공한다. 최첨단의 장비보다 다소 초기수준의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 북한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음을 고려 한다. 이때 바세나르협정 등 사실상 존재하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기 술의 국제적 금수(Embargo) - 여기에는 Data Base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컴퓨터도 포함됨 - 에 저촉되는지의 여부를 고려하여야 한다.
셋째, 자료‧정보 제공이다. 국제적 고립에 따라 세계적 차원에서는 물론 지역적 차원에서도 기본적인 관련 자료‧정보가 북한에는 결여
되어 있다. 따라서 공유하천 협력과 관련한 자료‧정보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자료‧정보의 국제적 교류에서 북한의 고립이 지속되면 북한의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사실을 인식시킨다.
넷째, 제도혁신의 주지이다. 교류협력의 추진과정에서 북한의 관련 조직, 관리, 재정에 있어서 제도적인 혁신이 필수적임을 인식시킨다.
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북한이 참가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 서 참여인력들이 사업관련 기준의 표준화, 공통의 용어, 공동연구 등 의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다면 북한경제의 점진적인 개혁의 필요성도 자연히 인식하게 될 것이다. 한편 이러한 교육이 남북 양자적 차원에 서 추진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제3국이나 국제 기구가 함께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예를 들어 2005년부터 EU가 중국 북경에서 북한의 관료‧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실시하고 있는 자 본주의경제교육에 동참하거나, 이와 별개의 과정을 만들어 EU와 함 께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다섯째, 재정지원이다. 공유하천 관련 협력사업에 필요한 재정을 양자적, 다자적, 국제기구적 차원의 다양한 통로를 통해 지원한다. 남 북협력기금을 통해, 정부의 관련 특별회계 및 기금의 설치를 통해 조 달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채의 발행도 고려할 수 있으며, 사업의 성격에 따라 대외경제협력기금을 비롯한 차관 제공의 확대로 북한에게 재정적 지원을 줄 수 있다. 국외적으로는 ADB,
WB, ODA, UNDP, UNEP, GEF 등을 통해 재정지원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