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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같은 동포로서 포용하느냐 아니면 북한이 당면해 있는 대 내외적 어려움에 적어도 냉담하거나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느냐 하는 선택은 북한을 어떤 존재로 인식하며 북한의 변화여부와 장래를 어 떻게 전망하느냐와 직결되어 있다.

국민 대다수가 북한이 개혁을 시도하고 대남관계를 개선하려는 변 화를 보인다고 인식할 경우 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대북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머지않은 장래에 붕괴 한다고 생각하면 조속한 통일을 위하여 대북 경제지원의 중지 등 붕 괴를 촉진하는 정책을 선호할 수도 있다. 북한의 장래에 대한 시각에 서 가장 뚜렷한 특징은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붕괴론과 생존론으로 확연히 양분되어 있었던 점이고, 이는 특정한 정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의 하나였다.

전반적으로 대북포용정책이나 대북 경제지원 등과 같은 큰 틀에는 국민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으나 그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대북인식에서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기와 는 상관없이 약 30%의 국민은 항상 북한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경계하고 있다. 대체로 북한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이 6:4 정도의 비율로 나타나는데, 이는 대북접근방식에 대해 의견이 분 분할 소지가 많음을 말해 준다.

대북포용정책에 대해서는 1993년의 경우 찬성하는 비율이 70~

80%여서, 이 당시 대북포용정책의 실행과 대북 경제지원에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95년쯤에는 이러한 상황이 달라져 국민의 15% 정도가 대북 경제지원을 지지하는 쪽에 서 반대나 중간적 입장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 출범 이 후 대북포용정책은 점차 지지기반을 넓혀나가 최근 정책에 대한 지 지율은 80%대에 이른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는 인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나 1995년과 1998년의 경우는 변화를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국민이 거의 절반이었 으며 1993년과 1994년, 1999년의 경우에도 부정하는 쪽이 30%에 가 까워, 국민이 북한의 변화 여부에 관해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는 말할 수 없다. 더욱이 최근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과 장관급 회담 등 남북당국간 회담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의 60% 이상이 ‘북한체제의 근본적 변화’라기보다 ‘임시방편적인 변 화’로 보고 있음은 북한에 대한 국민의 경계심이 상당히 강함을 보여 준다.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에서 보다 뚜렷히 나타난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역시 8 년동안 연도별로 약간의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그 어떤 문제에 대한 인식보다도 국민의 시각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다. 8월 「중앙일 보」의 조사에서도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 53.3%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대답, 대북 여론이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호전된 한편으로 북한에 대한 의심이 상당수 국민 사이에 사라지지 않고 있 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북한의 적화통일정책에 대 한 인식과 유사하여 두 항목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일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이 변하고 있다고 생

각하는지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민들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의 방향을 판단하는 데 고려하는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이다.

달리 말하면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정 부의 대북포용정책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다른 항목에서의 인식과는 달리 북한의 적화통일정책에 대한 인식에서 발 견되는 특징은 국민들이 어느 시기이든 북한은 꾸준히 적화통일정책 을 추구하고 있다고 일관되게 인식하고 있으며 85~90%에 이르는 국민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에 올수 록 “정책을 실행할 힘이 없다”는 생각이 늘어나 북한의 적화통일정 책의 불변성에 대한 인식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

대북 여론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반공주의로 대표되는 보수적 정 치관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곧 북한의 정치체제에 대해 호의를 가져서가 아니라 북한이 남한과 공존을 원한다는 인식이 늘어난 데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다소 개선되더라도 북한이 이러한 인식에 반대되는 행위 를 할 경우 여론은 다시 북한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설 것이다.

정책수단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상당수가 대북 경제지원이 효과적 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정·경연계나 분리정책에 대한 지지 는 시기별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연계정책에 대한 지지는 1993년의 경우 75%에 이르렀는데, 현 정부가 1998년 이후 비연계정책을 실행 하자 그것에 대한 찬반도 역전되어 비연계정책에 대한 지지가 크게 증가했다. 정책전환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셈인데, 이는 정책 전환에 대한 정부의 설득력이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침투된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99년말 현재 정·경분리에 반대하는 비율이 20%에 머무르고 있어 정·경분리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조성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국민의 약 15% 정도

는 현 정부의 정책전환이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관망 하고 있다. 그리고 정·경분리정책에 대한 인식과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처능력에 대한 평가는 상관성이 깊은데, 북한의 도발에 대 한 우리의 대처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수가 50%대로 떨 어짐으로써 그만큼 정부가 계속 정·경분리정책을 자신있게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높으나 구체적인 추진 방식에 있어 논란이 존재한다. 논란은 대북 안보와 화해라는 이중성 과 우리 사회에 뿌리깊이 존재하는 대북 불신감에 기인한다. 대북정 책에 비판적인 국민들은 북한이 대남혁명전략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 해 회의적이다. 그러므로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 기 위해서는 빈번한 당국간 회담의 개최 등 드러나는 현상으로만 설 득될 수 없는 점을 감안,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변화가 있는지의 여 부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한편 북한에 대한 인식 및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성별, 연령, 학력 등에 상관없이 대체로 국민 대다수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나 배경변수별로 약간의 차이도 발견된다.

배경변수별로 나뉘어진 집단간에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연령 또는 세대이다. 20~30대 청년층 또는 신세대는 북한을 비교적 덜 적대적으로 보고 있고 북한의 대남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노년 층보다 부정적일 뿐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더 많이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청년층은 대북정책에 대해서 다른 연령층보다 전향적인 태도 를 보이고 있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북한을 포용하는 방향 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며 대북경제지원에 대해서도 찬성율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 또한 청년층은 정·경 연계정책에 대해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극적인 태도

를 보이고 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변수는 학력이다. 학력에서는 대재 이상의 고 학력층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고학력층 역시 청년층과 마찬가지로 대북정책에 대해 대체로 전향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대 북정책이 북한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하며 저학력층보다 북한의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해 부 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성별로 볼 때 여자는 남자에 비해 대체로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북한을 경계대상 또는 적대대상으로 인식하는 비 율이 높으며 북한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이는 차별 성이 있는 통일교육 실시를 통해 배경변수별로 나타나는 이러한 차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배경변수별로 볼 때 특히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지 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북한인식과 관련된 모든 문항에서 서울·경기 도는 모집단과 유사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강원도와 전라도 는 모집단과 가장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강원도는 북한에 대한 태도, 북한의 변화 전망, 북한의 적화통일 위협 및 전쟁도발 가능성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전라도는 북한에 대한 태도와 북한 의 개방 전망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현 정부의 대 북정책에 대한 지지율에서 가장 높았다.47)

2000년도 「중앙일보」의 조사에서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평균 지지율은 81.9%인데, 지지도가 출신지별로 동서간에 차이를 보여48) 정권의 지역적 기반과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가 무관하지 않음을 시 사했다.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와 평가에서 영·호남간에 편차가 존재

47) 최진욱외, 「1998년도 통일문제 국민여론조사 결과」, p. 120.

48) 광주·호남지역이 90.0%, 대구·경북지역이 80.9%, 부산·경남지역이 77.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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