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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러시아에 있어 CIS의 의미와 중요성

러시아의 CIS(독립국가연합)에 대한 공공외교는 ‘관리 및 재통합 추구형’

의 사례에 해당된다. 1991년 소련 연방이 붕괴된 이후, 러시아에게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들로 등장한 국가군들에 대한 관리와 재통합의 방향성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는 미래의 통일과 통합을 위한 공공외교의 일단을 보여 주는 것으로, 분단을 극복하려는 한국에게 정책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CIS는 독립국가연합(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으로 지 칭된다. CIS는 소련 붕괴 과정 속에서 탄생되었다. 동유럽 국가들이 체제 전환을 하고, 소련 역시 보수 쿠데타의 발생 등으로 와해되는 과정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하에 1991년 12월 8일에 러시아의 옐친, 우크라 이나의 크라프추크, 벨로루시의 슈스케비치 대통령 등 슬라브 3국의 최고지 도자들이 민스크 근교의 브레스트에서 회동하였고, 독립국가연합을 창설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이후 12월 17일에 고르바초프와 옐친의 회담을 통해 1922년 12월에 출범한 소련은 해체되고, 1992년 1월 1일부로 CIS가 출범한 다는데 합의되었다.34 같은 해 12월 21일에는 발트 3국과 그루지야를 제외 한 나머지 11개 공화국 정상들이 모여 ‘알마아타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34기연수, “소련연방의 붕괴와 독립국가의 결성,” 정한구·문수언 공편, 󰡔러시아 정치의 이해󰡕

(서울: 나남출판, 1993), p. 261.

CIS가 공식적으로 창설되었다. 이는 소련이 해체됨과 동시에 소련을 구성 하였던 공화국들이 느슨한 형태의 연합국가를 형성한 것으로 일정 정도 전통과 정서적 공감대를 이어 간다는 뜻도 담고 있었다. 구성 공화국들은 각자 독립 하였지만,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정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 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 아제르바이잔이 일시 탈퇴한 바 있으나, 1993년 9월에 재가입하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그루지야가 신규 가입함으로써, 12개국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2008년에 그루지야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다시 탈퇴하여, 2012년 현재 정회원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카자흐스탄·우즈베키 스탄·키르기즈스탄·투르크메니스탄·타지키스탄·몰도바·아제르바이잔·아 르메니아로 총 11개국이다. 1993년 1월 22일에 민스크에서 열린 CIS 정상 회의에서 CIS 헌장이 채택되었다. 이에 아르메니아‧벨로루시‧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러시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이 서명하였고, 당시 우크 라이나, 투르크메니스탄, 몰도바는 서명에 불참하였다. 헌장 제정은 CIS 가맹국들 간의 권리와 의무, 양자·다자간의 관계를 규정하는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였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35

러시아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환경‧의의를 염두하여, CIS국가들에 대해 서 제1의 외교적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푸틴 집권 3기(2012~2018년) 에도 러시아는 CIS에 대해 최고의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할 것이며, 유라 시아 연합(Eurasian Union: EAU) 창설 등 구소련 공화국들의 결속과 통합 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36

35고재남, “러시아의 근외정책과 CIS 체제의 장래-한국슬라브학회 편,” 󰡔러시아, 새질서의 모색󰡕 (서울: 열린책들, 1994), p. 407.

36푸틴 기고문, “유라시아를 위한 새로운 통합,” (Новыйинтеграционныйпроект для Евразии), Известия (2011.10.4).

나. 러시아의 대CIS 공공외교의 목적

현재 CIS 국가들은 소비에트 지역협력 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지역 분업체제를 구축하며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정체성 형성 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 옐친 시기에 러시아는 CIS에 대한 관심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러나 1996년 1월 프리마코프가 외무장관이 된 이후에 강대국 외교 노선을 추구

하면서, CIS 지역을 최우선시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러시아가 강국으

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CIS 지역에의 협력과 결합이 중요함을 깨달은 것이 었다. 이는 푸틴 시기에도 지속되어 왔다. 2000년 5월 푸틴이 집권한 이래 러시아는 CIS 지역이 외교적·지정학적 의미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 하고,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해 왔다. 이에 CIS 지역과 개별 국가들에 대해 새로운 지역 협력체 형성 등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 오고 있다.37이미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함께 관세동맹을 구축한 데 이어, 푸틴은 집권 3기 를 맞아 유라시아 연합의 결성도 추구해 나가고 있다. 이미 1992년 5월 몰도바, 투르크메니스탄,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독립국가연합국가들은 타쉬 켄트 조약으로 알려진 집단안전보장조약(Treaty on Collective Security:

CST)을 체결하였다.

2002년 10월에 러시아는 CST에 남아있는 벨로루시, 아르메니아, 카자흐 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등과 함께 집단안전보장조약기구

(Collective Security Treaty Organization: CSTO)를 새롭게 출발시켰

다. 러시아로서는 집단안전보장조약기구의 틀 안에서 유라시아 지역에 대 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38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 벨로루시, 카자흐스탄은 CIS 국가 간 최초로 경제통합체인 유라시 아 경제공동체(EurAsec)을 출범시켰다. 이후 키르기즈스탄과 타지키스탄

37엄구호·김연규, “CIS 지역질서 재편과 러시아,” 󰡔중소연구󰡕, 통권 110호 여름호 (한양대학 교 아태지역연구센터, 2006), p. 92.

38위의 글, pp. 96~97.

도 이에 합류하였다.

최근에는 CIS 지역이 향후 세계질서 패권을 위한 신 거대 게임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 간의 개입과 경쟁이 심해지 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전통적인 세력권으로서, 이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러시아는 CIS 국가들과 다면 적이고 상호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39 즉, CIS 지역에 대해 러시아가 공공외교를 전개해 나갈 필요성과 이유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의 글로벌 위기는 러시아로 하여금 CIS 국가들에게 경제적 협력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주고 있다.

러시아는 CIS에 대해 첫째, 러시아의 전통적인 유라시아주의의 부활을 꾀하며, 둘째, 슬라브 정체성을 회복하고, 셋째, 구소련 공화국에 대한 영향 력을 회복하려는 외교적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주도한 상하이협 력기구(SCO)의 협력 강화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질서 재편에 조응하려는 의미와 함께, 러시아의 역내 영향력 견지의 측면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의 CIS에 대한 공공외교의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러시아의 대CIS 공공외교의 주요 내용 (1) 대중매체

먼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부문으로 언론인 교류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를 보면, 2011년 1월 27일에 모스크바 언론인 연맹에서 주관한

‘골든 레이시오(Golden Ration) 대중매체 국제페스티벌’이 있다. 이는 2011 년에 추진된 실무 공공외교 프로그램으로 개최된 것이다. 이 국제페스티벌

39한구현, “러시아의 대 SCO 전략과 시사점,” 󰡔아태쟁점과 연구󰡕, 제2권 1호 봄호 (한양대 학교 아태지역센터, 2007), pp. 89~90.

에는 러시아의 저명 언론인, 국가두마 의원, 우크라이나·벨로루시 대사관 관계자, 러시아 외교부 관계자, 정치인과 작가, 창조연맹 대의원, 공공기관, 정당 관계자가 참석하였다.

러시아와 CIS 국가 간 대중매체의 역할은 CIS 내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대중매체는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진정한 도구로서 작용 하기 때문이다. ‘골든 레이시오 대중매체 국제페스티벌’은 러시아의 운명을 가늠 짓는 행사로써, 큰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CIS 내에 있는 국민들 간의 화해 과정은 러시아에게 있어 일종의 안전벨트이기도 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페스티벌에서 정치학자인 알렉산더 세바스챠노프 (Alexander N. Sevastyanov)는 “지금 세계는 글로벌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인구는 증가하나,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그리고 서방, 중국, 지구의 남쪽 국가들 못지않게 러시아는 어느 국가보다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심지어 “서방은 믿을 만한 동맹이 아니며, 중국 역시 주요 동맹 국으로 삼기도 어렵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슬라브 독립국가연합 국 가들이야말로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외교와 민족외교에 담겨진 속내와 인식의 일 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러시아는 국가보다는 국민의 결집 내지 연합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대중매체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위의 페스티벌은 구소련이 붕괴된 지 20주년을 맞아 재결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매우 탄탄하게 조직되었다. 러시아 입장에서 CIS는 긍정적인 역할 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CIS에는 전체 연합 의회‧집행부‧각종 위원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통합과 화해’를 지향하는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한 EurAsec 역시 6개국이 결합되어 있으며, 초국가 정부 기구체 로서 역내 통합 과정에 기여하고 있다. 이는 모두 슬라브 민족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통합으로의 진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현재 CIS에서 러시아어의 사용은 비교적 광범위하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어는 벨라루스에서 77%, 카자흐스탄에서 63%, 우크라이나에서 63% 정도 가 사용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모든 거주민이 러시아어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골든 레시오 대중매체 국제페스티발’의 목적은 지역 대중매체 에 대한 지원, 러시아와 벨라루시, 우크라이나 및 여타 독립국가연합의 대중 매체 사이의 대화를 창출하는 데 있다. CIS 국가 사이에 새로운 관계 발전에 공헌하고, 공공외교가 지향하는 생활을 경험하게 되는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평가되었다.

(2) 문화 예술 교류

러시아세계재단(РусскийМир)은40 소련연방이었던 CIS 국가들에 러 시아 문화센터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러시아적 가치를 제고시키며, 이미지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2008년 6월 12일에 러시아는 타지키스탄에 한 개의 러시아 문화센터를 설립하였고, 키르기즈스탄에는 두 개의 문화센터를 개 설하였다.

러시아 문화센터는 외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과의 교류 증진뿐만 아니 라, 진정한 러시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풍부한 러시아 문화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물론 전 세계에 산재되어 있는 러시아인들을 단합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3) 교육 사업 프로그램

교육 사업 프로그램은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주제로 이뤄지고 있으며,

40“Ukaz prezidenta Rossijskoj Federatsii o sozdanii Fonda Russkij mir,” (2007.6.21) 대통령 령 796호, 루스키 미르재단 사이트 <http://www.russkiymir.ru/russkiymir/ru/

fund/index.nested/decree_ text.html> (검색일: 201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