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경제협력단계에서의 산업협력
(1) 산업협력대상
위의 틀에 기초해 판단해 볼 때, 협력단계에서는 북한 내 긴급한 수 요를 충족시키거나 이 긴급한 수요로 구성되는 시장을 대상으로 한 산 업과 생산요소를 기준으로 한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이 그 협력대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긴급한 수요로는 생활필수품의 대상이 되는 제 품과 기초적인 개인서비스가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비교우위 차원에서 는 광업92 등과 한국어가 가능한 저렴한 노동력이 중요한 산업이 그 대상이 된다. 나아가 관광 등 국내외 수요를 대상으로 한 개인서비스도 활용가능하다.
또한 이 시기에는 북한 내 경제특구 등을 통한 산업협력의 가능성 타진과 지반 확대, 그리고 북한 지역에서의 서비스산업 형성 가능성 타 진 및 형성방안 실행이 추구될 수 있다. 이때 서비스산업은 북한경제에 시장마인드를 확산시키는 주요한 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93
92북한의 광물자원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는 다. 현재까지 발견된 광물은 400여종에 이르며, 그 중 경제적 가치가 높은 광물이 220여종에 이른다. 북한은 매장량에서도 철, 니켈, 아연, 석회석, 마 그네사이트 및 석탄 등 거의 전 종류에서 남한보다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 하고 있으며, 특히 마그네사이트의 경우 남한은 전무한 상태이나, 북한은 매장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 배진영, “통일 독일 10년의 경제적 평가와 전망,” (1999).
(2) 점진적인 제조업 발전
기존 연구에서 주요 고려 대상이 되는 산업이 제조업이다.94 제조업 은 경제전체의 활력을 형성하고 확장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산업이 다. 문제는 북한의 기존 제조업을 활용하기에는 설비 및 기술노하우가 너무 낙후되어 있고 자생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 황을 고려한 상태에서 비교우위를 활용한 점진적 산업발전방안과 획기 적 산업발전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협력단계에서는 점 진적인 산업발전방안이 보다 현실적이다.
점진적인 산업발전방안에서는 기존의 남북경협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 내 무역(intra-industry trade)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산업 내 무역은 통상 디자인 및 마케팅과 생산을 분리하는 등 가치체인 (value-chain)의 각 단계를 분리하고 무역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진행되는 섬유 산업 등의 위탁가공이 산업 내 무역의 확대로 본격 적으로 설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북한을 경공업 수출산업 기지화 하는 방안이 적극 고려될 수 있다. 이석기는 이미 섬유산업 수 출산업화를 제안한 바 있다.95 특히 남한 산업에서 주로 가격경쟁력에 만 의존하는 산업은 북한을 산업 내 무역의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활용 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공업 수출산업기지화를 목표로 한 남북한 간의 분업구조 설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경공업 육성은 북한당국이 경제특구 활성화를 통해 남한기업을 포함 한 외부로부터의 투자를 촉진시키게 될 것이며, 이는 설비 및 기술이전
93북한 내 긴급한 수요로는 사실상 식량 등 농수산물일 수 있고 긴급한 수요 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성을 빠른 시일에 제고해야 하는 과제를 무시할 수 없다. 농업부문에 대해서는 제도적 인프라에서의 논의를 참조.
94기존 연구에서는 남북한 산업협력을 주로 남한기업의 대북투자방향 및 유 망업종에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지리적 차원에서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영선 외, 대북투자 어디에 어떻게 - 대북투자의 입지 및 업종선정 과 관리전략 (서울: 해남, 2003); 전국경제인연합회, 통일한국을 향한 남 북한 산업지도 (서울: 전국경제인연합회, 2001)이 대표적이다.
95이석기, 전환기 맞고 있는 남북경협 (서울: 산업연구원, 2004).
을 통해 침체된 북한산업의 회복에 어느 정도 활력제가 될 것으로 예상 된다. 또한 대규모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경공업이 육성됨으로써 새로 운 고용 창출을 통해 북한의 유휴 노동력 문제를 다소 해소하고 주민들 의 소득향상을 통한 내수 구매력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남한기업의 대 북투자는 기존 중공업분야의 산업설비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기 업체 설립을 통해 경공업 및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 이다. 또한 경공업분야의 새로운 기업에 대한 투자는 비국유 생산부문 의 성장을 유도함으로서 북한산업의 개편을 촉진하고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의 발생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96
나아가, 이러한 점진적 산업발전방안의 실행은 북한당국의 기존 정 책적 관심을 가진 산업과 정책적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산업을 대상으 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동시에 그 구체적인 방식은 특구의 실질적 확대와 남한의 경공업 중소기업의 진출 확대가 될 수 있다. 이상준은 북한당국의 정책적 관심에 주목하고 있다.97 이 글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북한의 현재의 긴급한 수요와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이하는 북 한당국의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산업군이고, 이들에 대한 남북협 력을 통해 경제협력단계에서의 산업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다.98
구체적으로 협력대상의 가능성이 있는 북한의 노동집약적 경공업으 로는 봉제, 가방, 의류, 염색가공, 가죽, 신발, 완구, 가구, 제지, 식료품 가공, 단순기계 및 가정용 (백색)전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섬유산업은 현재 위탁가공을 중심으로 남북경협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며,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통해서도 생산 효 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북한당국도 최근 봉제의복 임가공 공장, 수출 피복 공장 등의 설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어 북한의 정책
96이상준, 남북경제통합에 대비한 북한 주요 도시의 산업발전 방향과 남 북협력 방안 (서울: 국토연구원, 2004).
97이상준, 남북경제통합에 대비한 북한 주요 도시의 산업발전 방향과 남 북협력 방안 참조.
98이하는 주로 이상준, 남북경제통합에 대비한 북한 주요 도시의 산업발 전 방향과 남북협력 방안에 의존.
적 육성의지를 알 수 있다.현재 남한의 섬유산업은 중국 섬유산업의 발전과 생산설비의 중국 이전, 해외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상실 등으 로 생산기반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개성공단 건설과 남 북한 합작기업의 설립이 본격화되면 저렴한 북한노동력을 활용한 섬 유부문의 대북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다. 특히 북한의 대표적 섬유기 업인 평양종합방직공장, 평양제사공장, 신의주화학공장, 순천비날론연 합기업소 등은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방적, 제직, 직물, 봉 재 등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 남한의 임가 공 주문이 확대되면 쉽게 생산증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 서 북한의 섬유산업은 남한기업의 설비이전과 기술지원이 뒷받침된다 면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하여 북한의 주력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 을 것이다.
신발산업 또한 북한이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국제경쟁력 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이다. 신발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 적 산업으로서 고용창출의 효과가 높으며, 대규모의 장치나 막대한 초 기자본이 필요하지 않는 산업이다. 또한 신발성형을 위한 각종 소재 및 부품의 생산이 필요하여 피혁, 직물원단, 합성고무, 접착제 등 관련 산 업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 비록 1990년대 생산설비의 해외이전으로 산업기반이 크게 위축되었으나 남한의 신발산업은 1980년대 말까지 세 계 신발시장의 20%를 점유하며 남한 총수출액의 6.3%를 차지하였다.
따라서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한 남한신발기업이 북한과의 위탁가공 사업 및 주문자상표생산(OEM)을 추진할 경우 신발산업은 북한의 주 요 수출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99
99북한은 남한기업들의 투자단지가 조성될 개성공업단지 및 신의주 경제특 구를 활용하여 경공업 중심의 생산을 확대함으로써 북한내부의 생활필수 품 부족을 해소하고 기술 및 자본축적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개성공업 단지의 경우는 남한과의 경의선 개통을 통해 전력, 가스, 에너지 등의 사 회간접시설이 지원되어 북한 경공업 생산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개 성에서 육성되는 가정용 전기‧전자, 통신부품, 섬유, 의류, 봉제, 가죽, 신 발산업은 북한 경공업 구조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신의주
한편 북한당국은 1990년대 말부터 정보통신산업의 육성을 경제회복 의 새로운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시설자금이 소요되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보다는 우수한 개발인력 양 성을 통해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을 적극 지원 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이 반영되어, 북한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1990년대의 경제난과 북한산업의 전반적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아가, 1990년대 이전 북 한의 주력수출산업이었던 광업부문은 경제통합의 초기단계에 남북한 협력과 외국기업의 설비투자를 통해 북한의 수출 전략산업으로 성장 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북한이 현실적으로 처한 투자재원의 부족, 주력산업의 부재, 대외협력의 미비 등을 고려하여 북한당국이 우선적으로 육성할 것으 로 예상하는 노동집약적 경공업, IT산업, 광공업을 산업구조 재편의 핵심부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논의는 경제협력단계의 산업협 력의 그 구체적인 대상산업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경제협력단계에서는 현재의 북한당국의 의지와 실행력이 중요한 의미 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들 산업은 의미를 갖는다.
(3) 수출시장의 확보
이러한 협력이 실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경제협력단계에서 이 단 계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미 수출시 장의 안정적인 확보에 신경 써야 한다.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될 때 산업협력의 동력이 유지되면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내수
또한 섬유, 의류, 제지, 신발산업을 주축으로 한 북한의 대표적인 경공업 도시로서 남한 및 중국기업과의 설비제공 위탁가공 또는 합작투자를 통 해 수출 지향적인 가공무역을 육성하면서 북한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개성과 신의주는 물류단지 건설과 운송, 호텔, 음식점, 관광 등과 같은 서비스분야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