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경제교류·협력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북한의 사회간접자 본 미비는 경협 확대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 남북경협의 확 대와 북한경제의 재건을 위해 경의선 복원공사, 개성공단개발 등 대규 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경제의 회복과 재건에 기여하는 데 있어 한국만큼 능력과 의지를 갖춘 국가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
60) 2000년 7월 한국토지공사 김용채 사장은 나호트카 현지에서 연해주 지 사와 나호트카 자유경제지역 위원장 등 관계 인사들과 한·러 공단조성 사업의 협정 비준 문제를 비롯해 기본계약의 방향, 1단계 공사 착공방 식 등 구체적 사업 방안을 협의하고 한·러 공단조성사업의 본격 추진 을 발표하였다.
렇지만 북한경제의 재건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한국이 모두 감당 할 수는 없다. 북한경제의 재건을 위해서 한국 이외의 다른 국가로부 터 가능한 협력을 북한이 활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경제지원과 협력은 일본이 남북한으로부터의 오랜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61) 일본은 남북 한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이러한 분위기를 촉 진할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과 일본 사이에 는 여러 가지 정치적 장애요인이 가로막고 있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 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과 일본은 양국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정치적 결단이 내려 지면 수교 일정이 가시화될 것이다. 북한과 일본과의 관계정상화와 연 계된 경제적 패키지는 북한경제로서는 거의 유일한 최대의 잠재적 자 원이라 할 수 있다. 북·일 수교자금(북한의 대일 청구권 자금)은 대체 로 50~10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어 이 자금의 집행이 북한경제에 미 칠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동시에 한국이 이 자금의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면 남북경협의 획기적인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북·일 수교자금은 과거청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북한에 대해 시장 경제로의 이행 등과 같은 전제조건으로 제공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 서 일본이 수교자금을 제공하면서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 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수교자금의 사용처는 북한이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수교자금이 북한경제의 재건에 있어 가장 긴요한 부문에 우선 사용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북한은 전력, 도로, 항만,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기간산업에 투자하여 경제발전의 토대 를 마련해 나가고자 할 것이다.
수교자금은 한일 청구권자금 사례와 마찬가지로 무상자금, 유상차 61) 한국개발연구원,
「KDI 북한경제리뷰」 제2권 9호 (2000년 9월), p. 36.
관, 일본수출입은행의 상업차관 등의 형태로 5~10년에 거쳐 재화 및 용역의 형태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62) 일본의 대북 수교자금은 공 적자금인 ODA(officisl development assistance) 형태로 집행될 것이 다. 이제까지 일본의 ODA 사례를 보면 무상자금은 조건부(tied)로, 유 상자금은 비조건부(untied) 방식으로 집행되었다. 조건부 방식은 프로 젝트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으로 주로 일본기업에게만 참가가 허용되었으며, 비조건부의 경우 자금을 공여받은 국가가 주로 자국 기 업에게만 참가자격을 제한해 왔다.
무상자금의 경우 일본이 입찰 참가자격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일 반적으로 일본기업에게만 입찰 참가자격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에 우리 기업은 수주를 받은 일본기업의 하청을 받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 당국간 협상 여하에 따라 우리 기업에게도 입찰 참가 문호가 개방될 수 있을 것이다. 유상자금의 경 우 북한이 입찰 참가자격을 자국 기업에 한정시킴으로써 유상차관의 경제적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낙후된 북한 기 업이 단독으로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공급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외국업체를 공급업체로 선정해야 할 것이다. 북한 이 우리 기업에게도 참여 기회를 부여하도록 남북관계 개선에 힘써 나가야 한다.
우리 정부는 북·일 수교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향후 수 교자금의 집행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과거 한일 협상과정에서의 경험과 청구권자금 활용방안 등을 북한에 제공 하여 수교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 한일투 자협정의 체결로 더욱 긴밀해진 한·일 관계를 북한과의 경제협력에서
62) 신지호,
「일·북 경제협력의 전개구도와 한국의 대응방안 」 (서울: 대외
경제정책연구원, 2000) p. 67.도 협력과 역할분담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북한경제의 재건을 위한 한·일 양국의 공동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수교자금의 집행을 계기로 실 질적인 남북한과 일본 3국간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도록 만반의 준비 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