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제안 배경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대단한 기회이자 도전이다. 통일을 통하여 우 리 민족이 세계에 우뚝 설 기회를 잡을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세심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통일한국의 발전에 대단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통일 및 이를 위한 남북한 협력에 대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통일에 대한 준비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고 실제 이루어지 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고 있는 ‘그린 데탕트’의 개념은 남북한 교류협력 및 통일 준비에 매우 중요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린’의 개 념을 통하여 남북한 협력 및 통일은 한반도의 환경친화적, 즉 지속가능 한 발전을 지향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데탕트’의 개념 은 이 같은 ‘그린’분야의 협력이 남북한 간의 긴장완화와 미래지향적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이 같은 ‘그 린 데탕트’의 달성에 있어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학기 술분야에서의 남북한 협력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현재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서, 이는 ‘튼튼 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한 간 신뢰를 형성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발전 시키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며, 나아가 통일기반을 구축하려는 정책’이다. 세부과제로서 ‘호혜적 교류협력의 확대 및 심화,’ ‘비전 코리 아 프로젝트,’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등의 남북한 간 협력사업 의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6일 신년 기자 회견에서 국정운영의 핵심과제로 ‘한반도 통일시대 기반 구축’을 강조 하고, 북핵해결 등 한반도 평화정착, 대북 인도적 지원 강화와 남북한
동질성 회복,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제시하고 있 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3월 독일 방문 시 ‘드레스덴 구상’
을 발표하고, 북한 당국에게 다음 세 가지의 제안, 즉 남북한주민들의 인도적 문제 해결(Agenda for Humanity),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Agenda for Co-Prosperity), 남북주민 간 동질성 회복(Agenda for Integration)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구체적인 사업 으로서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의 조성, 북한의 비핵화, ‘동북아 평화협 력구상’을 제시하였다.
무엇보다도 현 정부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DMZ세계생태 평화공원의 조성은 ‘그린 데탕트’의 달성에 핵심적인 사업으로 인식 된다. DMZ는 분단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자연환경 보전 및 평화의 상 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 선’을 채택하고 있고, 남한의 5·24 조치로 당분간 남북한 교류협력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남북한 교류협력 및 통 일의 대비는 우리 민족의 절대절명의 과제라는 점에서 차분하고도 세 심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특히 정치성이 비교적 낮은 과학기술 분 야에서 교류와 통합의 준비는 남북한 간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본 장에서는 DMZ세계생태평화 공원의 조성을 통한 ‘그린 데탕트’ 실현에 과학기술분야에서 우선적으 로 추진할 수 있는 협력 과제를 논의하도록 한다.
나. 주요 내용
남북한 간의 과학기술협력 과제는 과학기술분야가 다양한 만큼 여 러 과제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계에서는 다양한 협력과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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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남북한 간의 교류협력이 중단되어 있 는 상황 속에서 본 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과 제 세 가지를 논의할 것이다.
(1) DMZ세계생태평화공원 내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설립 (가) 필요성
과학기술은 공공재(public goods)라는 점, 비정치적이고 국경을 초 월하여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북한과 교류협력의 촉진제 역할 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중단기적 측면의 과학기술협력을 촉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학기술은 장기적인 회임기간을 가지고 있 으므로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측면에서 통일한국의 과학기술 및 사회경제발전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남북한 과학기술교류에 대한 논의는 나름 많았으나 체계성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준비가 이루 어지지 못하였다. 또한 남북한 과학기술교류가 남북한 정치환경 변화 에 따라 논의되어, 중장기적 시각의 논의와 준비가 부족하였다.
그러나 남북한 간 과학기술협력센터 설치에 대한 논의는 이미 이루 어져 온 바 있다. 즉, 2007년 11월 제1차 남북총리회담에서는 남북과학 기술협력센터의 설치에 대한 합의를 하였으나 이에 대한 후속조치는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점에서 최근 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 내에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가칭)’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과학기
술분야 전체의 범위를 아우르는 센터로서 남북한 간의 다양한 과학기 술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남북과학기 술협력센터의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연구도 많이 진행되어 있다.64
(나) 위치와 목적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 내에 설치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남북한에 서로 도움이 되고 인적 접촉이 가 장 활발히 진행되는 과학기술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사업을 추진하되, 규모는 건물 한 동 정도로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DMZ세계 생태평화공원은 남북한 접경지대이면서 한반도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는 점에서 남북한 교류협력의 허브로서 손색이 없는 지역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이 상대적으로 교통이 좋고, 접근 성이 좋으며, 남북한 과학기술교류를 세계생태평화공원이라는 상징적 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역 내에 조성한다는 의미가 있다.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의 목적은 다음과 같은 단계적 목적을 추구하 여야 할 것이다. 우선 단기적으로, 남북한 과학기술 교류협력의 허브로 서 남북한 과학기술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중기적으로,
DMZ세계생태평화공원 내에 ‘평화혁신클러스터(가칭)’가 건설되었을
시 이 클러스터의 핵심 기관으로서 운영되어 남북한 균형발전의 기초 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남북한 과학기술통합 및 통일한국 발전의 촉매 기능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64_정선양, “DMZ를 활용한 남북한 과학기술 협력방안,” (한림과학기술포럼 발표자료,
2013.9.26); 정선양, “DMZ세계평화공원과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한국과학기술
한림원/한국DMZ학회 공동학술대회 발표자료, 2014.6.25);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남북통일에 대비한 과학기술분야의 대응방안 (성남: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4);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남북한 통일에 대비한 과학기술협력 전략 및 방안에 관한 연구 (서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20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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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Ⅳ-3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의 위치
(다) 운영전략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무엇보다도 남북한 호혜적인 과학기술 발 전을 추구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남북한 간 과학기술분야의 협력이 미진하다는 점에서 호혜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 교류협력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립·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남북과학기 술협력센터의 설립 및 운영은 북한의 과학기술발전을 우선적으로 고 려하여야 할 것이다.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과학기술 협력분야에서 추진 가능한 과제 를 우선적으로 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여 야 할 것이다. 또한 전시성의 대형 협력 과제의 추진보다는 소규모이 지만 북한이 필요로 하는 보다 다양한 과제의 선정 및 성공적 추진을
지향하여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주요 협력분야의 선정은 북한의 수 요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운영의 초기 단계에는 시설이나 투자가 적은 사업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통일한국의 미래지향적 발전 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남북한 간 과학기술분야 의 단순한 교류를 넘어 미래지향적 과학기술통합의 준비 및 과학기술 을 통한 북한지역과 통일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여야 할 것
이다. 특히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의 평화혁신클러스터로의 발전과
이를 바탕으로 한 북한의 과학기술 및 경제발전에 체계적인 기여를 하 여야 할 것이다.
(라)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의 주요 기능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는 적어도 아래의 여섯 개의 기능을 수행하여 야 할 것이다. 우선, 남북한 과학기술정보 교류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 하여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S&T information)는 국가과학기술 발전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적인 과제라는 점에서, 남북과학기술협 력센터의 주요 기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남한의 과학기술발전에 있어서도 최초의 하부구조 설립이 1962년 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의 전신인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의 설립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다양한 분야의 남북 과학기술교류를 촉진하는 기능을 담당하 여야 할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분야(농업, 삼림, 환경, 수의보건 등)를 우선적으로 남북한 관련 기관 간의 다양한 과학 기술교류(학술대회, 성과전시회 등)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초기에는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에서 북한의 기술교류 수요를 모아 연계하는 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