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창 통일연구원 문선혜 법무법인 한미
본 연구보고서는 남북한 쌍방향의 인적교류 및 접촉 확대를 위한 남북한 주민 간의 왕래와 이주, 혼인 문제를 법적인 측면에서 접근 하였다. 평화체제 구축 단계에서는 남북한 주민 왕래 활성화에 대 해 합의하고 이후 남북연합 단계에서 남북한 주민 이주와 혼인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전제로 남북한 주민 왕래와 이주, 혼인에 따르 는 법적인 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필요한 법‧정책적인 방안을 제시 하였다.
제2장에서는 남북한 주민 왕래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제도적 방안과 과제를 살펴보았다. 남북은 지난 30년의 교류협력을 통해 주 민 왕래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였고 신변안전보호 등의 여 러 문제점도 경험하였다. 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개성출입체류합의 서, 남북교류협력법, 북한의 북남경제협력법 등 남북한 주민 왕래의 법제도적인 기틀은 가지고 있다. 남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남북 한 주민 왕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경험과 문제점, 법 적인 기반을 토대로 남북출입체류합의서를 체결하고 남북 각각의 국내법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이행‧준수하여 남북관 계 및 인적교류를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킴으로써 남북한 주민의 이주로 접어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가야 한다.
남북한 주민의 왕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 들이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접촉신고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과 학기술 및 정보화의 빠른 발전을 감안하여 인터넷이나 통신에 의한 접촉은 사안별 신고에서 포괄적 신고로 운영을 변경하고, 인터넷 이 외의 사이버 공간에서의 접촉은 사후신고를 원칙으로 운영할 필요 가 있다. 둘째, 출입 문제에 있어서는 출입 승인을 점진적으로 완화 하고, 남북한 주민의 방문 승인 거부 및 제한 사유가 명시되어야 한 다. 남북한 각각의 출입 장소에서 받게 되어 있는 출입 심사를 통합
하는 방안과 방문증명서를 대신하여 남북 각각의 신분증으로 출입 심사를 받게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외국인의 남북한 왕래 및 남북한 연계 관광을 위해서는 외국인이 제3국에서 발급받은 사증의 효력을 인정하는 등의 외국인 출입국공조 방안이 마련되어 야 하고 도로, 열차, 선박을 이용한 왕래 외에 항공을 이용한 왕래도 가능할 수 있도록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체류 문제에 있어 서는 기간에 따라 단기체류, 장기체류, 거주로 체류 유형을 구분하 고 유형별 체류 자격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단기 체류는 신고만으로, 장기체류와 거주는 승인을 받게 하는 방식으로 출입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산가족의 왕래 촉진을 위한 특례가 마련되어야 한다. 넷째, 쌍방향 남북한 주민의 왕래가 확대 될 경우 신변안전, 합의서 해석 및 출입제도 운영에 따른 분쟁, 민
‧형사 문제, 법률충돌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주민의 긴급구조조치를 남북출입체류합 의서에 포함시키고 신변안전을 실효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공동위원회를 구성‧운영함으로써 남북한 주 민의 왕래에 따르는 제반 문제를 해결하고 민‧형사 사법공조 방안 이 마련되어야 한다. 법률충돌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준국제사법 이론이나 구제(區際)사법이론을 적용하는 것보다 특별법을 제정하 여 대응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남북한 쌍방향의 왕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출입법제 개선 도 필요하다. 북한은 남북한 주민의 왕래와 관련한 문제를 북남경제 협력법에서 규율하고 있는데 경제협력만이 아닌 사회문화교류협력 까지 망라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 북한 출입국법은 남 한 주민이 외국을 거쳐 북한에 출입국하는 경우와 외국인의 남북한 왕래 절차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
이 필요하다. 아울러 남북한 형사사법공조를 위해서는 양자‧다자 차원의 인권대화를 통해 북한의 형사법제가 인권친화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협력하여야 한다.
국가보안법의 잠입‧탈출죄와 회합‧통신죄, 유엔사의 비무장지대 및 군사분계선 민간인 출입 승인 문제도 남북한 주민 왕래 활성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화지향적, 미래지향적인 남북관계를 위 해서는 남북관계 발전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정도에 따라 국가보 안법의 개정, 폐기 및 대체입법의 단계별 대응이 바람직하다. 유엔 사의 민간인 비무장지대 및 군사분계선 출입 승인 문제의 핵심은 비 군사적인 분야의 문제에 대해서까지 유엔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는 점이다. 이 문제는 남한 정부와 유엔사, 유엔사 운용의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이 협의에 의해 유엔사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가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제3장에서는 남북한 주민의 이주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제 방안과 이주에 따르는 법적인 문제들을 살펴보았다. 남북한 주민 의 이주는 왕래와는 다르게 몇 가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남북 간에 경험도 전혀 없고 관련 법제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구 동서독과 양안, 남북키프로스 사례 등 해외 분단국 사례와 유럽정주 협약, 국내의 해외이주법,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다문화가족법 등 이주 관련 법제를 참고하여 법제도를 마련해가야 한다.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를 위해 가칭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에 관 한 법률’을 제정하고 ‘남북이주정책위원회’를 구성‧운영할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를 허용하되 초기에는 가족결합권 및 인도주의 차원에서 배우자와 이산가족의 이주부터 시작하여 점진적 으로 그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남북이주합의서를 체 결하여 남북한 주민의 상대측 지역 왕래 및 체류를 보장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고, 국내적으로는 북한 이주민에게 적용할 가칭 ‘북한 이주 민의 법적 지위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과의 관계에서 북한 이주민 정책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가의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본 연구보고서가 전 제로 하고 있는 남북연합시대에 진입하게 될 경우 현재와 같은 북한 이탈주민 정책을 가져갈 것인지의 문제에 대한 접근은 사고의 전환 이 필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의 자유로운 북한 왕래와 체류를 제한하 고 있는 현행 법제는 남북연합시대에는 상당히 완화되거나 해소되 어야 한다. 북한 왕래 및 체류 제한은 상호 체제 존중 및 인정과 개 인의 인권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한의 합의에 의해 이주를 허용할 경우 탈북행위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거나 사라질 가 능성이 있다. 이와 같이 남북연합시대에는 북한 이주민과 북한이탈 주민의 구분 실익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탈주민법 폐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를 허용할 경우 남한 내에서 북한 이주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법제도적인 대 응과 함께 북한 이주민을 동등한 대한민국 국민으로 존중하고 포용 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신변보호 및 신변안전은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이주하는 경우뿐만이 아니라 남한 주민이 북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에 따라 여러 가지 민‧형사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법공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야 한다.
남한 주민의 북한 이주도 허용되어야 한다. 이주 대상은 북한 주 민의 남한 이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가족결합권 및 인도 주의 측면에서 결혼이나 이산가족 등 북한에 연고가 있는 경우에 제
한적으로 허용하고, 점차 다른 사유에 의한 이주를 허용하는 방향으 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한 주민의 북한 이주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남북이주합의서에 관련 내용을 포함 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특별법으로 가칭 ‘남한 주 민의 북한 이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는 시기적으로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에 관한 법률을 먼저 제정하 여 시행하다가 남한 주민의 북한 이주가 성사될 경우 북한 주민의 남한 이주에 관한 법률을 남북한 주민의 이주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남한 주민의 북한 이주에 관한 사항을 법제화할 경우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해외이주법이 필요한 변경을 가 하여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속 재산의 이전을 제한하고 있는 남북가족특례법에 비춰봤을 때 재산의 북한 이전 허용 여부가 쟁점 가운데 하나로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이주 실현을 위해 재산권 행 사는 보장되어야 한다. 법률은 기본적으로 각각 거주하고 있는 지역 의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선거의 경 우처럼 국민의 권리 행사 및 의무 이행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에 이주하고 있더라도 남한 법률이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가 발 생할 수 있다. 남북한 합의에 의해 특정한 문제에 대한 상대방 법률 의 적용을 보장하는 방안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제4장에서는 남북한 주민의 혼인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 제 방안을 살펴보았다. 남북한 법제는 공통적으로 혼인, 이혼 등 신 분행위의 요식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남북한 주민 간 혼인 및 이혼은 법률혼을 뜻하는 것으로 전제하여 실질적‧형식 적 요건에 따르는 문제를 모두 검토하였다.
남한에서의 혼인 및 이혼에 관한 법원은 민법, 가사소송법, 가족 관계등록법 등에 있고, 북한에서의 법원은 가족법, 여성권리보장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