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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자』와 『호밀밭의 파수꾼』은 사회적 압력과 개인적인 시 련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젊은이가 하루하루를 살아나가는 것이 얼 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1950년대 미 국 사회는 부당하고 부도덕하다. 그들은 물질주의, 남성중심주의, 사 회의 허위성과 같은 당시 사회의 주요 특성을 비판하고 그러한 시 대의 흐름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함으로써 스스로를 사회로부터 소 외시킨다. 그들은 사회의 압력에 저항하고 도덕과 고결함을 집착적 으로 고수함으로써 공동체로 편입되는 것을 거부한다.

1950년대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한 도시화 및 산업 화를 통해 전 세계의 패권국으로서 날로 번영하고 있던 시기이다.

‘뉴욕’으로 상징되는 1950년대 미국의 물질적 풍요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 정신의 황폐화가 『벨 자』와 『호밀밭의 파수꾼』에 잘 드러 나 있다. 에스더와 홀든은 모든 것이 물질적 가치로 환산되는 이 대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과 우울을 경험한다. 그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물질에 대한 숭배를 비판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물질주의라는 당대의 시류에 편승하는 것을 거부 함으로써 다수로부터 소외된다.

또한 에스더와 홀든은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이상적 현대인상을 추구하도록 부추기고 똑같은 가치관을 사람들에게 주입하는 획일주 의로 고통 받는다. 둘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에스더는 남성중심사 회가 갖는 여성 억압성에 대해 주목을 한 반면, 홀든은 주류의 허위 성에 주목을 하였다는 점이다. 에스더에게는 ‘가정적인 아내이자 어 머니’의 이상이, 홀든에게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에 대한 이상이 무거

운 짐이 된다. 에스더는 여성이 결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없으며 여성에게만 혼전순결을 강요하는 사회의 풍토 앞에 절망한다. 에스 더는 결국 결코 결혼하지 않을 것임을 결심한다. 홀든은 아이비리그 와 캐딜락으로 상징되는 부와 명예를 갖는 사람만이 사회에서 주류 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을 비판하고 대신 사회에서 소외되는 소수자 들에게 애정을 표한다. 그는 사회 기득권층의 허위성을 폭로할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를 향해 무조건적인 찬사를 보내는 일반인들 역시 거짓되다고 평가함으로써 누구든 주어진 규범의 틀 안에 안주하려 는 사람들은 모두 거짓된 것으로 본다. 사회의 획일주의에 대한 저 항으로서 에스더가 결혼하지 않을 것을 결심하는 것처럼 홀든은 어 떤 학교에도 다니지 않을 것을 결심한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의 특수성과 함께 인간관계 정립의 어려움은 그들을 더욱 소외의 처지로 몰고 간다. 에스더는 아버지의 죽음과 이로 인한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홀든은 남동생의 죽음과 자신과 소 통하지 못하는 부모님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 그들은 가족들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과도 소통을 통해 자신의 가치가 소중한 것으 로 평가되는 경험을 하지 못한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관계는 진정성이 없고 피상적일 뿐이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부주의하고 냉정하다. 그들 중 다수는 에스더와 홀든을 배신하여 절망감만을 안겨준다. 이러한 인간관계 정립의 어려움은 개인주의와 이기심이 만연한 당시의 사회적 분위 기에서 기인한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황폐하며 서로에 대한 무관심을 부추기는 당시대에 홀든과 에스더가 홀로 집 을 나서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이로써 에스더와 홀든은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랑과 존중을 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그들의 자존감과 생에 대한 의지는 점점 낮아진다.

에스더와 홀든이 경험하는 소외는 우울로 이어지고 이것은 죽음 충동을 낳는다. 그들의 죽음 충동은 작가들이 의도적으로 사용한 죽 음의 이미지들을 통해서 드러난다. 『벨 자』에서 로젠버그 부부의 전기처형,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여자, 벨 자, 병에 갇혀 보존된 죽 은 아기, 훼손된 사체, 거울이나 사진 속의 비참한 자아상과 같은 이미지들이 에스더에게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그녀가 자살 충 동에 시달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밀밭이 파수꾼』에서도 역시 홀든이 죽은 앨리, 질병, 총상, 투신자살, 센트럴 파크 오리의 동사 등에 대해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에서 그의 죽음 충동 을 읽어낼 수 있다.

에스더와 홀든은 결국 모두 작품 끝에서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 는 상태에 있다. 에스더의 경우 자신의 퇴원 여부를 결정지을 면접 장소로 발걸음을 향하고 있지만 그 결과는 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 은 채 작품은 끝을 맺는다. 그녀의 운명 결정권은 현재 그녀에게 있 지 않고 그녀를 면접할 의사들에게 있다. 또한 홀든은 모험을 마치 고 집으로 돌아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학교 에 입학하는 것을 앞두고 있다고 말한다. 어떤 학교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던 홀든이 또 다른 학교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그 의 결심과 저항을 무력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두 작품의 결말은 일견 사회라는 거대한 벽 앞에 패배하고 상처받은 개인의 유약함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다소 비관적인 결말 속에서도 주인공이 그동안의 모험을 통해 내적 성숙을 이루었고 앞으로 희망적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 이라는 암시는 충분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경우 『벨 자』보

다 훨씬 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우울로부터의 탈 출의 가능성이 홀든에게 더 강하게 제시되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은 다름 아닌 인간관계에서 온다. 타인과의 관계로 인해 늘 상처를 받 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결국 정신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길은 또 다른 긍정적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모순적 으로 보이지만 평범한 진리이기도 하다. 끝까지 주변의 누구와도 신 뢰와 애정에 바탕을 두는 관계를 정립하지 못하는 에스더와 달리 홀든은 여동생 피비와의 우애를 통해 이전에 그 어떤 인간관계에서 도 경험하지 못한 무한한 행복감을 경험한다. 홀든이 피비의 소중함 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이전에 수많은 냉혹한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즉, 홀든은 자신의 혹독한 모험이 없었더라면 피 비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피비는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홀든에게 호의적이고 애정 어린 인물이며 긴 대화를 나누는 인물이 다. 홀든은 “그녀는 나를 많이 좋아한다. 그녀는 나를 꽤 좋아한 다”(156)라고 말하며 피비가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을 밝힌 다. 피비는 홀든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홀든의 목에 팔을 두르고 반 가워하고, 이에 홀든은 그녀가 매우 “다정하고” 자신을 만나 “엄청 나게 기뻐한다”(161)고 생각한다. 또한 피비는 돈을 빌려달라는 홀 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모아두었던 자신의 모든 돈을 망설임 없이 홀든에게 주고, 이에 홀든은 울음을 터뜨린다(179). 이 러한 “동정의 행위”는 홀든을 “두려운 소외”로부터 해방시켜 준다 (Rosen 561). 그리고 홀든은 자신이 아끼는 사냥 모자를 피비에게 줌으로써 피비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한다. 또한 피비는 비가 오자 홀든에게 모자를 씌워주는 등 다정한 행동을 보여준다. 이처럼 작품 전체에서 오직 피비만이 홀든에게 사랑을 베풀어주는 인물로

묘사되며 홀든이 이처럼 친밀한 인간관계를 갖는 것은 피비 외에는 아무도 없다. 홀든에게 피비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자애로운 어머니 이자 구원자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비는 홀든을 “과거의 슬픔에 대한 강박”에서 끌 어내고 “현재 그가 처한 존재론적 상황”으로 그의 주의를 돌리는 역 할을 한다(Rosen 560). 피비는 늘 앨리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홀 든에게 “앨리는 죽었어―오빠는 항상 그 말만 하지!”(171)라고 말함 으로써 홀든이 죽은 앨리에게 집착하면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 는 것을 지적한다. 홀든이 펜시가 마음에 들지 않아 학교를 나왔다 고 말하자 피비는 “오빠는 어떤 학교도 다 싫어하잖아. 오빠는 모든 것을 다 싫어하잖아”(169)라고 말하며 홀든의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태도를 꼬집는다. 또한 홀든이 아버지를 피해 콜로라도의 목장에서 머물 것이라고 말하자 피비는 “웃기지 마. 오빠는 말도 못 타잖 아”(166)라고 응수한다. 이처럼 피비는 단지 홀든에게 사랑을 주는 인물만이 아니라 이상주의자인 홀든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인물이 기도 하다.

홀든이 동물원의 회전목마를 타는 피비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 은 무아지경에 가깝다.

나는 피비가 빙빙 도는 모습을 보며 갑자기 엄청나게 행복했다.

나는 거의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나는 엄청나게 행복했다. 왜인 지는 모르겠다. 그저 그 애가 푸른색 코트를 입고 빙빙 도는 모 습이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I felt so damn happy all of a sudden, the way old Pho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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