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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호밀밭의 파수꾼』

2.1.2 획일주의: 주류의 거짓됨

에스더가 주목한 당시 사회의 획일성은 여성들에게 억압적인 사 회규범이었던 것에 반해, 홀든은 좀더 넓은 의미에서 획일주의를 비 판하였다. 그의 비판은 주류의 허위성을 향해 있는데 그에게 ‘주류’

는 넓은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지위를 누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타인의 관심과 칭송을 받는 사람들, 정해진 사회 규범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주류의 범위에 포함된다. 그는 이 주류에 속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거짓되다’(phony)고 평가한다. 이때 의 ‘거짓됨’(phoniness)은 단순히 부도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류에 속한다는 안도감과 자부심, 다수의 사람들의 생각에 대한 무 조건적인 찬동,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소수 자에 대한 배척과 무관심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홀든에게 거짓됨은 곧 비겁함이다.

홀든은 주류와 비주류를 뚜렷이 구분하고 주류에 대해서는 비난 을, 비주류에 대해서는 애정을 표현한다. 이처럼 그에게는 “멋짐”과

“거짓됨” 사이에 어떤 타협도 존재하지 않는다. 거짓된 세상을 받아 들이는 것은 곧 자신의 고결함을 양보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French 44). 이러한 홀든의 이분법적 시각은 다음에 잘 드러난다.

만약 당신이 거물급이 있는 편에 속한다면, 그것은 게임이다. 좋 다. 그것은 인정하겠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거물급이 전혀 없는 반대편에 속한다면, 그 게임은 무엇에 관한 것인가? 아무 것도 없다. 게임이 안 된다.

If you get on the side where all the hot-shots are, then it's a game, all right―I'll admit that. But if you get on the other side, where there aren't any hot-shots, then what's a game about it? Nothing. No game. (8)

교장이 홀든에게 인생이란 규칙을 따라 진행해야 하는 게임과도 같 은 것이라고 말했을 때, 홀든은 세상을 거물급이 있는 편(기득권층) 과 거물급이 없는 편(비기득권층)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인생 은 오로지 기득권층에게만 유리한 게임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작품 속에서 기득권층을 끝없이 공격하는 이유이다.

무엇보다도 홀든의 비난의 화살은 전통적인 억압의 상징이자 획 일주의를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종교와 학교를 향한다. 그는 자신의 자연스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꼭 엄숙한 목소리로만 설교를 하는 목사를 조롱하는가 하면, 성경의 내용을 부정하기도 한다. 홀든이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고 칭하고, 열두 제자가 예수에게 아무런 도움 도 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기독교의 교리가 중요한 규 범으로 자리하고 있는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 많은 반향을 불러일 으켰을만하다. 또한 그는 “펜시에서 하는 일은 다른 학교에서와 마 찬가지로 사람을 똑같이 찍어내는 것일 뿐이다”(2)라고 말하며, 학교 의 역할을 학생들을 틀에서 주조해내는 것에 비유한다. 그리고 “몇 안 되는 괜찮은 교사들 역시 거짓된 이들이었다”(168)라고 말하며 교사들에 대한 철저한 불신을 드러낸다. 또한 이러한 고등학교 교육 에 잘 적응하여 아이비리그의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 역시 거짓된 것으로 평가한다. 그들은 옷차림과 목소리까지 모두 비슷한 매우 동 질화된 집단이다. 홀든은 “저 아이비리그 놈들은 똑같이 생겼어”(85)

라고 말하며 그들이 하나같이 회색 플란넬 양복에 격자무늬 조끼를 입는 획일적인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을 비판한다. 또한 그들의 목소 리 역시 “매우 거짓된 아이비리그 목소리들,” “무지 피곤하고 속물 적인 목소리들”로 묘사된다(128).

그러나 종교와 학교 등 사회적인 기득권층만 공격의 대상이 되 는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 역시 홀든으로부터 비난을 받는다. 홀든은 유명 피아노 연주 자가 많은 이들로부터 환호를 받는 것을 보고 거짓되다고 생각하는 데, 그가 거짓되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자만에 빠진 피아노 연주자뿐 만 아니라 다수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피아노 연주자에 게 찬사를 보내는 관객들까지 포함한다.

토할만한 광경이었다. 그들은 열광했다. 그들은 영화관에서 웃기 지도 않은 것을 보고 하이에나들처럼 웃어대는 멍청이들과 똑같 았다. . . . 어쨌든, 그가 연주를 끝마쳤을 때 모두가 미친 듯이 박수를 쳤고 어니는 의자에서 돌아앉아 매우 거짓되고 겸손한 인사를 했다. 마치 자신이 대단한 피아노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겸손한 남자인 것 마냥. 정말 거짓되었다―엄청난 속 물인 그 남자 말이다. 그러나 우스운 것은, 나는 그가 연주를 끝 마쳤을 때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연주를 올바르게 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것 같다. 그것은 그만의 잘못이 아니다. 미친 듯이 박수를 쳐대는 저 바보들에게 도 부분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You would've puked. They went mad. They were exactly the same morons that laugh like hyenas in the movies at stuff

that isn't funny. . . . Anyway, when he was finished, and everybody was clapping their heads off, old Ernie turned around on his stool and gave this very phony, humble bow.

Like as if he was a helluva humble guy, besides being a terrific piano player. It was very phony―I mean him being such a big snob and all. In a funny way, though, I felt sort of sorry for him when he was finished. I don't even think he knows any more when he's playing right or not. It isn't all his fault. I partly blame all those dopes that clap their heads off. . . (84)

이 유명한 피아노 연주자가 자만하게 되는 것은 사람들이 그에게 무조건적으로 열렬한 박수를 보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남들이 웃으면 함께 웃는 것은 다수에 편승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 다. 이와 마찬가지로 피아노 연주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남들이 훌 륭하다고 평가를 내리는 것에 자신도 같은 평가를 내림으로써 다수 의 편에 서고자 한다. 이것은 대중의 무비판적 수용과 동경을 바탕 으로 하는 대중문화의 획일성을 드러낸다. 홀든이 피아노 연주자를 비난하면서도 연민을 느끼는 것은 그가 대중의 열렬한 환호 속에 진정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홀든은 “만 약 자신이 피아노 연주자라면 옷장 안에서나 연주하겠다”(84)라고 말한다. 어니에 대한 홀든의 태도는 배우들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유 지된다. 그는 배우들이 유명인인 것처럼 연기를 한다고 지적하고, 그들이 자만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배우들에 대해 “어니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과 유사하게 연기를 했다”(126)라고 말을 한 다. 이것은 그들이 연기를 위한 연기를 하는 것일 뿐 연기에 진심을

담지 않은 채 자랑삼아 연기를 하고 있는 것임을 나타낸다.

이처럼 홀든은 사회 전체가 거짓된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생각하 는 반면 자기 자신은 아직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투숙한 호 텔이 “비정상적 인간들로 우글거리고 오직 나만이 그 장소 전체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인 인간”(62)이라는 홀든의 인식은 이를 반영한다.

홀든이 자신의 꿈은 낭떠러지 밑으로 아이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잡 는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사회의 허위성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은 희망을 표현하는 것이다.

순수한 아이들을 지켜줄 사람은 “유일하게 정상적인 인간”인 자신뿐 이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호밀밭을 가로질러 오는 사람을 잡는다면’

이라는 노래 알아? 나는 뭐가 되고 싶냐면―”

“‘만약 누군가가 호밀밭을 가로질러 오는 사람을 만난다면 이야!” 피비가 말했다. “그거 시야. 로버트 번즈가 쓴 시라고.”. . .

“어쨌든, 나는 큰 호밀밭에서 게임을 하고 있는 어린애들의 모습을 그려보게 돼. 수천 명의 어린애들이 있고 주변엔 나 말 고는 어른이 없어. 그리고 나는 위험한 벼랑 끝에 서 있는 거지.

난 뭘 해야 하냐면, 애들이 절벽으로 달려가려고 하면 그 애들 을 붙잡는 거지. 애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지도 않고 달려가면 내가 어디로부턴가 나와서 그 애들을 잡아주는 거야. 그게 내가 하루 종일 할 일이야. 나는 그저 호밀밭의 파수꾼이 될 거야. 이 상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유일한 일이 야. 이상하다는 것은 알아.”

“You know that song 'If a body catch a body comin' through the rye'? I'd like―"

"It's 'If a body meet a body coming through the rye'!"

old Phoebe said. "It's a poem. By Robert Burns.". . .

"Anyway, I keep picturing all these little kids playing some game in this big field of rye and all. Thousands of little kids, and nobody'd around―nobody big, I mean―except me. And I'm standing on the edge of some crazy cliff. What I have to do, I have to catch everybody if they start to go over the cliff―I mean if they're running and they don't look where they're going I have to come out from somewhere and catch them. That's all I'd do all day. I'd just be the catcher in the rye and all. I know it's crazy, but that's the only thing I'd really like to be. I know it's crazy." (173)

홀든이 로버트 번즈의 시를 변형하여 “무의식적 말실수”로서 “만난 다면”(meet)을 “잡는다면”(catch)이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홀든이 원하는 것은 모두 순수한 어린아이들만 살고 있는 “꿈 의 나라”의 유일한 어른인 자신이 아이들의 “수호자”이자 “구조자”

가 되는 것이다(Chambers 274). 여기서 낭떠러지는 “어린시절의 근 심이 없는 순수함과, 홀든 자신이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거짓 된 어른 세계 사이의 경계”이다. 그의 유일한 야망은 완전히 비현실 적인 것으로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막는 것”이다(French 120).

즉, 홀든은 자신을 비롯한 모든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세계 로 진입하지 않고 따라서 허위에 물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호 밀밭의 파수꾼이라는 말로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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