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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June 33
문화와 여행 고전의 빛 소리 향
옛날조선시대 중엽에 있었던 일이다. 서귀포는 그 당시에 서귀진(西歸鎭)이라고 불렸는데 이 마을에 얼굴이 어여쁘고 마음이 곱고 행실이 얌전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순천 이라 했는데 동네 총각들이 모두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명문이도 그 중 한 사람이 었다.
그러나 그 마음씨 곱고 얼굴이 예쁜 순천이가 나이 열아홉살이 되자 부모님이 정해준 대로 이 웃 마을 법환리 강씨 댁으로 시집을 가버리게 되었다. 명문이는 하늘이 내려앉고 땅이 꺼져버 린 듯 마음이 아팠다. 그때부터 그의 생활은 형편없이 흐트러지기 시작하여, 술과 노름과 싸 움으로 아프고 답답한 마음을 달랬다.
한편 시집을 간 순천은 정말 요조숙녀로서 여자의 도리를 다하는 가운데 화락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동리 사람들의 칭송을 한몸에 받았다. 시부모에 대한 효도와 시집 일가에 대한 예의 범절이며, 남편에 대한 공경은 온 마을 사람들의 본이 되었다.
그와는 정반대로 청년 명문이는 밤낮 술과 도박으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이제는 부모들에 게조차 행패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큰 재산은 없으나 부지런히 일하는 덕분에 살아가는 처지 의 부모에게 노름 밑천을 대어 달라고 앙탈을 부릴 정도로 막돼먹은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어느 가을날, 순천이는 친정집에 다니러 가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친정 집에 가는 모습을 명문이라는 그 건달이 멀리서 보게 되었던 것이다. 명문이는 서귀진에서 법 환에 이르는 천지연 입구에서 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다.날이 어둑어둑 할 즈음에 순천 이는 친정집을 나섰다. 그녀가 천지연 폭포 바로 위에 이르렀을 때였다. 명문이가 불쑥 나타 났다. 얼굴은 벌겋게 술기에 상기되어 있었고 눈은 휘멀거니 디룩디룩 굴리며 서 있는 그가 누구인지 몰라 순천은 아무 생각도 하질 못했다.
“순천씨, 나를 모르겠소.”
순천은 깜짝 놀라며 상대방을 보았다. 이렇게 외진 곳에서 험상궂은 남자를 만난다는 일에 소 름이 오싹 일었다 순천은 대답을 못하고 바들바들 떨기만하였다.
‘나요. 나 명문이요.”
순천은 정신을 차리고 앞에 버티고 선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안면이 있는 사람같기 도 하였다.
“누구신데요.”
“나를 모른단 말이오? 내가 순천씨를 얼마나 생각하였는데, 지금 내가 이렇게 건달이 된 것도 다 순천씨를 너무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란 걸 모른단 말이오?”
순천이 상대방을 보니 전에 같은 동리에 살았던 총각이란 정도는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랑이니 뭐니 하니 기가 막힌 노릇이었다. 순천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난 당신 없이는살 수 없는 사람이오. 난 당신 없이는 죽어 버릴 작정이오.”
이렇게 소리치며 그 청년은 여자의 손을 와락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애걸하다시
천 지 연 폭 포 와 여 의 주
34 wwvv.hira.or.kr
피 말하기 시작했다.
“순천이. 나와같이 삽시다. 나 순천이 없이는 살수가 없어요.”
순천이는 그냥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하고 오들오들 떨기만 하였다.
“나는 이제 남편이 있는몸이예요. 이게 무슨 행패예요.”
“나는 이제 당신을 놓아줄 수 없어. 순천은 내 것이야.”
남자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변하면서 입가에 차가운 듯한 웃음이 번졌다.
“이 손을 놔요. 그렇지 않으면 소리치겠어요.’'
“이거 왜 이래. 여긴 지금 아무도 없어. 그리고 누구라도 나타나 내 일을 방해하면 난 너를 끌 어 안고 저 폭포로 뛰어내려 같이 죽을 거야.”
남자는 억세게 여자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더니, 와락 순천을 껴안는 것이었다.
■'악, 사람살려요.”
순천이는 있는 힘을 다하여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우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바로 아래 천지연 물에서 무엇이 솟구쳐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여자를 붙들고 있던 명문이를 후다닥 나 꿔채어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순천이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만 깜빡 정신 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다. 놀랍게도 환하게 밝아 진 하늘 위로 한 마리 교룡이 올라가고 있
지 않은가.
“감사합니다.”
순간 이렇게 두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자그만 목소리로 기도하는 그녀의 귓바퀴에는 아직도 자기에게 사랑을 호소하던 그 젊은이의 목소리가 자꾸만들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었다. 하늘을 향해 하늘로 올라간 교룡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는데 반짝이는 구슬이 하나 발밑에 놓여져 있는 것이었다.
“이건여의주아닌가.”
순천이가 경탄을 하며 구슬을 손에 넣자 바로 임자를 만난 듯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반짝이 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 제게 이런 귀한 것을 주시다니...”
순천은 그 여의주를 가지고 밤길을 걸어 시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날 저녁에 있었던 일은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여의주를 몰래 간직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모든 일이 잘되기 만 하였다. 집안은 더 넉넉해 졌고 아들, 딸도 많이 두는데 모두 똑똑하였고 모든 일이 형통하 자 집안이나 근동에까지 이 모든 일이 며느리 덕이라고 칭송이 자자하였다.
지금도 천지연에 가보면 떨어지는 폭포수 물이 초록 빛으로 영롱하게 반짝인다고 한다.O
글 ‘ 박상준(동국대학교 역경원 역경위원) 역서: 출삼장기집 아비담 비바사론
2005 June 35
문화와 여행 수필
섹 스 택 스
그 리 고 정 치
36 www.hira.or.kr 일러스트 ' 박공우
― 'MW- • v따 ,■
세 제목을 택한 것은 여러분의관심을 스이 I 끌기 위해서다. 택스는 콘돔이 아 니고 세금인데, 우리의 건강 문제는 궁극적 으로 이 두 가지가 기본이 된다고 생각하여 제목으로 하였다. 우선 섹스는 인간을 포함 하여 모든 생명체의 가장 강력한 기본 욕구 이고, 모든 문제의 원인이자 또 해결책이다.
사람。] 태어나고, 성장하고 짝을 짓고, 가정 을 이루어 삶을 이어가는 기본 동력은 섹스 다. 개인의 건강 문제와 이 개인들의 집합체 인 사회의 건강 문제도 (보건이라고 흔히 번 역되곤 하는데 공중[의] 건강, 영어로는
pubUc health가 옳다) 2세를 만들고자 하는 이러한 본능에서 시작된다. 부모가' 건강하 지 않으면 건강한 2세를 얻기 어렵고, 또 잘 양육하기 어렵다. 지금은 아이가 자라서 어 른이 되더라도 독립하여 다시 2세를 만들어
기르는 일이 점차 어려워서 (경쟁도 심하고 돈도 많이 든다), 부모는 오래 뒤를 돌보아 주어야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고, 효 도와 자애가 큰 덕목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이러한 섹스의 본능이 자리하고 있다.
한편 사람들 사이의 다툼 (사회문제들), 교 육, 경제와 정치 같은 국내 문제 뿐 아니라 전쟁과 같은 국제적인 문제도 따져 들어가면 각 개인들의 섹스 욕구에 귀결된다. 얼마 전 남자 원숭이에게 여성 원숭이의 성기 사진을 보여주니 눈이 휙 돌아가더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래서 섹스는 아마 기독교에 서 이야기하는 원죄에 해당될 듯하다. 석가 모니는 생노병사에 대해 깊은 성찰을 한 끝 에 모든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 하였 는데, 아마 섹스의 욕망을 끊으면 해탈할 수 있다고 한 것인지 모르겠다.
속세에서 해탈하지 못하는 인간들은 욕구를 이기지 못하고 아귀다툼을 한다. 그래서 택 스가 등장한다. 세금을 거두어 경찰을 만들 고, 군대를 만들어 지나친 욕구들을 제어하 는 힘을 가진 정부를 만든다는 것이 가렛 하 딘 이란 학자가 제시한 국7K정부)의 필연성
이란 이론이다. “공동구의 비극, trgedy of commons”이란 제목으로 잘 알려진 이론인 데, 개인들이 하고 싶은 대로 두면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여야 할 생활환경을 파괴하여
(자연자원은 제한되어 있다) 함께 파멸한다 는 것이다. 최근 재래드 다이아몬드 는
Collapse(붕괴)라는 책에서 역사적으로 이러 한 파멸의 길로 이어진 여러 사회들을 예를 들어 적시하고 이제 하나의 “촌- 지구 촌”이 된 인류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건강보험을 둘러싸고 세금(보험금)을 내는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세금을 나누어 주는 보 험공단과 보험료를 청구하는 의료인들, 의 사와 한의사, 사이에 끊임없는 갈등이 노출 되고 있다.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과 안내고 공짜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더 잘 걷겠다고, 또 거두어 들인 돈을 잘 쓰려는 보험공단과 더 많은 돈을 타내려는 의료기관, 제약회사, 이익단체들, 어떤 질병, 어떤 치료행위에는 더 많은 급여를 해 주고 어떤 것은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지 고심하는 심사평가위원회, 그리고 나 같이 환자를 보며 환자의 권익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희미하게 떠올리는 의사들...우리는 모두 이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건강한 섹스를 하고 싶 어 하는 인간들이다.
매 주말에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고, 회사에서 주어진 임무를 충 실히 하고, 진료실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면
좋은 나라가 될까? 다이아몬드의 책은 개인 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선택하는 최선의 행동들이 합쳐지면 총체적으로는 나쁜 결과 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다. 제약 회사의 이익이 극대화되면 의료의 질이 떨어 지고 보험회사가 망하게 되고, 보험료를 안 내고 튀는 사람이 늘어도 망한다. 지출을 줄 이려고 보험회사가 의사의 의료행위를 제한 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병의원이 망한다 는 소리가 나온다. 보험회사 직원들이 늘어 나고 처우개선을 외치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 고, 보험료를 내는 회사들은 경영이 어려워 진다고 아우성을 친다. 건강은 경제가 나빠 지면 유지하기 어렵고, 전쟁이 나도 곤란하 다. 먹거리에 독이 들어가도 안되고, 길에 나 갔다가 차에 치어서도 죽는다. 혼자서 잘 살 겠다고 사기를 치고, 썩은 음식과 안전하지 못한 물건을 팔아 돈을 벌고, 혐오식품(?)들 을 보약이라고 찾아먹는 몬도가네 같은 짓을 하고, 그래서 얻은 돈과 단기적인 흥분상태 에서 성을 사서 섹스를 자랑하는 인간들이 많아져도 망한다. 이러한 세상에서는 2세를
키울 마음도 능력도 없어져 우리들의 아들, 딸들은 아기를 낳을 생각을 않는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복지사회를 만들려면 이러한 인간들을 다스릴 능력이 있는, 사회 를 넓고 깊게 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좋은 지도자가 있어 야 한다. 정치는 대규모의 의료행위란 말이 이래서 나온다. 좋은 섹스를 위해 필요한 것 은 비아그라 같은 단방약이 아니라 좋은 정 치인이다.
6월. 좋은 신록의 계절이다
글 이홍규 (서울의대 의학과 교수, 서울의대 ■ 대학 원(내과}졸업, WHO 만성퇴행성질환 자문위웬
역서 : 당뇨인의 건강수첩, 생명의 에너지
*필자의개인적견해는 심사평가원 편집방향과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05 June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