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통합사상이 동북아공동체 구성과 한반도의 분단극복을 위해 갖는 시사점을 논할 때 우리는 이를 장기적인 차원과 단기적인 차원 에서 논할 수 있다
단기적인 차원에서 본다면 현 상황에서 당장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 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정책적 시사점이 미미하다는 기존의 논의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동북아공동체 구성은 요원한 이 상적인 목표이기에 독일통일이 유럽통합과정 속에서 추진되었던 측면 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본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유럽통합사상도 장기간에 걸쳐 구성되어 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유럽통합도 요원한 이상적 목표로 보이던 시대가 있었 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끊임없이 추구되었고 그 노력 자체가 시대의 의식을 바꾸고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유 럽통합이 완성되어서가 아니라 유럽통합사상의 전개 유럽통합운동 과정 속에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제도가 중요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의식이 또한 중요하고 그것은 끊 임없이 구성되어 간다는 구성주의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유럽통 합사상 중에서도 연방주의 사상이 특히 중요한데 그러한 사상을 지역 민들이 공히 받아들인다면 그 지역의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데 큰 탄력을 받게 될 수 있다 이는 지역 평화와 번영 등 이상적인 차원의 공동이해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는 토양이 풍성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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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장에서 보았듯이 알자스 로렌 지역 문제의 해결과정이 어떠했는가 를 상기해 보자 구성주의 차원에서 동북아 또는 동아시아공동체 의식 을 함양한다면 이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을 일구어가면서 한반 도의 평화적 통일의 현실성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 유럽통합과정이 독일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주변국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면서 최적 의 환경을 조성했던 것처럼 동북아 또는 동아시아공동체 발전은 한반 도 통일을 위해 매우 유리한 환경 조건을 조성해 줄 것이다 우리는 유럽통합사상이 주는 이러한 시사점을 장기적인 차원의 구성주의 이 론으로 보다 면밀히 읽을 수 있어야 하겠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동아시아 지역민들이 공히 민족주의가 가질 수 있는 폐해에 대해 진 정으로 인식하고 일본 제국주의 과거사에 대해 투철하게 반성하고 민 주주의와 평화의 절실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전쟁에 대한 절박한 문제인식을 공유해야 하겠다 유럽의 전체 적인 역사와 유럽통합사의 경험은 이러한 공동체적 인식의 필요불가 분성을 역설해 준다 그러나 동아시아는 아직 유럽처럼 전쟁에 대한 절실한 문제인식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고 각국의 민족주의가 큰 대세 로 작용하고 있으며 작금의 동북아 상황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특히 본 장에서 상술된 연방주의 유럽통합사상은 동북아 및 동아시 아 지역의 불안정성과 위험이 증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평화정착을 위한 지역공동체를 모색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궁극적으로 동북 아 지역에서 국가 간의 갈등문제에 대해 유럽인들이 경험했던 역사가 절실한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유럽 연방주의자들이 제기한 정치 경제 군사 부분에 걸친 지역공동체 창설의 필요성 연방을 통한 소수민족 차별문제 해결 국경 분쟁 해결 지역문화 특성의 보존방식 평화 민주체제의 구축 등에 대해 특별히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연방주의 유럽통합사상이 포괄하고 있는 내 용들을 이미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이 담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의 사상은 당시 현실에 비해 매우 진보적인 것이어서 그 실현은 고 사하고 당대인들이 거의 이해하기도 어려운 정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들이 많이 성숙되었으며 따라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현재 동아시아공동체 논의에 있어서 의미 있는 논의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유럽 연방주의사상을 안중근의 동양평화사상과 연계하여 연구 하고 그 가치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은 분단되어 있다 안중근 시대에는 한국이 약소국이어서 문제였지만 현재는 분단이라는 상황이 드리워져 있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내고 동아시아 평화를 이룩하고 이를 세계평화 의 초석으로 삼을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유럽연방주의사상과 안중근 의 동양평화사상은 큰 의미를 가진다
안중근은 동양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년 월 일 일본인 히라이시 우지히토 여순 고등법원 원장과 행 한 면담에서 제시하였다 안중근은 동양평화론을 완성하지 못하고 순 국하였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우리는 이 면담 내용인 청취서를 통해 그의 동양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제안들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정책은 을 개방한 일본 청국 그리고 한국이 공동 으로 관리하는 군항으로 만들어 세 나라에서 대표를 파견해 평 화회의를 조직한 뒤 이를 공표하는 것이다 여순은 일단 청국에 돌려주고 그것을 평화의 근거지로 삼는 것이 가장 현명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재정확보에 대해 말하자면 에 동양평화회의를 조직하여 회원을 모집하고 회원 한 명당 회 비로 원씩 모금하는 것이다 은행을 설립하고 각국이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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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하는 화폐를 발행하면 신용이 생기므로 금융은 자연히 원만 해 질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곳에 평화회의 지부를 두고 은행 의 지점도 병설하면 일본의 금융은 원만해지고 재정은 완전해 질 것이다 의 유지를 위해서 일본은 군함 척만 계류해 두면 된다 이상의 방법으로 동양의 평화는 지켜지나 일 본을 노리는 열강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세 나라의 청년들로 군단을 편성하고 이들에게는 개국 이상의 어학을 배우게 하여 우방 또는 형제의 관념이 높 아지도록 지도한다 청과 한국 두 나라는 일본의 지도 아 래 상공업의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패권이라는 말부터 의미가 없어지고 만주철도 문제로 파생되고 있 는 분쟁 같은 것은 꿈에도 나타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베트남 등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이 회의 에 가맹하게 되어 일본은 싸움 없이도 동양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세 나라의 황제가 로마교황을 만나 맹 세하고 관을 쓴다면 세계는 이 소식에 놀랄 것이다 오늘날 존 재하는 종교 가운데 분의 는 천주교이다 로마교황을 통해 세계 분의 의 민중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된다면 그것은 대 단한 힘이 된다 32
여기에서 우리는 안중근이 지역의 평등한 회원국들로 이루어진 초
국가주의 지역공동체 혹은 연방
체 를 구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 한 그의 사고는 본 장에서 설명한 유럽통합을 위한 여러 방안들 특히 연방주의사상의 내용들과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 물론 안중근에게 있 어서 민족주의는 긍정적인 개념이고 유럽 연방주의에서처럼 민족주의 를 부정하는 데서 출발하지는 않는다 그는 어찌 보면 민족주의와 지 역공동체주의를 결합시키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안중근은 독립된 국 가를 이룬 민족들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평등하게 결합하는 형태로서
32_국가보훈처 편 세기와 동양평화론 서울 국가보훈처
지역결합체는 대외적으로는 방위력과 경쟁력을 갖추고 대내적으로는 갈등관계를 극복하고 상호협력하는 지역공동체의 창설을 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역통합체 구상에서 주요 적은 제국주의적 지역통합 론이며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세력이었다 안중근에게는 그것이 이등 박문으로 대표되는 세력이었다 필자가 보기에 그는 당시 한국과 일본 이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민족국가들의 지역통합체 지지자들 과 제국주의 통합체 지지자들의 관계가 대립하고 있다고 보았다 평등 한 민족국가들의 지역통합체론에 찬성한다면 민족과 국가의 차이를 넘어 동지가 되고 그 반대의 경우 같은 국가에 속하는 국민이더라도 적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그가 동양의 지역공동체 내에서 일본의 리더십을 인정하는 것은 현실을 고려한 방책이고 그의 민족주의 관점과 대립되는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이등박 문을 저격하면서도 천황과 일본 민중에게는 신뢰를 표해주는 측면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본 장에서 설명한 제 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한 저항 투쟁을 하면서 연방주의 유럽통합안 을 발전시킨 프랑스의 레지스탕스들의 입장과 유사하다 그들은 당시 나치에 대한 투쟁이 프랑스 민족주의를 위한 것이 아니고 나치를 제거 한 뒤 보통 사람들인 독일인들과 화해해서 연방주의 유럽통합을 이루 어 평화와 인권을 위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안중근에 게 중요한 것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상태에서 사람들이 도덕을 갖추 고 각자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이 목 표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써 지역공동체 그리고 나아가 세계공동체를 창설해야 했다 안중근이 추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민족주의와 지역주의의 결합에 있어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 속에서 민족이 잘 살 수 있으면 그것은 민족주의에 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그 지역 각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