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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변화와 군사력

Dalam dokumen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책 연구 (Halaman 44-49)

앞장에서 도출한 결과를 보면 억지의 대상인 행위자가 합리적인지 의 여부는 억지의 성공여부와는 관련이 없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 면 상대방을 비합리적인 행위자로 오판했을 시에도 억지는 실패하며, 상대방의 합리성을 정확히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억지에는 실패할 수 있었다. 결국 억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합리성, 즉 그들이 생각하는 선호도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앞장의 결과가 제시하는 함의였다.

사실 억지라는 것은 상대방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리고 인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상대방이 생각하는 선호 도의 순서를 뒤바꾸는 것이다. 선호도의 순서를 뒤바꾸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각각의 대안이 지니는 ‘비용 대비 이득’을 비교하고 평가한 결 과가 선호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억지에 관한 정의를 보면 이 점은 더욱 분명해 진다. 일반적으로 억지란 위협을 통해 상대방이 바람직하 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을 단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42 이때 억 지를 당하는 상대방은 비용과 이득을 비교하여 특정 행동을 단념할지 아니면 끝가지 시도 할지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억지라는 것은 상대 방이 최우선 순위에 두었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차선이나 그 뒤 의 선호도로 바꾸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억지에 관한 연구나 시각들은 이렇게 ‘비용 대비 이득’의 관점에서 억지를 바라본다. 억지를 크게 ‘징벌의 위협을 통한 억지 (deterrence by the threat of punishment)’와 ‘거부에 의한 억지

42_Lawrence Freedman, Srinath Raghavan and Paul D. Williams (eds.), Coercion, in Security Studies (New York: Routledge, 2013), p. 208.

(deterrence by denial)’로 구분한 시각도 이러한 관점과 마찬가지다. 징벌의 위협을 통한 억지는 상대방이 나를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비 용보다, 공격을 받은 나의 징벌로 상대방이 피해를 입게 되는 비용이 더 크다고 인식시켜 억지를 하는 것을 말한다.43 반면에 거부에 의한 억지는 나를 공격해서 발생하는 비용을 높여 상대방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할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억지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따라서 징벌 에 의한 억지는 나의 징벌에 따르는 비용을 상대방에 인식시키는 것이 고, 거부에 의한 억지는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여 얻을 수 있는 이득 여 부를 재인식시키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44 비용 혹은 이득의 관점으 로 억지를 바라본 시각은 이뿐만이 아니다. 셸링(Thomas Schelling) 은 잠재적인 적으로 하여금 특정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그에게 이득이 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 억지라고 이득의 관점에서 억지를 판단하 였다.45 그리고 억지이론의 논리적 근간을 특정한 행동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이득을 초과한다는 것을 납득시키는 것이라고 비용을 강조한 시각도 있다.46 궁금한 점이 있다면 비용을 강조하는 억지와 이득을 강 조하는 억지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궁금증은 행위자 를 위험회피(risk aversion)적인 행위자와 위험감수(risk acceptance)

43_Alex S. Wilner, “Deterring the Undeterrable: Coercion, Denial, and Delegiti- mization in Counterterrorism,”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Vol. 34, No. 1 (February 2011), pp. 6~7.

44_Glenn Snyder, Deterrence and Defense: Toward Theory of National Security (Princeton: The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61), pp. 14~15; Avery Gold- stein, Deterrence and Security in the 21st Century: China, Britain, France and the Enduring Legacy of the Nuclear Revolution (Stanford: The Stanford University Press, 2000), pp. 26~32.

45_Thomas Schelling, The Strategy of Conflict (Cambridge: The Havard University Press, 1960), p. 9.

46_Alex S. Wilner, “Deterring the Undeterrable: Coercion, Denial, and Delegiti- mization in Counterterrorism,” p. 5.

적인 행위자로 나누어서 풀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성격의 행위자는 이익이 커 보이더라 도 이에 따르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면 특정행동을 하지 않는 행위자를 일컫는다. 반면에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는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이 익이 크다고 생각되면 특정행동을 하는 행위자로 간주한다.47 도박을 예로 들면 각각의 두 행위자가 지닌 성질특성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는 돈을 딸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판돈비용 이 얼마가 들건 개의치 않는다. 반면에 위험을 기피하는 행위자는 주 위 사람들이 도박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을 해도 기본적으 로 드는 비용이 아까워 도박을 멀리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위험감수 적인 행위자는 이득을 먼저 계산하고 위험회피적인 행위자는 비용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위험감수적인 행위자에게는 도박으로 딸 수 있는 이득을 줄이게 되면 도박을 멀리하게 될 것이고, 위험회피적인 행위자에겐 도 박비용을 높임으로써 도박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는 추론이 가능해 진다. 앞의 도박의 예를 억지에 대입하면 억지의 방 향을 유추할 수 있다. 만일 상대방이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라면 나 의 억지를 무시하고 공격하는 비용은 개의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나 를 공격해서 얻게 되는 이득을 없애거나 줄이는 방향이 억지의 방향이 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상대방이 위험을 회피하는 행위자라

47_위험감수적 행위자와 위험회피적인 행위자에 대한 설명은 다음을 참조. Bruce Bueno de Mesquita, Principles of International Politics: People’s Power, Preferences, and Perceptions (Washington, D.C.: CQ Press, 2000), pp. 255~

257; Edward Cartwright, Behavioral Economics (New York: Routledge, 2011),

pp. 87~89; 홍우택, 뺷북한 핵문제의 전망과 대응책: 정책결정모델(Decision

Making Model)을 이용한 전략 분석뺸, pp. 39~41.

면 나를 공격해서 얻는 이득이 많다고 하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면 공 격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유추할 수 있는 정책방향은 나를 공격하게 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억지를 당하는 상대방은 무엇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하 며, 무엇을 기준으로 이득을 판단하는 지가 새롭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 된다. 우선 비용을 계산하는 기준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억지를 당하는 국가는 상대방의 억지를 무시하고 공격 을 할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다. 이 국가는 자신의 공격으로 억지를 하 는 국가가 어떠한 선택을 할지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자신의 공격 에 대응해 상대방이 보복공격을 하면 내가 감수해야 하는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에서부터, 상대방의 보복공격 능력 수준에 이르기까지 판단을 하고 계산을 해야 한다. 이때 억지를 당하는 국가는 자신과 억지하는 국가의 군사적 능력, 즉 상대적인 군사력을 비용을 산정하는 판단 기준 으로 삼을 것이다. 결국 억지를 당하는 국가는 자신과 상대방의 군사 력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한다고 볼 수 있다.

비용을 계산하는 기준에 비해 이득을 산정하는 기준을 찾는 것은 간 단치 않아 보인다. 고대의 역사를 보면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는 금은 보석 등의 전리품을 챙겼으며, 영토를 늘리거나 상대방 국가의 시민을 자신의 군대로 편입하여 세를 늘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전쟁에서의 승리 자체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추앙했던 경우도 있었다. 이런 면 에서 보면 전쟁에서 승리했을 경우에만 취할 수 있는 유·무형의 가치 를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얻게 되는 기대치인 것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으로 이득을 계산한 다고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도 역시 상대적인 군사력일 수밖에 없다는 점

이다. 문제는 자신과 상대방의 군사력이 동등한 수준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국가도 있을 것이며, 상대방보다 군사력이 월등해야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국가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상대적인 군사력은 국가가 비용과 이득을 산정하는 기준 역 할을 한다. 결국 앞에서 위험회피적인 행위자를 억지하기 위해선 나를 공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높여야 하고, 위험감수적인 행위자 는 나를 공격해서 얻게 되는 이득을 없애야 한다고 했지만, 이것은 명 확한 차이가 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를 게 없다고 볼 수 있다. 다 시 말해, 비용과 이득을 산정하는 기준이 동일하다면 비용의 시각으로 보는 억지의 방향과 이득의 시각으로 보는 억지의 방향을 굳이 구별하 는 것은 무의미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면 정말 억지를 해야 하는 객체는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억지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 고 볼 수 있다.48 또한 위험회피적인 행위자는 현상을 타파하기 보다 는 유지하려는 욕망이 보다 강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 억지가 필요한 대상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인 것이다. 또한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자는 자신의 군사력이 월등히 강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믿기 보다는, 상대방과 군사력이 동등함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있다고 믿는 행위자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 절에서는 상대적인 군사력 을 바탕으로 더 구체적으로 억지의 방향을 살펴보겠다.

48_억지(deterrence)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정책이고, 강압(compellence)은 현상을 타 파하려는 정책이라고 보며 해당 연구는 다음을 참조. Wyn Q. Bowen, “Deterrence and Asymmetry: Non-State Actors and Mass Casuality Terrorism,”

Contemporary Security Policy, Vol. 25, No. 1 (April 2004), p. 58.

Dalam dokumen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책 연구 (Halaman 4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