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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이론 틀

제2장 북한정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이론 틀

Ⅰ . 북한정보관리체계 개선을 위한 이론적 논의와 추진 방향

1. 문제제기

로웬탈(M. Lowental)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사람들

은 정보를 군대 이동, 무기 성능, 기습 공격을 위한 계획 등과 같은 군사 첩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보기관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기습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군사첩보는 정보의 중요한 구성요소임은 틀림없지만 정보의 전부는 아니다. 현대 사회에 있어서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보건, 문화 등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이 모두 중요하다.1) 특히 북한과 관련된 정보활동이라고 한다면 대북정책수립과 연관되는 모든 분야가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대북군사정보 등 전통적 안보문제와 관련된 사안뿐만 아니라 남 북경협 혹은 남북교류와 관련된 경제‧사회‧문화 분야 등 다양한 부문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 대북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가정보는 주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1) Mark M. Lowental, 김계동 역, 󰡔국가정보: 비밀에서 정책까지󰡕 (서울: 명인문화사, 2008), p. 8.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효율적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 활용하는 것은 모든 정보 영역에서 요구되는 과제이다.

여기에 더하여 민주국가에서의 정보활동 특히 대북정보와 같이 비밀‧ 공개 영역의 구분이 모호하지만 국가정책과의 연계성이 뚜렷한 영역의 정보활동은 민주성이라는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보활동의 효율성과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상호 충돌하는 측면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민주국가에서 정보기관의 정치화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써 최소 한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일반적인 추세이다.

본 연구에서 관심을 두는 정보활동은 단순히 국가 정보기관의 정보활 동에 국한되지 않는다. 즉, 정부, 학계, 언론계, NGO 및 개인에 이르기까 지 다양한 정보 주체들이 북한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상황에서 성 공적인 북한정보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것이 연구의 초점이다. 따라서 정보활동의 효율성‧민주성과 관련하여 기존 논의의 틀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정보활동의 효율성과 관련한 기존 논의들은 ‘정보실패(intelligence

failure)’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정보실패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성공한

정보활동은 당연한 것으로 취급되거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이 일반 적이기 때문에 효율성과 관련한 연구대상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 서 정보실패 사례를 통해 효율성 저해 요소를 점검하고 교훈을 찾는 방식 을 주로 사용한다.

정보실패는 ‘기습(surprise)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 으로 여겨진다.2) 예컨대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사건, 1950년 북한의

기습남침, 1962년 중국의 인도 공격, 1973년 욤 키푸르(Yom Kippur)전

쟁, 1982년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침공,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

공, 2001년 9‧11테러사건 등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2) 정보실패에 대한 더욱 자세한 논의는 전웅, “9‧11테러, 이라크 전쟁과 정보실패,” 󰡔국가전략󰡕, 제11권 4호 겨 울호 (세종연구소, 2005), p. 11 참조.

이러한 사례들은 국가정보기관의 정보실패이며, 고급군사정보에 접근 할 수 없는 다른 정보활동 주체들의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상정하는 북한정보관리체계와 같은 구조에서의 정보실패는 다른 형태로 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넓은 의미의 정보실패라고 할 수 있는 ‘정보왜곡(intelligence

misjudgement)’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보왜곡은 적의 능력을

과대 혹은 과소평가하거나, 정치‧경제적 동향 또는 군사과학기술의 진보 등을 잘못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3) 즉, 상대방의 능력이나 취약점 또는 동향을 잘못 판단하여 낭패를 보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1973∼1974년 동안 석유수출기구(Organization of Petroleum Exporting Countries:

이하 OPEC)이 석유를 무기화할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 1950년대 말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이하

ICBM) 능력을 과대평가한 소위 ‘미사일 갭(missile gab)’ 논쟁, 그리고

1990년대 초 소련 경제체제의 붕괴와 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을 예측하지 못한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정보왜곡은 경고실패와 달리 정보실패의 전형적인 사례로 다루어지지 않지만, 본 연구에서 다루는 북한정보관리체계의 포괄성을 고려할 때 정보의 효율성이 제한되는 정보실패의 사례로 적합한 측면이 있다. 따라 서 본 연구에서는 정보실패라는 용어를 사용하되, 정보왜곡의 의미를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할 것이다.

정보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경우에도 대부분은 정보기관에 대한 행정 부와 의회 및 언론의 감시 등이 논의의 대상이 된다.4)하지만 정보기관뿐 만 아니라 학계, 기업, NGO, 언론, 개인 등을 포괄하는 정보관리체계에서 의 ‘민주성’이란 단순히 국가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그치지 않는 이슈이다. 오히려 이러한 경우에서 민주성의 문제는 정부기관 간 혹은

3) Michael T. Herman, Intelligence Power in Peace and War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6), pp. 221∼239.

4) 문정인 편저, 󰡔국가정보론󰡕 (서울: 박영사, 2010), pp. 286∼336.

정부기관과 민간 사이의 정보공유 시스템, 정보의 개방성 및 투명성 제고 등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약하면 이 연구에서 상정하는 북한정보관리체계는 정부, 학계, 언론,

NGO, 기업, 개인 등 다양한 정보 주체가 정보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참여하여 정보의 왜곡을 스스로 수정하고, 북한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기능하는 건강한 ‘정보생태계’를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정보 의 효율성과 민주성은 서로 상치되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최선의 정보판단 이 가능하게 하는 보완적 역할을 하는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정보의 왜곡을 줄이고, 정보의 생산과 활용에서 개방성과 공유성을 높이 는 것이 북한정보관리체계의 목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정보환경 변화와 북한정보의 특성에 조 응하는 북한정보관리체계의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 선 정보관리 및 정보관리체계에 대한 이론적 검토를 수행하고 정보실패 사례와 북한정보관리체계 실태분석을 하고자 한다.

2. 정보관리체계의 이론과 북한정보

가. 정보와 국가정보

우리 사회에서 종종 정보(情報)의 의미에 대해 혼란을 가져오는 경 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Information’과 ‘Intelligence’라는 용어를 구 분 없이 ‘정보’라는 명칭으로 통용하여 사용하는 데서 비롯한다. 따라 서 ‘Information’과 ‘Intelligence’를 명백히 구분하여 정의할 필요가 있다.

‘Information’은 ‘Intelligence’에 비하여 더욱 포괄적인 개념으로써,

①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태로 존재하는 자료(data)와 ② 그 의미의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의 첩보(Information), ③ 그 현상의 의미가 분석 및 평가 과정을 거쳐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내용으로 통용되는 지식

(knowledge)이 모두 포괄된다. 이에 비해 ‘Intelligence’는 가공된 지식, 즉, 어떤 현상의 의미에 대한 분석 및 평가 과정을 거쳐 타당성이 검증된

지식(knowledge)을 말한다. 주로 국가정책이나 국가안전보장에 관련하여

정부기관이나 군대에서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특수용어로써, 통상 군사상 의 첩보나 비밀 내용을 담은 지식을 ‘Intelligence’로 칭한다.5) 또한, 일반적 인 지식 또는 학문적인 정보(Information)와는 달리 ‘Intelligence’는 비밀

성(secrecy)을 포함하고 있는 지식이라는 점에서도 information과 명백히

구분되는 용어이다.6)

그렇다면 ‘국가정보(national intelligence)’란 무엇인가? 위에서 언급한 정보의 개념은 정보를 단순히 지식의 차원에서만 고려하고 있으나, 국가정 보는 그러한 ‘지식’과 그것을 생산하기 위한 국가적 ‘조직’ 그리고 ‘활동’을 포괄하는 것이다. 국가정보에 관한 고전적 저서인 셔먼 켄트(Sherman

Kent)의 󰡔미국의 세계 정책을 위한 전략정보(Strategic Intelligence for

American World Policy)󰡕에 따르면 “정보(intelligence)란 지식 또는

첩보(information), 활동(activities) 및 조직(organizations)을 포괄하

는 개념”7)으로 다시 말해서 국가정보라는 것은 일종의 지식에 국한되지 않고, 지식을 입수하는 행위 또는 상대방의 입수행위를 저지하는 것 그리

5) 물론 정보의 개념은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체, 정당 및 선거활동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되어 생각해 볼 수도 있 . 특히 최근 민간 부문에서 ‘경영정보(management intelligence)’, 또는 ‘기업정보(corporate intelligence)’

라는 용어들이 종종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intelligence’의 개념을 민간 부문까지 확대하여 사용함에 대해서는 다소의 이견이 있고, 아직은 일반화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 글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에 따라 ‘intelligence’

를 국가안보와 관련된 첩보 및 활동을 지칭하는 것으로 한정한다. ‘기업정보(corporate intelligence)’에 관한 연구 로서는 George S. Roukis, Hugh Conwan and Bruce H. Charnov (eds.), Global Corporate Intelligence:

Opportunities, Technologies and Threats in the 1990s (New York: Greenwood Publishing Group, 1990)를 참고.

6) 사실 정보(intelligence)의 개념에 대해서는 학자 또는 전문가들 간에 상반된 논쟁을 지속하고 있어 아직 일반 화가 되지 않았다. 예컨대, 정보(intelligence)의 개념 정의에 관해서 이 분야의 전문가인 슐스키(Abram Shulsky)와 심스(Jennifer Sims) 간에 다소 상반된 견해가 피력된다. 슐스키는 심스가 정보(intellisgence)를 지나치게 광의의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비밀성이 포함된 것만을 intelligence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는 Abram Shulsky and Jennifer Sims, “What Is Intelligence?,” Working Group on Intelligence Reform (Consortium for the Study of Intelligence, 1994), p. 21을 참고.

7) 엄격히 말하자면, ‘국가정보’라는 것은 지식만을 의미하고, 활동은 국가정보활동, 조직은 국가정보기관으로 구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식, 활동, 조직을 포괄하는 것은 ‘국가정보관리체계’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의 용어 속에 체계로써의 3가지 요소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어쨌든, 셔만 캔 (Sherman Kent)의 저서는 이러한 국가정보의 3개 분야에 대해 기술하는 것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Sherman Kent, Strategic Intelligence for American World Policy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49, 1966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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