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1. 한국의 對미국 통일공공외교 실태
2.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 실태
가. 서론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국내 및 남북관계 차원만이 아닌 국제 차원의 기반 조성이 필요하며, 그 중에서도 미국 및 중국에 대한 통일외교는 핵심적 사안이다. 특히,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우리 주도 의 평화통일 실현 및 통일한국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면 서도 중국의 협력을 어떻게 유인해는가가 핵심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 나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는 정부 차원에서 안보외교의 관점으로 접근함 으로써 냉혹한 국제관계의 현실과 상대적 약소국의 제약을 극복하지 못하 는 한계를 노정해왔다.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21세기 들어 각국이 적극적으로 도입, 활용하고 있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를 주목하고,25 중국에 대한 통일외교에 공공외교를 접맥하려는 시도이다. 중국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접근과 더불어 공공외교적 접근이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 국민의 이해 와 지지를 증진시킴으로써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 때 문이다.
그러나 공공외교를 통해 기존 전통외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학술적 연 구와 정책적 시도는 아직 초보적이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통일외교 와 공공외교를 접목한 통일공공외교에 관한 연구 특히, 중국에 대한 통일공 공외교에 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26 그런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한반도 통일에 중요한 역할자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한국 의 통일공공외교의 실태를 분석·평가한 후, 효과적인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 공외교 추진을 위한 시사점과 과제를 도출하는데 있다.
본 연구가 공공외교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한다는 의미와 통일문제의 복 합성을 고려해, 본 연구에서 다루는 통일공공외교의 내용은 한반도 통일문 제는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통일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북정책 및
25공공외교의 개념은 다양하지만, 본 연구에서 사용하는 공공외교는, “외교적 자산을 활용하 여 상대방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informing) 이해(understanding)시켜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자국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 자국의 국익을 증진시키는 외교 활동”을 의미한다. 이교덕 외, 중국의 對한국 통일공공외교 실태 (서울: 통일연구원, 2012), p. 102.
26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를 정면으로 다룬 연구는 거의 발견할 수 없지만, 한국의 對중 국 통일외교에 관한 연구는 존재한다. 변창구,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 콘텐츠와 전략,”
통일전략, 제12권 4호 (한국통일전략학회, 2012), pp. 169~202; Kiejoon Pak, “China’s Cost-Benefit Analysis of a Unified Korea: South Korea’s Strategic Approaches”, The Journal of East Asian Affairs, Vol. 26, Issue 2 (Fall/Winter, 2012), pp. 25~55;
통일공공외교는 아니지만, 공공외교의 관점에서 외교영역을 확대하려는 연구로는, 정기 웅, “스포츠와 공공외교 수렴가능성의 모색,” 동서연구, 제21권 제2호 (동서문제연구원, 2009), pp. 229~262; 김순태, “한국군의 군사외교 활동에 관한 연구: 공공외교의 관점을 중심으로,” 동서연구, 제22권 제2호 (동서문제연구원, 2010), pp. 22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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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문제, 탈북자, 북한인권, 대북지원 등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중 협력의 사안들을 모두 포괄하였다. 다만, 한반도 통일에 북핵문제가 갖는 영향력과 중요성을 고려해, 통일관련 공공외교는 북핵문제 관련 사안에 집중해서 조사하였다.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신공공외교의 확산 추세에 맞추어 21세기 이후 에 초점을 두었다. 특히, 한국 공공외교의 현황 및 실태 파악 차원에서는 공공외교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명박 정부 시기 이후가 중심이 될 것이나, 통일관련 공공외교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본 연구의 특성상 이명박 정부 시기와의 비교차원에서 소위 햇볕정책을 추진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 기도 포함시켰다.
그리고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의 실태를 파악하려는 본 연구의 특 성상, 문헌분석과 함께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통한 실증적 연구를 병행하 였다. 구체적으로,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의 추진체계에 대한 분석은 외교 목표 설정, 주체, 자원 및 자산, 매체, 대상의 ‘5단계 분석틀(5-phase
framework)’을 원용하였고,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의 추진 실태에
대한 분석은 공공외교의 영역인 지식외교, 문화외교, 한국학외교, 기업외교, 스포츠외교, 관광외교 중 통일문제와 직접적 연관성이 큰 지식외교, 문화
(한국학포함)외교, 미디어외교를 중심으로 점검하였다. 아울러 한국의 對
중국 통일공공외교의 실태에 관한 경험적 파악을 보완하는 맥락에서 한국 및 중국 전문가의 인식조사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결론부에서, 한국의 對중국 통일공공외교의 추진체계 정비와 콘텐츠 개발 등 개선방향 을 수립하기 위한 의미 있는 시사점과 과제를 제시하였다.
나. 한국의 對중국 한반도 통일공공외교 (1)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 입장과 정책
(가)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의 환경과 실태
통일외교는 한반도 통일에 협력적인 지역 환경 그리고 국제환경을 만드 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통일외교는 통일의 방식이 흡수통일이건 화해 협력을 통한 단계적 통일이건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의 협력 혹은 묵인 을 목적으로 하는 외교의 방향이다.27
중국은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가운데 남북한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 하고 있는 국가로서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 가장 많은 이해관계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가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중국에게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지지, 지원하도록 하는 對중국 통일외교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는 1992년 한중수교에서부터 사실상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한민족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자주 통일 을 지지한다고 밝혀왔지만, 수교 이후 현재까지 중국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 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주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중국의 부상과 정에서 미국과의 경쟁이 진행될수록 북한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 서 ‘북한 껴안기’를 지속하며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행태를 보여주 고 있다.
게다가 북핵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한국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협력 모색에 집중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본격적인 對중국 통일외 교를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대북정책과 북핵문제의 해법을 둘러싼 이견이 노골화되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한 한중 양국 간 협력은 더욱 현실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었다.
27박영호 외, 평화통일을 위한 통일외교 전략 KINU 연구총서 11-11 (서울: 통일연구원, 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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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중국 측의 통일관련 성명 내용
수교 성명(1992.8)
한반도가 조기에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한민족의 염원임을 존중하고 한반도가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 지한다.
노태우-양상쿤(1992.9) 남북한 쌍방이 한반도의 자주평화통일을 조속히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
이러한 상황은 2008년 이후 중국의 가파른 부상, 그리고 이어진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재균형(rebalancing)전략의 추진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서 미중 간의 경쟁이 가열되는 국제정세와 맞물리면서 한반 도 통일에 대한 한중 양국의 긴밀한 논의가 진행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 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 외교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요컨대 중국의 부상이 완료되거나 또는 부상과정에서 미중 간의 경쟁이 더 첨예해지기 이전에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 환경을 형성하기 위한 對중국 통일 외교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나) 한국의 對중국 통일 외교의 내용 및 특징
1992년 한중수교 이후 20년 동안 한중관계는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비약 적 발전을 거듭해왔다. 1998년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관계(面向21世紀
合作伙伴關係)’에서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全面合作伙伴關係),’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戰略合作伙伴關係)’로 격상되어왔다. 이 과정에서 아래 <표 Ⅲ-1>과 같이, 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기본적으로 항상 남북한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통일에 대한 원칙적 지지를 표명해 왔다.
<표 Ⅲ-1>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의 한반도 통일관련 합의 내용
정상회담 중국 측의 통일관련 성명 내용
김대중-장쩌민(1998.11) 한반도 남북 양측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에서의 자주적인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
노무현-후진타오(2005.11) 남북한 양측의 관계가 개선되어 최종적으로는 평화통일이 실현 되기를 계속 확고·불변하게 지지한다는 점을 재천명하였다.
이명박-후진타오(2008.5)
남북한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는 점을 재확 인하였다.
박근혜-시진핑(2013.5)
남북한 양측이 대화와 신뢰에 기반하여 관계를 개선하고 궁극적 으로 한민족의 염원인 한반도의 평화통일 실현을 지지한다고 표 명하였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은 기본적으 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최우선시하면서 무력도발의 불용, 흡수통일의 포기, 그리고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인 북한의 체제유지, 남북 당사자 간의 평화적 해결, 그리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지향과는 원론적인 일치를 보였다.28 다만, 이 시기조차 한중 양국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에 관한한 갈등을 내재하 고 있었다. 즉 한국은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의 통일을 지향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은 통일을 포함한 한반도의 현상 변화 자체를 지역 불안 요소로 인식하 며, 북한의 체제유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중국에 대북압박 정책으로 인식되 었고, 한미동맹의 강화에 따른 우려도 증가함에 따라, 한중관계는 악화되었 고 한국의 對중국 통일외교도 제약되었다. 특히, 중국은 한미가 북한체제의 붕괴를 목표로 흡수통일을 시도한다고 인식하고 이에 대해 북중관계 강화 로 대응하면서, 한중관계는 북한 및 한미동맹 문제를 중심으로 갈등 양상을
28이동률, “수교 이후 한중 정치관계의 회고와 전망: 중국외교전략의 변화를 중심으로,” 중 소연구, 제26권 3호 (한양대학교 아태연구센터, 2002), pp. 5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