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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문제 이후 북한의 생존전략

1. 대외적 전략

핵문제 이후,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한 이후 북한의 생존환경은 크게 유 리하게 전변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재편 될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미국과의 수교는 정치‧군사적으로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으로는 국제사회로부터 차관, 투자유치를 포함 한 경제지원을 받는 확실한 생존과 번영의 수단이다. 미국의 군사적 공격 의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미국과의 국교정상화 이후 중국과 소련으로부터의 위협도 감소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어 국제금융기구 차관을 얻을 수 있게 된다. 2000년 4월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기구의 대북차관공 여 가능 규모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IMF, IBRD, ADB, 국제개발협회

(IDA) 등 국제금융기구의 대북차관 공여 가능 규모는 25~45억 달러로

추정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북한의 국가 특성을 소득수준 기준 빈곤국 가, 경제체제 기준 잠재적 체제전환 국가, 소속지역 기준 아시아태평양국 가로 요약하고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국가들에 대한 국제금융기구의 금융지원 실적을 토대로 이러한 수치를 산출했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국 제금융기구가 북한의 잠재적 체제전환국가 특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

우 가능한 차관 공여 규모는 27억 달러, 소속지역 특성을 중점적으로 고 려할 경우에는 35억 달러, 빈곤국가 특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에는

45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27~45억 달러로는 북한이

경제개발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금액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부족 분을 보충하기 위해 가능한 조기에 많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것 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였다.55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하면 외국인 투자 유치도 훨씬 용이해진다. 국가신인도의 제고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통하여 우호적인 관계로 변화된 이후 북 한의 전략은 미국을 끌어들여 한국과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 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한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협 력함으로써 협상을 이끌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북한은 대중 경제의존도가 높아지고 내정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 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핵실험 이후 중국이 북한 지도부 교체를 시도할 지도 모른다는 소문과 관련해 미국을 끌어들여 이를 견제하려 한다는 분 석도 있다. 동시에 한국에 흡수통일되는 위험을 막기 위하여 미국을 끌어 들여 남북관계를 견제하고, 중국과 한국을 견제한다는 전략이 있을 수 있 다.56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북한은 한‧미간의 틈을 벌리는 쐐기역할 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남한의 대북 영향력에 대한 bumper zone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 및 일본과 강한 동맹을 유지하는 동북아정책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한‧미동맹 관계가 북한 이슈보다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간의 상호이익이 북한이 슈를 압도할 것이다.57

55_「연합뉴스」, 2000년 4월 12일.

56_윤덕민, 󰡔조선일보󰡕, 2007년 3월 19일자 칼럼.

57_로버트 갈루치, 동아일보와의 인터뷰, 2007년 3월 30일.

2. 대내적 전략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 일본과 수교를 했을 경우 가장 큰 의문은 내부 체제통합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북한이 미국 및 일본과 수교를 실현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확대함으로써 외부의 적이 소멸되면 내부통합에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북 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게 된다.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사회통제의 기법은 다양하다.

가. 선군정치에서 강성대국으로

현재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하여 동원하고 있는 통치이데올로기는 선군 정치이다. 선군정치는 군부를 포용하여 군부 쿠데타를 예방하며, 군대를 동원하여 사회질서유지에 활용하는 정책이며, 2002년 10월의 제2차 핵문 제 상황에서 반미주의의 상징으로 부상되어 체제유지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과 핵문제로 대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군정치는 곧 핵무기 정치 또는 핵게임의 논리로 이해되었다. 핵문제가 해결되면 다소 의미가 퇴색되겠지만 여전히 선군정치는 대내정치의 상징으로 유효할 것 이다.

또한 핵문제가 해결되면 강성대국이 선군정치보다 더욱 효과적인 통치 이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1998년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에 취임하 면서 제시한 통치이념이 강성대국이었다. 이후 2002년 10월 제2차 핵문 제 돌출시 선군정치가 급부상할 때까지 강성대국이 핵심 통치이념으로 활용된 적이 있었음을 감안한다면 핵문제 해결 이후 통치이념의 우선순 위는 선군정치에서 강성대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경제회생에 정 책의 우선순위를 두면서 주민들을 경제성장에로 동원하면서 체제통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박한식 교수는 북한의 핵포기는 선군정치의 기반을 흔드는 행 위이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분석하였다.58 이것은 통치

수단으로서의 통치이념의 기능을 통치목적과 혼돈한 분석결과이다. 선군 정치는 체제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수단이다. 선군정치 자체가 목적 이 아니라 체제유지가 목적이다. 수단은 목적에 봉사한다. 북한에서 영생 불멸의 사상이라고 주장하던 주체사상은 이미 선군정치에 밀려났고, 강 성대국에도 밀려났었다.59

또한 북한의 선군정치는 곧 핵무기 보유와 동일시하는 분석이 있는데 이는 핵문제를 반미주의 논리에 활용하는 북한의 의도를 잘못 분석한 것 이다. 핵보유가 선군정치가 아니라 반미주의가 선군정치로 동원되고 있 다. 김일성이 항일무장투쟁으로 신화를 만들어서 통치이데올로기로 사용 하였듯이 김정일은 선군정치를 반미주의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통치이데 올로기로 발전시키고 있다. 핵문제로 미국과 기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선 군정치를 통치이데올로기로 동원하고 있으며, 선군정치는 어느덧 반미주 의의 의미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과 수교를 원하는 북한이 선군정치를 후퇴시키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다. 북한에도 선군정치와 핵보유 외에도 더 효과 적인 체제유지의 수단이 있다. 북한은 향후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체제 안보 보장, 경제회생을 위한 생산요소 확보에 주력할 것이다. 오히려 경 제회생 논리로 주민통합을 시도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강성대국의 판타 지 논리이다.

나. 내부의 경쟁집단의 창출과 갈등 조장

1980년대 말에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되고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

럽 사회주의국가들에서 일거에 사회주의체제가 무너지고 소련체제가 붕 괴되어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섰을 때 북한이 취한 가장 적극적인 조치 는 사상통제이다. 사회주의가 무너진 것은 사회주의사상의 순결성이 무

58_󰡔중앙일보󰡕, 2007년 3월 24일.

59_자세한 논의는 서재진, 󰡔주체사상의 이반: 지배이데올로기에서 저항이데올로기로󰡕 (박영사, 2006) 참조.

너졌다고 판단하고 사상단속에 주력하였다. 북한에서 사상성 강조와 내 부통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체제위기일수록 더욱 중점이 두어 졌다.

북‧미수교 이후 체제통합을 위하여 사용할 사회통제 장치의 하나로서 내부의 적을 창출하여 집단 간 경쟁을 유발시키는 방법을 시도할 가능성 이 높다. 파시스트체제에서 흔히 행하는 방식이다. 북한은 이미 주민들을 핵심계층, 동요계층, 복잡계층 등으로 구분하여 체제에 대한 충성경쟁을 유발하고 이에 비협조적인 사람들을 동요계층 또는 복잡계층으로 딱지를 붙여서 독재를 가하는 수법을 사용한 지 오래이다. 파시스트 통치 방식이 내부의 적을 만들어서 서로 경쟁 갈등하도록 하는 것이며, 체제추종자와 체제반대자를 구분하여 서로 경쟁 갈등하게 할 것이다. 감시와 통제의 광 풍을 몰아칠 것이다. 또한 핵포기 이후 경제가 회생되어 사회통제 부문의 일꾼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게 되면 사회통제와 체제유지에 더욱 효과를 내게 될 것이다.

Ⅷ. 맺음말

사실 2‧13 합의와 9‧19 공동성명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핵폐기의 일정도 잡혀져 있지 않고, 굽이굽이마다 북한이 벼랑끝 전술을 펼칠 가능 성이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북핵포기가 불가피하다고 해서 북한이 핵 을 순순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부시행정부의 임기가 2년도 남지 않은 점도 문제이다. 미국과 한국, 중국이 북핵포기의 목표라는 초점을 흐리지 말고 일관되게 북한에 대한 압박과 채찍의 수단으로 협상을 추진해 나가 야 한다.

그렇지만 체제생존을 위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이 논 문의 주장은 세계체제이론의 이론적 시사점과 1990년 이후 북한의 생존 전략의 전개과정에 미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라는 두 가 지 접근법을 통하여 도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