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급속한 기술발전으로 우리 사회와 경제, 그 리고 노동시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음. 이 변혁기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사회는 공학 등의 응용계열의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교양교육의 중요성은 간과되고 있음.
-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교양교육보다 전공 교육이 더 중요하고, 교양교육 은 전공 교육을 지원하는 데 있다고 보는 견해가 존재함
- 또한, 기존의 일부 연구가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노동시 장에서의 성과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하였음.
◦ 향후 미래의 직업 세계를 전망해 보면 소득분배가 악화하고, 직업의 양극 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술변화가 고학력자에 대한 수요를 증가하기 때문임.
- 소득 분위별로 보면 P90과 P50의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으며, P50과 P10의 격차는 존재하지만, 그 크기가 커지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
- 직업은 고숙련 직군의 고용 비중은 많이 증가하고, 저숙련 직군의 고용 비중 역시 소폭 증가함. 그러나 중숙련 직군의 고용 비중은 오히려 감소 하여 직업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짐.
- 이 같은 노동시장의 변화는 기술변화로 고학력자에 대한 보상 프리미엄이 증가하였기 때문임.
◦ 고학력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대학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지가 중 요해짐. 기존의 이론적,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기술변화가 심하고 불확실 성이 증가할수록 전문적인 교육보다 일반교육이 중요함을 보이고 있음.
-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기존의 이론 연구는 존재하나, 교양교육의 중요성 인 식이 노동시장 성과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는 없었음.
- 많은 사람들이 교양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 시장 성과와 교양교육의 중요성 인지도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은 의미 있는 연구임.
◦ 본 연구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의 부가 조사를 이용 한 분석 결과 대학(원) 졸업생은 대체로‘교양교육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 었다’고 응답하고 있음.
- 전체적으로는 학력이 높을수록 교양과목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았고,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자 연·공학 전공자보다 교양과목이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 이 더 높았음.
- 공학계열 전공자가 교양과목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 비 율이 다른 계열보다 약간 더 높은 경향이 있음.
- 대학에서 배운 교양과목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인식과 전 공과목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인식 간에 연관성이 높았음.
◦ 교양교육 중요성 인식이 대학 졸업 후의 노동시장에서 임금에 어떤 영향 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대학의 교양과목이 직장생활에 도 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근로자들은‘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근로자보다 평 균 10% ∼ 26% 정도 시간당 임금이 높았음.
- 전공계열별로‘교양과목의 임금 프리미엄’은 사회계열, 공학계열에서 매우 높게 나타남.
- 학력별로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대학교 졸업자에게 ‘교양교육 임금프리미엄’이 높고 유의하며 전문 대나 대학원 졸업자에게서는 유의하지 않음.
- 교양교육의 임금에 대한 영향이 임금분포의 분위별로 어떻게 다른지를 보 기 위해 무조건부 분위회귀모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교양교육의 임금 에 대한 영향은 전 분위에서 고루 나타나지만, 특히 중위 임금을 높이는 효과가 강한 것으로 추정됨.
-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이 직무 만족도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전공별로 회귀분석한 결과 교양교육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었다고 인식하는 사람은 전반적인 직무만족도가 높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함
◦ 물론 대학의 교양교육 목적이 개인의 경제적 성취를 증진하기 위함은 아님.
- 미국 하버드 대학의 새 교양교육 과정에서는 ‘학문과 삶의 연계’라는
것이 교양교육의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음
10)
. 동시에 하버드 대학 파우스 트 총장이 취임식에서 드부아(De Bois)의 주장인“대학은 인간을 목수로 만드는 곳이 아니라, 목수를 인간으로 만드는 곳이다”를 인용하고 있음.- 또한 하버드 대학의 새로운 교양교육 과정에 따르면 대학의 교양과정은 네 가지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구성되어 있음.
11)
·첫째, 교양과정은 학생들로 하여금 국제화된 사회에서 민주적 시민이 되는 것을 준비하도록 하여야 함.
·둘째, 교양과정은 학생들 스스로가 예술과 사상, 그리고 가치적 전통의 산물 인 동시에 그에 참여하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하여야 함.
·셋째, 교양과정은 학생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함.
·넷째,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말이나 행동이 가지는 윤리적인 의미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도록 하여야 함.
◦ 여기서 우리는 교양교육 본연의 목적이 개인의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음. 그러나 교양교육의 목적이 달성되면 그 결과 노 동시장에서 개인의 경제적 성취가 증진되었음을 알 수 있음.
- 학생들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는 교양교육의 목적이 달성 되면, 학생들은 급격한 기술진보와 불확실성 시대에 노동시장에서 잘 적 응하여 높은 경제적 성취를 이루게 됨.
- 손동현(2019) 역시 교양교육을 통한 지혜 교육이 정보화 및 세계화 시대 의 지적 지형에 적합하다고 주장함. 현대 사회는 기계론적인 물리학적 세 계상에서 벗어나 유기론적인 생물학적 세계상을 토대로 하고 있으며 정적 (static)인 상태에서 동적(dynamic)인 상태로 변화하면서, 분석적·추론적 탐구를 넘어 총체적·직관적 파악이 중요함을 강조함.
- 결국 기술이 변화하여 그 기술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중요하며, 이는 충실한 교양교육을 통 하여 가능함.
10) 김지현·신의항 (2017),
11) New General Education 홈페이지 http://www.generaleducation.fas.harvard.edu, 김지 현·신의항 (2017)에서 재인용.
◦ 아울러 손동현(2019)은 교양교육이 중심이 되는 ‘일반적 보편 지성교육’이 곧 ‘전문 직업교육’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부분임을 강조함.
- 대학에서의 교양교육은 기초학문의 깊은 탐구성과가 담겨 있는, 전공 과 목보다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그런 과목이어야 함.
◦ 한편, 노동시장의 변화를 보면 향후에는 변화하는 경제 및 산업 환경에서“이 동하는 일자리”와“변화하는 직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함 - 기술진보가 급속히 일어나면 항상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실업이 발생함.
- 따라서 향후에는 일자리의 양보다는 일자리의 이동, 종사상 지위의 이동, 직무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
- 이를 위해서는 특정한 분야의 지식도 중요하지만, 공통적이고 범용적인 능력이 더 필요함 (European Commission, 2016).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교 양교육을 통하여 배양이 가능함.
◦ 박가열 외(2019)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미래 직업 능력 연구를 통하여 미래의 직업 기초 능력을 도출하였음.
- 이들은 문헌 고찰과 연구진 및 전문가 자문협의회, 전문가 주제 초점 집 단조사(FGI) 및 텍스트 마이닝의 종합적인 연구 방법을 통하여 미래직업 능력을 전통적, 미래형으로 구별해서 도출함.
- 전통적 직업 기초 능력에서는 자기관리와 관련된 자기관리 역량, 윤리성, 자기 주도성, 책임성과 사람들과의 원활한 상호작용 시 요구되는 의사소 통 능력, 대인관계 능력, 협업, 시민 의식이 손꼽혔고, 특정 상황에서의 문제해결력 등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남.
- 미래형 직업 기초 능력으로는 1) 다양한 환경 및 위기 상황 대응력, 위기 대처 능력, 환경친화성과 2) 통합적 시각에서의 전체 조망력 및 미래 예 측력, 통찰적 사고력,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향후 중요하게 요구되는 능력으로 나타남. 또한 3) 호기심, 열정, 기업가 정신, 자기 혁신과 같은 개인의 내적 성향 특성과 더불어 4) 현장 지향적 실사구시 중심의 문제해 결과 혁신기술을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다재다능, 기계협응 능력, 인지부화 관리능력, 회복탄력성 등이 향후 중요하게 요구될 것으로 전망함.
◦ 또한, 박가열 외(2019)는 위기 대처능력, 인지적 부담관리 능력, 기계협업 능력, 대응력, 포용력, 호기심, 기업가 정신, 열정, 자기혁신, 통찰적 사고 력 등 미래 직업 기초 능력뿐만 아니라 책임감, 자기관리, 창의력, 윤리 성, 시민의식, 자기주도성과 같은 전통적 직업 능력들이 대부분 공통적으 로 비인지적이며 태도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함.
◦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대학은 연구중심, 산학협력 등은 강조하지 만, 학부 교육, 특히 교양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인식하지 못하 고 있는 실정
- 학부 교육 중에서 특히 교양교육은 학생들이 향후 지식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소양 정도로 생각하거나
- 혹은 교양교육의 수준을 전공 공부를 시작하기 이전에 기초 과목으로 배 우는 입문 수준의 교육이라고 착각
◦ 향후 교양교육은 지적 연결의 지평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함 (손 동현, 2019).
- 교양교육은 각 학문 분야의 전공교육과 배타적으로‘충돌’하는 교육이 아 니라, 오히려 그 전공 교육의 성과를 상승시켜 주는 교육임
- 구체적으로 암기력, 이해력 등보다는 오히려 비판적 사고 (Critical Thinking), 공감능력 (Communication/Empathy), 창의능력 (Creativity), 융합 능력 (Convergence), 문화적 다양성 (Cultural Diversity), 협업능력 등이 더 중요해짐
- 이러한 능력의 배양을 통하여 급변하는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능력 (adaptability)이 중요함
◦ 이 연구의 한계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
- 향후에도 교양교육의 중요성과 노동시장에서의 성과를 분석하기 위한 노 력이 지속되어야 함
- 그러나 현재 「한국노동패널」에서 조사한 11차 부가조사의 내용만으로는 충분한 실증분석이 이루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음.
- 추후 이와 관련된 추가적 정보를 구축하는 노력과 고민이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