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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에 들어서 근대 건축이 추구하던 기능주의 ,총체성, 동일성 등의 이념을 내세운 근대건축을 극복하기 위해 1960년 이후, 복합성complexity, 이질성heterogeneity, 혼성

hybridization, 모호성ambiguity, 장소성place등을 내세우는 다양한 이론 및 건축이 형성되었다.99)

그러나 의미론과 통사론을 바탕으로 하는 1960-70년대 건축이론들은 근대건축의 문제 점에 대해서 적절한 비판을 가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건축을 생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건축에 대한 주요 시각이 과거로 향해 있었고, 이 때문에 새로운 변화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시기 건축가들이 설정한 건축과 언어의 관계도 모호하거나 부정확했고, 이에 따라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건축은 언어처럼 사 회적으로 관습적으로 엄격하게 정의되지 않았다. 건축가들은 완전한 언어 체계보다는 그것의 단편을 가지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고, 결과적으로 자율적인 형식 체계를 만들 어 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1980년대 이후에는 후기구조주의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건축이론들이 나오며 다양 한 형태들을 형상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주의에서 배제되었던 시간의 차원을 도입하여, 변화, 차이, 생성 등을 구조 안에 담으려 한다. 이 경우 건축에서 특별한 기원이나 근 거, 동일성은 존재하지 않게 되고 계속해서 차이만이 생성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구 조라는 단어 대신에 장field이나 다이어그램과 같은 개념을 사용한다.

다이어그램의 개념은 위상학적 관계를 함축한다. 들뢰즈는 파놉티콘 장치dispositif

panoptique에 대한 푸코의 텍스트를 인용하면서 다이어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들뢰즈의 다

이어그램이란 개념은 푸코에서부터 유래한 것으로 푸코에게서 다이어그램이란 권력을 실행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눈에 보이는 명확한 제도나 장치와 같은 거시적 모델이 아 닌, 미시적 권력이 작동하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틀 혹은 배치관계를 의미한다.100) 그리고 들뢰즈는 푸코가 말하는 이러한 힘의 배치 혹은 방사로서의 다이어그램은 ‘칸트 적 도식론schematismus에 대한 유비’101)라고 언급한다. 여기서 도식이란 이미 확고하게 틀 지어진 동일성의 체계가 아닌 변이와 다양 혹은 체계의 일탈적 요소를 자체에 담고 있 는 느슨한 체계이다. 들뢰즈가 ‘다이어그램’이라는 용어가 도식이라는 말과 같은 것이라 99) 20세기 말 지난 건축이론들을 정리하는 책들이 출간되었고, 그 주된 내용은 1960-70년대의 알도로시 의 유형학,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패턴 랭귀지, 로버트 벤츄리의 복합성과 대립성, 라스베가스의 교훈, 슐츠의 장소론, 찰스 쟁크스의 포스트모던 건축이 그것이며, 아이젠만의 다이어그램 건축, 렘 쿨하스의 랜드스케이프건축, 프랭크 게리의 디지털 건축, 그렉 린의 활성화된 형태, 존 프레이저의 보편적인 구축 기계 등이 1980년 이후의 건축이론이 그것이다...정인하, 현대건축과 비표상, 아카넷, 2006. p.5-6 100) 질 들뢰즈, 들뢰즈의 푸코, 권영숙⋅조형근 옮김, 새길, 1996, pp.74-75

101) Ibid, p.127

고 한 점은 바로 다이어그램이 눈에 보이는 엄격한 개념적 체계가 아닌 다양과 변이, 혹은 일탈(탈주)을 포함하는 느슨한 체계라는 것을 뜻한다.102)

추상 기계는 순수한 질료-기능Fonction-matière,즉 다이어그램이며, 이 다이어그램이 분배 할 형식들과 실체들, 표현들과 내용들과 독립해 있다. 우리는 추상 기계를 단지 기능들 과 질료들만이 존재하고 있는 양상 또는 계기를 통해 정의한다. 결과적으로 다이어그램 은 실체도 아니고 형식도 아니며, 내용도 아니고, 표현도 아니다.103)

‘천 개의 고원’에서 들뢰즈는 푸코에서 발전시킨 다이어그램으로서 추상 기계개념을 다시 전개한다. 들뢰즈에게 다이어그램은 지도이자 지도의 중첩이며 추상 기계 그 자체 이다. 다이어그램은 내용-형식의 형식화 이전에 존재한다. 다이어그램으로서 추상 기계 는 순수한 질료-기능이다. 상징적이고 잠재적인 차원에서 구조의 성격처럼, 추상 기계 는 실체, 형태, 내용, 표현, 형상과 독립적이다. 그래서 추상 기계로서 다이어그램은 강 도성, 저항, 속도, 느림의 정도에 의해서만 정의된다.

들뢰즈는 추상 기계를 텐서, 신디사이저, 전자 기판과 비교한다. 전자 기판을 생각해 보면, 특이한 경우의 관계를 보여 주고 있지만 그 관계들은 정도들만을 나타내는 것으 로 표현된다. ‘추상 기계는 형식과 실체를 알지 못하며, 모든 기계론적 기계 장치를 초 과하며, 통상적인 의미의 추상적인 것과도 대립 된다’104)는 말은 정확하게 기계 장치가 아닌 전자 기판을 묘사하고 있고, 이것은 다이어그램의 역할과도 일맥상통한다. 신디사 이저는 음들을 추상화하지만 일반화하지는 않으며, 원래 음의 형식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고 특이한 음색들을 추상화한다. 다이어그램이 바로 이런 작용을 한다. 조직하는 형식들과 강도로 이루어지는 추상 기계는 벡터와 행렬의 개념을 포함하는 텐서의 개념 이나 미분 방정식의 개념과 유사하다. 추상기계, 다이어그램 등의 들뢰즈적 개념들은 미분적이고, 위상학적인 관계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잠재적 차원의 개념과 밀접하게 연 결되어 있다.

102) 박영욱, op. cit., pp.178-185

103) 질 들뢰즈, op. cit., 2001, pp.271-272 104) Ibid, p.652

제 5 장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건축 디자인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는 다이어그램이 어떻 게 활용되는지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건축 다이어그램의 현대적 의미와 위상은 다음과 같다.

(1) 건축 다이어그램의 현대적 의미

다이어그램은 건축가들 디자인 전략에 따라 들뢰즈가 제시한 추상기계abstract machine 또 는 다이어그램적diagrammatic인 것과 같이 추상작용을 통해 변화와 변형을 유발하여 작품 의 새로운 방향과 새로운 의미가 가동되는 추상기계-다이어그램, 프로그램 관계를 해 석하여 시각화된 다이어그램을 디자인에 적용한 프로그램-다이어그램, 디지털 매체를 이용하여 가시화된 다이어그램을 통해 결과물을 도출한 디지털-다이어그램으로 건축가 들이 다이어그램을 다양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이어그램을 사용하는 건축가들은 각자의 논리로서 다이어그램을 다루고, 이들의 다 이어그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건축화 하는 수단으로서 추상화된 상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이용하여 유형화되고 고정된 건축을 탈피하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 이다. 이런 배경에는 들뢰즈의 ‘추상기계’의 정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는 추상 기계를 ‘다이어그램과 같은 것’으로 설명했기 때문이다. 즉, 들뢰즈의 다이어그램은 생 성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고, 건축가들은 건축형태의 생성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수 있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하는 도구로서 다이어그램을 주목한 것이다.

이러한 다이어그램을 구축적 다이어그램이라 하며, 이것의 의미가 오늘날 현대적 의 미의 다이어그램이라 할 수 있다. 즉, 구축적 다이어그램은 기존의 것을 탈피하여 새로 운 것을 담아낼 수 있는 역할과 비경계에서 상호관계를 통한 존재의 잠재성을 드러나 는 역할로 건축 디자인 형상화를 위한 표현수단이자 매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것과 잠재적인 것은 다이어그램의 다의적 의미와 다양한 변형을 통한 추상성, 잠재성, 자기지시성이라는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여기서 다의적 의미와 변형은 재 현적, 설명적 다이어그램의 역할이 아닌 생성적, 증식적 다이어그램으로 고정된 형태의 틀을 벗어나게 만들어 줌으로서 구축적 다이어그램이 다양하고 포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2) 건축 다이어그램의 현대적 위상

현대건축의 중요한 개념으로 주목받는 다이어그램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사회는 네트워크화, 다중화, 다층화, 그리고 가치관의 형성으로 사회에 대 한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냈으며, 더불어 도시와 건축에 대한 인식 또한 변화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 건축가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을 통하여 도시와 건축의 관계에 대 한 정의를 내고 있으며, 현대 건축의 도시성은 영역, 동선, 도시적 흐름 간의 복잡한 비 율과 관계를 사유하기 위한 새로운 도구를 요구하게 되었다. 관계자체와 비율에 대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위상기하학적 사고와 관련이 되며, 관계가 형태보다 중요하게 여겨 지는 현대건축에 다이어그램은 건축적 사고의 주요 도구가 된다.

둘째, 건축형태를 만드는 요인으로 근대건축은 대지, 주변 맥락, 사용자의 요구는 소 거되었다. 단지, 건축물의 형태자체에 집중을 하였기 때문에 형태를 생성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하학만으로 해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 건축은 대지, 장소, 행태, 행위, 맥락 등의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요소들을 반영함으로서, 기하학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 해졌다. 이런 모든 요소들을 반영하여 건축형태를 생성하는 현대건축은 기하학이 아닌 위상기하학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한 방법 을 모색함으로써 비롯된 것이다. 즉, 애매하고 혼란된 환경, 비선형계, 비가역성속에서 규칙성을 찾고자 하는 수단이 다이어그램인 것이다.

셋째, 디지털 매체의 발전으로 이전의 아날로그적인 다이어그램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연속적이며 지속가능한 변형과 인지과정과의 연결 또한 함께 이루어낼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그방식의 버블다이어그램과 같은 설명적인 다이어그램의 기능을 넘어서 는 것은 물론 이전의 아날로그 방식의 다이어그램에서 표현하기 힘든 연속적, 위상학적 이며 탈 중심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매체로 표현된 다이 어그램은 그자체로 디지털 디자인 프로세스를 대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넷째, 1980년대 이후에는 후기구조주의 철학자들의 영향을 받은 건축이론들이 나오 며 다양한 형태들을 형상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주의에서 배제되었던 시간의 차원을 도 입하여, 변화, 차이, 생성 등을 구조 안에 담으려 한다. 이 경우 건축에서 특별한 기원 이나 근거, 동일성은 존재하지 않게 되고 계속해서 차이만이 생성될 뿐이다. 그래서 그 들은 구조라는 단어 대신에 장field이나 다이어그램과 같은 개념을 사용한다.

따라서, 이들이 활용하는 다이어그램은 디자인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연적 요소 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형태생성의 중요한 도구이며, 다이어그램으로 결과물을 도출한 작품은 다이어그램이 아닌 다른 도구로는 결과물 도출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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