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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두루 통하는 교양교육 정보의 물길 두루두루 통하는
교양교육 정보의 물길
‘두루내’란 어느 분야에서든
‘두루두루 통하는’ 교양기초교육에 관한 지식 및 정보를 전달하는 물길을 의미한다.
두루내
CONTENTS
e-JOURNAL
2013. 07+08.
vol.09
발간등록번호 e저널-2013-4 발행인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 손동현 편집위원장 윤우섭 교수(경희대)
편집위원 김혜영 교수(한국체대), 김윤선 교수(고려대), 박정하 교수(성균관대), 신현규 교수(중앙대), 조혜경 박사(교양기초교육원), 허동현 교수(경희대)
발행일 2013년 7월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주소 (153-701) 서울시 금천구 서부샛길 606 대성디폴리스 A동 23층 전화 02-6919-3952 팩스 02-6919-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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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내에 게재된 외부 기고문의 견해는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기고자의 견해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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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말 | 윤우섭 편집위원장
권두논설 | 김인환 고려대 명예교수 교양교육으로서의 글쓰기
대학 총장 칼럼 | 정갑영 연세대 총장 연세대학교의 교양교육
특별기획 | 김정렬 한국외국어교육학회장 교양교육으로서의 외국어 교육
고전을 만나다 | 김동준 (주)F&F 이사
‘고독’ 그 사색의 시간-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학회 및 단체 소개 | 정원섭 한국철학회 사무총장 한국철학회
확대경 | 황철원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장 한동대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양교육 관련 도서소개 | 노상균 경희대 교수 묵혀두기 아까운 책 / 「순자」
두루내 카페
독자투고
강경화 경상대 강사 2012~2013 두루내 목차
편집인의 말
최근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의 공대교수 한 분께서 정 년을 맞아 고별강연을 하시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강 연 내용은 공학도의 도덕적 책무와 관련된 것이었습니 다. 기술의 진보 덕에 우리 살림은 대단히 편리해졌지 만, 그 반면 자원의 고갈, 지구 온난화, 대기와 수질 오 염 같은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생활에 유익한 것 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이 공학의 목표이겠지만 상기와 같은 문제에 봉착한 지금 기술 개발을 멈출 수 없다면, 공학도들은 더 높은 도덕적 책무를 느끼며 개발에 나서 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강연의 요지였습니다. 은 퇴하면서 후배와 후학들에게 전하고픈 것이 많았겠지 만, 이 주제를 고별 강연을 위해 선택하신 것은 발전이 가져온 후과에 대한 반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깊이 고 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기술 개발의 유혹과 높은 도덕적 책임, 자칫 양립하 기 어려워 보이는 이 가치들의 융합이야말로 오늘날 가 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 다. 거의 모든 대학이 공학과 윤리라는 과목을 설치한 것도 이런 깨달음의 결과로 보입니다. 그러나 도덕적 책무가 공학도들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 다. 생활의 편의를 추구하면서도 그 이면에서 빚어지는 결과들에 무심하다면, 공학도에게 도덕적 책무를 요구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 보면 자기기만에 다름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이 스스로 지금까지의 생활을 돌 아보고 미래의 생활을 재설계하도록 자극하는 것이 필 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그간 많은 노력이 있었 지만 인간과 자연간의 관계를 재설정하고 그것을 교육 하는 것이 절실해 보입니다. 수년 전부터 반복되고 있 는 전력난을 접하며 – 오늘날의 전력난과 같은 인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 결국 생활방식의 변화 또는 의식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
으면 모든 것이 구두선에 그칠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지 적 자극이 다방면으로 전개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길 의 맨 앞에서 교양기초교육의 깃발이 높이 휘날리고 있 기를 염원해 봅니다.
이번 호 권두 논설은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이신 김인 환교수께서 집필해 주셨습니다. 김교수께서는 바른 교 양교육의 길로 토론 수업을 제시하며, 이 토론수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모국어를 통한 글쓰 기 교육이 바로 서야 함을 설파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글쓰기는 “전문 지식의 기록이 아니라 시민이 시민 으로서 시민의 자연스러운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는 글 쓰기”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함으로써 글쓰기를 통해 시 민교육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주셨습 니다.
연세대학교 총장께서는 총장칼럼에서 연세대학교가 창조적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개혁을 진행 중 이며 그 중심에 residential college 체제가 있다고 소 개하셨는 바, 그 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면 타 학 교에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공 심화를 위하여 도구 교과적 성격을 가지는 외국 어 교육이 오로지 영어 교육에 편중됨으로써 결과적으 로 외국 문화와의 건전한 소통을 통한 우리 문화의 유 연성 확보라는 과제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외국어교육 학회장의 고언은 외국어 교육 전반에 대한 반성을 요구 합니다.
수년전부터 변함없이 장마가 예보되고 있기는 하지 만 그 이름이 무색하도록 비가 내리지 않는 장마가 반 복되고 있습니다. 예보된 시기를 지나면 시도 때도 없 이 호우가 찾아오겠죠? 여러모로 힘든 계절 건강하게 나시기를 기원합니다.
윤우섭 편집위원장(경희대 외국어대학장)
대학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토론을 통하여 합의에 도달하는 훈련의 장소이다. 토론을 통 하여 얻은 원칙이 아니면 용인하지 않으려는 완강한 정신은 대학생활의 바탕이 되어야 하 고,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가능한 결정방법들 을 제안하고 제가 아는 기본 지식의 원리들에 근거한 예증들 을 천천히 검토하는 행동이 대학생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의 의사소통에 이용할 수 없는 지식은 아직 충분히 자기화된 지식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교양교육은 전부가 토론수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교과서를 꼭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으로만 구성하고 토론수업 에 알맞게 재편성해야 할 것이다
토론수업은 글쓰기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국어로 글쓰기를 가르치려면 먼저 모국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해야 한다. 한국어는 세 개 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밑층은 몇 만년동안 한국 사람이 써 온 토박이말켜이다. 처음 들어도 단박에 그 뜻이 느낌과 함께 전달되는 말이 그것이다. 가운데 층은 들어온지 2천년쯤 되 는 선진(先秦) 중국어 층이다. 5%도 안 되는 지배계급만이 쓰 던 말들 중에는 아직도 우리말이 안 된 것들이 있지만 상당수 의 말은 우리말로 녹아들어와 있다. 윗층은 일본 사람들이 일 본식 한자로 만든 신조학술어들인데 그 대부분이 서양말을 번 역한 것으로서 우리말 안에 들어와 있기는 하지만 물 위에 기 름이 뜨듯 겉도는 단어들이다. 우리말에서는 조사로밖에는 안 쓰이는 “보다”를 부사로 쓰는 것이나 쓸데없이 피동 표현을 자주 쓰는 것도 일본식 문장구성이다. 모국어란 우리말 중에
서 토박이말켜에 닿아 있는 부분을 일컫는 명칭이다. 독일어 vorlaufende Entschlossenheit를 일본식으로 번역한 先驅的 決斷性은 결코 모국어가 될 수 없는 단어이다. 둘째로 모국어 는 대중의 말, 즉 민중언어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특수한 사 람들만 쓰는 말은 모국어가 될 수 없다. 돈이 있건 없건, 나이 가 많건 적건, 지위가 높건 낮건 두루 통하는 말, 쉽고 정확하 게 주고받을 수 있는 말을 모국어라고 하는 것이다. 모국어 글 쓰기 교육은 무엇보다 먼저 학생들에게 우리들의 이 모국어가 얼마나 어려운 역사의 도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태어날 때부터 의 선물로 주어진 것인가를 알려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휘황한 전등 불빛이 낮과 같은 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에서, 다만 조선어 사전 편찬실만이 침침칠야에 잠기어 희미한 불 빛으로 까물거리기를 몇 해나 하였으며, 석탄의 연기가 천공 을 가리는 장안에서 오직 사전 편찬실만 이 식은 난로로 엄동 을 지내기 한두 번이 아니었으나, 시들어가는 배달겨레의 얼 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찬연한 민족문화의 유지발전을 위하 는 단심으로 온갖 어려움을 참고 견디었으며, 고달픈 살림살 이 가운데에도 언제나 웃음소리가 들리었던 것이다.1)
16세기에 프랑스에서는 몽테뉴가 나오고 독일에서는 루터 가 나와서 프랑스말과 독일어를 살려내었다. 한문을 밀쳐내고 토박이말을 살려냈다는 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지금 프랑스나 독일의 16세기 어름에 있는 셈이다. 희랍의 경우에는 2,500 년 전에 나온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문장을 정확하게 쓰는 방법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언제나 존재하고 있는 이러한 이유로 인해 사람들은 개념 을 잃게 된다.” 이 문장에서 우리는 ‘언제나’라는 말에 붙여져 야 할 구두점이 어떤 문장 구절에 삽입되어야 하는지를 명료 하게 알 수 없다. 게다가 만일 등위관계를 이루고 있는 두 단 어를 이 두 단어 각각을 포괄하는 한 단어에 연결 짓지 못한다 면, 그것은 어법상의 오류이자 잘못된 귀속관계가 된다. 예를 들어 ‘보았던’이라는 말은 소리와 색깔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감지했던’이라는 표현이 소리와 색깔에 모두 해당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또한 만일 우리가 시작했던 문장을 끝마치기도 전에 이 문장 사이에 여러 다른 요소들을 삽입하게 된다면 이 문장은 모호한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다 음과 같은 문장이 있을 수 있다. “나는 그에게 말을 전한 후에 떠나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내 이러저러한 일들이 그런 식으 로 일어났던 것이다”라고 써야할 문장을 “나는 의도를 갖고 있 었기 때문에 그에게 말하고 난 뒤에, 이런 식으로 이러저러한 일들이 일어났다면 떠날 것이었다.”라고 표현한 것이다.2)
영독불은 모두 400년 이상 써온 언어이기 때문에 문체가 안 정되어 있고 그 말의 토박이들에게 모국어 노릇 하는 데 부족 함이 없다. 일본만 해도 11세기초에 이미 「겐지 모노가타리」
가 나와 천 년 넘어 일본어 문학을 해 왔기 때문에 문체의 안 정성으로 볼 때 한국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국 어 글쓰기에는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이 쓴 글을 순한문체로 바꿔 써보게 하거나 토박이말투로 바꿔 써 보게 하는 훈련이 꼭 필요하다. 한문체와 토박이말투를 시험해 보는 동안에 그
학생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문체를 발견하게 될 것 이기 때문이다. 그 뜻과 소리가 또렷이 잡히지 않고 어름어름 한 구석이 있는 말은 모두 일본식 신조 학술어와 연관성이 있 는 말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정신에 안개가 자욱 하게 끼어 있기 때문에 어름어름한 말을 쓰고서 오히려 풍치 고 자랑하고 떠벌이는 것이다. 통일됐을 때를 생각해 보더라 도 토박이말켜에 닿을 수 있는 말을 찾아 쓰고 그 수효를 늘이 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의 것과 서양의 것에 맹목적으로 의존 하게 되면 학생들은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제 머리로 생 각해 보려고 하지 않고 남의 것을 흉내 내면서 유식하다고 풍 치는 속물적 현학취미에 떨어지게 된다. 기초도 없고 주추도 없이 서양의 신기한 이론들만 수입하고 모방하여 장식하는 글 들이 행세하는 꼴은 마치 거품 경제의 한 면을 보는 듯하다.
화이트헤드는 그런 행동을 구체성을 잘못 놓는 오류라고 비판 하였다.
모국어 글쓰기 교육은 학생들이 자기의 근본문제를 아주 기 초적인 데서부터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여 제 힘으로 얻어 낸 깨달음을 적어낼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아 무리 작은 것이라도 제가 제 힘으로 깨친 것만이 힘을 가질 수 있다. 고민하고 반성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생각하는 것 은 보는 것이다. 보는 것은 주어진 것에 매어 있다. 사고는 자 료 다음에 오는 것이지 자료 없이 혼자서 사고하는 것은 망상 이거나 몽상이다. 보는 것은 어떤 주어진 것을 대상으로 설정 하고 문제 삼는 것이다. 인간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세계를 대상으로 놓을 수 있다. 주어져 있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보는 것은 주어져 있
교양교육으로서의 글쓰기
권두논설 글 김인환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 한글학회, 「큰사전」,을유문화사, 1947, “편찬의 경과”, 1면.
2)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Ⅲ」(이종오 등 옮김),도서출판 리젬, 2008, 52-53면.
는 것의 드러남을 포착하는 행위이다. 생각을 아는 것은 사물 을 아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것의 드러남을 잡지 않고 주어 진 것에 대한 누구의 생각을 적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다. “본 다는 것은 기본적인 특성이 있는데 그 첫째는 바라본다는 행 위의 주체가 나 즉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자기 자 신이 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 또는 세상 사람들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스스로 그리고 직접 하는 것이다.”3) 남의 눈으로 보는 것은 자기 눈으로 보는 것과 다르다. 본다는 것은 하나의 시야에 구속된다. 여기서 보는 것과 저기서 보는 것이 다르고 이전에 보는 것과 이후에 보는 것이 다르다. 두루 보는 것은 인간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두루 보려면 나는 나의 시야를 다른 사람의 시야와 접합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 이 말해주지 않으면 나는 다른 사람이 본 것을 알 수 없다. 다 른 사람이 본 것으로 내가 본 것의 모자라는 자리를 채울 수 없으면 나는 내가 본 것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 른 삶의 말을 듣는 것도 내가 듣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본다는 것은 하나의 시야를 가진다. 왜 냐하면 인간의 눈 자체가 하나의 시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시야 속에 있는 것만을 볼 수 있다. 우리 시야 를 벗어나 그 밖에 있는 것을 우리는 전혀 볼 수 없다. 시야 밖 에 있는 것은 그것이 있다 해도 검토할 수 없다. 또한 사람마 다 시야가 다 다르다. 이런 제한은 인간 조건 때문에 뒤따라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보지 못한 것에 대해 그것이 없다 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시야를 벗어나 그 밖에 주어져 있는 것을 우리가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시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듣는 것과 공존한다. 듣는 것 이것을 일컬어 대 화라 한다. 듣는 것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하면 이데올로기가 된다.4)
글쓰기를 가르치는 사람은 형식주의에서 벗어나 글의 내용 을 현실과 세계로 개방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 람이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진지하고 성실하게 고민하고 반성할 때 모국어 글쓰기 교육은 치유와 성장의 상 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직선적이고 직접적이고 연역적인 서 양 사고와 순환적이고 간접적이고 귀납적인 동양 사고를 비교 한 사람도 있으나, 학생들에게 논리의 규칙을 지키도록 가르 치는 대신에 자기 삶의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적극적으로 고 려하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자 기의 시각을 구성하여 표현하려면 서구의 지배적 규범에 맞추 지 않아야 하듯이 한국적인 것을 따로 설정하여 그것을 써야 한다는 사고방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독특한 한국문화가 있 다고 가정하고 그것에 대해 쓰게 하는 글쓰기는 그릇된 이데 올로기를 재생산하게 될 것이다. 모국어 글쓰기 교육은 서구 주의와 조선주의로부터 동시에 벗어나는 교육이 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서 인습적인 자기중심주의로부터도 벗어나는 교육 이 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지식이 시민의 의견보다 중요하다는 생각도 사실 에 부합하지 않는다. 1930년대의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케인스의 경제학은 케인스의 책을 가지고 공부한 대학원생들 이 교수가 된 1950년대에 와서야 전문가들의 지식이 되었고
그때는 이미 케인스의 저축-투자의 소득결정 이론으로는 해 결할 수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새로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었 다. 정부가 어떤 계획을 추진할 때 지역민들이 그 계획에 반대 하면 정부는 그들을 전문지식을 무시하는 지역이기주의라고 매도하는데, 정부의 계획과 지역민의 반대는 정책의 요소로서 동등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계획 대로 시행되는 정책보다 정부의 계획과 지역민의 반대가 조정 되고 타협되는 과정을 거쳐서 시행되는 정책이 더 정당한 정 책이다. 국가는 통계로 처리할 수 없는 일을 하지 못한다. 노 동허가서를 받지 못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으므로 정부가 볼 때에 그들은 비존재이다. 한국에서 일하 고 돈 받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사는 사람들을 정부는 존재하 지 않는 유령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국가 공무원이나 그들에 게 정책 자료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에게 비존재로 취급되는 사 람들이 비존재가 아니라 존재라는 사실을 시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교양교육으로서의 글쓰기는 전문 지식의 기록이 아니라 시민이 시민으로서 시민의 자연스러운 생각과 느낌을 기록하 는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어떠한 인간이든지, 한정된 지식밖에는 얻을 수 없고 잠재 능력에 대해서도 한정된 훈련밖에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지성 과 개성 간의 최상의 균형 유지를 목표로 전진해 간다는 즐거 운 희망을 안고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세 개의 중요한 길이 있다. 그 첫째는 문학적 교양의 길, 둘째는 과학적 교양의 길, 셋째는 기술적 교양의 길이다. 이 세 방법 중 그 어느 하나도 다른 두 개를 배제했을 때는 지성 활동도 개성 활동도 중대한
결함을 초래한다. 그렇지만 단지 이 세 과정을 기계적으로 혼 합한 것이라면 그것은 상호 연관성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 정보의 단편 만들기라는, 나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우리는 앞 에서 이미 전통적인 문학적 교양의 장점 중 하나로 부분과 전 체의 상호 연관성에 주목한 바 있다. 교육의 문제는 문학적 영 역이건 과학적 영역이건 기술적 영역이건 간에 그 중심이 되 는 중요성을 유지하면서 한 영역의 교육과정에 다른 두 영역 에 있는 것을 불어 넣어서 연관시키는 데 실패하지 않도록 하 는 것이다.5)
글쓰기 중심의 토론수업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융합교육을 들 수 있다. 융합 교육은 외부에서 틀을 만들어 강 요될 것이 아니라 교수자들 내부에서 반성을 통하여 형성되어 야 할 것이다. 연구자가 자기 분야의 전제와 한계에 대하여 반 성하지 않는다면 학제연구는 불가능할 것이다. 경제학자가 계 량적인 연구의 한계를 반성하고 수치로 환원할 수 없는 역사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게 될 때 그는 비로소 역사가와 공동으 로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성을 매개로 하지 않는 분야 융합은 기존 지식의 응용에 그치기 쉽다. 연 구와 교육은 이미 있는 연구 성과를 계승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 지식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 김태규, 「형이상학의 역사」,도서출판 한글, 2009. 14면 4) 김태규, 같은 책, 15-16면.
5) 화이트헤드, 「교육의 목적」(오영환 옮김), 궁리출판, 2004, 135-136면
최근 우리사회는 급속한 글로벌화와 과학기 술의 비약적 발전, 이에 따른 사회 구조의 변 화로 개인, 사회, 국가간 관계가 매우 복잡해 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와 함께 대학도 무한경쟁 체제로 돌입하였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 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발전을 선도해온 최고의 명문 종합대학으로 자 리매김한 연세대학교는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와 도전 속에 서 더 강력한 성장의 동력을 찾아내야 할 책임과 함께, 이제 그 이름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우 리나라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다시 정립해야 할 책무를 갖 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기독교의 진리와 자유의 정신에 바탕 을 두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실천하여 한국사회 를 선도하고 인류와 사회발전에 기여하고자 하고 있으며, 특 히 ‘제3의 창학’을 통하여 창조적 글로벌 인재 양성, 세계수준 의 연구 성과, 섬김의 문화 정립이라는 교육목표를 실현하고 자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연세대학교는 가장 중요한 창조적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하여 연세인의 핵심역량으로 다음의 다 섯 가지를 함양하고자 한다.
첫째는 창의력(Creativity)으로 학문적·문화적 창작 활 동에 대한 탐구와 참여를 통해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키우고, 새로운 발상과 도전을 실험하는 역량이다. 둘째는 소통능력 (Communication Skills)으로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 환경 변화에 적응해나가는 능력을 토대로 타인이나 이질적인 문화 를 이해하고 교류하며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셋째는 융 적·복합 능력(Convergence)으로 학문간 경계를 넘어선 새
로운 융적·복합적 지식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통 찰력, 다양한 적응력, 합리적 사고력을 갖춘 리더로서의 역 량이다. 넷째는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인데, 이 는 소통능력을 기반으로 상이한 역사적·전통적·언어적·
문화적·종교적·사회체제 등의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상 호 인정과 공존을 지향하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핵심역량이 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창립정신을 반영한 크리스천 리더십 (Christian Leadership)을 강조하여 나눔과 헌신, 배려와 설 득, 높은 윤리성과 책임성을 갖추고 조직과 사회구성원에게 봉사하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추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5가지의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하여 연세대학교 는 기존에 진행되던 교양기초교육과 더불어 24시간 캠퍼스 내에서 학습과 생활을 통합하는 Residential College (RC)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RC는 교수,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학습형 생활공동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미 오래전에 영국의 옥스퍼드, 캠브리지 대학을 시작으로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 학에서 모두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연세대학교는 2007년 원주캠퍼스에서 국 내 최초로 RC교육을 도입하였으며, 2013년부터는 본교의 모 든 신입생에게 전면적으로 RC교육을 도입하여 현재 성공적 인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은 학문간 융합을 통한 통찰력 함양,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섬김의 리더십 실천, 지역적·국 가적·세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연세인 양성, 논 리적적·분석적적·과학적 판단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 으며 학제적 교육을 확대하고, 교양과 전공간의 연계 활성화, 저명 석학 강의 확대, 신교육법 개발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 한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는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는 창의적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 자 한다. 연세대학교의 교양기초교육은 크게 공통기초, 필수 교양, 선택교양으로 나뉘어지며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통기초 영역은 연세대학교 학생이면 누구나 이수해야 하 는 영역이며,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의 지도자로서 갖 추어야 할 능력을 기르고,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표현능력 과 소양을 배양하기 위한 교육의 영역이다. 이 영역에는 채플, 기독교의이해, 글쓰기, 영어 등의 교과목이 개설되어 있다.
필수교양 영역은 다양한 영역을 설정하고 학생들의 전공계 열이나 개별적인 성향에 따라 일정한 영역 단위로 차별화된 내용을 교육하는 영역이다. 자신의 전공영역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인접 영역에 대한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 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공연구에 들어가기 전에 교양인으 로서의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케 하여 사회의 지도자적 역량 을 증진하도록 하기 위한 교육 영역이다. 문학과 예술, 인간 과 역사, 언어와 표현, 가치와 윤리, 국가사회와 공동체, 지 역사회와 세계, 논리와 수리, 자연과 우주, 생명과 환경이라 는 9개의 세부 영역으로 나누어지며 각 영역에는 다양한 과 목들이 개설되어 있어서 학생들은 이 중 8개 이상의 영역에 서 한 과목씩을 필수로 이수하게 되어 있다.
선택교양 영역은 학문분야간의 연계성과 학제성을 추구하 며, 현대사회의 요구와 필요성에 부응하고, 사회의 지도자 가 구비해야 할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영역이다. 선택교양 영 역 또한 역사·철학 영역, 과학·기술 영역, 사회·윤리 영 역, 인문·예술 영역, 세계문화·언어 영역, 생활·건강 영역 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올해부터 전면도입된 RC 교육을 위해 Residential Education 영역이 포함되어 있다.
Residential Education 영역에는 우선 전인교육(Holistic Education, HE) I, II, III가 있으며, 각각은 사회기여, 문화 예술, 체육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학생들은 사회기 여, 문화와 예술, 체육 영역을 교과목과 다양한 비교과 활동 을 통해 경험하게 되고, 이로써 지성, 덕성, 영성이 조화된 종합적인 전인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또한 신입생들에게 대학의 본질과 대학생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하여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성공적인 대학생활 과 미래를 위한 학업계획 설계를 돕기 위해 1학년 세미나 과 목인 RC101을 개설하고 있다. 위의 과목들은 선택교양 영역 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RC 교육을 위해서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과정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RC 교육환경에서 연세대학교는 국제화 교육과 전인교육, 창의성 교육의 실현을 통해 글로벌 역량과 공동체의식, 리더 십과 소통 능력, 창조적 감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키우고자 한다. 위에서 이야기 한 교과목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아 우르는 융복합 교과목의 운영과 학생 주도적 교육프로그램을 통하여 학생들의 창의성도 증진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성장 배경과 문화적 차이를 지닌 학생들이 학습형 생활공동체 생 활을 통해 서로의 같음과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의 중 요성을 체득하게 되고, 글로벌 에티켓을 익힘으로써 국제화 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RC의 교육환경과 다양한 교육프로 그램을 통해 글로벌 사회에서 요구하는 역량들을 자연스럽게 계발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연세대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RC 교육모델은 국내에서 선도적인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모든 신입생에게 1년 동안 전면적으로 실시하게 될 내년이 되면, 그 속도가 한층 가속화 될 것이다. 이미 다른 여러 대학들에 서도 기숙사 시설을 확충하는 등 이 제도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서 머지않아 새로운 21세기형 대학교육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연세대학교는 다양한 변화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사명인 교육을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는 위에서 이야기 한 일련의 교육과정들을 통해서 실현 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학교는 기본적인 교육을 강화함으 로써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세계수 준의 교육 명문으로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130여년 전 통 명문사학의 축적된 교육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대학교육 의 특성화된 선진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연세대학교는 아시아 대학의 이상적인 교육모델을 제시하는 아시아 고등교육의 허 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세계 수준의 명문 대학으로 발돋 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학 총장 칼럼 글 정갑영
연세대학교 총장
연세대학교의 교양교육
- RC를 통한 새로운 대학교육 패러다임 모색
- 섬김의 정신을 실천하는 창의적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교양
교육으로서의 외국어
교육
특별기획 글 김정렬
한국외국어교육학회 회장,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대학의 교양교육은 교육의 이상주의와 실용주의적 철학적 기초에 따라서 크게 자유교육 (Liberal Education)과 교양교육(General Education)으로 양분된다. 자유교육은 노예가 아닌 자유인으로서 독립적인 자아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사고의 자유, 인간의 존재, 인간과 사회, 인간 과 과학 등의 영역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반해 교양교육은 전공교육의 기초 를 마련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게 되므로 전공 공부에 필요한 도구과목들인 외국어, 수학, 과학 등의 과목을 전공 영역별로 필요한 것으로 나누어 공부하게 된다. 결국 외국어교육은 실용주의적 철학적 기초에 기반을 둔 교양교육으로서 전공을 심화하기 위한 도구교과인 셈이다. 물론 자유교 육을 위한 심도 있는 내용의 원서들을 읽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외국어교육은 이상 주의적 가치에 기초한 자유교육의 도구교과가 될 수도 있다.
대학의 전공교육이 심화교육이라면 도구교과로서의 교양교육은 심화의 기초가 되어야 하고 외 국어교육은 기초를 다지는 도구교과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외국어 교양과목은 전공과목의 영역 과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철학이나 법학이 전공이라면 독일어를 공부해야 할 것이고 경영학이나 컴퓨터공학이 전공이면 영어를 공부해야 할 것이고 문학, 역사가 전공이라면 프랑스어를 공부해 야 할 것이고 동양사, 동양학이 전공이라면 중국어나 일본어를 공부해야 할 것이다.
교양교육으로서 외국어 교육은 전공심화과목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도구교과로서 어학적 소양 을 기르는 것을 중요한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전공심화의 기초와 도구교과로서 의 외국어교육은 무시되고 분명한 목적의식이 결여된 소위 TENOR (Teaching English for No Obvious Reasons)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영어가 국제어로서 국제적인 거시적 문제에 대한 의 견교환의 수단인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이루어지는 교양교육의 귀중한 외국어 교육 시간을 온통 영어교육에 쏟아 붓는다는 것은 교양교육의 궤도 탈선이다. 철 학도가 근대 철학의 기초가 되는 칸트의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 니체의 ‘Das Sprach Zaratustra’,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등을 원서로 읽지 못하고 영어 번역판이나 우리말 번역판 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과연 제대로 철학공부를 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여기서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의 일화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데 리다는 프랑스의 유명한 고등사범학교를 나왔고 학교에서 풍부한 고전어교육을 받았다. 그는 후 기구조주의자로서 라깡과 같은 구조주의자들이 주장한 지칭의 대상과 지칭어의 관계 형성과정, 즉 언어의 상징화 과정은 구조적인 과정이라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의 소통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엎었다. 엎는 방법도 어떤 텍스트의 의미를 저자가 구성했다면 독자는 물건과 같은 상품 처럼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구성한 텍스트를 해체해서 자신의 의미로 재구성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어떤 텍스트도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구조주의적 의미는 없다고 주 장하면서 오로지 개별 독자가 재구한 의미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많은 고전 작품의 재해석을 통해
서 보여주었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저자의 의도를 책이 완벽하게 담아내는 매체 도 아니고, 독자가 수동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읽어내는 매체도 아니므로 전통적인 저자와 독자의 의사소통과정이라는 독해과정이 해체되고 책을 읽는 독자만이 남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독자 는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책 속의 언어를 해체하여 의미를 재구성하는데 완전히 자유롭다. 다 만 그 자유도 해당 내용의 언어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만큼 자유로운 것이다. 그는 후기 구조 주의적 관점으로 고전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자의적 해석으로 미국학자들의 미움을 샀지만 미국의 많은 학자들이 데리다와 같이 고전어에 능하지 못했고 주로 번역판에 의존하여 고 전작품들을 이해했기 때문에 때로는 그의 우스꽝스러운 재해석을 제대로 반박할 수조차 없었다.
우리는 대학에서 교양교육 시간에 토익영어, 시사영어, 텝스영어를 공부하는 것을 많이 목격 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위는 교양교육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토익영어, 시사영어, 텝스영어가 필요하다면 어학교육원에서 대학의 정규교육과정 외의 시간에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서 들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교양교육 시간에는 교양교육에 필요한 전공기초의 내용을 다지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대학 졸업 후의 취업난을 대학의 문제로 치부하고 탓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날 대학교육의 정신적 가난함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140학점으로 복수전공까지 이수할 경우 대체로 교양과목 40학점, 전공과목 40학점, 복 수전공 과목 40학점, 일반선택 20학점으로 이루어진다. 3학점 기준으로 13-14과목 정도로 전공 학사를 마치는 셈인데 이는 386세대들의 과목 수로 따져서 과거 160학점 단일전공 기준으로 반 도 안되는 가난함이다. 세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배울 것이 더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동 분서주 바쁘기만 할 뿐 깊이 있는 강한 교육을 잃어 버렸다. 이제는 대학이 교육부의 갑꼴 놀음에 서 해방되어 고등교육의 갈 길을 찾고 자율적으로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을 강화시켜서 진정으로 강한 대학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강한 대학 교육의 맥락에서 외국어 교육의 방향은 필요와 목적에 따라서 균형있게 이루 어져야 한다. 현재의 영어권 일변도의 외국어 교육은 국가의 귀중한 인재와 자원을 이중 삼중으 로 낭비하면서 동일한 투자를 반복하고 있는 체제이다. 외국어 교육의 다양성을 회복하여 다양한 외국의 문화와 지식을 받아들여 우리의 사고를 유연하게 하고 세계의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어 야 한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래의 <표 1> 2012년 4월 1일 기준 재 외 한국인 외국어 권역별 유학생수의 비교이다.
국가별 유학생 수를 보면 영어권이 131,878명으로 전체 유학생 수의 55.2%를 차지하여 2위 인 중국어권을 무려 30% 정도 초과하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이 중국어권이 62,855명으 로 26.3%, 일본어권 19,994명으로 8.4%, 독일어권의 경우는 숫자가 뚝 떨어져서 8,223명으로 3.4%, 프랑스어권은 5,123명으로 2.1%, 러시아어권은 1,112명으로 0.5% 그리고 스페인어권은 127명으로 0.05%이다. 이들 언어권역을 실제 사용자수의 순서로 살펴보면 영어권 유학생수가 너무 많다는 것을 금방 볼 수 있고 이러한 언어권역별 유학생수의 불균형은 귀중한 인적 자원의 낭비와 필요한 곳에는 인재를 찾을 수 없고 또 다른 곳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되 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행 교육과정의 정식으로 채택된 외국어를 기준으로 언어권역별 사용자수를 억단위 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표 2>와 같다. 언어권별 사용자 수는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러 시아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순이다.
중국어가 10억 인구로 단연 1위이고 다음이 3억 5천만명 정도의 영어이고, 이어서 2억 5천만 명이 쓰고 있는 스페인어이고 아랍어가 1억 5천만명, 일본어가 1억 2천만명, 독일어가 1억, 프랑 스어가 7천만명 정도가 쓰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유학생의 언어권역별 수학 인구수와 비교해 볼 때, 많은 불균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권의 유학 생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국가적으로 필요한 언어권역별 전문가의 부족과 양성을 심각하게 고 려해야 될 상황이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차별하는 정의적 특성 중의 하나가 사고하는 동물, 언어를 가진 동물이라 고 한다. 인간의 언어는 인간을 정의하는 1차적 특징 중의 하나이고 인간의 사고와 언어의 관계 는 불가분의 동전의 양면이다. 인류학자인 워프의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결정하 고 주조한다.”라는 말의 뜻은 우리가 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서 비로소 인식한다는 것이다. 촘스키같은 학자도 우리의 호흡기관의 기능이 1차적으로 호 흡과 생존에 있고 2차적으로 언어의 발성에 있듯이, 언어의 기능도 1차적으로는 인간의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고, 2차적으로 사회적 의사소통 도구라고 보았다. 그는 이유를 언어의 사회 적 의사소통도구로서의 불완전성은, 예를 들면 의미의 중의성, 불필요한 통사적 복잡성, 누구도 다 배울 수 없는 어휘의 양, 의외로 사고의 다양성과 논리적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 가 된다는 것이다. 훔볼트도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로만 보지 않고 개별 인간의 세계관
언어권 영어권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권 프랑스어권 러시아어권 스페인어권 기타 계 유학생수(명) 131,878 62,855 19,994 8,223 5,123 1,112 127 9,901 239,213
비율(%) 55.2 26.3 8.4 3.4 2.1 0.5 0.05 4.1 100.0
[표 1] 2012년 4월 1일 기준 재외 한국인 국가별 유학생수 (2012년 교육통계)
언어권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러시아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사용자수 10 3.5 2.5 1.5 1.5 1.2 1.0 0.7
[표 2] 언어권역별 사용자수 (단위: 억명)
이나 정신활동을 표현하는 불가분적인 것으로 보았다.
“언어 자체는 산물(Ergon)이 아니라 오히려 활동(Energia)이다....언어는 분절된 음성을 사유 의 표현으로 만드는 영원히 반복되는 정신의 활동(Arbeit)이다.”
훔볼트는 이러한 언어의 활동적인 측면에서 언어를 인간의 정신활동으로 묘사하고, 정신의 현 존은 오직 그 활동 속에서 그 활동 자체로서 정의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사고와 언어는 하나이 며 분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나아가 언어를 사고형성기관이라고 하였다. 이상의 논의는 언어 의 다양성이 사고의 다양성을 촉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국가적으로 다양한 차원의 사고방식과 문제해결의 접근방식으로 창조 경제의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 당면한 현실은 참으로 엄중하다. 지금까지는 남을 따라가면서 부지런히 따라하면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남보다 앞서서 무엇을 만들어 내는 창조적 사고방식이 필요한 때이다. 이러 한 창조성은 동일한 문제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사고의 다양성에서 오는 것이며 앞에서도 설명한 바 다양한 사고는 다양한 언어적 경험을 통해서 주조될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이 다양한 외국어를 체험하여 사고의 지평을 넓히기 힘들다면, 적어도 각 개인이 경험한 한두 가지 외국어 경험과 사 고를 묶어서 다양한 집단지성으로 창의적 사고를 일구어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양교육으로 서 외국어 교육은 대학생들의 사고의 다양성과 창의적 문제 접근 방법을 모색해 줄 수 있다는 도 구적 다양성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아울러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영어 일변도 외국어교육도 세계 언어의 사 용자수와 무역 규모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제2외국어 교육을 포함하는 외국어 교육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형태로 틀을 바꾸어야 한다. 현재, 생활교양군으로 묶어서 선택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는 교육과정의 선택과목군의 부당성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외국어 교육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기부터 적어도 동양어 하나, 서양어 하나 정도는 구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외국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 중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우수한 제2외국어 교사인력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우리나라의 외국어 교육 현황이 얼마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장의 제2외국어 교사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 을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을 포기한 교사, 단기간 부전공 연수를 받고 다른 과목을 맡은 교 사, 이 학교 저 학교를 방문 판매원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과 긴밀한 관계도 맺을 수 없는 순회교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들은 “다음 해에 당장 처지가 어찌될지 모르는 상 황에서... 불 보듯 뻔한 미래를 내다보면서도 미련 없이 떠나지도 못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연명 하며 서성대고 있다.” “말로는 세계화니 문화의 다양성을 외치면서 실질적으로는 제2외국어 교육 을 말살시키는 것에 심한 분노를 느낀다.”
오늘날 세계는 정보ㆍ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국가 개념을 뛰어넘는 하나의 지구촌으로 좁아지 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 추세를 따르려면, 우리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의 이웃과 교류하면서 공존해야 한다. 더 나아가 시시각각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남보다 빨리 수용하여 급 변하는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국가의 힘은 그 구성원들이 다양하게 사고하고 국 가나 개인이 처한 문제에 대해서 적절한 처방과 창의적인 대안을 내어 놓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는 것을 인식하고 외국어 교육의 다양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한다.
1) 한국독일어교사회자료 : 배의숙(2001), 고등학교 제2외국어 교육 상황.
고전을 만나다 글 김동준
(주)F&F 이사
‘고독’
그 사색의 시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오늘 아침 늘상 그렇듯이 나의 사무실 책상위에는 책 한 권과 검 토해야 할 서류들이 놓여 있다. 97 년도 IMF때부터 시작된 오랜 습관 인 출근 전 수영과 근무시간 전 짧 은 독서가 나의 직장생활의 동반 자이자 삶의 여유이기도 하다. 특 히 근무 시간 내내 복잡하고, 신속 한 의사결정과 완벽한 업무처리를 요구하는 많은 사안들과 회의들은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나를 이 모든 현실로부터 벗어나 온전히 홀로인 나로 내버려 두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미국 메사추세츠주 콩코드 근처의 윌든 호수가에 오두막을 짓고 홀 로 2여 년간 살면서 체험을 통해 기록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의 수상집 「윌든」을 다시금 뒤적이며, 혼자만의 짧은 자유를 만 끽하곤 한다.
21세기 고도로 산업화된 현대 사회에서 환경 문제가 전지구 적인 관심사로 대두될 뿐만 아니라 인류 생존의 첫 번째 해결 과제로 요청되는 상황에서 이 책은 많은 독자들에게 생태주의 고전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급자 족의 삶을 실천한 소로우의 정신적 자서전이 특히 최근 들어 환 경 파괴를 우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태주의적 삶의 지침서 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윌든」
에서 보여준 다양한 생태주의적 성찰은 19세기부터 시작된 물 질만능주의적 사회 풍토가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하고 있음을 비판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특히 상업적 목적을 지닌 농업이 궁 극적으로 자연에 끼치는 폐해를 지적하여 탐욕에 물든 인간에 게 자연이 단지 교환 가치로서만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역설하 는 내용은 21세기 현재 인류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윌든」의 저자가 상업주의에 기인한 자연의 파괴를 경계하면서 그 대안 으로 제시하는 소박한 삶의 강조는 결국 자기 절제를 통해 환경 에 대한 윤리 의식을 확정하는 일로서 자연에 대한 겸허함을 실 천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런데 나는 「윌든」을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듯 생태주의적 시각에서 읽는 것과는 다른 관점으로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 다. 19세기 중반 문명사회가 자연에 미칠 폐해를 예견하며 인 간의 건강한 삶을 위한 실천적 노력을 강조하던 헨리 데이비 드 소로우의 강건한 정신적 힘은 바로 “고독”에서 기인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윌든」은 대자연 속에서 자신의 내면과 교감 하며 갖게 된 즐거움을 서술한 책이란 것이다. 21세기 우리 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한 발 떨어져 바라본다면 현대인 들은 고독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 다. 최근에 IT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는 “언제 어디에서나 (Ubiquitous)” 누군가와 소통하고 있음을 스스로 과시하게 함 으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일에 몰두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소통”의 경제적 가치와 연결되어 소셜 네트워크의 양적 규모에 집착하는 왜곡된 현상을 낳기도 한 다. 그러나 쉽게 만날 수 있다면 헤어지는 것도 쉽지 않을까.
또는 표면적인 소통으로 쉽게 위로받을 수 있다면 거꾸로 쉽 게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150여 년 전 이미 사람들 사이의 너무 값싼 만남의 폐해를 지적하였고 지나친 예의범절의 허위 를 “사람들의 인간관계는 값이 너무 싸다.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각자 새로운 가치를 획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라고 비판하였다. 숲 속으로 들어가 자연 속에서 만끽하는 순수한 경험이 서술된 「윌든」은 타인이 아닌 자연과의 만남을 가장 값 진 교제라고 말한다.
즉, 자연과의 교감(Correspondence)은 나에게 ‛외로움의 고통’아니라 ‘고독의 즐거움’을 맛보는 순간인 것이다. 자연에 살면서 자신의 감각 기능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결 코 암담한 우울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독이 나를 감싸 타인들과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게 만 들기 때문에 고독한 자에게 열등감이나 소외감이 존재하지 않 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무엇보다 고 독으로 확보할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색을 함으로써 우리는 건전한 의미의 열광 속에 빠질 수 있 으며, 마음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행위들과 그 결과들 로부터 초연하게 서 있을 수 있다. 사색은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의식적인 노력이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하나의 방법이기 도 하다. 익히 잘 아는 이야기겠지만 정신분석학의 아버지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바다 위에 떠있는 빙산에 비유했다. 바다 표면 위의 얼음은 ‘의식’이 고, 보이지 않지만 바다 밑에 거대하게 존재하는 얼음이 바로
‘무의식(The Unconscious)’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란 ‘알 고 있지 못한 나’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다. 나의 무의식을 사색을 통해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한한 나의 내면 세계를 대면하는 기회를 사색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과 경영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새로운 먹 거리”, “창조 경영” 및 “Number one을 넘어 Only one” 등등 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다시 말해 돈이 될 만한 일거리와 경쟁 자를 물리치고 절대적 지존의 위치를 항구적으로 확보하기 위 한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25년간의 직장생활을 통해 경험한 업무 지식과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름대로 확인한 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합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은 소로우처럼 긴 시간은 아니지만 짧지만 방해받지 않는 “고독”, 즉 사색의 시간을 갖 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고독은 외로움 의 고통이 아니며, 타인을 무시하는 무례의 태도도 아니며, 대 화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 또한 아닌 자신을 찾아 떠나는 즐거 운 여행이며, 그렇게 발견한 나로 인해 타인을 다시 보게 되고 존중하게 되는 예의의 기본 덕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나는 오늘 다시 「윌든」을 펼친다.
19세기 사람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에게서 21세기가 요구하는
“고독”과 마주하기 위해. . .
학회 및 단체 소개 글 정원섭
한국철학회 사무총장, 건국대학교 교수
한국 철학계의 대표 학회, 한국철학회
교양교육의 중심축은 철학교육
한국철학회는 한국 전쟁이 마무리될 무렵인 1953년 고형곤(초대회장), 박종홍(부회장), 이종 우(부회장) 선생님이 주축이 되어 부산에서 창립된 한국철학계의 대표학회이다. 현재 43대 회 장은 이화여대 김혜숙 교수이며 30여 분과 학회를 근간으로 약 1,20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 고 있다. 지난 5월 31일과 6월 1일에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하여 인제대학교에서 그 중 8개 분 과 학회가 참여하여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한국철학회 60년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받을 만한 일이라면 2008년 22대 세계철학자대회 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한 일일 것이다. ‘오늘날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Rethinking Philosophy Today)’를 전체 주제로 개최된 이 학술대회에는 세계 150여 국에서 3000여명의 철학자들이 참여하여 2,000편에 가까운 철학 논문들이 발표되는 등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러 한 대규모 철학 향연은 전 세계 철학자들과 한국의 철학자들이 다양한 학술적 교류를 할 수 있 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면서 우리 철학계의 학술적 위상을 더 한층 고양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시의 세계철학자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한국철학계 전 반의 역량이 총 집결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대회를 유치하는 과정에서는 유럽과 미국 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한 다양한 철학자들이 구축해 놓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당시 정부 및 민간의 외교적 재정적 지원이 큰 역할을 하였다.
나아가 대회를 우리 한국철학계 전체의 역량을 집중하여 성황리에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매년 전국철학자대회를 통해 한국철학계 내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꾸준히
조율하고자 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는 점 역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2008 년 세계철학자대회 이후 이러한 전국철학자대회가 다시 열리지 못하는 점은 우리 철학계 전체 에 안타까운 일이라 할 것이다.
학술대회가 향연이라면 향연의 성과는 학술지를 통해 구체화된다. 우리 한국철학회에서 금 년 8월 31일 116호를 발간할 예정인 철학전문 학술지 『철학』은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한국철학회원들의 훌륭한 연구 성과들이 외국 학술지에 비해 터무니없이 저 평가되는 현 상황을 수수방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철 학』을 우선 SCOPUS에 등재할 수 있도록 편집진에 외국 저명 학자들을 영입하여 현재 그 형식 적 요건은 충족해 둔 상황이며, 금명간 등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술지가 있고 세계철학자대회와 같은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를 성황리에 마무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철학회에 대한 우리나라 철학계의 평가가 우호적 인 것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1990년 이후 “인문학의 위기 논쟁”과 더불어 대학의 “학부제 선발방식” 과정을 거치면서 국내 유수 대학의 철학과조차도 대학 구조 조정의 첫 번째 대상으 로 거론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문학의 위기 상황에서 한국철학회는 무 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두 가지 시각에서 접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첫째는 “지혜에 대한 사랑”
이라는 철학의 근본정신, 즉 인문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다. 원래 철학이란, 그리고 인문학이란 당장의 밥벌이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니 대학이라는 제도권과 상관없이 철학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철학회의 차원에서는 말할 수 없는 직무유기이다.
왜냐하면 그럴 바에야 한국철학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철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주목하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철 학과를 위시하여 인문학 관련 학과들은 대학에서 퇴출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철학, 역사, 문학 등 및 인문학 관련 서적과 교양 강좌들은 대학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기업 등에서 다양한 방 식으로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물론 각 대학에서의 교양교육 과정에서 ‘철학개론’처럼 학문으로서의 철학을 소개하는 과목 은 점차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논리학’ 같은 전통적인 과목 역시 젊은 학생들의 감성에 맞게 강좌 명칭 자체가 연성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강좌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기초 교양’ 혹은 ‘핵심 교양’이라는 명칭으로 ‘사고 능력’, ‘표현 능력’ 혹은 ‘소통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강좌들을 점점 더 많이 개설하고 있거니와 이러한 추 세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사실 한국철학회에서는 2000년대 초에 이미 철학의 학문적 활력을 찾으려는 목적으로 ‘철학 교육’의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가 있었다. 철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중등교육 의 개선을 위해서도 요구된다고 생각되는 일을 두 가지 벌였는데, 중등교육과정의 도덕교과 내 용의 개선과 고교 및 대학에서의 사고교육 및 ‘레토리케’1) 교육의 강화를 위해 조직적으로 노력
하는 일이 그것이었다.
도덕교과의 학습내용이 윤리학적인 기초 위에 서도록 함으로써 도덕교육의 내실을 기하자는 것이 전자의 목표였고, 이와 관련해서는 몇몇 교수들이2) 중등교육교과과정을 실제로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의 관련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이 일을 추진하였다. 후자와 관련해서는 이미 존재해 왔던 대학의 ‘논리학’ 과목을 좀 더 실용적 응용에 초점을 맞춰 개선하려는 노력에서부 터3) 아예 제도권 밖에서 ‘비판적 사고’ 교육을 벌이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었 는데, ‘논리논술대학원’이라는 제법 조직화된 교육기구를 구성해 주로 논술교육을 담당할 교강 사들에게 연수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4)
이 두 가지 활동 모두 한국철학회의 한 분과학회였던 한국철학윤리교육학회(현 한국철학교 육학회)가 주춧돌이 되어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런 비학술적인 활동이 철학계의 학구적 분위기 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중등도덕교육의 교과내용이 윤리학을 기초로 크게 변모하였고, 요즈음 각 대학마다 강화하고 있는 ‘글쓰기’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자가 대부분 철학도라는 사실 을 생각해보면, 저런 활동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최근 각 대학들에서 새로 개설되고 있는 대부분의 철학관련 교양 강좌들은 특정 전공 에 기초하여 단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지극히 경계하면서도 면밀한 분석에 입각한 총체 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융합과 통섭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철학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 서도 철학적 사고 훈련의 기회를 제공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학에서 교양 강좌 명에서 ‘철학’
이라는 용어 자체는 눈에 잘 띄지 않고 있지만 교양 강좌의 내용과 운영 과정에서는 철학 관련 내용이 더 광범하게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많은 철학 강사들이 이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대학 현실이다.
그러므로 보기에 따라선 교양교육 영역이 철학자들에게는 언제나 있어온, 그러나 특히 정보 사회에서 더욱 그 의의가 커진, 새로운 “블루오션”일 수밖에 없다. 이 블루오션에서 어떻게 항 해 할 것인가? 이것이 바로 한국철학계의 대표 학회로서 한국철학회가 회원 전체의 지혜를 모 아야 할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가 되어 있다.
최근 10년간 학술대회 개최 현황
1) 그 내용은 실제로 논변적 글쓰기Academic Writing 및 공적 말하기Public Speech이다.
2) 김광수, 손동현, 김상봉, 홍윤기, 정세근, 박상혁, 박병기, 조난심 등 3) 고 김영정 교수의 여러 시도, 특히 <orandif> 프로젝트
개최일 개최장소 참여기관 대회주제 발표논문
2013.05.31~06.01 인제대 본관 과학기술과 철학 32
2012.11.17 이화여대
LG 컨벤션홀 학문평가와 학문발전 6
2012.06.09 이화여대
학생문화관 철학, 교육을 말하다 13
2011.11.12 건국대 법학관 살기 좋은 사회와 유토피아 11
2011.05.21 성균관대
다산경제관 정의와 공정사회 11
2010.11.13 대전대
국제회의실 '늙어감'에 대한 철학적 성찰 11
2010.06.12 이화여대
ECC 이삼봉홀 현대 예술과 철학의 만남 11
2009.11.14 건국대 산학협동관
세계철학대회의 반성과
한국철학의 전망 13
2009.06.13 서울대
멀티미디어 83동 시장에 대한 철학적 성찰 13
2008.12.06 성균관대
다산경제관 법학적성교육과 철학교육 12
2008.07.30
~2008.08.05 서울대 국제 철학연맹
제 22차 세계철학자대회:
Rethinking Philosophy Today 2100
2008.06.20 숭실대
김덕윤 예배실 한국대학 철학의 위기와 기회 5
2007.11.30
~2007.12.01 충남대 문헌관
대한철학회 범한철학회 새한철학회 동서철학회 철학연구회 대동철학회
제5회 대한민국 철학의 날 기념 한국 철학계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 한국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
19
2007.06.01
~2007.06.02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2007년 아시아 철학자 대회:
Rethinking Philosophy in Asia 42
2006.05.27 경북대 국제회의장
경제인문
사회연구원 차이와 갈등에 관한 철학적 성찰 28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글로벌 인재교육의 산실
확대경 글 황철원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장
한동대학교 교양교육 특성화는 개교 이후 일관성 있게 국제화, 실용화 두 방향으로 지향 되고 있다. 전 교생이 실무 영어, 실무 전산 과목을 반드시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하게 함으로써 핵심 역 량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서는 창조 경제의 기반으로서 미래 디지털 사회에 노 출될 학생들이 융복합 학문과 기술에 적응하고 이를 실용화 하기 위한 실무 전산 교육에 대해 소 개하고자 한다.
한동대학교의 전산 교육은 실무 적인 활용에 필요한 기본이 되는 이론적인 개념뿐만 아니라 실 제 활용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교육 방향을 정립하였다.
http://www.handong.edu/
▹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 기반이 되는 이론 습득
▹ 기본 컴퓨터 활용을 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Tool 사용 능력 습득
▹ 각 학부에서 전공 기초로 필요한 IT 관련 과목을 교육하여 전공교육의 효율화 도모
▹ 전공 교육과 취업에 필요한 기초 전산 교육의 내실화
▹ 현재 IT 분야에 이슈가 되는 분야 강의를 제공하여 변화하는 IT 환경에 적응토록 지원
위와 같은 교육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실무 전산 8학점(4과목)을 문과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 에게 의무화 하고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전공에 필요한 교과목을 선택, 수강하도록 한다.
의무 학점 8학점의 운영은 다음과 같이 필수과목과 선택필수과목으로 분류된다.
또한 끊임 없이 발전되고 있는 IT산업에 적응하기 위해 기존의 교과목의 재개발, 새로운 교과 목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분야의 취업 담당자와 졸업생들과의 설문조 사로 가장 필요로 하고 중요한 실무 IT 과목을 선별하고자 한다. 또한 각 전공학부에서 필요로 한 전공 IT 과목들을 수요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과목을 개발하여 기업의 요구수준에 부응하 는 동시에 각 전공 수업의 전공 IT 능력을 향상 시키고자 한다.
이러한 실무 전산 교육을 바탕으로 한동대학교 학생들의 전산 능력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이루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주도하에 실시된 ‘대학생 핵심역 량 진단평가’에서 전국 대학생 대비 월등한 성적을 보여 주고 있다.(출처 : 2011년 대학생 핵심역 량 진단평가(K-CESA; Korea Collegiate Essential Skills Assessment)
과목 목표
필수(2과목)
정보처리 개론 컴퓨터 활용을 습득하는데 필요한 이론적인 배경을 제공 정보처리 실습 컴퓨터의 실질적인 기본 활용인 office tool을 습득
선택 필수(2과목)
인터넷 활용
전공에 따른 학생들의 개별적 선택으로 각 학부에서 필요한 전산 관련 기초 과목으로 제공 컴퓨터그래픽스
인터넷 비즈니스 C-Programming 프로그래밍 입문 데이터베이스활용
데이터통계처리
또한 실질적인 실무 전산 교육을 통해 실용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끊임 없는 커리큘 럼 개발과 교육의 질 개선을 이루어나갈 예정이다. 개선 방향은 첫째, 각 학부와 신속한 교류를 통 해 필요한 기초 전산 과목을 요청 받고 그에 따른 기존의 잔산 과목을 개편 또는 새 교과목 개발할 것이다. 둘째, 영어로 진행되는 실무 전산 과목의 수 확장하는 한편, 현재 수요가 많은 실무 전산 과목 모두 영어 강의가 함께 개설되어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화에 맞추어 영어 강의 과목 수를 늘 릴 것이다. 셋째, 실용화의 추구로 많은 실무 전산 과목이 실습실에서 진행됨에 따라 실습실 설비 를 포함하는 HW 그리고 필요한 최신의 SW Tool의 신속한 설치와 보완을 지원할 것이다. 마지막 으로 소규모 단위로 운영 가능하도록 컴퓨터 실습실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위와 같이 우리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는 국제화와 실용화를 두 축으로 실질적인 교육 개선 및 콘텐츠 제공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나아갈 것이다.
자원정보기술활용 역량
한동대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10.0%
11.7%
10.1%
15.0%
16.7%
18.8%
26.7%
30.4%
43.3%
45.0%
40.6%
31.7%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43.1%
39.0%
32.0%
29.0%
27.5%
26.0%
28.2%
27.5%
12.5%
17.3%
19.1%
20.2%
전국
16.8%
16.8%
20.8%
21.9%
■미흡 ■보통 ■우수 ■탁월
앞으로도 신속히 발전하는 IT 기술에 발맞추어 학생들의 실용적인 IT 활용 능력을 경쟁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끊임 없는 실무전산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다양한 digital device들이 융합되고 있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시대에 발 맞추어 ICT기반 융합을 위한 실무 전산 교육으로 나아가려 계획하고 있다.
현재 한동대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실무전산 교육은 기본 office 활용 능력을 기초로 하여 각 전공에서 요구되는 전공 기초 전산 교육에 주력해 왔다. 이러한 능력은 앞으로 차별화된 경쟁력 이 되기에는 점차 부족할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계열 및 전공에 관계 없이 ICT인프라를 자신 의 전공분야에서 창조적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목표 로 하여 실무 전산 교육을 개편하려 계획하고 있다.
기존의 시스템 활용 능력에 개발 능력까지 갖출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경쟁력 있 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개발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컴퓨터 언어를 두 수준으로 나누어 모든 학생에게 초보에 해당하는 간단한 언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 하여 실제 개발 능력도 갖추며 또한 프로그램 작성을 통한 논리적 사고도 배양할 수 있도록 한다. 더 나아가 심도 있는 개발 능력을 갖추고자 하는 학생의 경우는 거의 전문적 능력을 갖출 수 있는 보다 전문적 언어를 수강, 실제 project를 구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실무 전산 교육으로 나아갈 계획을 준비 중이다.
기본 IT 활용 능력 (office 활용 능력, 인터넷 활용 능력)
전공에서 요구되는 전산 교육 (통계 및 데이터베이스
활용 능력)
개발 능력
• 기초적 개발 능력 (python, HTML)
• 전문적 개발 능력 (C, Java, 데이터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