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25일 EU 집행위원회가 「중소기업법 (Small Business Act ; 이하 ‘SBA’라 한다)」을 발표 하였다. 이후 EU 의회에서는 2009년 3월 10일 SBA 결의안을 통과시켜, SBA의 시행의지에 더 무게를 실 었으며, SBA 제정 약 2년 후인 2010년 1월 28일에 SBA의 일부에 대한 개선안이 결의되었고, 2011년 2월 23일 EU 집행위원회에서는 SBA의 이행현황을 점검 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제시하는 ‘SBA Review’를 발 표하였다.
SBA는 개별국가에서 일반적으로 제정하는 법률과 같이 직접적인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의 정책적인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명하기 위해 ‘법 (ACT)’이라는 명칭을 부여하였고, 이를 통해 유럽연합 의 경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인정 하며,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의 포괄적인 정책 틀을 마련 하기 위해 SBA를 제정하였다고 유럽위원회는 설명하 고 있다.
따라서 SBA는 집행위원회가 발행한 ‘제안서 (Communication)’로서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연성 법의 한 형태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서 회원국에게 법적 효과가 전혀 없 는 것이 아니므로, EU의 회원국들이 중소기업에 관한
입법과정에서 SBA는 중요한 참작 자료가 되었을 것이 며, 회원국의 중소기업 관련법을 해석함에 있어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는 것이다.
SBA의 주요 내용을 보면, SBA 10대 원칙을 토대로
EU 중소기업법에 관한 연구
한 정 미 _ 한국법제연구원 산업경제법제연구실 부연구위원 [email protected]
리포트 브리핑 3
Ⅰ. 기업가들과 가족 기업들이 번영하고 기업가 정신이 보상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Ⅱ. 파산한 정직한 기업인들이 신속히 제2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보장한다.
Ⅲ. “작은 것을 먼저 생각하라”는 원칙에 따라 법규를 설계 한다.
Ⅳ. 공공 행정기관들이 중소기업들의 요구를 수용하게 한다.
Ⅴ. 중소기업의 요구에 맞게 공공 정책 도구들을 조정한다 : 공공 조달에서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용이하게 하고 중 소기업들을 위한 국가 원조 가능성들을 더 잘 활용한다.
Ⅵ. 중소기업의 금융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상거래 에서 적기의 대금 지급을 지원하는 법적 환경과 사업 환경을 발전시킨다.
Ⅶ. 중소기업이 단일시장에서 제공되는 기회를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도움을 준다.
Ⅷ. 중소기업의 기술 업그레이드와 모든 형태의 혁신을 촉진 한다.
Ⅸ. 중소기업이 환경적인 도전을 기회로 바꿀 수 있게 한다.
Ⅹ. 중소기업이 시장의 성장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게 장려 하고 지원한다.
SBA 10대 원칙
유럽위원회와 EU 회원국에 총 86개 실천사항을 관계 법령에 반영하도록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SBA에 대한 평가보고서 형식인‘SBA Review’에서 는 SBA 이행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경제위기 이후의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사항의 반영, 녹색 시장의 지원, 자원효율적 운영에 대한 지원 등 SBA 시 행 이후에 변화된 시장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들을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SBA Review’의 주요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하면 첫 째,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들 수 있다.
금융지원수단을 통하여 영세기업들이 금융에 접근하는 것을 용이하게 해야 하고, 동시에 대출에 활용할 수 있 는 자본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13년 이 후 집행위원회는 중소기업의 투자와 성장을 돕기 위한 중소기업 ‘Guarantee Facility and the RSFF’를 포 함하는 기존의 혁신적인 금융 도구들을 간소화하고 강 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둘째, 자원효율적 운영 및 녹색시장에 대한 지원을 제안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은 중소기업이 환 경적인 문제를 기회로 바꿀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을 SBA의 원칙과 Review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였다.
이런 추세는 현재 중소기업이 녹색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초기비용이 들어가더라도, 궁극적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 전문 기술과 금융의 인센티 브들을 제공해서 부분적으로 중소기업이 환경 경영 시스 템의 시행을 통해 새로운 ‘녹색시장(green market)’과 높아진 에너지 효율성의 기회를 완전히 이용하도록 해 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파산중소기업 재기절차의 간소화에 대한 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SBA에서는 고의성이 없는 파산자에 대한 법적인 파산절차의 신속한 처리방식의 도입을 강조 하고 있다. 즉, 고의성이 없는 파산의 경우 사업정리절 차를 1년 내에 완료하도록 권고하였고, ‘SBA Review’
에서도 2013년까지 정직한 기업인이 파산 후 면책과 채무 조정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제한해서 재기의 기회 를 촉진하기 위한 SBA 내용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넷째, 창업절차의 간소화 등 행정부담 경감을 주장하 고 있다. 2012년까지 신생기업들의 창업 기간을 3일로 줄이고 비용을 100유로로 줄이라는 내용의 SBA 내용 을 시행하도록 하였고, 2013년 말까지 취득해야 하는 면허와 허가(환경 허가를 포함해서)를 얻어 기업을 설 립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한 달로 줄이도록 하였다.
“작은 것을 먼저 생각한다”는 원칙은 기본적으로 중소 기업에 대한 규제 및 행정환경의 간소화를 함축하고 있 는 것이고, 그 하나의 방법으로 창업절차의 간소화를 명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중소기업 테스트의 시행을 확대할 것을 강조 하였다. EU의회의 결의안에서는 중소기업 관련 법령 시행에 따른 영향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흔히 “중 소기업 테스트”로 불리는 중소기업에 대한 강제적이 며,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평가를 수행하도록 촉구하였 다. 이러한 영향 평가에는 중소기업 관련 법령, 정책의 도입에 따른 영향 평가에 기업 간 사업규모의 차이, 정 책영역의 적합성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고, 계량화된 기준을 만들어 적용할 것도 제안되었다.
그 밖에도 SBA와 ‘SBA Review’를 통해서 중소기 업 관련 분야별 정책제안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EU에 서의 이러한 움직임은 공동체에 적합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회원국이 이를 수용하도록 하는 체제라는 점에 서 우리나라 법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다만, EU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의 중 심으로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종 지원시책 을 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이와 관련한 사항의 시사점을 우리 법제에 도입할지 여 부에 대한 검토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