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水․旱田 작물의 豆餠시비를 보면, 대개 桑田에서는 追肥로 사 용되었고, 습지작물, 麥田 및 秧苗의 시비에는 基肥로 사용되었으며, 水田에서는 주로 추비로 사용하였다. 여기서는
補農書
에 등장하는 두병을 분석하여 그 파종시기와 파종량을 좀 더 살펴보자.
農政全書
에는 水田의 경우 모판[秧田]의 작성과 시비에 세심한 주 의를 기울이고 있다. 모판에서의 모는 잡초 없이 잘 자라야 하고, 이앙 할 때는 무엇보다 모가 잘 뽑혀야 한다. 서광계는 모판의 물이 맑아야 뽑기 쉽고, 종자를 흩뿌릴 때는 물이 탁해야 뿌리가 잘 나온다고만 할 뿐 비슷한 시기의
沈氏農書
運田地法 에서와 같이 모판에 깻묵과 재 를 시비해야 한다는 지적은 없다.하지만 그는 모를 이앙할 논의 거름으로 河泥, 麻豆餠, 灰糞 등을 들 고 있다. 특히 깻묵[麻豆餠]은 무당 30斤을 灰糞과 섞고, 棉餠은 벼를 심기 하루 전에 무당 300근을 쪼개어 시비한 후 고루 논 속에 덮어주 고, 써레질한 후에 모내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110) 하여 이앙할 본전의
109) 補農書校釋 灾荒․沈氏奇荒紀事 , p.170, “更有大可異者,近時物價,豆餠 一錢止買七斤,油價六七錢,雞鴨肉鯗俱上錢許,鰻鱉蚌蝦,俱上五六分. 鴨蛋每 個廿文,糯米每斗千錢,此皆非但目之所未擊,亦耳之所未聞也. 故特書以記之,
令後人聞之,使知稼穡之艱難,災迍之遞降如此也.”
110) 農政全書 卷6 農事․營治上 , p.143, “農桑輯要曰, 治秧田, 須殘年開墾,
비료로 餠肥를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때 주의해야 할 것 은
農政全書
木棉 篇에서도 언급하고 있듯이 병비를 한 곳에 집중 하여 시비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이 주게 되면 모가 웃자라거나 벌레 가 덤벼든다는 사실이다.運田地法 에서는 餠肥를 수확기 벼의 덧거름[追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벼에 시비하는 “덧거름은 모름지기 處暑111) 후, 벼가 이삭이 밸 때나 색깔이 누렇게 될 때 주어야 한다. 벼의 색이 누렇지 않다면, 절 대 덧거름을 줘서는 안 된다. 만약 모의 분얼이 왕성하다면, 뒷날 힘이 부족할 것을 헤아려야 하며, 이삭이 팬 후에 畝당 깻묵 세 말[斗]을 시 비하면, 생장 발육이 좋게 된다.”라고 한다. 여기서 여러 차례 강조하 고 있는 것은 바로 벼의 성장이 좋지 않아 누런 빛깔을 띨 때 덧거름 을 주어야지 그렇지도 않은 상태에 깻묵을 시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112)
沈氏農書
逐月事宜 7월조에 의하면, 이 달에 덧거름을 주어야 한다는데, 이때가 되면 이미 밑거름의 효과가 다하기 때문에 지속적으 로 성장하기 위하여 덧거름을 하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명청시대 강 남지역에서는 덧거름을 接力이라고113) 했다.이것을 보면 깻묵류는 밑거름과는 달리 생장하고 있는 작물의 성장 을 촉진하거나 영양이 필요할 때 보충해주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待冰凍過則土酥, 來春易平, 且不生草. 平後, 必曬乾, 入水澄淸, 方可撒種, 則種不 陷土中, 易出. 玄扈先生曰, 落秧, 宜淸, 易拔. 落散, 宜濁, 易生根. 壅田, 或河泥, 或麻豆餠, 或灰糞, 各隨其土所宜. 麻豆餠, 畝三十斤, 和灰糞. 棉餠, 畝三百斤. 揷 禾前一日, 將棉餠化開, 勻攤田內, 耖然後揷禾. 或草.” 이 사료에서 天野元之助는
中國農業史硏究 (禦茶の水書房, 1979), p.309에서 인용한 내용은 農桑輯要 가 아니라 便民圖纂이라고 하였는데, 실제 農桑輯要의 어디에도 이런 문 장은 보이지 않는다.
111) 處暑는 양력 8월 23일 무렵인데, 逸周書 時訓解 에 의하면, 이때의 물후 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白露가 내리며 寒蟬이 운다고 한다.
112) 補農書校釋 運田地法 第2段 4條, p.35, “下接力,須在處暑後,苗做胎 時,在苗色正黃之時. 如苗色不黃,斷不可下接力. 到底不黃,到底不可下也. 若苗 茂密,度其力短,俟抽穗之後,每畝下餅三鬥,自足接其力. 切不可未黃先下. 致 好苗而無好稻.”
113) 李伯重, 앞의 책, 江南農業的發展(1620-1850), p.54.
수 있다. 실제 “처음 파종할 때 河泥 등으로 밑거름을 하면 그 힘이 오래가지만, 伏暑 때가 되어 灰나 菜餠 등을 덧거름 해주면 그 힘이 지속되며, 立秋가 지나 處暑 무렵에는 다시 많은 비료를 해주어야 힘 이 배가 되어 이삭이 잘 자란다.”114)라고 한다. 앞에서 處暑 이후 누렇 게 변한다는 사실은 立秋 무렵이 되면 모가 충분히 자라고 땅속 지력 도 완전히 흡수되어 벼 줄기가 노쇠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115) 거름 기가 다해 생장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에 處暑 무렵인 8월 말경에 速效性 餠肥로 덧거름을 해주면 이삭의 성장이 좋아진다는 것 이다. 이처럼
沈氏農書
단계에 덧거름을 주는 시기와 상황 및 餠肥 의 양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이는 앞의 벼 모판에 豆餠을 시비한 상황과도 유사하다.그동안 시비를 할 때, 북방의 경우에는 대개 熟糞을 사용했다. 乾糞 은 부숙한 연후에야 사용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거름은 기세가 느슨 해져야 肥力이 두터워지며 폐해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방지역은 북방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사용했던 비료도 水糞, 豆餠, 草薉, 生泥 등이 중심을 이루었다.116)
農政全書
의 木棉田에서는 이러한 비료사용에 대해 언급하길, 水糞 은 반년 이상 쌓아두면 熟糞과 같이 되지만 이미 이런 것을 얻기가 쉽 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新糞을 사용한다 할지라도 무당 10石을 초과 해서는 안 된다. 초과하게 되면 푸른빛이 지나쳐 거름성분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작물에 좋지 않으며, 또 이로 인해 꽃과 포기가 너무 조밀하게 되어 오히려 수확량이 떨어지게 된다. 두병 역시 열이 많은 비료이기 때문에 무당 10餠을 초과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 이상114) 徐獻忠, 吳興掌故集, “初種時必以河泥作底, 其力雖慢而長, 伏暑時稍下灰或 菜餠, 其力亦慢而不迅疾, 立秋后交處暑, 始下大肥壅, 則其力倍而穗長矣.”
115) 沈氏農書 運田地法 第2段 4條, p.36, “墊底多,插下便興旺,到了立秋,
苗已長足,壅力已盡, 稈必老,色必黃. 接力愈多愈好.”
116) 農政全書 卷35 蠶桑廣類․木棉 , “(孟)祺又言 … 北土用熟糞者, 堆積乾糞, 罨覆踰時, 熱烝已過, 然後用之, 勢緩而力厚, 雖多無害. 南土無之, 大都用水糞豆 餠草薉生泥四物.”
을 넘으면 糞을 많이 주었을 때와 같이 병에 걸리게 된다고117)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두병은 토양의 두병 분해력이 약한 북방의 旱田농업 에서는 적합하지 않고, 주로 강남지역에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남방에서는 이외에도 전통적으로 罱泥와 같은 生泥를 그대로 비료로 사용하거나, 인분의 경우에는 물에 타서 淸水糞으로 만들어 시비하기 도 했다.118)
이런 棉田의 시비법은 퇴비와 인분을 이용한 桑田의 시비법과 대조 된다. 運田地法 에서는 봄에 뽕밭에 거름을 하는데, 퇴비는 무당 30-40担119)을 하였으며,120) 人糞의 시비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사실은 運田地法 의 또 다른 사료에서도 보인다. 즉 “소똥을 싣고 돌아와 반 드시 이미 만들어둔 거름구덩이에 쏟아 붓고 물을 부어 腐熟시켜서, 조금씩 뿌려준다. 만약 平望鎭에서 마른 똥을 사왔다면 반드시 인분을 몇 担 보태주거나 또는 푸성귀 절인 물[菜卤]이나 돼지오줌[猪水]을 함 께 첨가해 주면, 신속하게 부패 숙성된다.”라고 하여 뽕밭에는 주로 퇴 비나 분뇨를 시비했으며, 이때 소똥이나 인분은 외부에서 구입하여 우 선 저장고에서 부숙시켜 施用하였던 것이 주목할 만하다.
四時纂要
에서 보이듯 唐代에 이르러서 人糞의 시비가 구체화되고, 특히 宋代 이후 江南지역에서 인분의 수요가 크게 확대되었다.121) 이 에 따라 地主들의 경우에는 가정에서 생산된 인분만으로는 부족하여 외부에서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때 인분이나 소변을 그대로 사용하면 작물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에 부숙하여 수시로 모에 똥오줌 117) 農政全書 卷35 蠶桑廣類․木棉 , “水糞積過半年以上, 與熟糞同, 此旣難得.旋用新糞 畝不能過十石, 過則靑酣, 一爲糞性熱, 一爲花科密也. 豆餠亦熱, 畝不能 過十餠, 過者與糞多同病.”
118) 崔德卿, 앞의 논문, 補農書를 통해 본 明末淸初 江南農業의 施肥法 , pp.253-264.
119) 1担은 약 100斤(1근은 600g), 즉 60kg이며, 40단이면 2,400kg으로 시비량이 상당히 많다.
120) 沈氏農書 運田地法 第8段, p.57, “春天壅地,垃圾必得三, 四十擔.”
121) 崔德卿, 齊民要術과 陳旉農書에 나타난 糞과 糞田의 성격 (中國史硏 究 81, 2012.12).
을 뿌려주었다.122) 퇴비를 보관할 때는 糞屋을 만들어 비바람이나 이 슬에 노출되지 않게 하고, 또 거름물이 외부로 빠져나가 거름기가 손 상되지 않도록 구덩이를 파서 저장하였다.123)
이때 糞尿 시비 방법과 그 양을 보면, 우선 “畝당 소똥 40担을 물에 희석하여 100担이 되게 한다. 소똥을 뿌릴 때, 처음에는 이랑 옆에 뿌 려주고, 다음에는 이랑의 위쪽 모서리에 뿌려준다. 시비하는 구덩이 [潭]124)는 깊고 커야 하고, 매 구덩이마다 1통(桶)125)을 시비하며, 때에 맞추어 덮어준다. 만약 인분을 시비할 경우에는 곧바로 구덩이를 덮어 주는 것이 좋다.”라고 하여 집중적으로 분뇨를 뿌려주는 桑田의 시비 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때 “소똥과 인분을 모두 물에 섞어 매우 연하게 해야 한다. 이것 은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것이며, 주인은 반드시 직접 일꾼을 감 독하여 일꾼이 게으름을 피우거나 물의 양을 직접 지켜봐야 한다는 것 이 매우 중요하다.”126)라고 하였다. 이것은 人畜糞의 시비도 작물의 상 태에 따라 다르게 이루어졌다는 것으로, 棉田에서는 비료의 부숙을 강
122) 陳旉農書 善其根苗篇 , “若不得已而用大糞,必先以火糞久窖罨乃可用. 多 見人用小便生澆灌, 立見損壞.”
123) 陳旉農書 糞田之宜篇第七 , “凡農居之側,必置糞屋,低為簷楹,以避風雨 飄浸. 且糞露星月,亦不肥矣. 糞屋之中,鑿為深池,甃以磚甓,勿使滲漏. 凡掃除 之土,燒燃之灰,簸揚之糠粃,斷稿落葉,積而焚之,沃以糞汁,積之既久,不覺 其多.”
124) 補農書校釋 (農業出版社, 1983), p.58에 의하면 ‘潭’은 뽕나무 뿌리 부근의 작은 구덩이를 만드는 것을 가리키며, 이것은 똥을 집중하여 뿌리기에 편하고, 그 똥이 아래로 침투하여 흡수할 수 있게끔 해줄 뿐만 아니라 거름물이 넘쳐 흘러 유실되지 않도록 한다고 하였다.
125) 沈氏農書 運田地法 제6단, p.46에 의하면, 뽕나무는 무당 200그루를 심 는다고 한다. 陳恒力校釋에는 1단은 2桶에 해당하며, 1구덩이[潭]는 곧 1그루이 다. 구덩이마다 1통의 糞이 적합하다고 한다.
126) 沈氏農書 運田地法 第9段, p.58, “牛壅載歸,必須下潭,加水作爛,薄薄 澆之. 若平望買來乾糞,須加人糞幾擔,或菜鹵、豬水俱可,取其肯作爛也. 每畝 壅牛糞四十擔,和薄便有百擔. 其澆時,初次澆棱旁,下次澆棱背. 潭要深大,每 潭一桶,當時卽蓋好. 若澆人糞,尤要卽刻蓋潭方好. 牛壅要和極薄, 人糞要和極 清,斷不可算工力. 主人必親監督, 不使工人貪懶少和水, 此是極要緊所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