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4. 결 론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남한에서 사회적 이슈화된 ‘투명성’ 개념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제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업경영의 측면에서
106) Ibid., p. 37.
장- 대 북 개발 지원 의 투 명성 제고 방안 제기된 차원이고, 둘째는 반부패의 사회적 척결운동의 차원에서 제기된 유형
이며, 세 번째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에 대한 비판적 맥락에서 제기된 유형이 그것이다.
대북지원과 관련한 투명성이란 바로 이 세 번째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 특히 우리 정부나 인도적 지원단체가 제공한 식량 등이 북한 당국에 의해 무단 전용된 사례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서 출발하고 있다.107)
그러나 이론적으로 볼 때 개발지원 사업에서의 투명성 확보란 앞의 <그림
Ⅲ-4>에서 보듯이 다차원적이고 다층적인 성격을 지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반부패의 영역에서부터 지원사업의 결과 영역에 이르기까지 이것 은 다차원적 영역에서 원조 공여국과 수원국이 공동으로 축성해야할 변수와 지표가 중첩된 중층결정적(over-determinated)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모형에 입각할 경우 각 영역에서의 지표와 변수가 상호관계적 특성을 지니는 것이며, 따라서 개발지원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 적 능력이 극대화된 민주시민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투명성 확보란 궁극적으로 수원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제반 영역에 걸쳐 민주적 질서와 인류 보편적 가치가 확보된 사회건설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대북지원에서의 투명성이 란 단순히 지원 식량의 전용 여부만을 따지는 수준에서가 아니라 우리 정부 의 공정한 집행절차 준수와 함께 북한이 하루빨리 보통국가로 진입하여 보편 적으로 수용되는 국제적 기준과 규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107) 1991년부터 2006년까지 15년 동안 사용된 남북협력기금 4조 1,253억원 중 94.2%인 3조 8,845억 원이 사 실상 통일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집행돼 왔다는 지적이 있었음. “그동안 남북협력기금 사용과 관련, ‘묻 지마 지원’으로 백두산 관광 추진 과정에서 약 98억원의 기금을 허공에 날린 사례, 특정기업과 단체에 대 한 특혜성 기금지원과 전용 및 유용의혹 그리고 교역경협지원보다 소모성 혹은 이벤트성 성격이 강한 행 사 위주로 지원돼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의 투명성과 효율성 및 경제성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 다. 또 이른바 ‘매칭 펀드’로 불리는 지원방식, 즉 대북지원을 하는 민간단체의 모금액에 비례하여 기금에 서 지원을 해주는 문제, 그리고 북한의 합의이행도 지켜보지도 않고 서둘러 중유 지원용 선박부터 계약했 다가 36억원의 혈세를 날린 사건 등 기금이 얼마나 잘못 사용 되었는지 밝혀야 할 때이다.” 경향신문, 2007년 11월 24일자.; 한편 감사원은 통일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2004~2007년 사이 통일부로부 터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은 51개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사업 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체적인 부실과 관리소홀이 적발되었다고 함. 조선일보, 2008년 4월 29일자.; 동일 맥락에서 지난 민주당 정부 10년동안 대북지원을 ‘퍼주기’로 평가한 한나라당의 진 영의원은 통일부와 수출입은행의 자료를 토대로 집 계해본 결과 지난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 10년 동안 대북지원 액수가 8조 3805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 음. 조선일보 2008년 10월 1일자 참조. 이러한 논란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서, 이조원, “북한 ODA 의 실현 가능성과 조건,” 북한 ODA(공적개발원조) 그것은 가능한가? (중앙대 민족통일연구소 2008년 특 별기획 학술회의 논문집), pp. 27~57 참조.
북 한 개 발 지 원 의 쟁 점 과 해 결 방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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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북지원 사업에 있어서 투명성 문제란 정부를 포함한 대북지원 NGO의 책무성 강조라는 측면에서도 제기될 수 있다. 국내 NGO의 대북지원 규모가 2006~7년을 기준으로 연간 700억에서 800억 원에 달하고 있으며, 그 중 상당부분이 남북협력기금으로 충당되고 있었기에 재원의 효율성과 투명성 확보의 사회적 요구는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108)
<그림 Ⅲ-4>의 모형에 입각해서 볼 때, 수원국으로서의 북한이 미흡한
투명성의 원인과 극복해야할 과제는 다음의 몇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여 살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것은 영역(Ⅰ)에서의 북한의 경제난과 시스템의 낙후성이 가져온 투명성 문제 차원, 영역(Ⅱ)의 국가경제와 당 경제, 군대 경제를 분리한 북한 특유의 경제 메카니즘과 거버넌스 차원, 영역(Ⅲ)의 폐쇄 성을 기본 골격으로 하는 사회통제체제가 프로젝트 사업의 진전을 차단하는 차원 등이 그것이다.
첫째, 영역(Ⅰ) 차원에서 볼 때, 북한의 경제난과 시스템의 낙후성은 북한 의 도로 항만 사정과 수송수단 및 능력을 최악으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맥락 에서 분배의 투명성이란 확보되기 어려운 것이다. 예컨대 원산이나 함흥에 전달된 남한의 긴급구호 식량이 내륙이나 인접한 다른 도시로 수송되기 위해 서는 상대적으로 수송수단을 갖춘 군부의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고 그 노력 대가로 일부의 식량을 주는 방식이 충분히 예견될 수 있다는 것이다.109)이러 한 점에서 영역(Ⅰ)에서의 제반 변수들의 건전성 확보는 투명성에서의 기초 적 범주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영역(Ⅱ)의 맥락에서 제기된 사회자본과 거버넌스의 문제에서 볼
때, 국가가 통합적인 계획경제를 실시하지 않고 당과 군이 자체적인 경제사 업을 꾸릴 수 있게 한 메카니즘과 경제문화가 투명성 문제에 준 영향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경제메커니즘과 문화는 당과 군, 중앙정부 와 지방정부 상호간 경쟁적인 자원 획득을 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더욱 결핍
경제(shortage economy)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이다. 결핍 경
108)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이종무 외, 국제 NGO의 원조정책과 활동 (통일연구원, 2008), pp. 98~101 참조.
109) 이러한 주장은 인도적 대북지원에서 확보되어야 할 준거로써 투명성의 수준과 관련된 문제이지만, 다분히 가치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함. 예컨대 북한 군부에게 수송의 대가로 지불될 수밖에 없는 ‘남한 측’ 식량을 전용(식량 빼돌리기)의 사례로 판단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사회의 주어진 능력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에 따른 내재적 필요의 사례로 판단할 것인지는 평가자의 선호(preference) 문제라고 할 수 있음.
장- 대 북 개발 지원 의 투 명성 제고 방안 제는 경제적 부패의 고리로 작용하고 그 결과 분배의 투명성과 효과성을
훼손시키게 된다.110)
셋째, 영역(Ⅲ)의 맥락에서 폐쇄성을 골간으로 하는 사회통제 시스템은
국제개발지원적 사업의 시행을 거부하고, 나아가 수원국으로서 당연시되는 국제적 관행이나 규범을 거부케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수원국으로서의 북한 이 감당해야할 프로젝트 사이클별 강도 높은 보고서나 주인의식(ownership) 과 파트너쉽에 입각한 제반 활동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인도 주의적 지원사업에 대해서조차도 분배투명성과 모니터링 요구를 주권침해 행위로 간주해왔던 것이다.111)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은 다자간 혹은 양자간 국제개발지원적 차 원에서 ‘빈곤감축’을 위한 공여국의 개발지원적 지원을 받을 그 어떤 준비도 미흡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진정한 의미의 투명성이란 단순히 지원물품의 전용 가능성 수준이 아니라 파트너쉽으로 무장한 프로젝트 사업 의 실행단계별 준칙에 입각한 다양하고 복잡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수용해야 하는 것임을 감안할 때, 오늘날 대북지원 사업의 투명성 확보 문제는 아직 요원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북한의 관점과 태도를 바꾸게 하기 위해서는 한정된 수준에서 이루 어지는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 일지라도 지원의 초기 조건으로 시행단계부터 지원주체의 모니터링과 평가업무를 연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된다.112)이것은 장차 북한의 개발지원적 지원 사업 수주를 위한 학습효과를
110) ‘결핍의 경제’ 혹은 ‘부족의 경제’로 번역되는 ‘shortage economy’는 통상 사회주의국가들의 경제의 비효율 성을 요약하는 개념으로 J. Kornai에 의해 주로 사용된 것임. J. Kornai, The Socialist System-The Political Economy of Communism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0) 참조.
111)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대북지원에 참여한 24개 UN기구, 국제 NGO, 공여국 기구들이 1998년 11월에
“대북지원에서의 인도주의 원칙에 대한 합의 성명서”롤 발표한 바 있음. 이종무 외, 국제 NGO의 원조정책 과 활동, p. 96.
112) 이명박 정부 이후 한국정부는 대북지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것이 사실임. 이명박 정부는 출범 이후 ①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중단 없는 지원, ② 영‧유아와 임산부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우선적 지원,
③ 지원 물자의 분배 투명성 강화 등 ‘인도적 대북지원의 3대 원칙’을 천명하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 것이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고 강조하고 있음. 동아일보, 2009년 10월 16일자 참조. 이러한 원칙에 입각하여 통일부는 2008년 11월 28일 통일부 고시 제2008-8호(“인도적 대북지원 사 업 처리에 관한 규정”)에 분배의 투명성 강화를 부가하였고, 2009년 8월 14일자로 “민간단체 인도적 대북 지원 사업에 대한 남북협력기금 집행기준”을 마련하였음. 또한 통일부 고시 제2008-8호를 개정하여 “인도 적 대북지원 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2009년 9월 21일자 통일부 고시 제2009-20호)을 보다 구체화하였음. 이는 이명박 정부가 대북지원 물품의 분배의 투명성을 보다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 로, 同 고시에 남북협력기금의 지원 규모를 분배투명성 확보가능 수준에 의거해서 조정할 수 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제 10조),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절차를 보다 엄정화하고 구체화하였음 <www.unikore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