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였다.
결론적으로 경찰작용은 개인의 권리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호해 주는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즉 법치국가에 있어서의 경찰은 국민의 자유를 제한 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험을 방지하고 장해를 제거하 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찰은 국민의 자유를 유지하는 법적 도구이므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은 경찰행정법학계에 이와 같은 사고 가 받아들여지면서 경찰을 ‘공공의 안녕 내지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으로부터 공중 과 개인을 보호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국가적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71)
2. 경찰단계에서 범죄피해자의 의의
어, 형식적 범죄개념은 형법상의 범죄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 범죄개념은 실정형법을 초월하여 그것을 비판함으로써 범죄화와 비범죄 화의 기준을 제시하는 범죄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실질적 범죄는 형사정책과 밀 접한 관련을 갖는데, 사회에 유해를 끼치거나 법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범죄라고 본다. 따라서 실질적 범죄개념은 다른 말로 범죄학적 범죄개념이라고도 한다.
형식적 범죄개념은 어떤 행위가 범죄인지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왜 어떤 행위는 처벌되고 또 다른 어떤 행위는 처벌되지 않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하 지 못한다. 실질적 범죄개념은 법치국가질서 내에서 당벌성의 내용적인 근거와 한 계를 제시하지만, 그 한계가 항상 유동적이기 때문에 불분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형식적 범죄개념은 형법의 해석·적용과 관련되는 작업에 속하지만, 실질적 범죄개념은 형사정책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현행 「범죄피해자보호법」제3조 제1항73) 제1호에서 ‘범죄피해자’를 ‘타인의 범죄 행위로 피해’를 당한 사람과 그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를 포함한다), 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제4호에서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 에 해당하는 행위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범죄피해자
73)「범죄피해자보호법」제3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범죄피해자”란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당한 사람과 그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를 포함한다), 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말한다.
2.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이란 범죄피해자의 손실 복구,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복지 증진에 기여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수사·변호 또는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포 함되지 아니한다.
3. “범죄피해자 지원법인”이란 범죄피해자 보호·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4. “구조대상 범죄피해”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한민 국의 선박이나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형법」 제9조, 제10조제1항, 제12조, 제22조제1항에 따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를 포함하며, 같은 법 제20조 또는 제21조제1항에 따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및 과실 에 의한 행위는 제외한다)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말한다.
5. “장해”란 범죄행위로 입은 부상이나 질병이 치료(그 증상이 고정된 때를 포함한다)된 후 에 남은 신체의 장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6. “중상해”란 범죄행위로 인하여 신체나 그 생리적 기능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서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경우를 말한다.
②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 사람 외에 범죄피해 방지 및 범죄피해자 구조 활동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도 범죄피해자로 본다.
와 별도로 ‘구조대상 범죄피해’로 정의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형법 제9조(형사미성 년자), 제10조 제1항(심신장애인), 제12조(강요된 행위), 제22조 제1항(긴급피난)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동법 제20조(정당행위) 또는 제21조 제1항(정당방위)의 규정에 의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및 과실에 의한 행위는 제외하고 있다.
경찰의 피해자보호의 문제를 다루는 이 논문에서 범죄개념은 형사절차의 진행여 부를 결정하는 요소로서 의미가 있는데, 형사절차의 진행여부는 피해자 측면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범죄자 측면에서 판단할 문제이므로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형식적 범죄개념을 적용하기로 한다. 물론 형식적 범죄개념으로는 형사절차의 진 행과 다소 거리가 있는 피해회복, 피해구조 등을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국 가기관인 경찰의 경찰권행사가 명확한 발동근거를 전제로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점이 있다.74)
(2) 범죄피해의 개념
범죄피해란 범죄로 인한 법익의 침해를 말한다. 범죄피해는 신체적 피해, 경제적 피해, 정신적 피해, 사회적 피해 등으로 분류된다. 신체적 피해는 주로 폭력범죄에 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피해자는 육체적 고통은 물론 치료나 재활을 시도해도 영 구적인 외모손상이나 불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경제적 피해는 재물손괴, 현금손 실, 의료비용 지출, 결근 또는 사업장 폐업 등으로 인한 소득 감소, 방범장치설치 비용지출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피해액이 과도한 경우 평생 부채에 시달리며 불행하게 사는 경우도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피해자 자신이 범죄자가 되기도 한다. 정신적 피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겪는 것이며, 공포, 불면증, 정 서마비, 대인기피 등이 있고, 심각한 정신질환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 가능한 경우도 있다. 사회적 피해는 평소 즐기던 운동을 그만둔다든가 다시 피해 를 당하지 않기 위해 행동이 위축된다든가 하는 가벼운 것부터, 강도 침입 후 집 을 옮긴다든가, 강간을 당한 뒤 이혼을 당하거나 친구나 이웃으로부터 기피를 당 하는 등 심각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범죄피해회복의 대상으로 신체적·
경제적 피해만을 고려하는데, 이에 못지않게 정신적·사회적 피해도 매우 심각하다
74) 김재민, “경찰의 피해자수사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앞의 논문, 10면.
고 할 수 있다.75)
일반적으로 범죄피해는 1차적 피해와 2차적 피해로 구분한다. 1차적 피해란 직 접적인 피해로써 폭행 또는 상해 등으로 인한 피해자의 신체적 피해, 사기 또는 절도 등의 범죄로 인한 피해자의 경제적 피해 등 발생한 범죄에 의해 입게 되는 직접적 피해를 말한다.76) 2차적 피해란 범죄에 의한 직접적 피해 이외에 수사·재 판 과정에서 입게 되는 정신적·물질적 손해, 언론의 취재·보도에 의한 명예훼손 내 지 모욕감, 대인관계악화로 인한 대인기피증 등 다양한 문제의 전반을 말한다.77)
(3) 범죄피해자의 개념
피해자학이나 형사정책적인 면에서는 피해자를 최협의, 협의, 광의, 최광의로 분 류하고 있다. 피해자의 개념을 최협의로 이해하는 견해는 형식적 범죄개념에 입각 하여 범죄행위에 의해 피해를 당하거나 손해를 입은 사람만을 가리킨다. 피해자의 개념을 협의로 보는 견해는 실질적 범죄개념으로 파악하여 법률의 부재나 절차상 묵인될 수 있는 행위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행위에 의해 법익을 침해당한 사 람까지도 피해자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한다. 피해자 개념을 광의로 보는 견해는 피해자를 범죄와 분리하여 그 독자성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법익을 침해당한 자에 국한하지 않고 그와 관련된 사람(예컨대, 침해당한 자의 가족)까지 피해자범위에 포함시켜 확장한다. 피해자를 최광의로 보는 입장에 따르면 피해를 범죄피해와 분 리하여 유해성의 원인이 범죄가 아닌 민법상·행정법상 사건 등에 의한 경우까지도 포함하여 확장한다.
현행법에서 피해자 또는 범죄피해자라는 용어는 헌법 제27조 제5항·제30조, 형사 소송법 제95조·제223조·제294조의2 그리고 범죄피해자구조법 등 형사특별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현행법에서 피해자의 개념은 해당 법률 또는 법조문이 어 떤 목적으로 제정되었느냐에 따라 각각 그 의미가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헌법 제27조 제5항은 피해자에게 재판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는 권한을 부 여하고 있다. 또한 형사소송법은 피해자에게 고소권자로서의 지위(제223조)를 부여
75) 최병호, “범죄피해자 보호와 피해회복에 관한 연구”,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5, 11면.
76) 양경규, “경찰의 피해자 보호방안”, 한국경찰학회보 제15권 제1호, 한국경찰학회, 2003, 160면.
77) 양경규, 앞의 논문, 160면.
하면서 별개의 조문(제225조 비피해자인 고소권자)으로 통해 피해자의 배우자, 직 계친족, 형제자매의 고소권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분석하면 피해자란 ‘범죄행위(형 식적 범죄개념)로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과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 한 법률 등 형사특별법은 피해자를 ‘그 법률에서 규율하고자하는 목적에 부합하 는 특정 범죄(형식적 범죄개념)로, 직접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 하여 헌법이나 형 사소송법보다 그 범위를 좁게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 제30조는 피해자를 ‘타 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으로 규정하여 ‘타인 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의 피해를 입은 사람’만 피해자로 보고 있다. 그리 고 범죄피해자보호법 에서는 ‘범죄피해자’란 타인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당한 사람 과 그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를 포함한다), 직계친족 및 형제자매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4) 소결
피해자란 기본적으로 범죄행위로 인하여 법익을 침해당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 다. 그런데 현행법은 해당법률의 목적에 따라 범죄, 범죄피해, 범죄피해자의 개념 을 각각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범죄의 개념은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보호 및 피해 회복과 관련된 법률, 예컨대 형사소송법 에서는 형식적 범죄개념의 의해 구성요 건에 해당하는 위법·유책한 행위를 범죄로 보고 있지만, 범죄피해의 구조를 목적으 로 하는 법률, 즉 범죄피해자구조법 에서는 구성요건해당성과 위법성만 갖추면 범죄로 보고 있다. 범죄피해의 범위는 피해자의 지위와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형사 소송법)에서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범죄피해자구조법 , 소송촉진 등 에 관한 특례법 등 피해자의 구조와 배상을 위한 법률에서는 특정범죄로 인한 신 체적, 재산적 피해로 제한하고 있다. 범죄피해자의 범위는 피해를 당한 직접 당사 자만을 규정(형사소송법)하기도 하고, 범죄피해자구조법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등 피해의 직접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유족 또는 상속인까지 확대하는 경 우도 있다.78)
78) 최병호, 앞의 논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