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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견제에 대한 이론적 조망 및 시사점

북핵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흘렀지만 위기는 계속 심화되어 왔다. 위기대응상의 허점이 국내외로 노정되었다. 대외적으 로는 동북아 세력균형체제가 뿌리째 흔들렸고, 내부적으로는 대북정책 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된 내우외환 상태가 지속되었다. 현재까지 한국 의 대응책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북한의 핵무장을 통한 현상변경 도 전에 대한 ‘과소균형(Underbalancing)’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절에서 는 실패의 원인규명 및 향후 대안 마련에 동원될 수 있는 분석틀과 개 념들을 크리스텐슨(Christensen)과 스나이더(Snyder),217 그리고 스

217_다음을 참조. Thomas J. Christensen and Jack Snyder, “Chain Gangs and Passed Bucks: Predicting Alliance Patterns in Multipolarity,”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44, No. 2 (Spring 1990), pp. 137~168; Thomas J. Christensen,

웰러(Schweller)218 등의 신고전적 현실주의 이론들에 대한 논의를 통 해 도입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북핵 위기 및 한국의 대응전략 수립에 대한 시사점들을 도출해 본다.

가. 견제와 균형정책의 실패 요인: 외생적 원인

(1) 동맹과 무장

집단안보체제의 제도화 추세와 상호의존적 국제경제질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에 관한 한 국제무정부상태(International Anarchy)는 불변적 요인으로 남아있다. 현실주의자들의 처방에 따르면

,

219국제무정 부상태에서 개별국가가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협세력에 적절히 대응하는

‘견제와 균형(Balancing)’

전략을 추구하여야 한다. 위협세력 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힘의 증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주요 양대 수단은 ‘동맹과 무장(Allies and Arms)’이다. 동맹은 ‘위협인식(威

脅認識)’과 국익을 공유하는 국외 타(他)행위자와의 힘의 결집으로 견

제 및 억제력을 향상시키는 외부지향 기제이다.220 물론, 자국 내 자원 을 동원하여 군비 등을 확장, 대내적으로 견제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무장은 국가안보를 타국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외부 위협에 대처할 수

Useful Adversaries: Grand Strategy, Domestic Mobilization, and Sino- American Conflict, 1947-1958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6).

218_Randall L. Schweller, “Unanswered Threats: A Neoclassical Realist Theory of Underbalancing,” International Security, Vol. 29, No. 2 (Autumn 2004), pp. 159~201.

219_본문의 구조주의 현실주의(Structural Realism)에 대한 설명은 고전으로서 다음 저 서에서 원용. Kenneth Waltz,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Reading:

Addison-Wesley, 1979), pp. 167~170.

220_Stephen M. Walt, The Origins of Alliances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87) 참조.

있는 자구적(Self-Help) 방법이긴 하나, 초강대국 등 일부를 제외하고, 내부자원의 동원만으로 안보를 확보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없다.

동맹은 균형유지에 소요되는 비용을 동맹국들이 분담함으로써 개별 동맹 가담국가들의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이지만, 참여 국은 동맹결성으로 주권행사를 부분적으로 제약받게 된다. 또한 동맹 국들 간 상충되는 이해를 양보 또는 조정을 통해 해소해야 하는 ‘정치 적 비용(Political Costs)’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떠맡게 된다.221 더 욱이 실제 위기상황 발생시 동맹국이 공약을 지켜줄지에 대한 신뢰도

(Credibility)의 문제도 발생한다.

반면 군비확충 등 내부동원 방식은

견제 및 균형능력 증강에 한계가 따르며,222 동맹 없는 무장은 지나친

‘경제적 비용부담’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223 예컨대 북한의 국가규모

에 걸맞지 않는 지나친 국비확충은 대외적으로 한·미동맹의 성립과 결 속, 국제사회로부터의 격리, 그리고 대내적으로는 ‘회복불능의 경제파 탄’을 야기했고, 한반도 안보딜레마와 위기구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 을 초래해 왔다. 균형정책의 실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직면한 위 기상황의 구조와 성격에 따라 외부동맹 및 내부동원 방식을 적정히 배 합하여야 한다.224

221_James D. Morrow, “Arms Versus Allies: Trade-Offs in the Search for Security,” International Organization, Vol. 47, No. 2 (Spring 1993), pp. 207~

233.

222_동등한 국력을 가진 A, B, C, D 4국 관계를 가정해 보자. A와 B국의 동맹을 견제하 기 위하여 C국과 D국이 상호동맹 없이 각자 내부동원을 최대화한다고 해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C, D 양국은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는 견제와 균형에 실패할 수 있다.

223_한·미동맹은 전후 한국의 국방부담을 감소시켜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해 왔다.

224_James D. Morrow, “Arms Versus Allies: Trade-Offs in the Search for Security,” pp. 207~223.

(2) 국가 간 행위준칙으로서 견제와 균형(Balancing)

생존을 위협하는 현상변경 세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행위자는 권력투쟁의 선별(Selection)과정을 통해 도태되는 한편, 여타 행위자들 은 국가 간 경쟁과 모방의 상호관계를 통한 사회화(Socialization)과정 을 거쳐 생존 전략으로서 균형잡기 정책(Balancing)을 체득하게 된다.

생존의 행위준칙으로서 견제와 균형에 충실한 국가는 생존의 유지 및 발전이라는 보상(Rewards)을 받게 되고, 정치적 신중성(Prudence)에 상충되는 편향된 판단에 기초한 무모한 정책으로 값비싸고 위험스런 군비경쟁을 촉발, 결과적으로 안보딜레마(Security Dilemma)를 악 화시키는 과도(Overbalancing)정책이나225 책임회피적인 과소균형

(Underbalancing)정책들을 선택한 국가는 징벌(Punishments)을 감

수하게 된다. 따라서 구조적 현실주의자들이 상정하는 국제무대에서의 지배적 국가행위는 견제와 균형(Balancing)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 가행위자들이 견제와 균형전략을 적절히 구사하지 못하여 결국 현상 유지체제가 깨지고 전쟁상태가 발생하는 균형실패의 무수한 역사적, 경험적 사례가 존재한다. 구조적 현실주의자들은 이러한 괴리를 어떻 게 설명할까?

국제적 무정부 상태는 불변적이나 중심축(軸) 국가(강대국)의 수는 가변요인(可變要因)이다. 구조적 현실주의자들에 따르면 극체제의 구 조에 따라 국제질서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달라지며, 상대적으로 체제안정성이 높은 단극 및 양극체제와는 달리, 다수의 강대국들이 주

225_Robert Jervice, “Cooperation Under Security Dilemma,” World Politics, Vol. 30, No. 2 (January 1978), pp. 167~214; Robert Jervice, Perception and Misperception in International Politics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1976); Stephen Van Evera, Causes of War: Power and the Roots of Conflict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99), pp. 117~192.

요 행위자로 등장하는 다극구조하에서는 체제불안정성이 증대하고 안 보딜레마 상황이 가중된다고 한다. 이러한 다극체제의 구조적 특징은 각국의 균형정책 실패로 귀결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동맹결성 및 유지에 가변성이 증가하면서 견제 및 균형정책이 오 작동할 개연성도 상승한다.226

(3) 극(Polarity)구조와 체제안정성

단극(Unipolar)체제에서 유일 패권국(Hegemon)은 내부동원으로도 자국안보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동맹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여타 국가 들과의 현격한 국력차이로 인해 국제질서상의 불확실성도 현저히 저하 된다. 반패권(反覇權)동맹의 형성도 어렵거니와, 설혹 결성된다고 해도 패권국에 대한 견제 및 균형자로서 기능하기는 쉽지 않다. 내부몰락으 로 패권국이 쇠퇴하기 전에는 패권적 국제질서에 대한 편승(Bandwagon) 이 주류적 국가행태가 된다.

그러나 근대국가체제가 형성된 이후 과도기적 상황을 제외하고

‘안

보’체제 상의 단극구조가 오랜 기간 유지된 경우는 사실상 없다. 냉전 체제의 양극구조가 해소된 후 미국이 향유하게 된 유사(類似)패권국 지위는 소련의 급작스런 붕괴로 야기된 수동적, 잠정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227

‘단극의 순간(Unipolar Moment)’은 존재했지만 구조화되지

는 못했다.228 중국의 등장, 러시아의 부활, 이란 및 북한 등

‘핵무장 ’

226_다극체제 하 동맹패턴에 대한 본문의 논의는 Thomas J. Christensen and Jack Snyder의 다음 논문에서 주로 원용. Christensen and Snyder, “Chain Gangs and Passed Bucks,” pp. 137~168.

227_종국적으로는, 다극체제로 전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참조. John J. Mearsheimer,

“Back to the Future: Instability in Europe after the Cold War,” International Security, Vol. 15, No. 1 (Summer 1990), pp. 5~56.

열외국가들(Outliers)의 쉼없는 도전은 현 국제정세의 유동성을 배가 시키고 있다.229 다극체제의 도래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양극체제에서는 양대 초강대국을 중심축으로 나눠진 두 동맹진영이 상호견제와 경쟁을 통해 균형체제를 이룬다. 중심축으로 기능하는 초 강대국들은 내부자원의 동원으로 외부 위험요인의 발생과 위험스런 힘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국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지나치 게 동맹에 의지할 필요는 없다. 중소동맹국의 추가와 이탈도 양극체제 유지에 근본적인 위협요인으로 작용하지는 못한다. 덕분에 국제체제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도 다극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상의 구조적 환경 내에서 미·소 간 치열한 경쟁은 양극체제의 평형성

(Equilibrium)을 무너뜨리기보다는 오히려 재생산,

강화하였다.230

욱이 핵무장은 양극체제의 안정성을 고양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231 냉전시기 치열한 동서대결구도에서도 두 초강대국들은 2차 타격능력

(Second Strike Capabilities)에 기초한 상호확증파괴(相好確證破壞,

Mutually Assured Destruction)의 ‘공포의 균형’체제를 유지,

상대적

으로 ‘긴 평화(Long Peace)’를 지탱할 수 있었다.232 단극 또는 양극체

228_Aaron L. Friedberg, The Weary Titan: Britain and the Experience of Relative Decline, 1895-1905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0 New Edition), pp. 309~318.

229_미국이 국제경제 및 금융제도들과 집단안보체제로 대변되는 다양한 국제레짐 (Regime)들의 뒷받침으로 국제자유주의 질서 담지자로서의 지위를 상당기간 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도적 신자유주의(制度的 新自由主義) 견해에 대해서는 다 음을 참조. G. Johm Ikenberry, Liberal Leviathan: The Origins, Crisis, and Transformation of the American World Order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2).

230_William C. Wohlforth, The Elusive Balance: Power and Perceptions during the Cold War (Ithaca: Cornell University Press, 1993), pp. 303~307.

231_John J. Mearsheimer, “Back to the Future: Instability in Europe after the Cold War,” pp. 5~56.

제 하에서 중소국가들이 위협적이거나 적대적인 초강대국을 대상으로 군비확장 등 내부자원 동원수단으로 균형을 맞추는 일은 무리다. 따라 서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다른 초강대국과의 강고한 동맹확보는 이 들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라 하겠다. 반면 단극 및 양극체제에서 초강 대국들의 동맹의존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비록 초강대국의 중소동맹국에 대한 공약 불 이행, 동맹철회 및 훼손 등의 동맹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상존하 지만,233 참가국의 동맹충성도과 동맹구조의 안정성은 다극구조에 비 해 높다는 점이다. 중소동맹국들의 과소균형전략(Underbalancing), 즉

‘무임승차(Free-Riding)’나 ‘초강대국에 대한 지나친 안보의존’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추가적 내부자원 동원으로 초과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초강대국의 우월한 국력은 이러한 문제의 발생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234 단극 및 양극체제에서의 동맹패턴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 며 균형유지전략도 비교적 효과적으로 견지될 확률이 높아진다.

다극체제는 다수 강대국에 힘이 배분된 구조를 띠고 있다. 다음의 특징을 보인다. 첫째, 강대국 간 동맹관계의 변동에 따라 힘의 배분관 계가 변화된다. 다극체제에서는 전략적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증대한 다. 체제 유동성은 현상변경을 원하는 수정주의국가

(Revisionist States,

232_John Lewis Gaddis, The Long Peace: Inquiries Into the History of the Cold War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89) 참조.

233_그러나 초강대국 역시 미래자산인 명성(Reputation)과 위신(Prestige)에 손상을 받 을 수 있으므로, 심각한 전략적 이해가 위협 받지 않는 한, 동맹 유기(Abandonment)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이념적, 가치적 대결과 진영대립 논리가 접목된 냉전체 제 하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였다. Abandonment 개념에 관해서는 다음 참조. Glenn Snyder, “The Security Dilemma in Alliance Politics,” World Politics, Vol. 36, No. 4 (July 1984), pp. 461~495.

234_냉전기간 중 양 진영 내에서 미국과 소련의 주도적 역할과 영향력을 상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