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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국과 국제기구의 역할

Dalam dokumen 대북 제재 현황과 완화 전망 (Halaman 162-174)

가. 제재 국면 하의 가능한 조치들

먼저, 지금 북한이 완벽한 제재를 받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가 제시하는 수준의 비핵화 이전에는 제재 완화를 기 대할 수 없는가 하는 질문과 관련 있다. 여기서 제재 완화의 개념을 검토할 필요성을 갖게 된다. 제재를 경제 제재라고 전제할 때, 제재 완화는 기존에 가해지는 제재의 일부를 중단, 폐지하는 일체의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제재 완화가 어떤 형태를 띠는가이다.

일반적으로 제재 완화는 제재를 규정한 관련법이나 행정명령에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재 완화 방법에는 면제(waiver), 예외(exemption), 보류(suspension), 지명해제(removal of designation) 등이 있다.

면제는 제재의 대상이지만 제재 조치를 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고, 예외는 제재의 대상이 아님을 의미한다. 보류는 제재 조치 대상이고 제재 조치도 유효하나 일정기간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 며, 지명해제는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 또는 집단을 대상자 명단에서 삭제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또 제재 완화에는 부분적인 제재 해제도 포함될 수 있는데 제재 조치의 대상 중 일부에 대해 제재 조치를 종결 하는 것을 말한다.209) 이런 방법들 가운데서 일부는 일반 주민들의 생

209) Elizabeth Rosenberg and Colin H. Kahl, “The Great Unwinding: Iranian Nuclear Negations and Principles for Sanctions Relief,”

Policy Brief

, 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 (October, 2013); Larry Hanauer, “The Days After A Deal with Iran: Congress's Role in Implementing a Nuclear Agreement,” Rand Corporation (February 2, 2015); Sahand Moarefy, “Partially Unwinding Sanctions: The Problematic Construct of Sanctions Relief in the JCPOA,”

Harvard National Security Journal

(July 15, 2016)

<http://harvardnsj.org/2016/07/partially-unwinding-sanctions-the-pr oblematic-construct-of-sanctions-relief-in-the-jcpoa/> (검색일: 2018.10.20.);

김영준, “대북 제재 현황과 완화 전망 서면자문,” (2018.10.4.).

활과 인도주의 활동에 장애를 초래하는 ‘비의도적 효과’에 대처하기 위해서 활용되기도 한다.

대북 제재의 경우에 있어서는 현 제재 국면 하에서도 인도주의 활동 촉진을 위해 일부 제재 완화 방안을 활용할 수 있다. 그것이 인도주의 적 면제 혹은 예외 조치이다. 현재 1718위원회가 사안별로 승인하는 방식을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에 제재 제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인도주의적 예외 관련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적용하였다.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전개할 유엔 회원국들과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 구가 ‘북한주민들을 위하여 북한에 제공하고자 하는 인도주의적 지원 의 성격’, ‘북한 측 수혜자에 대한 설명과 수혜자 선정 기준’ 등 10개항 을 담은 면제 신청서를 제출하면 1718위원회가 승인을 검토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대북 인도주의적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므로 유엔 회원국들과 국제기구 및 비정부기구는 이 가이드라인을 활 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 인도주의적 활동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210)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제재 예외 조치만이 아니다. 현 제재 국면 하에서도 국제사회와 북한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대화와 협력에 나설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최고조에 오른 2017년 11월 28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계기로 열 번째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가 12월 22일 채택되었다. 그 결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도 인도주의, 외교, 안보, 정치 등의 분야에서 북한과의 대화 와 협력의 창을 열어놓았다. 결의 2397호는 이 결의와 앞선 관련 대북 결의들이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Vienna Conventions on

210) 도경옥, “대북 제재와 인도주의적 면제,” (통일연구원 Online Series CO 18-37, 2018.9.6.), <http://www.kinu.or.kr/pyxis-api/1/digital-files/12f02975- 4d28-405a-8117-30f0b1b67b05> (검색일: 2018.11.20.).

Diplomatic and Consular Relations)을 준수하고, 북한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인도주의적 영향을 끼치거나 북한 내에서 이루어지는 제반 인도주의 활동을 제한하려는 의도가 없고, 그런 활동이 안보리 결의로 제한받지 않고, 1718위원회가 건별로 인도주의적 예외 조치를 검토하 고,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정치적 해결, 긴장완화, 대화를 통한 포괄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이 결의에 순응한다면 필요 시 기존 결의를 강화, 수정, 중단, 혹은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211)

대북 제재를 가장 촘촘히 전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도 인도주의 등 일부 분야의 북한 내 활동에 있어서는 적어도 규정상으로는 제재 면제를 할 수 있다. 미 재무부 자산통제국 웹사이트에는 북한주민의 인간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인도주의 활동, 민주주의 증진 활동, 비상업 적 개발사업, 환경보호 활동,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금융 거래를 미국인 이 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런 활동을 하려는 미국인은 자산통제국과 상무부 산업보안국(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

BIS)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212)

이상 현 제재 국면 하에서도 인도주의, 외교, 안보 등의 목적으로 면제와 같은 방식으로 제재 완화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안보리 결의에서 대북 제재가 인도주의 활동을 저해할 의도가 없고 오히려 촉진할 것임을 밝히고, 1718위원회가 인도주의적 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고무적이다. 물론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

211) 안보리 결의 2397호 28항. “Affirms that it shall keep the DPRK’s actions under continuous review and is prepared to strengthen, modify, suspend or lift the measures as may be needed in light of the DPRK’s compliance,…” 이 조항은 안보리 결의 1718호 15항에서 연유한다.

212) “OFAC FAQs: Other Sanctions Programs,” <https://www.treasury.gov/

resource-center/faqs/Sanctions/Pages/faq_other.aspx#nk> (검색일: 2018.

11.12.).

등 주요 관련국 정부가 대북 인도주의적 활동을 지지

지원하는 태세는 미흡하다. 안보리 1718위원회가 인도주의 사업을 ‘건별(case-by-case)’ 심 사하는 절차도 동일 사업을 지속하는 단체의 경우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213)

북한은 2018년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핵실험장 및 일부 미사일 발사 장 폐쇄, 추가 비핵화 계획 발표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가 미흡하다 고 하면서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제재를 강력하게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양측의 대립 은 완화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규제 해제 및 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의 비핵화 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유엔 안보리는 새로운 결의를 통해 기존 1718위원회의 인도주의 사항에 대한 제재 예외 조치를 포괄 적용 하는 방식으로 완화를 확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미국의 경우도 일정 조건하에서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규제를 신고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제재 완화의 가능성

앞에서 검토한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성이 높은가? 비핵평화 협상이 교착상태로 지속된다면 제재 유지 시나리오 가 가장 현실성이 높다. 북한은 미국에 선(先)종전선언 채택과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북한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고 그 이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 사이에서 한국의 촉진자 역할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213) 2019년 2월 현재 유엔이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한 인도적 지원사업은 유엔아동기금 (UNICEF)과 유진벨재단, 월드비전 등의 사업 10건으로 늘었다. “유엔, IFRC 의료기구 대북지원사업 제재 면제 승인…모두 10건,” 『KBS』, 2019.2.8., <http://

news.kbs.co.kr/news/view.do?ncd=4134384> (검색일: 2019.2.26.).

발전해왔지만 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에는 북미 간 입장 차이가 크고, 유엔 안보리는 한반도 상황에 변동이 없는 가운데서 움직일 가능성이 없고, 1718위원회는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전반적으로 유엔 회원국들의 대북 제재 동참을 모니터링하는 데 머물 러 있다. 이렇게 본다면 위에서 설정한 세 시나리오 중 제재 유지 시나 리오가 지속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비핵화 완료가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제재 해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그러나 다른 가능성, 즉 제재 완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는가? 없지 않다. 앞에서 설정한 관련 변수들에 역동성이 붙어 그들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면 세 가설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북미 간 비핵평화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정체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접촉이 진행되고 있고 핵실험 유예(moratorium)가 지속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낙관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 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2019년 1, 2월에 열릴 것이라고 언급해 협 상이 다시 재개될 전망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펜스 부통령이 북미정상 회담의 문턱을 낮추고, 미 군사당국이 2019년 한미합동군사연습 축소 방침을 밝힌 것과 연결지어 볼 때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이다. 2018년 11월 5일, 펜스 미 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 제시가 2차 정상회 담의 전제라는 언급은 기존의 회담 성사 조건보다 완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2018년 10월 7일 방북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 은 위원장과 회담하는 자리에서 핵 리스트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 졌는데,214) 그에 비하면 위 펜스 부통령의 언급은 2차 정상회담 및 비핵협상의 재개 가능성을 높여준 셈이다.

214)

󰡔중앙일보󰡕, 2018.10.15.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핵 리스트 제출 요구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신뢰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채 리스트를 제출하면 미국이 믿지 않을 것”이라고 거부하였다. 대신 김 위원장은 신뢰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이 종전선언을 나설 것을 요구하고 그러면 “비핵화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고, 북한의 미군 유해 반환 조치를 언급하며 “미국도 이에 응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215) 이런 북한의 주장에 미국이 응할 리는 없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대화 내용에는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음을 재확인해주고, 상호 핵심 관심사에 대한 적절한 교환 방법이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관건임을 말해준다. 11월 들어 나타난 문재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회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회담은 현 상황에 대한 한미 간 인식 공유와 함께 비핵평화 협상의 재개 분위 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하였다. 이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 기간 중 남북・북미정상회담에 공감하고, 볼튼(John Bolton)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 언급 등으로 정상외교 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그동안 닫혀있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다. 말하자면 북미, 한미, 남북 간 접촉 등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비핵・평화 협상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북미 간 접촉을 비롯한 관련국들 간 일련의 상호작용이 곧 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를 이끌어내 제재 완화를 불러오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관련국들의 위와 같은 의사소통과 상황 악화를 자제하는 태도 등을 볼 때 최근 교착상태를 제재 지속 시나리오가 우세할 것으로 만 볼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해 제재 완화 시나리오도 현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객관적인 전망이다.

215) 위의 기사.

Dalam dokumen 대북 제재 현황과 완화 전망 (Halaman 162-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