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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전 LS네트웍스 조직문화팀장[ 토 론 ]
토론 3. 기업이 바라는 대학의 직업교육 방향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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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바라는 대학의 직업교육 방향에 대한 제언
토론 3
개인적으로 송하석 교수의 발표자료를 읽어보면서 많은 공부가 됐다. 고입을 앞둔 딸을 가진 아빠로 중등교육의 현실을 간접 경험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기업에서 구성원들에 대한 개발을 지원하는 인재육 성 담당자로, 기업현장에서 고등교육(대학 교육)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한 사람으로 말이다.
대학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르는 곳’이라는 기본 전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최근 사회 적 요구를 좇아 진리를 탐구하기 보다는 취업이 잘 되는 것에 관심을 더 갖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많았다. 하지만 송교수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이 직업전선에 투입되는 훈련소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학생들은 점차 기업과 사회에 순응해야만 한다는 수동적 태도를 강요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송교수의 발표를 통해 최근 대학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학의 직업교육과 인성교육, 교양교육이 무엇 이고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진리의 탐구 보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몰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듯 하다. 대학 역시 좋은 대학의 조건이 취업 률에 의해 좌우되다 보니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취업 전선에서 필요한 필수 스펙이 되고 있는 어학능력, 컴퓨터활용능력을 비롯한 각종 자격 없이 취업 을 준비하는 것은 총 없이 전장에 나가는 군인처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일면 동의 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는 송교수 발표에서 볼 수 있듯이 원하는 인재를 현재 교육에서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 기업에서 생각하는 대학의 직업과 인성교육
그런 면에 있어서 송교수의 주장에 100% 동의하는 바이다. 직업교육의 목표를 실용적/기술적 지식 의 습득과 문제해결이나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사회의 기본 역량의 강화하는 측면에 맞춰야 한다. 하지 만 기업이나 산업마다, 혹은 직무에 따라 필요한 지식과 스킬은 각기 다르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있다. 같은 전공이라도 사회에 진출하는 분야는 하나일 수는 없다. 디자인을 전공한
> 제 9회 교양교육 협력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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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양기초교육원사람도 디자이너로 일을 할 수 있는 반면에 의류회사에 마케터로 활동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는 시장 조사를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의 직업교육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적용 할 수 있는 기본적 사고능력과 소통역량을 함양해야 한다는 송교수의 지적에 공감한다.
기본적 사고능력과 소통역량은 대학에서 하나의 강좌를 수강하면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수업 중에 팀 과제를 수행하면서 스스로 사고하는 방식을 습득하고, 나와 다른 스타일의 팀원들과 서로 맞춰가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과 소통능력이 자연스럽게 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신입사원에게 이런 부분의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에 일정 시간을 투자해 입문교육이나 OJT 기간 동안 많은 신경을 쓴다. 그룹입문교육과 자사입문교육을 통해 팀 단위 미션을 부여하고 그 과정에서 해당 회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적 프로세스를 접해볼 수 있도록 지 도하고, 팀 활동을 통해 협력하고 소통하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가이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이 대학교육을 통해 해결하고 온다면 기업의 입장에서도 많은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인성교육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과 윤리에 기반한 직업 윤리는 너무나 기초적인 내용이다. 기업이 신입사원들에게 기대하는 인성은 송교수의 지적처럼 개인적 관심보다 공동체의 일에 더 많은 관심 보이고, 맡겨진 일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와 공동체 안에서의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갖추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최근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을 통해 느끼는 점은 아주 기초적인 예의범절까지 앞서 언급한 입문교육에서 선배들을 통해 지도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길게 교육을 시킨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가정 교육과 제도권 중고등 교육기관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체화된 자신만의 방법을 짧은 입문교육 기간을 통해 바꾸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인성의 중요한 요소들을 가르쳐질 수도 하루아침에 습득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 기업이 원하는 인재
필자는 대학에서 직업교육과 인성교육을 어떻게 시키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가끔 만나는 취준생 들이나 채용 면접을 통해 만나는 취업지원자 혹은 그런 과정을 통해 들어오는 신입사원들을 통해 어렴 풋이 접하고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직업교육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는 적절치 못 하다. 다만, 기업의 입장에서 취업준비생들에게 바라는 점을 언급하는 정도가 오늘 토론 참가자로 역할 을 다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성공한 소수의 학생들이 기업에 들어온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위해서 새로운 사람을 선발하기도 하지만 퇴직인력을 충당하기 위해서 사람을 뽑기도 한다. 새롭게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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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점은 신입이나 경력이나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고와 경험을 기존 조직에 수혈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최근 신입사원들에게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입문교육을 통해 알려줄 때 대부분 받아 적기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답답해 보일 수 있는 보고체계와 조직구조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하는 신입 사원을 만나보지 못했다. 과거에는 신입사원들이 너무 자유분방하고 자기 주장이 강해 기존의 조직문화 를 해친다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근 신입사원들을 보면 과도할 정도로 수동적이다. 기존 조직 과 문화에 적합한 사람을 뽑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게는 좁은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주체적인 생각을 주장하기 보다는 선발권이 있는 기업에 잘 보이기만 준비하고 오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필자는 기업에서 신입사원 선발 및 교육을 담당했던 실무책임자의 입장에서 대학생들에게 바라는 점 을 말씀 드리고자 한다.
첫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직무)를 대학생활 동안 잘 찾아 보기를 요청한다. 대학 내 취업지원센터에 서 각종 면접 스킬이나 기업체 인재상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직무로 들어가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잘 알고 지원하는 대학생을 만나보긴 힘들다. 2년 전 어느 세미나에서 인사업무를 지원한다는 대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 학생에게 ‘왜 인사업무를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 학생의 경우 ‘자신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 관련된 일을 하는 인사업무가 자신에게 맞다’고 했다. 기업체에서 인사업무는 참 다양하다. 직원들과 만나서 고충을 처리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인사담당자들은 하루 종일 PC모니터만 바라보고 일 하는 경우가 많다. 인사팀 내 징계 담당자는 마치 검사의 역할처럼 직원의 잘못을 취조하기도 한다.
인사라는 직무명칭만 생각하고 실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자신의 적성에 맞 는 것은 아닌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조언을 했더니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실제로 취준생들은 입사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자소서 쓰는 법과 면접 대응방법만 열심히 준비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경우라면 지원하는 회사(혹은 면접 볼 회사)의 해당직무 담당자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 직접 물어보고, 그 회사의 비즈니스와 해당직무의 연관성을 깊이 생각해 보기를 추천한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얼마나 준비가 됐는지는 표정과 자세만으로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직업교육이라고 취업만을 위한 준비보다 전공과목과 더불어 다양한 기초학문에 대한 이해도 많이 했으면 한다. 재무회계를 지원하는 지원자라 해도 해당 직무지식은 기본이고 나아가 회사 전반의 이해를 위해 마케팅이나 전략도 알아야 한다. 영업이라 해도 회계나 동기부여 등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기업도 사람으로 구성원 조직이다. 조직 내에서 잘 생활하기 위해서는 인간 행동의 이해도 기본이 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학원론이나 심리학개론,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더 도움이 된다.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학점 취득이 쉬운 과목만 듣기 보다는 일정 수준만 넘는다면 타 전공의 개론이 나 입문과정을 수강한 것을 개인적으로는 더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