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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남북당국대화 시도와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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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2월 북한의

3

차 핵실험과

3 ~4

월 북한의 전쟁위협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어려웠다.더욱이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으로 남북관계는 얼어 붙었다.그러나 역설적으로 개성공단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대화가 모색되었다.

개성공단이 잠정폐쇄된 후 남북한은 서로 책임전가를 하며 명분 쌓 기에 주력하였다.개성공단이 남북한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이 있으며 공단폐쇄는 향후 남북관계의 진전을 어렵게 한다는 부담이 남북한 모 두에게 있었다.남한 내부에서는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우선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개성공단의 전면 폐쇄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도 대두하였다.또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개성공단을 유지하 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담화를 통해

6 ‧ 1 5

를 계기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남북 당국회담을 개최할 것을 전격적으로 제안하였다(

6 . 6 ) .

그동안 남한의 실무회담 제의를 거부한 북한이 왜 남북당국회담 개최를 제안했을까?

북한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키 리졸브 훈련이 종료됨에 따라 남북 대화를 시도할만한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또한 북한은 당국회담을 거부하고 기업인의 선별적 방북을 허용하려고 했으나 별 효과가 없자 당국회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리고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5 , 4 0 0

명 북한 근로자의

80 통일환경 및 남북한관계 전망: 2013~2014

실직 등 사회적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되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공단재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자신들의 정세판단에 따라 그 시점을 택한 것이다.북한이 당국대화를 제안한 시점(

6 . 6 )

을 보면

,

미‧중 정상회담(

6 . 7 ~8 )

을 앞두고 남북대화를 수용 하는 평화적 이미지를 보일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과거 에도 북한은 국제요인을 고려해 남북대화에 응한 선례가 있다.1

9 9 4

1

차 북핵 위기 시 카터 전 미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수용하였다.또한 미‧중 정상회담(

2 0 1 1 . 1 )

에서 남북 대화,북

미대화,6자회담 재개의 방침이 논의된 뒤

,

북한은 남북고위급 군사실무회담(

2 0 1 1 . 2 )

에 응하기도 했다.북한은 이번에 미‧중 정상 회담을 앞두고 최룡해 특사의 방중(

5 . 2 2 ~2 4 )

을 통해 중국 측에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함으로써 미

중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 완화를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자 했다.이렇게 보면 북한이 남북당국대화를 전격 제안한 것도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한 평화제스처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

한편 북한이 당국회담을 제안한 시기를 보면 6

‧ 1 5

공동행사를 염두 에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북한은 남북당국대화를 거부하면서도 민간단체에 ‘

6 ‧ 1 5

공동행사’개최를 제안(

5 . 2 2 )

하였다

.

북한은 민간단체 와

6 ‧ 1 5

공동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남북경협의 과거 관행을 되살리고 이를 계기로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고자 했다.그러나 한국정부가 ‘

6 ‧ 1 5

남측위원회’의 방북 신청을 불허(

6 . 2 )

함에 따라 북한은 남북당국대화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었다.북한은 조평통 담화에서 “

6 ‧ 1 5

를 계기로…”라는 표현을 앞세움으로써 6

‧ 1 5

에 의미를 부여하였다.또한 북한은 남북당국대화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6 ‧ 1 5

공동선언 기념 민간행사를 의제로 제기하였으며,북측 회담대표로

Ⅲ. 남북한관계 81

통보된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은 학생‧민간단체 교류 담당 경력을 지닌 사람이었다.이런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6

‧ 1 5

의 시점을 염두에 두고 남북대화를 제안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북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

6 . 9 ~1 0 )

에서 남북당국회담 개최(

6 . 1 2 ~1 3 ,

서울)가 합의되었다.남북당국회담은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고 남북 간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또한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고조되었던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국면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수석대표의 격(

格)

과 의제에 대한 입장차이로 남북한은 각기 별도의 발표문을 발표하여 회담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예고했다.

남한의 발표문에 의하면 의제는 개성공단 정상화,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었다.반면 북한 측 발표문은 이러한 의제에 추가하여 6

‧ 1 5

공동선언 및 7

‧ 4

공동성명 공동 기념문제,민간왕래 및 접촉,협력사업 추진문제 등을 포함하였다.남한은 남북 현안에 대한 실무적인 논의에 중점을 둔 반면,북한은

6 ‧ 1 5

공동선언에 대한 의미부여,공동행사, 왕래 확대,대북협력사업 논의 등에 중점을 두었다

.

특히 북한이 인적 왕래 및 접촉,협력사업 추진 등을 의제에 포함한 것은

5 ‧ 2 4

조치의 해제를 겨냥한 것이었다.

한편 남북회담 수석대표의 지위에 대해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 하였다.남한은 수석대표를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

,

해결할 수 있 는 당국자”라고 명기한 반면,북한은

상급 당국자”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남북대화의 명칭도 남북장관급회담이 아니라 남북당국회담이 되었다.남북당국회담을 하루 앞둔

6

1 1

일 회담

82 통일환경 및 남북한관계 전망: 2013~2014

대표단의 명단이 교환되었다.남한의 대표단은 김남식 통일부차관 등

5

명이고,북한 측 대표단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 등

5

명이었다.북한은 자기 측 대표가 장관에 해당하는 상

( 相)

급이라고 주장하고 남한의 수석대표가 장관급으로 교체되지 않으면 남북당국회담 이 열릴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였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남북관계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다는 현실에 다시 직면하게 되었다.남북회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 남북 회담 대표의 격(

格)

문제는 해묵은 문제이다.과거에도 북한은 남북 장관급회담의 대표로 실질적으로 장관급보다 직위가 낮은 인물을 선정 하였다.북한은 남한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부처가 없으며 자신들의 직위체계가 남한과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은 자를 남북대화의 책임자로 임명하였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남북대화를 국제관례에 따르지 않고 통일전선 차원에서 대응해왔다.북한은 남북대화의 상황에 따라 임의로 남북대화 책임자의 격을 조정하였다.북한의 정부기구에 통일부와 같은 기구가 없는 대신 노동당 비서국의 대남담당 비서가 통일문제를 전담한다.

그리고 비서국 산하 기구인 통일전선부는 대남사업과 함께 국제적으로 사회주의 세력과의 통일전선사업을 주도한다.통일전선부의 지휘를 받는 외곽단체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아태평화위원회,민족화해협의회 등이 남한정부와 민간단체를 상대로 통일전선사업을 한다.김양건은 대남담당비서이며 통일전선부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대남사업과 해외사업을 총괄한다.따라서 김양건 대남비서가 통일부장관의 대화 상대자가 되는 것이 회담의 격이 맞다.그러나 북한은 과거에 조평통 서기국

1

부국장인 김령성과 권호웅에게 내각참사라는 직함을 주어

Ⅲ. 남북한관계 83

남북장관급회담의 대표를 담당하게 했다.북한은 대남비서가 남북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1

9 9 4

년 6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남북예비접촉에서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가 이홍구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을 상대한 적도 있다.

박근혜정부는 남북대화를 정상화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남북한이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남북 대화 책임자의 격(

格)

을 맞추는 것은 남북관계의 신뢰를 쌓기 위한 시발점이라고 보았다.회담의 격의 문제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의전 문제만은 아니다

.

회담의 최고대표가 어떤 지위에 있는가에 따라 회담의 수준과 내용이 달라진다.같은 의제를 다루더라도 회담 대표의 지위에 따라 논의의 수준,합의내용,후속조치가 달라진다.이렇게 볼 때 회담 의 격을 맞추는 것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형식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회담의 내용을 결정하는 실질적 문제이다.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표면적 이유는 회담 대표의 격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었다.그러나 회담제안

( 6 . 6 )

부터 회담개최(

6 . 1 2 )

까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남북한이 입장을 조율한 시간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북한은 과거 관행의 복원을 시도한 반면,박근혜정부는 새로운 남북관계의 원칙을 수립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회담의 형식 및 절차에 대해 남북한의 입장이 대립하였지만 남북 간 우선적 논의가 필요한 의제를 조정한 것은 의미가 있다.남북관계의 현안으로 개성공단문제,금강산관광문제,이산가족 등 인도주의문제를 선정함으 로써 향후 어떤 식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되든지 이 문제들을 중심으로 남북대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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