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북‧미관계
2 0 1 3
년의 북‧
미관계는 미국의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나빴던 것으로 평가된다.20 1 2
년 2. 2 9
합의가 동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4 . 1 3 )
로 인해 시행도 되기 전에 사문화된 이래,미국 오바마 정부의 북한 정권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악화되었다.2. 2 9
합의의 내용은,북한 측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와 핵실험 중단 ▴우라늄농축시설 포함 영변에서의 핵활동 중단 ▴IAEA
사찰 수용 등을 이행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해 24
만 톤의 영양공급을 제공하는 것 이었다.미국의 오바마(
Ba r a c kOba ma )
대통령은 재선 후 첫 해외순방지로 아시아를 택하였다.그는 미얀마 방문 시 양곤대학에서 행한 연설(1 1 . 1 9 )
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에 나서면 기꺼이 도울 것이 라면서‘
미얀마 방식’을 제안하였다.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2 0 1 3
년 신년 연두교서(2 . 1 2 )
에서도 반복되었다.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에 대해 “핵실험 같은 도발행위는 고립을 더 심화시킬 것이고,국제 사회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안보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재천명하 였다.그러나 북한은 미국에 대하여 강경한 대응으로 맞섰다.2
0 1 2
년 4월 에 과학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에 실패 한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을 다시 시험 발사(2 0 1 2 . 1 2 . 1 2 )
하였으며 이번 에는 성공하였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2 0 8 7
호를56 통일환경 및 남북한관계 전망: 2013~2014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1 . 2 2 ) .
북한은 미국이 동 제재 결의를 주도하였다 고 강하게 반발하였으며,3차 핵실험을 단행하였다(2 . 1 2 ) .
북한의 핵실험 은 기존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7 1 8
호,18 7 4
호 및 20 8 7
호 등을 모두 위반하는 것이었다.유엔 안보리는 다시 한 번 대북제재 결의를 추진하였으며,이번에는 중국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였다.유엔 안보리 는 더욱 강화된 대북제재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3 . 7 ) .
북한은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핵무력건설과 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다(
3 . 3 1 ) .
또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 군사안보전략 개발,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4 . 2 )
등 ‘핵보유국’으로서의 정책을 본격 추진 하기 시작했다.3차 핵실험 이후 전개된 북한의 군사적 공세에 대하여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한B-5 2 ,B-2 ,F-2 2같은 전략
폭격기 및 전투기와 핵 잠수함 등 첨단무기 배치를 공개하고 MD강화 등을 천명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군사적 시위를 전개하였다.이와 같은 대치관계가 지속되면서 북‧미 당국 간 접촉은 국무부와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채널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양자 간 대화의 재개는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변화가 관건이었지만
,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수용할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도닐런(
To m Do ni l o n)
국가안보보좌관은 뉴욕 아시아협회 연설에 서 ▴한‧미‧일의 긴밀하고 확장된 협력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 거부 ▴미국 본토와 동맹국 방어에 대한 공약 재확인 ▴미국은 북한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독려 등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4
원칙을 제시하였다(3 . 1 1 ) .
데이비스(Gl ynDa vi e s )
대북정책특별대표 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3 . 7 )
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를 강조하면서,“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북한의Ⅱ. 북한정세 57
핵프로그램을 해결하기 위한 진정한 협상을 원한다”고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강조하였다.이러한 노선을 배경으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비핵화 를 향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케리(
J o hnKe r r y)
국무장관은‘
약간의 양보-약간의 합의-그 약속의 파기-북한의 핵프로그램 계속 진전’
과 같은 과거의 협상 양태를 되풀 이하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하였다(1 0 . 3 ) .
이에 반해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 하였으며 미국과 남한이 한반도에서 ‘핵 선제공격’을 기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핵개발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하였다.또 20 1 3
년 하반기에 중국이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외교를 활발하게 전개하는 과 정에서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였다.그러나 미국은 한국,일본 등과 함께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조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으로 촉구하면서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이에 따라 북한의 대미 접근은 중국을 매개로 한 북‧미 양자의 입장 전달 등 간접적인 방식이거나
1 . 5t r a c k또는 2t r a c k
을 통한 접근에 머물렀다.6자회담 10
주년 및 9‧ 1 9
공동성명 8주년을 맞아 중국이 베이징 에서 개최한 국제세미나(9 . 1 8 )
에 북한은 외무성의 김계관 제1부상, 이용호 부상 등 당국자들을 파견하였으나 미국과 한국 등은 당국자를 파견하지 않음으로써 북‧미 당국 간 접촉이 성사되지 않았다.베를린 에서 열린 북‧미 민간대화( 9 . 2 5 ~2 6 )
에 북한은 6자회담 수석대표 이용호 외무부상,차석대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장일훈 주유엔 차석 대사 등을 보내,보즈워스(St e p he nBo s wo r t h)
전 대북정책특별대표,
갈루치( Ro be r tGa l l uc c i )
전 북‧미 핵협상 미국 측 대표,
위트(J o e lWi t )
58 통일환경 및 남북한관계 전망: 2013~2014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등 미국의 전직 관료들과 만났다.이어 런던에 서 열린 민간대화(
1 0 . 1 )
에 북한 측은 이용호,최선희 등 6자회담 대표 들이 참석한 반면,
미국 측은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디트라니( J o s e p hR.De Tr a ni )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등이 참석하였다.
이러한 비공식 세미나에서 북한 측은 자신들의 기존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 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측 참여자들은 오바마 정부의 입장을 공식 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협의를 할 수는 없었다.한편 북‧미 당국 간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미국인 케네스 배(
Ke nne t hBa e )
의 석방 문제를 협의 하기 위하여 북한은 8월 말 미국 고위관리의 방북을 제안하였다.이에 따라 킹(Ro be r tKi ng)
북한인권특사가 방북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초청을 철회함으로써 방북이 무산되었다.킹 특사는 억류 미국인의 송환을 위해 방북을 계속 추진 중이지만 북한 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 지 않고 있다.반면에 북한은 관광을 위해 10
월 하순 방북했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되었던 또 다른 미국인 뉴먼(Me r r i l lNe wma n)
을4 0
여 일 만에 추방형식으로 풀어주었다(1 2 . 7 ) .
2 0 1 4
년 북‧미관계는 무엇보다도 20 1 3
년1 1
월에 발생한 장성택의 실각 사건에 따른 북한 내부의 정세 상황이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다.장성택의 실각이 권력 엘리트 핵심 간,당 핵심부서 간,또는 장성택 파와 군부를 포함하는 반장성택파 간의 갈등의 결과라면,북한은 20 1 4
년 의 상당 기간 동안 내부체제를 단속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따라서 대미관계는 당분간 크게 신경을 쓰기 어려울 것이다.미국 또한 북한 정세 동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북한의 정세 변화가 미칠 영향
Ⅱ. 북한정세 59
을 평가하면서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그 과정에서 북한 군부가 내부 문제를 단속하기 위해 군사적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하여 대비를 강화할 것이다.
북‧미 양자 간의 현안을 중심으로 보면
,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위한 사전조치의 우선 추진을 촉구하는 기존의 입장을 당분간 견지하는 입 장을 유지할 것이다.북한이 6자회담의 무조건 재개를 주장하더라도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국, 중국,일본 등과의 정책협력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 다.미국은 북한이 추가로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하는 경우를 지속적으로 경계하면서 북한에 대해 정책 변화를 촉구하 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할 것이다.•
박영호 통일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위원나. 북‧중관계
2 0 1 3
년의 북‧
중관계는 기존 전통우호협력관계에 대한 조정을 시도 한 해로 평가된다.특히,북한의3
차 핵실험 이후,중국이 비핵화를 강조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참여한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로 평가된다.이처럼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중국의 대북정책이 조정되자,양국관계에도 균열이 발생했다.그러나 체제안착과 민생건 설에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북한은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관계 회복을 시도하였고,
이 과정에서 양국관계의 협력수준도 재조 정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1 8
차 당 대회(2 0 1 2 . 1 1 )
와1 2
기 전국인대(2 0 1 3 . 3 )
를 통해 출범한60 통일환경 및 남북한관계 전망: 2013~2014
시진핑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 2 0 1 2 . 1 2 . 1 2 )
에 이은3
차 핵실험을 단행(2 . 1 2 )
하고 대남 위협을 통한‘
판 흔들기’전략을 구사하는 한편,4,5
차 핵실험 연내 실시(2 . 1 5 ) ,
정전협정 일방 폐기(3 . 6 ) ,
핵개발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3 . 3 1 )
등을 잇달아 선언하며 독자적인 행보를 추구하였다.이러한 북한의 위기 고조 행위가 한반도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궁극 적으로 자국의 발전 및 안보이익 침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중국은 북한을 이례적으로 압박하였다.구체적으로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 0 9 4
호)에 찬성(3 . 7 )
하는 한편, 항의 표시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한 사실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더 나아가 중국은 북한 통관 검사를 강화하고 대북 수출금지 목록을 공개(9 . 2 3 )
하는 등 이전보다 강화된 수준에서 실질적인 대북제재를 수행하였다.또한 핵보유가 체제안정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며,개혁‧
개방만이 경제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며 북한의 병진노선을 비판하였다.이는 중국이 자국의 부상에 따라 증대된 영향력과 국익을 수호하는 데 이전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결과이다.중국이 비핵화를 강조하며 대북제재에 동참한 이유 는 중국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심을 해소하고 책임대국 의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함이다.또한 북한으로 인한 미국의 대중 압박 및 한‧미동맹 강화를 견제하기 위한 측면과 함께,핵보유와 벼랑 끝 전술의 무용과 핵 포기 유도,6자회담 복귀,북한 변화 유도 등의 대북 메시지도 포함하고 있었다.
이처럼,중국의 대북정책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