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급격한 노령화와 사회적으로 노인부양 의식의 변화를 겪고 있는 환경 속에서 2008년 8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실시됨에 따 라 노인요양시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시설에 입소하는 노인의 수가 증가하였으며 앞으로 기관에서의 노인의 죽음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시설에서 양질의 임종간호는 중요한 간호의 한 측 면으로 사료된다.
지금까지의 죽음과 임종간호에 대한 태도 관련 선행연구는 주로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나 간호대학(학과) 학생을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병원과 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인구학적 특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한간호정책연구소, 2006). 이에 본 연구는 노인요양시설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노인과 가족에 대한 임종간호를 제공하는 시설 간 호사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임종간호에 대한 태도 분석을 통하여 시설간호 사의 임종간호 태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간호학적 함의를 이끌어내고자 하 였다.
1. 죽음에 대한 태도 측정 도구(DAP-R)
수집된 자료를 가지고 요인 분석한 결과 세 개의 요인이 추출되었다. 본 연구에 의해 추출된 세 요인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접근적 수용은 죽음을 더 행복한 사후로 안내하는 관문으로 여기는 것이다. 죽음 공포나 회피는 죽음을 떠올리면 두렵거나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으려는 것 이다. 마지막으로 탈출적 수용은 고통스러운 삶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으로 죽음을 수용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요인분석 결과 모두 세 개의 요인이 추출된 점, 그리고 추출된 세 요인 중 접근적 수용과 탈출적 수용은 본래 도구와 일치하지만, 원 도구
에서는 서로 독립적이었던 죽음공포와 죽음회피 영역이 하나의 요인으로 추출된 점은 다섯 개의 하위척도로 구성된 원 도구와는 차이가 있다. 이러 한 상이한 결과는 본 연구와 도구개발 연구(Wong et al., 1994)는 조사 대 상의 연령층(청년~노년)과 그 수가 다르고, 본 연구의 예비조사와 1차 요인 분석 과정에서 공통성과 요인적재량이 낮은 문항이 제외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죽음 공포와 죽음 회피 모두 죽음에 대한 부정적 태도로 간주되지만 ‘죽 음공포’는 죽음에 직면하여 두려움을 느끼는 것인 반면, ‘죽음회피’는 죽음 에 대해 생각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도구 개발시 서로 독립적 인 것으로 조사되었다(Wong et al., 1994). 또한 60~70대 노인을 대상으 로 한 DAP-R 도구 타당화 연구(이운영, 2008)에서도 죽음 공포와 죽음 회 피 간 상호독립성을 재확인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죽음 공포와 죽음 회피를 측정하는 문항들이 하나의 요인으로 묶었다. 이는 죽음태도 유형 연 구(조계화, 이현지, 이윤주, 2005)에서 젊은 대학생이 죽음의 사실은 거부 하고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이 한 유형으로 산출된 것과 관련을 지을 수 있겠 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태도 측정도구로 DAP-R을 적용한 국내 간호학 연 구는 드물어 직접 비교할 수가 없고, 다른 도구를 적용한 경우에도 죽음에 대한 태도를 연구할 때 죽음 공포와 죽음회피를 따라 분리해서 조사한 경우 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 문화에서 죽음 공포와 죽음회피를 서로 구별되게 보는 것인지, 아니면 유사하거나 동일하게 보는지에 대한 심도 깊 은 연구가 필요하다.
2. 죽음에 대한 태도
1) 임종간호 교육시간
임종간호 교육시간이 길수록 죽음공포나 회피 평균은 낮아지고 접근적 수용의 평균은 높아졌다. 49시간 이상의 임종간호 교육을 받은 노인요양시
설 간호사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1시간~48시간의 교육을 받은 간호 사에 비해 사후세계로의 이동으로 죽음을 수용하는 접근적 수용의 점수는 통계적으로는 유의하게 높고, 죽음공포나 회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 았다. 본 연구결과는 김분한, 김홍규와 탁영란 (1997a)이 개발하고 김미애 (2006)가 수정 보완한 죽음인식 측정도구를 임종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병원 간호사를 대상으로 적용한 선행연구(노선숙, 2010)에서 임종관련 간 호교육을 8시간 이상 받은 간호사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죽음 인식이 높 았다는 연구결과를 일부 지지한다. 이는 간호사가 근무하는 곳에 상관없이 죽음에 대한 태도를 살펴볼 때 임종간호 교육유무와 교육시간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교육중재를 실시한 후 죽음에 대한 태도 변화를 연구한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간호학과 학생의 죽음불안 정도가 유의하게 낮아졌고(조혜진, 2004) home care와 hospice 간호사의 죽음회피는 감소하고 중립적 수용 은 높아졌다(Wessel과 Rutledge, 2005). 간호사가 다양한 간호 현장에서 질 높은 임종간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간호학생 때부터 적절한 준비가 필 요하다.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긍정적인 죽음에 대한 태도의 향상과 죽음불 안을 줄일 수 있음은 간호학과 학생 때부터 죽음준비 교육중재가 필요함을 뒷받침한다. 또한 선행연구에서 죽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기 위해 호스 피스 완화간호에 대한 전문교육과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강정화, 2011; 김은희와 이은주, 2009). 그러나 태도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연령별, 대상자별 특성을 감안하여 교육을 개발, 적용해야 함이 제언되었다(김은희와 이은주, 2009). 따라서 죽음(준비)교육 이나 임종간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되 노인요양시설에 적합한 교육 커리 큘럼, 적절한 교육시간과 교육기간, 교육내용 및 교육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적용을 통해 죽음 수용의 태도는 향상시키고, 죽음공포나 회피는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 연령
본 연구에서는 50세 이상 시설 간호사는 30~39세 간호사보다 접근적 수 용과 탈출적 수용의 평균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병원간호사가 나이가 증 가할수록 탈출적 수용이나 중립적 수용, 접근적 수용을 보였던 선행 연구결 과(Dezutter et al., 2009; Dunn et al., 2005; Lange et al., 2008)와 유사 하다. 그러나 죽음공포는 곡선 분포를 보여 일반 청년에서 높고, 중년에 절 정에 이르다가 노년에 감소되며 노년이 될수록 중립적 수용, 접근적 수용 및 탈출적 수용이 늘어난다는 선행연구(Wong et al., 1994)와는 상이하다.
이러한 차이는 죽음에 대한 태도 측정 도구를 개발할 당시 Wong 등(1994) 은 동일한 수의 일반 청년, 중년, 노년을 대상을 연구를 수행하였으나, 본 연구는 노년층이 거의 없고, 대다수가 청년과 중년층의 간호사였던 점이 영 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20대 시설간호사는 50세 이상과 유사한 죽음에 대한 태도를 보였는 데 그 중 20대가 접근적 수용과 탈출적 수용의 평균이 높은 반면, 죽음공포 나 회피가 낮았던 결과는 종교와 임종간호 교육의 영향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기독교나 천주교를 믿는 20대 시설간호사가 불교나 무교인 20대 보다 임종 간호 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대의 표본수가 충분하지 않았으 므로 시설 간호사의 연령에 따른 죽음에 대한 태도의 특성을 명확하게 규명 하기 위하여 대상자 수를 충분히 확보하여 반복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3) 종교
본 연구에서는 종교의 유무에 따라 죽음에 대한 태도에 유의한 차이가 있 었다. 즉 종교가 없는 시설 간호사는 긍정적인 죽음에 대한 태도인 접근적 수용과 탈출적 수용이 기독교, 천주교를 가진 간호사에 비해 낮았다. 이러 한 결과는 선행연구(유래경, 2004; 임대순, 2004)와 일치한다. 또한 청소년 기 대학생과 중․장년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
도를 연구한 선행연구(김명숙, 2010)에서 종교가 있는 사람들이 종교가 없 다고 한 사람들보다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결과와도 유 사하다. 특히 본 연구에서 기독교를 갖는 간호사가 접근적 수용과 탈출적 수용의 평균이 가장 높은 반면, 죽음 공포나 회피는 가장 낮았다. 천주교를 믿는 간호사도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간호사에 비해 접근적 수용과 탈출 적 수용의 평균 점수가 높았고, 죽음 공포나 회피는 더 낮았다. 그러나 불교 를 가진 간호사는 접근적 수용과 탈출적 수용의 평균이 기독교, 천주교에 비해 낮았고, 죽음공포나 회피는 더 높았다. 또한 종교가 불교인 간호사는 죽음에 대한 태도 하위영역의 점수가 거의 비슷하였다. 이는 불사와 영생은 불가능하며, 죽음은 모든 유정의 피할 수 없는 사실로 보는(김용표, 2004) 불교와 초월적 존재와 죽음 이후의 세계를 가정하는 기독교와 천주교(최우 영, 2009) 등 각 종교의 특성이 반영된 때문으로 생각된다. 불교를 믿는 경 우 죽음을 삶의 통합된 한 부분으로 보는 중립적 수용의 태도를 보일 가능 성이 많고, 종교가 기독교나 천주교인 간호사는 중립적 수용보다는 사후세 계에 대한 믿음에 바탕을 둔 접근적 수용의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본 연구에서는 요인분석 과정에 중립적 수용의 문항이 모두 제외되어 전자를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후자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들은 우리나라에서 종교가 죽음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데 의 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김명숙, 2010). 따라서 간호사는 임 종간호를 제공하기에 앞서 자신이 지니고 있는 종교의 독특한 관점에서 죽 음에 대해 성찰하고 극복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부위훈, 2001; 김명숙, 2010에 재인용함). 또한 임종 노인과 그 가족의 종교를 존중하고 그들이 스 스로의 종교적 관점에서 죽음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을 지지하고 격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선행연구에서는 단순히 종교 유무나 종교에 유형 뿐 아니라 내, 외적 종교성 (religiosity)에 따라 죽음에 대한 태도가 차이가 있음이 진술되었으므로(김분한, 전미영과 강화정, 1997; Cohen et al., 2005) 간호 실무에서 죽음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종교성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