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디지털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앞서 본 바와 같이 우리 형사소송법은 압수·수색의 대상을 물건 으로 보고 있고, 디지털 증거는 종래 우리 형사소송법제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증거방법이다. 비록 개정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에서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방법이 규정되었지만, 여전히 정보저장매체가 아닌 디지털 정보 자체가 압수의 대상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정보 자체가 압수대상물인지 여부에 대하여 긍정설은 압수대상물 인 물건에는 유체물 및 전기 기타 자연력이 포함(민법 제98조)됨을 근거로 하고 있으며, 부정설은 형사소송법이 압수대상을 증거물 또

는 몰수할 것으로 사료되는 물건으로 규정하고 있고(형사소송법 제 219조, 제106조 제1항), 형법 제48조 제3항이 몰수의 대상으로 규정 한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 역시 물건임을 그 근거로 한다.58)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 제4항 규정을 두고도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 복제하여 제출받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 문에 압수의 대상은 디지털 자료라고 보는 견해, 동조 제4항에서 정 보를 제공받은 경우의 통지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압수의 대상 은 전자정보라고 보는 견해, 위 규정의 문언 그대로 해석하여 유체 물인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가 압수물 이라는 견해가 있다.59)

판례는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있어서는 원칙 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집행현장의 사정상 위와 같은 방식에 의한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부득이한 사정이 존재하더라도 그와 같은 경우에 그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혹은 하 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여 해당 파일을 압수·수색할 수 있도록 영장에 기재되어 있고 실제 그 와 같은 사정이 발생한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 이다. 나아가 이처럼 저장매체 자체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긴 후 영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 관련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해당 전자 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을 복사하는 과정 역시 전체적으로 압수·수색영장 집행의 일환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60)고 판시하 여, 디지털 자료가 압수의 대상인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58) 이상원(2018), 디지털 증거법 수업자료 [2]의 18-19면 참조

59) 신교임(2015), 디지털 증거와 범죄사실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 29-30면 참조

60) 대법원 2011. 5. 26.자 2009모1190 결정

미국은 디지털 증거가 압수·수색 대상이라고 판례로 해석하여 오 다가 컴퓨터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로 인해 형사절차상 새로운 문 제들이 야기되자 연방 형사소송규칙을 개정하여 압수·수색 대상인 물건에 정보를 포함시켜 입법적으로 해결하였다.61) 또한 독일 역시 형사소송법 제94조에서 ‘물건은 증거로서 관련성이 있거나 몰수의 대상인 경우에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연방헌법재판소 가 제94조 법문의 의미는 무체의 대상도 침해의 대상으로 이해되는 것을 허용한다고 판시한 이후 그 압수 대상성이 인정되고 있다.62)

종래 우리 형사소송법이 예상하지 못했던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 이 점점 커지는 반면 형사소송법의 일부 개정만으로는 디지털 증거 에 대한 규정들이 제대로 정비되었다고 볼 수 없다. 수사기관이 의 미있는 증거로 압수·수색 절차를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디지털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매체가 아니라, 매체 안에 저장되어 있는 디 지털 정보이며, 피압수자 역시 디지털 정보 관련 압수·수색 절차에 서 민감한 이유는 매체 자체의 압수가 아니라 매체에 저장되어 있 는 사생활 등 사건과 무관한 개인정보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정보 가 대형 컴퓨터나 인터넷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경우, 디지털 정보 의 네트워크 관련성을 감안한다면 디지털 정보 자체가 압수·수색 대 상이 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에 “제1항의 증거물 또는 물건에는 컴퓨 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 등’이라 한다)에 기억된 정보도 포함된다”라는 입법 개정안63)이 발 의되어, 정보가 압수의 대상이 됨을 명문화하려는 움직임 역시 같은 취지라 할 것이다.

61) 이용, 앞의 논문 16면 참조 62) 이용, 앞의 논문, 40면

63) 2016. 8. 2. 김도읍의원 대표발의, 제20대(2016-2020) 제344회, 의안번호 2001352

그러나 정보 자체가 압수·수색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유체물을 전제로 하여 규정되어 있는 현행 압수·수색 절차 및 실무를 디지털 정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므로 디지털 정보의 특성 을 고려하여 이를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검증 절차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과정의 특수성

유체물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은 통상 증거방법으로 의 미가 있는 물건이나 몰수가 예상되는 물건을 발견하기 위한 목적으 로 일정한 공간을 뒤지고(수색), 그러한 물건이 발견되면 점유자 또 는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하고 점유를 수사기관 등으로 이전(압수)한 다. 따라서 실무는 압수·수색영장이라는 단일한 영장을 사용하게 되 는 것이다. 압수로 인해 점유자 또는 소유자는 주로 소유권, 사용권 등 재산권의 침해를 받게 된다.

이에 반해 디지털 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을 보면, 컴퓨터 등 정보저장매체를 찾는 과정(유체물 수색), 소유자 등의 관 리를 배제시키거나 예외적으로 매체 자체를 수사기관으로 가져오는 과정(유체물 압수), 현장 또는 수사기관에서 데이터를 이미징(물리이 미징 또는 하드카피)하는 과정(정보의 압수), 사건과 관계가 있는 정 보를 선별하여(정보의 수색) 이미징(논리 이미징)하는 과정(정보의 압수), 이미징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정보의 분석)으로 좀 더 세 분화 된다.64) 디지털 정보의 경우 굳이 저장 매체물을 압수하지 않 더라도 물리이미징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정보 획득 면 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피압수처분자의 재산권 침해 문제보다는 오히려 매체에 저장되어 있는 많은 정보 속에서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찾는 과정, 또는 사건과 관련된 정보 외 무관 64) 안성수(2011), 디지털 정보의 압수수색과 증거능력 3-7면 참조

정보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의 사생활 등 침해 문제가 더 심각하며, 이를 최소한으로 침해하는 것이 수사기관이 디지털 정 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3. 디지털 정보에 대한 압수, 수색, 검증의 구별

가. 필요성

디지털 정보의 변경·삭제의 용이성 및 복구의 기술적 한계, 정보 의 저장기간 도과로 인한 삭제, 선별압수를 원칙으로 법 규정 등으 로 인해 수사기관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 디지털 증 거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타 인의 주거 등에서 피의자를 수색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2에 관한 부분이 헌법 제16조의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결정하면서,65) 엄격한 영장주의 원칙하에 개연성뿐만 아니라 긴급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로 영장주의 예외 요건을 한정해야 하므로, 적 법절차원칙에서 도출되는 원리인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실무는 종전에는 체포영장 집행 만으로 타인의 주거 등에서 피의자를 수색하였던 것과 달리, 체포영 장에 의한 체포 시 원칙적으로 피의자 소재지가 사전에 파악된 경 우에는 반드시 사전에 주거 등에 대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영 장을 집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 비해 형사절차의 기본이념 중 실체적 진실발견보다 65) 헌법재판소 2018. 3. 20.자 2015헌바370, 2016헌가7(병합) 결정

는 적법절차원리가 더 중시되는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며, 앞으로 수 사기관의 수사절차 및 공판절차에서 개인의 사생활, 주거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며, 엄격한 영장주의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보여준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대법원은 “교도관이 보관 중인 재소자가 맡긴 비망록 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하였다면 그 비망록의 증거사용에 대하여 재소자의 사생활의 비밀 기타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는 등 특별한 사 정이 없는 이상 재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교도소측이 임의제출한 증거자료 ‘비망록’의 압수가 적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고,66) “제3자에 의하여 절취된 것으로 소송사기 등의 피해자측이 이를 수사기관에 증거자료로 제출하기 위하여 대가를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공익의 실 현을 위하여 이 사건 업무일지를 범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 되어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의 사생활 영역을 침해하는 결과 가 초래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 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으며,67)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지만, 국민의 사생활 영 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 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68)고 판시하고 있다.

즉, 적법절차 원리가 중요하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 역시 포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개인의 사생활 비밀 기타 인격적 법익의 침 해가 있는지, 개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하는지 등 66)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도1097 판결

67)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1584 판결

68)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3990 판결, 2013. 11. 28. 선고 2010도 12244 판결 등

Dokumen terka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