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증거의 휘발성, 변조 용이성, 복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하 여, 수사기관에서는 보다 신속하게 이를 사전에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강력한 사용자 정보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보호를 위해 카카오톡 대화내 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키로 했으며, 서버에서 삭제된 대 화내용은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30)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압수·수색 영장은 사건을 담당하는 사법경 찰관의 신청, 영장전담 검사의 청구, 영장전담 판사의 영장 발부 과 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오후 늦게 발부된 영장의 집행은 야간 집 행의 제한 및 통신사의 업무 시간에 따른 제약이 따른다. 야간에 접 30) 다음 포털, https://news.v.daum.net/v/20141002162510046
수된 사법경찰관 신청 영장은 영장전담 검사 및 영장전담 판사의 부재 등으로 다음날 검토가 이루어져, 영장 집행에 이르기까지 통상 2-3일 이상 소요된다. 결국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영장을 발부받더 라도 영장집행으로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제공받기는 사실상 불가능 한 상황이다.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2-3일 보관되고, 대화방 참여자의 전화번호 정보 및 로그기록은 3개월 보관되므로, 범행 즉시 범행 당일의 카카 오톡 대화내용을 확보하고자 하여도 통상적인 영장에 의한 압수·수 색 절차로는 이를 확보하기 어렵고, 범행 발생 후 시일이 지나 수사 가 개시된 경우에는 카카오톡 로그기록 등을 며칠 사이로 확보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성매매업소에서 사장이라고 허위 진술을 하고 있는 직원의 영업 용 휴대전화가 아닌 개인용 휴대전화는 사건과의 관련성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개인의 사생활 보호 영역 내에 있는 디지털 정보로 이 를 압수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그러나 만약 개인용 휴대전화라고 하 더라도 여자친구와 주고받은 대화내용 중 “사장님 때문에 눈치보여 서 빨리 나가기가 어렵다”는 내용이 있거나, 모친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중 “사장님이 아직 월급을 안 줘서 며칠 뒤 입금해 드릴께요”
라는 대화내용이 있다면 이는 분명 공범여부, 범죄 가담 정도를 알 수 있는 중요 증거라 할 것이다. 그러나 개인용 휴대전화라는 이유 로 이를 바로 압수하지 못하고 사건과의 관련성을 소명하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면 위와 같은 정보는 당연히 삭제되고 말 것 이다. 사건과의 관련성은 압수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나, 압수 종 료 이후에 사실상 중요 디지털 증거라는 것이 밝혀질 경우 이를 다 시 확보할 방안이 없게 되는 것이다.
판례는 적법하게 압수된 디지털 증거의 저장매체 자체 등을 탐색
또는 수색하던 중 해당 사건과 무관한 증거가 발견될 경우 추가 탐 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 장을 발부받아 압수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31) 현장 선별 과정 에서 무관 증거가 발견될 경우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득한 무관 증거 자체 외에도 이를 근거로 한 조사, 자료 확보 등 소명자료가 필요하여 시일이 지체되기 마련인 바 그 사이 관련 증거는 변조, 삭제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으로 실제 집행을 하였으나, 이미 데 이터는 고의로 훼손되었거나, 부주의로 훼손되었거나, 통상적인 업 무상 보관기간의 경과로 영구삭제 되어 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하듯 디지털정보화시대에 사건 해결의 실마리에 대한 정보들이 넘쳐나지만 이를 신속하게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영원히 필요한 증 거를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위한 소명자료 마련 등 필요한 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디 지털 정보가 삭제되거나 수정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정보화시대에 디지털 정보의 방대함에도 불구하고 휘발성, 훼손의 용이성 때문에 신속하게 디지털 증거를 확보할 필요성이 크 게 대두되었고, 이미 선진 각국에서는 첨단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사법적 제도를 연구하고, 그러한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그 노력의 일환이 2011년 체결된 사이버범죄 방지협약(Convention on Cybercrime)이다.
우리나라는 사이버범죄방지협약 가입여부에 대하여 찬반 논란이 있고, 아직 미가입국이지만, 협약 내용 중 휘발성이 높은 디지털 증 거에 대한 신속한 보전을 확보하기 위한 보전명령 부분은 눈여겨 31) 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결정
볼 필요가 있다. 사이버범죄방지협약은 사생활 등 인권을 보장하면 서도 진실을 규명하여 형벌권을 적정하게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였기에, 가입여부를 떠나 협약 내용 중 필요한 제도 를 연구하고 도입한다면 사생활 등 기본권 보호를 함과 동시에 실 체적 진실 발견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