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지표계획의 중요도
“목표 생산량 등 위로부터 하달되는 지표계획은 귀하의 직장에서 얼 마나 중요시되었습니까?”라는 질문에 ‘최우선 목표로 강조되었다’는 응답이 전체의 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시장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가가 요구하는 목표 생산량이 북한의 기업소, 농장에서 중요 한 지표로 인식, 수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표 Ⅳ-1 지표계획의 중요도
항 목 비중(%)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되었다 39.0 여전히 최우선 목표지만 중요성은 떨어졌다 33.0 실질적으로 최우선 목표가 아니었고 중요성도 별로 없다 16.0 하달되는 목표가 없거나 크게 축소되었다 11.0
기타 1.0
참고: <부록 1> ‘북한 비공식부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 결과’의 문항 33, p. 158.
나. 계획 목표량 미달성 시 처벌
“만일 생산량 등 계획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하였을 경우 어떤 처벌 을 받았습니까? 해당되는 것은 모두 응답해 주십시오”라는 질문에는
‘월급 감소’(28.5%)와 ‘사상교육을 받았다’(26.2%)는 응답이 많은 비중 을 차지하였으며, 뒤이어 ‘배급량이 감소했다’(19.2%)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국가가 부여한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정치적 처벌이 가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시장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가는 기업소와 협동농장 등을 생산계 획이라는 틀 안에서 관리·통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전혀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비율도 13.8%를 차지하여 국가계획의 통제 밖 에서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활동하는 부분도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표 Ⅳ-2 계획 목표량 미달성 시 처벌
항목 비중(%)
배급량이 줄었다 19.2
월급이 줄었다 28.5
보너스가 줄었다 3.1
승진에 지장이 있다 6.2
감옥에 갔다 0.8
사상교육을 받았다 26.2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다 13.8
기타 2.3
참고: <부록 1> ‘북한 비공식부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 결과’의 문항 34, p. 159.
* 기타 응답: <책임자 직위 해임>, <항상 수행했음>, <직장에 돈을 보낼 때도 있다>.
계획 목표량 미달성 시 처벌 받는 내용과 관련하여, 소속 직장에 따 른 차이점은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응답자의 대부분 이 농업 및 임업, 광업, 제조업 등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농업 및 임업 분야에서는 ‘배급량이 줄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57.7%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광업 종사자들 중에서는 37.5%가 ‘사상교육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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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다’고 대답했다. 반면에 제조업자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 탈북자 대부분의 출신지역인 지방의 소 규모 제조업부문을 중심으로 국가의 통제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다. 계획 초과 달성 시 보상
계획 목표량을 초과 달성하였을 경우 어떤 보상을 받았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아무런 보상도 없었다’(34.8%)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훈장’(25.2%)과 ‘월급 증가’(15.7%), ‘배급 증가’(11.3%) 등으
로 나타났다. 목표 달성에 대한 체계적인 보상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또한 보상을 하는 경우에는 정치적 보상을 앞세우면서 경제적 보상을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10년 이후 ‘아무 보상이 없었다’고 대답한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이다.
결국 북한당국은 생산계획과 관련해서 미달성의 경우에는 보다 적 극적으로 대응하지만 초과 달성의 경우에는 별다른 보상책을 마련하 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반응한다고 할 수 있다.
항목 비중(%)
배급량이 늘었다 11.3
월급이 늘었다 15.7
보너스가 늘었다 1.7
승진에 도움이 되었다 9.6
훈장을 받았다 25.2
아무 보상을 받지 않았다 34.8
기타 1.7
표 Ⅳ-3 계획 초과 달성 시 보상
참고: <부록 1> ‘북한 비공식부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 결과’의 문항 35, p. 159.
* 기타 응답: <상장>, <그런 적이 없다>.
라. 액상계획의 중요도
“액상계획(또는 번수입지표) 등은 귀하의 직장에서 얼마나 중요했
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우선시 하였다’(36%)는 응답이 가 장 많은 가운데 ‘상대적으로 지표 계획의 중요성은 덜 강조된다’(19%) 고 응답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액상계획이 ‘거의 중요하지 않게 다루어졌다’는 응답도 31%나 차지하고 있어 계획시스템의 붕괴 이후 액상계획을 중심으로 북한의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는 온도 차이가 느껴지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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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Ⅳ-4 액상계획의 중요도
항목 비중(%)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되었다 36.0 목표생산량 등 지표계획 다음으로 중요하였다 19.0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31.0
액상계획 또는 번수입지표 같은 것이 없었다 12.0
기타 2.0
참고: <부록 1> ‘북한 비공식부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 결과’의 문항 36, p. 160.
액상계획에 대한 강조의 정도는, 소속 직장 단위별로 의미있는 차이 를 보여주고 있다. 농업 및 임업의 경우는 액상계획이 ‘목표생산량 등 지표계획 다음으로 중요하였다’고 대답한 사람이 34.6%였고,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되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30.8%로 그 뒤를 이었다.
광업 종사자들도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되었다’고 답한 사람이 31.3%로 가장 많았고, ‘지표계획 다음으로 중요하였다’고 대답한 사람 이 25%였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액상계획이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 되었다’고 응답한 비중과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중이 똑
같이 40.9%였다. 응답자 숫자가 크지는 않지만 어업, 공공행정 등의
산업에서 종사했던 사람들도 ‘액상계획이 가장 중시 되었다’고 대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운수업과 개인 서비스업에 종사 했던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사람이 각각 50%, 6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기업소의 규모에 따라서도 차이점이 발견되고 있다. 99명 이하 의 사업장에서는 37.5%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답해 가장 많았고,
‘최우선 목표로 가장 중시되었다’는 응답이 30.4%로 바로 뒤를 이었다.
100명 이상 999명 이하의 사업장에서는 액상계획이 ‘최우선 목표로 가 장 중시되었다’고 답한 응답자가 47.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그 뒤로는 22.2%에 해당되는 응답자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밝혔 다. 1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직장의 경우에는 37.5%가 목표생산량 등
‘지표계획 다음으로 중요하였다’고 응답했다. 종합하면, 기업 규모가
클수록 생산계획이 보다 중시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생산계획 다음으로 액상계획이 주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북 연도에 따라서도 응답 내용의 차이가 발견되었다. 2009년에 탈 북한 사람들의 경우 액상계획을 ‘가장 중요시 여겼다’고 답한 사람과
‘지표계획 다음으로 중요했다’고 답한 사람이 60%와 40%였으나, 2010 년에는 액상계획을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이 41.3%로 가 장 높았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의 경우에는 다시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답한 사람이 각각 41.4%, 47.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 다. 2010년 화폐개혁 이후 시장경기의 침체와 시장에 대한 통제가 강 화되면서 액상계획에 대한 의존도가 축소되었다가 이후 점차 의존도 가 심화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마. 기업의 시장 활용의 중요성
“직장이 직접 생산물이나 자재 등을 시장에서 팔거나 이를 이용하여 돈벌이를 하는 것은 귀하의 직장에서 얼마나 중요했습니까?”라는 질 문에서는 특이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응답자의 비중이 거의 균등하게 나뉘고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기업 들의 시장 활용 정도가 기업소·협동농장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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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Ⅳ-5 기업의 시장 활용의 중요성
항목 비중(%)
국가계획의 달성보다 우선시 되었다 25.0 국가계획을 달성한 조건에서 중요시되었다 25.0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24.0
그런 행위 자체가 없었다 25.0
기타 1.0
참고: <부록 1> ‘북한 비공식부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 결과’의 문항 37, p. 160.
기업의 시장 활용의 중요성은 응답자가 소속된 산업별로 차이가 발 견되었다. 농업 및 임업 종사자들의 경우 34.6%가 시장 활용이 ‘국가 계획달성보다 우선시되었다’고 응답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광 업과 제조업의 경우에는 각각 43.8%와 31.8%가 ‘국가 계획을 달성한 조건에서 중요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건설업, 운수업, 전 기, 가스 및 수도 사업 등의 산업부문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 시장 활용의 정도가 산업에 따라 달랐던 것 으로 보인다.
바. 기업의 자재와 물품의 조달 방식
계획수행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은 어떻게 조달하는지를 묻는 질문 에서는 ‘국가 계획에 의거하여 조달한다’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시장이나 개인적인 연줄을 동원해서 사 적으로 조달한다’는 응답은 37%로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 우리 사회에 서 평가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서는 기업들이 국가 계획에 의존하여 생 산하는 행태가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
고 있다.
다만, 근무한 직장의 산업별 구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응답자의 대다수가 종사했던 농업 및 임업, 광업, 제조업 등의 부 문에서는 ‘국가계획에 따라 조달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각각 61.5%,
62.5%, 68.2%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 가스 및 수
도 사업, 건설업, 운수업, 공공행정 등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국가계 획에 따라 자재 등을 조달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편, 식당과 같은 서비스업의 경우에는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시장에서 구입했거나 구성원들이 스스로 조달하였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자재와 물품의 조달 방식은 직장의 규모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 것 으로 나타나고 있다. 99명 이하의 사업장에서는 50%가 ‘국가계획에 따라 자재와 물품을 조달했다’고 응답했다. 100명 이상 1,00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는 66.7%가 ‘국가계획에 따라 조달했다’고 대답했으 며, 1,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62.5%가 국가계획에 따라 조 달했다고 응답했다. 규모가 큰 기업에 근무한 응답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일관성을 발견하기는 어려운 것으 로 보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규모가 큰 기업에서 국가계획에 따라 조달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특급기업소처럼 중앙에 서 관리하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국가계획의 틀 내에서 생산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해결하는 경향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하 겠다. 또한 국가계획에 의존하여 자재와 물품을 조달한다는 응답은 탈 북 연도에 따라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