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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변화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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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북한 체제변화 요인 및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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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의 기본방향과 추진전략

‘민족과 동맹’, ‘민족공조와 국제공조’ 사이에서 국론은 분열되고 북한

은 이 틈새를 파고들 것이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2007년 대선 국면에서 ‘반미(민족)와 반북(동맹)’ 사이에서 ‘전쟁이냐 평화냐’

의 양자택일식 싸움판이 벌어지면서, 한국 사회의 상처는 더욱 깊어 지고 국가의 미래는 한층 불투명진다.

나. <시나리오 2> : 북한 체제변화 추구 <정권교체>

북한은 한국과 동북아 지역의 커다란 안보적 도전이 되고 있다. 평 양은 이미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핵보유국이 되었다. 미국 부시 행 정부는 핵보유국 북한과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협상을 추진하는 것보다 평양의 정권교체를 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정권교체 자체의 정당성 차원이 아니라, 이를 실천에 옮기기가 지극 히 어려우며 또한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데 있다. 정권교 체(Regime change)는 특정 국가의 공격적이고 비우호적인 정권을 제거하고 유화적이고 순응적인 정권으로 대체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북한이나 이란의 경우 핵보유를 추구하지 않거나 또는 덜 위협적인 정권으로의 대체(Regime replacement)를 생각할 수 있다.

정권교체는 부시 행정부의 발명품이 아니며, 결코 국제관계에서 강 대국의 새로운 대외정책도 아니다. 과거 소련과 나치 독일 그리고 일 본 제국주의가 인접국을 대상으로 종종 활용했던 정책이다. 그리고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과 일본의 정권 교체를 단행했다. 정권교체 방식은 역사적으로 세 측면에서 발견된 다. 첫째, 제국주의 시대에 강압과 무력을 동원하여 식민지 통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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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제국주의 국가의 입맛에 맞게 바꾸는 형태로, 정권교체를 통해 식 민지 통치엘리트층을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통치의 대리인으로 만든 다. 이러한 정권교체 유형은 지난 세기 일제에 의한 을사보호조약 강 제체결을 통한 한반도의 친일정부 수립과 교체 사례를 비롯하여 제 국주의 시대 식민지에 대한 통치유형의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둘째, 패전국의 경우 전승국의 구상에 따라 대상 국가가 덜 호전적 이며 전쟁 수행 능력이 통제될 수 있는 전승국의 간접통치를 수용하 는 통치구조로 전면 교체된다. 전후 미국에 의해 패전국 독일과 일본 의 경우 미국의 지배전략에 순응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었다. 미국은 독일 나치즘과 일본 군국주의의 폐허 위에 자유민주주의의 이식과 함께 경제 부흥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적극 협력함으로써 독일과 일 본으로 하여금 서방 세계의 민주정부의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 수 있 었다.

셋째,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에 의한 각각의 진영 내 국가들의 정권 교체의 형태가 빈번히 나타났다. 소련의 무력 개입에 의한 폴란드, 헝 가리 등 사회주의 국가의 정권교체가 있었으며 소련의 판단에 따라 친소적 정권이 수립되었고 또한 교체당했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정 에서 꼭두각시와 같은 친미정권을 수차례 교체하기도 했고 특히, 합 법적 선거에 의해 수립된 칠레의 아옌데 정권을 쿠데타를 통해 피노 체트 군부정권으로 교체시키기도 했다. 그 후 라틴아메리카 지역과 아프리카 등지에서 미국의 의도에 따라 숱한 정권이 수립되고 교체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물론 이 지역에서 정권교체는 미국이 사주한 음모, 쿠데타, 군사력 동원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북한의 정권교체 시나리오는 이제 테이블 위에 올려질 수 있다. 체 제전환은 현실적인 가능성의 문제 못지않게 북한 사회의 ‘빅뱅’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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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폭발성을 지닌다. 그런즉 체제전환에 따른 변화의 폭과 심도를 예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후과’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금까 지 본격적인 논의의 영역에 포섭되지 못했다. 대개 체제전환은 북한 의 붕괴를 가져와 군사적 충돌, 핵 물질 및 대량살상무기 유출, 대량 탈북 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북한의 급변사태는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여긴다. 그럼에도 핵·미사일 문제는 북한체제의 변화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나타나 면서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존속을 전제로 정권 차원의 변화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테면 ‘정권변환’(Regime transformation) 이나, 또는 통치방식의 변화를 기대하는 ‘리더십 변화’(Leadership

change) 등이 이론적 차원에서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

위기 속에서 북한 미사일 사태와 관련하여 ‘정권행태의 변화’(change in Regime Behavior)에 대한 주장도 제기되었다.

최근 북한체제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워싱턴과 베 이징 주변에서 흘러나왔다. 북한체제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사실 지 금까지 거의 금기시되어 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춰보면 체제 문제에 대한 논의의 시작은 분명 한반도 문제에 대한 모종의 변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게 하며, 무척 주목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 어 미국 조야에서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 논의가 조심스럽게 나타 나고 있는 점은 분명 새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힐 차관보는 미국 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중국이 참여한 것을 계기로 북·중 관계의 변 화계기를 적극 활용키로 하고, 중국 측에 한반도 현상 타파 시 미국 이 전략적 이득을 취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였다고 하면 서 대북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미 의회 상원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7.20)한 힐 차관보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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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대중관계에 대해 증언하면서 베이징에서 중국과 나눈 대한반도 정책에 대한 막후 대화의 일단을 소개했다. 핵심은 “한반도에서 정치 적 관계의 어떤 변화가 있더라도, 그로부터 미국이 어떤 전략적 이득 을 취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계속 중국 측에 설득시켜야 한 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의 대북 압박으로 북·중 관계가 틀어지거나 북한체제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안보적 관점에서 우려하는 바를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과, “우리는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 한다”는 것을 중국 측에 계속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37

<미국과 중국의 빅딜>

미국과 중국은 상호 이익의 존중을 전제로 북한문제에 대한 ‘빅딜’

을 단행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위폐 등 불법 문제가 해결된다면 중국의 북한 관리를 받아들 수도 있다는 입장으 로 이해된다. 중국은 대량난민 유입을 초래할 북한 붕괴를 가장 우려 한다. 그러나 미국 입장으로서는 북한 붕괴 시나리오보다 대량살상무 기(WMD)가 훨씬 우려되는 사안이다. 미국은 중국의 한반도 현상유 지 입장에 동의하지만, 북한체제 자체가 중국의 끝없는 불안 요인이 라면 미국과 협의하여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미래지 향적이라는 논리다.

미국은 북한 지역을 미국의 영향권아래 두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러한 최선책을 실현하기 힘들다면 차선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차

37 U.S. Senate committee on Foreign Relations, Witnesses: Panel 1 The Honorable Christopher R. Hill Assistant Secretary for East Asian and Pacific Affairs U.S.

Department of State Washington, D.C. North Korea: U.S. Policy Options (Thursday July 20, 2006). <http://foreign.senate.gov/hearings/2006/hrg060720a.

html> (검색일: 2006.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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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책은 ‘핵 없는 북한’이다. 즉, 체제유지를 위한 핵이 필요 없는 북한 은 오직 중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결단을 통해서만 가능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의 국가이익과도 배치되지 않는다. 미국은 한반도 북부 지 역에 대한 정치적 야심을 포기하는 대신, 중국이 북한을 ‘변화’시킨다 면 중국의 한반도 북부 지역에 대한 배타적 특권을 인정하겠다는 차 선책으로 기울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역할과 존재 가치는 상당히 약화될 것이며, 상징적 수준의 소규모 주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38 어쨌든 미국과 중국의 빅딜 개연성은 결코 가공의 소설 소재 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 미국 조야에서 들려오는 미국과 중국의 빅딜 발상 자체는 우리에게 지난 세기의 역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이 시나리오에서 ‘자주 국가’ 한국의 존재는 찾을 수 없다.

다. <시나리오 3> : 북한 정권진화(Regime Evolution) 추진

정권진화(Regime evolution)는 군사력 동원을 자제하고 외교적 노력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대상 국가의 호전적인 행태를 변화시키는 정책이다. 미국은 냉전시대 소련에 대해 봉쇄정책을 취했 는데, 봉쇄정책은 단순히 공산주의 소련의 영향력과 팽창만을 막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봉쇄정책은 정권진화를 의도하는 측면도 있다.

봉쇄정책을 기획했던 조지 캐넌도 “미국은 일련의 조치를 통해 소련 의 붕괴나 점진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진화는 대

38 Richard Holloran, “Phasing Out US Forces in South Korea” (July 28, 2006),

<http://www.realclearpolitics.com/articles/2006/07/> (검색일: 2006.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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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국가를 고립시킨 뒤 외교적 노력을 배제한 채 직접적인 군사력을 동원하는 정권교체와는 다르다. 이러한 정권진화는 군사력보다 외교 를 앞세우며 주고 받기식의 점진적인 접근을 선호한다.39 1990년대 미국이 소련을 상대로 군축협상과 함께 교역 확대를 추진한 것은 대 표적인 정권진화 정책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정권교체(regime change)는 정권축출(regime ouster)과 그 다음 단계의 정권대체(regime replacement)까지 포괄하는 과정이다. 정 권축출도 쉬운 작업이 아니지만, 다음 단계인 정권대체는 더욱 성공 하기 어려운 문제다. 소련의 경우 70년 넘게 정권을 유지했으며 쿠바 의 카스트로는 아직도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이라크 정권교체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라크의 후세인 정 권의 축출보다 새로운 정권의 수립이야말로 한층 어려운 작업이며, 미국은 후세인 정권축출보다 정권교체 과정에서 이라크 수렁에 빠져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국면에 처했다. 군사적 점령정책은 용이하지 않고 민족주의의 발흥과 조직적인 저항 등은 아주 높은 인적, 군사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한다.

<북한과 정권진화>

1990년대 중반 김일성의 사망과 함께 북한붕괴론이 부각되었으나 김정일 정권은 아직도 굳건하다. 미국의 대북 군사력 사용은 이라크 의 경우와는 달리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중 국,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반대할 것이며 일본조차 지지하지 않을 수

39 Richard N. Haass, “Regime Change and Its Limits,” Foreign Affairs, July/August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