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사업추진 과정
해외 자원 개발과정을 보면 개발 단계는 통상 ①예비조사단계, ②탐 사단계, ③개발 및 생산단계로 나누어진다. 예비조사단계에서는 광종 별, 프로젝트별, 광산별 개발 가능성이 있는 대상에 대한 사전조사가 이루어진다. 탐사단계는 예비 조사에 기초하여 광물의 부존 규모, 품위 등을 조사하고 개발하는 과정이다. 개발․생산단계에서는 채광, 선광, 동력운반 등의 설비를 설치하고 생산에 들어가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정부 역할은 자금지원 등을 통한 지원으로 축소되고 민간주도의 기업 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단계별로 소요되는 기간은 광종 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으나 대체로 예비조사단계 및 탐사단계를 거 쳐 개발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 그 후 개발 사 업과 관련된 생산에 이르기까지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은 3~4년 이 걸린다.
광산물 생산 후에도 광종별 가공 정도에 따라 경제성 평가가 상당 히 달라지므로 공동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가공수준을 어떻게 할 것 인가도 고려대상이 된다. 석탄과 같은 비금속광물은 가공의 필요성이 없으나 금속광물인 경우 광산에서 채굴한 원광석을 선광하고 일차 가공하는 단계 그리고 제련과정을 거친 금속괴 생산 등의 과정을 거 치게 된다. 각 단계가 진행되는 대로 부가가치가 증가하고 수송비용 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의 광물 자원을 공동개발하기 위해서는 장 기적인 안목에서 단계적인 과정을 거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종별 광산별 개발여건이 상이하므로 일단 경제성을 위주로 한 개 발이 이루어져야 하며 초기단계의 소규모 투자개발에서 대규모 투자 로, 남한의 주요 수입광종을 중심으로 경제성 있는 광종부터, 또한 북 한이 기개발 계획 중인 광산 프로젝트나 가행중인 광산부터 개발해 야 할 것이다.
북한과 직접 추진할 수 있는 소규모 합작투자에서 시작하여 개발 이 가능한 주요 지역을 선정, 이를 공동개발대상 지역으로 지정하되, 매장량과 품위 면에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광물을 선정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는 특히, 광업 기술의 상이 점을 해소하는 노력과 함께 노동력의 수급 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나. 개발 대상 광물 자원 조사 및 평가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 환경은 누차 언급한 바와 같이 대단히 열악 하기 때문에 저임금 노동력을 제외하고는 투자의 메리트가 없어 경 제성과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보면 광물자원 개발 을 위한 대북 진출은 남북관계개선이라는 목적 달성과 직결된 정치 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광산 개발이 비록 정치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개발의 효율성을 확 보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광산개발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사, 즉 개발대상 탄광에 대한 개광일자, 구역(위치), 규모, 분포(인접광산, 인접광산 관 련 기자재 공장 및 부대산업의 분포 등), 최대생산량(투자가 이루어 질 경우 예상되는 생산량), 현재 생산규모 등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
져야 한다. 매장량과 관련해서는 북한과 협의과정에서 추상적이긴 하 나 질문을 통해 북한 소재 개발대상 광산, 광량현황, 분포 그리고 과 거부터 현재까지의 개발실적 등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가채 광량에서는 현재 북한이 대상광량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체적으로 광량이 없다고 생각하 는지, 광량은 있다고 생각하나 자체적으로 개발에 원자재 등으로 개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는지에 대해 정보 확인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가행심도와 관련해서는 개발대상 광산이 지하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작업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행수준을 알면 추가로 하부로 더 내려갈 수 있는지, 기술적으로 가행이 가능한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채광법이다. 광산이 수갱으로 개발되었는지, 사갱으로 개발 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또한 갱내 운반 방식으로 컨베어 운반인지, 수갱운반인지, 광차운반인지를 인지해야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시 스템 전환시 얼마나 경제적인 가행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게 한 다.
넷째, 광질이다. 기본적으로 개발되는 광산물의 질을 알면 그 용도 와 향후 수익 창출여부, 국내반입 가능여부, 해외수출여부 또는 북한 의 활용 및 북한의 사용 용도여부가 판단가능하다.
다섯째, 지리적 조건이다. 다시 말해 남한으로부터의 진입과 기자 재의 반입, 갱외 부대시설(선광, 변전소, 종사원사택 등)의 건설 및 시 설 가능 판단에 기초한다.
여섯째, 교통조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철도, 도로 항만으로부 터 광산까지의 운송거리가 가장 문제가 된다. 생산된 광물의 원활한
수송을 위한 철도의 가설여부, 일반도로 현황, 국내반입 및 수출시 수 송로와 항만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곱째, 전력, 기후, 하천수, 노동력 및 산업 등 광산지역 의 일반조건이다. 북한 지역 광산 개발시에는 광산의 생산성과 안정적 가행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주변의 일반조건이 큰 영향을 미친다. 전력 공급 현황을 알아야 전력공급시간대를 통한 수전시간과 전력으로 인 한 작업지장 상황, 확대개발의 장애 요인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하천 수의 상태는 하천수의 수량, 홍수여부, 수량의 변화여부, 갱내수에 미 치는 영향 등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종사원의 목욕수 공급, 하천수의 정화 등을 통한 사택 등에 용수 공급 등의 부대 업무를 계획할 수 있 다. 노동력의 동원도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충분한 노동력과 기술 인 력이 확보되어야 만 채광 및 선광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은 사항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물자원 부존 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과도한 가치부여에 대한 인식변화가 일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하자원을 부존 그 자체에 중요성을 두고, 개발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 왔다.77 즉, 산업생산에서의 ‘효 율성’은 등한히 한 채, 생산목표 달성을 포함, 에너지․광물자원의 가 치에 대해서만 높이 평가하는 경향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다. 개발 협상 전담 창구 확보
대북 광물 자원의 개발 협력은 이를 이루어내는 사업추진 구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 북한과의 사업, 특히 광물자원 개발
77김정완, 개방화에 따른 북한의 철강 수요 전망 및 북한 철광산 개발협력사업에 관한 연구 (서울: 에너지경제연구원, 2003), pp. 101~104.
관련 사업은 기본적으로 거대자본투입과 장기간이 소요되는 성격적 특성을 갖고 있는 반면, 그에 따른 수익성 창출이 어렵다. 소요 자본 의 대규모성과 사업추진과정의 장기성, 대북 협상의 기민성을 요한다 는 점에서 남한의 다수 민간기업이 개별적 대북 협상을 통해 협력사 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정부를 대신, 대북 투자 경험이 있고 협력사업 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공기업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한 기업이 상대하게 되는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 단체는 하나같 이 당국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기업소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소나 회사 역시 남한에 대해 사업추진의 확실성을 담보해 주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보장이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 광물자원 개발은 남한의 일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추진하기보다는 북한 지역개발이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총체적 계획하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기업 차원에서는 정부와 민간차원에서의 조정 역할을 해낼 수 있고, 투자에 필요한 재 정적인 방편을 마련하기도 용이하다. 무엇보다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협상력을 발휘해 남한에서 요구하는 바를 관철시키기도 쉽다.
이런 점에서 향후 이루어질 대북 광물자원 개발 분야에서는 이미 투자 경험이 있는 대한광업진흥공사가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 다. 광진공은 사업에 따라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민간기업 차원의 컨 소시엄을 구성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업계의 이해를 충분히 반영, 이를 구성․추진해 나갈 수 있는 기능을 발휘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북한과의 회담을 추진하는 한편, 광진공이 북한 광물자원 개발과 관련된 실질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권고하고, 인프라 시설 구축과 관련된 분야의 재정적 지원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라. 경공업 연계 광물자원 개발의 과제 (1) 새로운 협력 모델의 내용과 문제점
제10차 경추위 회담에서는 북한의 광물자원 개발과 관련된 새로운 경협 모델이 제시된 바 있다. 새로운 방식의 경협은 남한이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보장 및 그 생 산물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이것은 일종의 구상무역 방식으로 북한이 과거 구 사회주의권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할 때 사용한 방법이며, 남 한의 민간기업과 협력 사업을 할 때에도 사용한 적이 있다. 구상무역 은 양국간의 수출입액을 일정 기간 내 균형시키는 무역방식이다. 북 한은 과거 사회주의국가나 일부 개도국과 무역할 때에 호혜평등의 원칙과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쌍방간의 장기무역협정(보통 5년 단위) 을 체결한 후, 1년 단위의 단기무역협정을 체결하여 수출입 품목, 규 모 등을 결정하고 쌍방 결재은행 간에 청산결제를 한 바 있다.
북한은 이 같은 구상무역 방식을 남북간의 새로운 경협방식으로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구상무역에서는 남한이 적자를 볼 가능성이 큰바, 북한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남한의 민간 기업이 이를 부담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당국차원의 구상무역으로 발전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북한은 경제주체와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구상교역 방식을 적용하려면 정교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북한이 요청한 경공업 원자재 지원 품목과 규모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섬유류와 관련해서는 테트론 솜 등 7개 품목 3만 톤이며 예 상금액은 년 508억 원 상당이다. 둘째, 신발류 생산과 관련된 합성고 무, 염화비닐 등 31개 품목 6천만 켤레 상당 규모다. 예상금액은 9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