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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 수업 결과 분석을 통한 전공 글쓰기 수업 모형의 평가

가) 중간 결과물을 통한 글쓰기 지도 방식

전반적으로 볼 때 중간 결과물을 통한 글쓰기 지도 방식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시 범 수업을 했던 모든 담당교수가 그와 같은 방식의 지도가 효과적이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방식은 필연적이라고도 판단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담당교수 들이 중간 결과물을 통해 지도하지 않았다면 결국에는 완성된 결과물을 못 낸 학생들 이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상디자인학과의 경우 “본질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중간 결과물을 통한 지도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방식의 좋은 점은 글쓰기 과정 중에 학생들이 처해 있는 상태를, 즉 무엇을 모르 고 있고 무엇을 잘못하고 있고 무엇이 부족하고 등과 같은 점을 담당교수가 알 수 있 게 된다는 것에 있었다. 물론 최종 결과물을 통해서도 알 수는 있지만 이미 그때는 늦 은 것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사 회학과의 경우, 담당교수가 중간 결과물을 가지고 학생들과 대면하면서 학생들이 무엇 을 모르고 있는 지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약간의 시간을 내어 원래 계획하지 않았던 ‘연구방법론’에 대해 강의했다고 한다. 학생들이 제대로 글을 쓸 수 없었던 원인이 바로 연구방법론에 대한 무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바로 앞서 언급했던 좋은 점의 필연 적인 귀결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사회학과의 경우 만일 다음 학기에도 글쓰기를 결합한 수업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먼저 연구방법론에 대한 강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만일 실제로 그와 같은 수업이 개발되어 결국 글쓰기 수업과 결합된 연구방법론 수업이 탄생하게 된다면 통계학과와 문화인류학과가 그 효과를 분명하게 인식하면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운영하고 있었던 <시계열자료분석>이나 <현장연구실습>과 같은 수업이 사회학과에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어떤 학문 영역에서든지 연구방법론이라는 수업은 학생들이 배운 것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 그것이 제대로 교육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수업일 것이다. 따라서 연구방법론이 제대로 교육되는 수업 이 사회학과에도 비로소 탄생하게 되는 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중간 결과물을 통한 글쓰기 지도와 관련하여 전공 글쓰기 표준 모형에 수정 해야할 부분이 시범 수업을 통해 확인되었다. 표준 모형에 중간 단계들을 세부적으로 규정하거나 시간적인 순서대로 규정하는 대신 중간 단계의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는 것 만 규정되면 충분하다고 판단되었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학문분야에서 서로 다른 특 수한 종류의 글이 과제로 부과될 때 그 글의 중간 단계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규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시범 수업을 통해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국문학과의 경우 목차와 발 표문과 여러 번의 초고, 의상학과의 경우는 ppt발표문과 핸드아웃 초고, 정보통계학과 의 경우 계속 수정되는 계산과정 및 결과, 철학과의 경우 텍스트 논증 분석과 초고가 중간 단계의 결과물이었듯이 서로 매우 상이한 형태의 중간 단계가 설정되었다. 특히 문화인류학의 경우 최종 완성본과 직접 관련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중간 단계(예: “고 군분투기”)를 고안해서 끼워 넣기도 하였다.

나) 면담을 통한 글쓰기 지도 방식

전공 글쓰기 수업 모형의 두 번째 핵심 요소인 면담을 통한 글쓰기 지도 방식 역시 첫 번째 핵심 요소와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긍정적인 면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는 과제 글의 중간 단계 결과물 이 수식이나 그래프나 도표, 또는 결과물 자체의 아름다움 등과 같은 순전히 글이 아 닌 경우에 효과적으로 글쓰기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계학과나 의상디자 인학과의 경우에서 추측해볼 수 있듯이 첨삭을 통해 글쓰기 지도를 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일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손으로 가리키고 묻고 대답 을 듣고 조언하고 다시 묻는 등의 방식의 지도는 면담에서만 할 수 있는 방식인 것이 다.

두 번째 긍정적인 면은 주제 설정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지도 방식이 면담이라는 점이다. 학생들이 제일 못 하는 일이 바로 주제를 잡는 것이 라는 점은 거의 모든 시범 수업에서 나타난다. 중간 결과물을 통한 글쓰기 방식을 가 장 오랜 기간 동안 경험했던 문화인류학과는 이 주제 설정 단계를 위해 사실상 거의 한 학기 수업 전체를 할당하고 있는 셈이다. 흔히 탐구의 영역이나 대상이 설정되면

주제 설정이 끝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탐구의 시작을 뜻할 뿐 글의 주제가 정해진 것은 결코 아니다. 물론 학생들의 글에 독창성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그 러니까 이미 다른 사람이 주장했던 것을 학생이 자신의 글의 주제문으로 삼아도 담당 교수가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면, 주제 설정은 탐구 영역을 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교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 았던 어떤 것을 학생이 찾아낼 수 있을 때에야 그 학생은 글의 주제를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어떤 것’은 학술적 글쓰기라는 맥락에서 보자면 ‘학술적인 그 어떤 것’이다. 주입식 교육에 찌들어 있는 학생들에게 ‘학술적인 그 어떤 것’을 찾아내는 일 은 당연히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첨삭을 통해서는 그런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돕기 어렵다. ‘그 어떤 것’을 찾기 전에는 학생 자신도 모르는 것이어서 글이든 그림이 든 그 어떤 양식을 통해서도 표현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얼굴을 맞대 고 학생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가설 하나 세울 수 없는지를 묻고 대답을 듣고 또는 표정을 보면서 추측하고 또는 용기를 불어 넣는 말 한마디를 던져줄 때에야 이제껏 스스로 무엇인가를 생산해 본 경험이 없는 우 리나라 학생들이 ‘학술적인 그 어떤 것’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은 오직 면담을 통해서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세 번째 긍정적인 면은 바로 앞의 두 번째 요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학생들이 자 기 자신의 견해를 머릿속에서만 가지고 있을 뿐 선뜻 그것을 글로 써서 내보이지 못 하는 경우 (철학과, 사회학과, 의상학과의 경우) 담당교수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면담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이 강의나 텍스트에는 없었던 ‘새로운 그 어 떤 것’을 생각하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학술적인 맥락의 것이어서, 즉 학생인 자신들 이 감히 끼어들 수 없다고 여기는 맥락의 것이어서,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 안 타까운 현상은 글쓰기 교육 현장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다. 이런 현상 은 사실 학생들과 직접 면담이나 대화를 하지 않고서는 발견할 수조차 없는 것에 해당 된다. 왜냐하면 머릿속에 들어 있는 ‘그 어떤 것’은 오직 말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수가 권위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때에야 그런 말을 들을 수 있 다. 그런데 바로 머릿속에 들어만 있는 ‘그 어떤 것’이 글의 주제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글이 논증적인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어떤 것’을 학생들이 의 식하고 있을 때에야 시작될 수 있다. 옳다고 증명할 그 무엇을 의식하고 있어야 그것 을 증명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주제를 잘 정하고 그것을 설득 적으로 또는 논증적으로 잘 서술하는 독창적인 글을 쓸 수 있게 하려면 학생들과 면담 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그런데 면담 방식의 글쓰기 지도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바로 담당 교수에게 때론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고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한 학생과의 면담이 1시간이 넘는 경우는 거의 모든 시범 수업에서 발견된다. 더욱이 면담 일정을 미리 규 정하지 않은 경우 수시로 찾아오는 학생들과의 면담으로 인하여 수업 시간 이외의 많 은 시간을 단 한 개의 수업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몇 번은 그와 같이 할 수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그와 같이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정보통계 학과의 경우는 예외였다. 중간 결과물이 장문의 글이 아니라 간단한 그래프나 수식인 점, 담당교수가 이미 여러 해의 시행착오를 거쳐 나름대로의 면담 노하우를 쌓아 놓은 점, 면담 방식의 수업이 학과회의를 통해 규정되어 있어서 수강생들이 선배들로부터 여러 조언을 듣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수강한다는 점 등 때문에 그러한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즉 중간 결과물이 그와 같은 성질의 것이 아니라면, 또는 담당교수가 면담 방식의 지도를 처음 시도한다면, 또는 수 강생들 역시 면담지도라는 것을 처음 받아 본다면 담당교수가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노고는 무척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 전공 수업과 글쓰기 수업의 결합

전공 수업과 글쓰기 수업을 결합하는 것이 유익한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시범 수 업에 참여하였던 전공 교수들은 모두 하나같이 “그렇다”라는 대답을 하였다. 그 이유 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전공 수업에서 교육되는 내용을 학생들이

‘깊게’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며 (국문학과, 철학과, 사회학과), 둘째는 배운 내용이 이론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학생들이 그것을 실제 활용 적용할 수 있거나 또는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화인류학과, 정보통계학과, 의상디 자인학과).

과제 글이 졸업 후의 실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보통계학과와 의상디자인학과의 경우 글쓰기 수업의 결합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글쓰기 과제 작성은 단순한 과 제가 아닌 ‘실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전공 수업의 내용과 글쓰기 수업 의 연관성은 서로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문화인류학과의 경우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실무’에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보고서 작성의 전제 조건이 되는 현장 연구의 ‘실습’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앞의 두 학과의 경우와 똑같을 것이다. 학생들의 글쓰기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 수업에 서 배운 것을 실제로, 또한 스스로 적용하고 활용해 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반면에 학생들의 글쓰기가 표면상 실습이나 실무의 색깔을 띠지 않았던 국문학과, 철 학과, 사회학과의 경우 수업 내용의 ‘깊은’ 이해를 글쓰기 수업의 결합이 가져다 준 유 익함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때의 ‘깊은’ 이해는 앞의 ‘실습’의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도 이해될 수 있다. 왜냐하면 깊게 이해한다는 것은 담당교수와 같은 전문가처 럼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글쓰기가 학자로서의

‘실습’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 수업의 결합이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철학 과와 사회학과의 경우에서처럼 전공 수업의 ‘진도’ 문제가 있다. 깊은 이해라는 이로움 을 위해 수업 진도를 지불한 셈이다. 글쓰기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더욱이 중간 결과물 과 면담을 통해 글쓰기를 지도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내용을 수업에서 다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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