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2017년 10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와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선출된 중국 시진핑 2기 당‧정‧군 지 도부 구성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대내외적 함의를 도출함으로 써 중국의 대외정책과 한반도정책 방향에 대한 초보적인 전망을 시 도하였다.
먼저 중국공산당 부문에서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중앙정치 국 위원 25명 중 18인 등 총 25명을 분석하였다. 둘째, 중앙정부인 국 무원에서는 총리(1명)와 부총리(4명), 국무위원(5명) 및 26개 부‧위 원회 주임(26명) 등 총 36명 중에서 겸직자(3명)를 제외한 33명을 분석했다. 셋째, 군부의 경우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명과 위원 4명을 분석했다.
아울러 이들 당‧정‧군 지도부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분석을 통해 중국정치의 제도화 수준을 가늠해 보고 시진핑으로의 권력집중 여 부를 파악하기 위해 당‧정‧군 지도부와 시진핑과의 연관성도 살펴 보았다. 또한 2018년 3월 전인대 기구개혁을 통해 새롭게 드러난 중 요한 행위자인 중앙외사공작위원회와 중앙국가안전위원회를 분석 했다. 이외에도 지방정부와 싱크탱크에 대한 분석을 곁들임으로써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대외정책 방향에 대한 설명력과 예측력을 높 이고자 했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가. 시진핑 2기 지도부 구성의 특징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및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인선에 대한 분석 결과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제도화의 쇠퇴이다.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인 인선의 경우 덩샤오핑이 확립한 격대지정의 불문율이
지켜지지 않았고, 차기 지도부는 정치국 상무위원회 진입에 실패했 다. 이는 곧 2018년 3월 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이 철폐된 것과 결부되어 시진핑의 집권 연장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중국 정치 제도화의 쇠퇴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중앙정치국 위원의 업 무 조정이 이뤄짐에 따라 그동안 왕후닝이 맡았던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양제 츠)직이 신설되었다. 당 부문의 기구 개편에서는 기존의 중앙외사공 작영도소조를 중앙외사공작위원회(주임 시진핑, 부주임 리커창)로 변경하여 당 공식기구로 승격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왕치 산이 중앙외사공작위원회 위원을 맡았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대 외정책에서 왕치산의 역할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당 지도부 인선의 또 다른 특징은 중앙정치국 위원의 경우 시진핑 측근 인사가 약진하 고 소위 공청단‧상하이방의 쇠퇴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중앙정부(국무원) 지도부 구성 현황 및 특징 분석 결과 정부에 대 한 당의 영도력이 강화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또한 26개 부‧위원 회 수장의 경우 시진핑 계열의 인사(习派)와 측근(凡习派)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서에 경력이 풍부한 관료를 배치 한 점도 큰 특징이다.
군 인사의 경우 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중앙군사위원회 부 주석과 위원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시진핑 2기 중앙정치국 위원 25 명 중에서 군 인사는 2명밖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중앙외사공작위원 회에도 국방부장 1인만 참여하는 등 전체적으로 군의 위상은 약화되 는 추세이다.
이 밖에 기타행위자인 지방정부 지도자의 경우 중앙-지방 간 교환 근무가 지속되고 있고, 일대일로 구상과 같은 국가전략 추진 과정에 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지역에는 시진핑의 측근인사들이 수장
으로 임명되었다. 싱크탱크는 시진핑 2기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앙당교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가 출범한 지 1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아직 지도부의 대외정책 결정이 어떤 모델에 가까운 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진핑 집권 1기 후반부터 이미 시진핑 의 개인 권력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소위 ‘마오 중심 모 델’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진핑 2기 지도부가 직면한 대내외적인 문제, 특히 미중 무역통상 갈등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 서 여전히 ‘협의’와 ‘합의’를 중시하는 중국적 전통이 유지되는 가운 데 ‘제도화’가 일부 진전을 이루는 새로운 모델로 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 시진핑 2기 지도부 구성이 대외정책에 미치는 영향
시진핑 2기 지도부 구성이 주는 정책적 함의는 첫째, 시진핑 1인 우위 체제가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핵심 실세(왕치산‧왕후 닝‧양제츠 등)와 측근(딩쉐샹‧중사오쥔 등)을 활용하여 당‧정‧군 에 영향력을 투사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중국공산당의 영도력이 모든 분야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 이다. 대표적인 예로 기존의 ‘협의’ 기능을 수행했던 ‘영도소조’를 ‘결 정권’이 있는 ‘위원회’로 격상시키고 시진핑 자신이 직접 수장을 맡았 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중앙외사공 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으로 배치했고,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였던 국 가행정학원을 중앙당교와 통합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셋째, 정책 결정의 정층설계는 더욱 강화됐지만 ‘시진핑 사상’에 대한 과도한 선전활동으로 인해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도 여 전히 존재한다.
넷째, 시진핑 2기 지도부 구성이 주는 중요한 함의는 대외정책 결 정과정에서 중앙국가안전위원회와 중앙외사공작위원회가 적절한 역 할 분담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이 두 기구는 향후 미국과의 무역통상 분쟁 대비와 같은 중요한 대외정책 결정 과정에서 통합적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왕치산 국가부주석의 역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2기 지도부 구성을 볼 때, 시진핑 개인으로의 권력집중 현상화와 함께 정치엘리트 내부의 불안정성이 시진핑 1기 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 시진핑 2기 지도부의 대외정책 전망
그렇다면 시진핑 2기 당‧정‧군 지도부 구성의 특징과 함의는 대외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고 중국의 대외정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를 전망하기 먼저 위해서는 제19차 당대회 공작보 고 문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에서 시진 핑 2기 지도부가 제시한 중국외교의 핵심 키워드는 ‘신형 국제관계’
와 ‘인류 운명공동체’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의 책임대국 역할을 확대하고 자기주장을 강화하는 ‘적극적인 외교’를 지속할 것과, 국익 을 양보하는 ‘쓴 열매’는 결코 삼키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러 한 정책적 방향은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3기 전국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결국 시진핑 2기 지도부는 신 형 국제관계와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두 개의 구축’을 강조하 는 ‘중국 특색 대국외교’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곧 국제사 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우회하여 ‘중국의 길’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국제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도이다. 즉, 2035년이나 2050년까지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체제 안정에 우선순위
를 두고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나 대결을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두 개의 구축’을 위한 중점 실행전략은 일대일로 구상과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혁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조기 세력경쟁을 우회하 면서 중국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일대일로를 부각시키 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국방안’으로 평가될 수 있다.
특히 시진핑 2기 지도부는 주변국외교 추진 과정에서 미국과의 관계 를 최우선시하면서도 경제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필요성을 인식했고, 제19차 당대회 공작보고에서 는 18大에 강조되던 해양강국 관련 언급이 사라지고 일대일로 국제 협력 강화가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시진핑 2기 지도부는 “평화발전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신 형 국제관계 건설 및 인류 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중국 특색 대국외 교”를 달성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기존 대외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 로 전망된다. 하지만 새로운 시진핑 지도부는 1기에 비해 새롭게 고 려해야 할 변수가 늘어났고, 그 변수에 대한 적절한 처리 여부에 따 라 중국외교는 막대한 기회를 맞이하거나 새롭고 어려운 도전에 직 면하게 될 것이다.
첫째, 시진핑 2기 지도부의 대외정책 추진 방향을 전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는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인 시 진핑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화되었다는 점이 다. 다만 문제는 이처럼 시진핑으로의 권력집중 현상이 대외정책에 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둘째, 최근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의 급격 한 변화 등 외부 요인은 시진핑 2기 지도부의 대외정책과 한반도정책 을 전망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또 다른 변수이다. 이와 같은 외부적 요인들은 중국의 대외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주지만, 중국의 엘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