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시진핑 2기 지도부의 한반도정책 라인업
시진핑 2기 당‧정‧군 지도부 구성만을 놓고 볼 때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된 정책결정의 라인업을 추측하기는 쉽지 않다.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최고위급 수준에서 인사 배치가 이루어 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정책과 유사하게 한반도정책 역시 ‘중앙외사공작위원회’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가 능성이 높고, 행위자 역시 시진핑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여 리커창 국무원 총리, 왕치산 국가부주석 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 다.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이유는 그동안 중국외교에서 한반도가 차 지하는 중요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고, 한반도정책 역시 중국 대미정 책의 종속변수로 작동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10월 제19차 당대회 공작보고에도 한반도와 관련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북한‧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급 격한 변화 및 미중 무역통상 갈등의 심화 등으로 중국의 한반도정책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질 것이고,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행위자 역시 더욱 다양화‧전문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예측해 볼 수 있다. 중국 대외 정책 결정의 최고 상층 라인업인 ‘시진핑(영도)→리커창‧왕치산(총 괄)→양제츠(보좌)→왕이(실행)’ 구도 이외에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서 당대당 관계를 맡고 있는 왕후닝이 한반도문제와 북중관계를 담당 할 수 있고, 미중관계와 한반도정책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양제츠 중앙 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주임이나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과 같은 시 진핑 측근 인사들이 한반도문제에 적극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120)
120) 시진핑 2기 중국의 한반도정책 라인업에 대해서는 양갑용, “중국의 대외정책에서 시진핑의 위상과 영향력,” 통일연구원 자문회의(2018.10.5.) 자료를 토대로 다수의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북한 지도부와 정상외교를 추진하 는 과정에서 배석한 중국 측 인사 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8년 이루어진 시진핑-김정은 간 세 차례(3월‧5월‧6월)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측 참석자에 따라 중국 측 배석자도 달라지긴 했지만, 시진핑 과 리커창을 제외한 3명(왕후닝‧양제츠‧왕이)은 세 차례 정상회담 에 모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국무원 총 리뿐만 아니라 한반도정책 결정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 으로 알려진 왕치산, 양제츠, 왕후닝, 왕이 등 중국지도부에 지속적 으로 한반도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우리의 대중국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들과 관련된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표 Ⅴ-1> 시진핑-김정은 정상회담시 배석자 현황
중국전문가들과의 토론 결과를 반영하였다.
일시 주제 장소 중국 측 참석자 북한 측 참석자
2018.
3.25.~3.28.
김정은, 시진핑과
회담
베이징 인민 대회당
(배석자불명, 아래는 환영만찬 및 공연관람 참석인원) 시진핑, 리커창(국무원 총리), 왕후닝(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국가 부주석)
(배석자불명, 아래는 중국방문 기 간 중 18대 이후 중국과학원 혁 신성과전 참관 참가인원) 김정은(국무위원장), 최룡해(노동당 중앙부위원장‧조직지도부부장), 박광호(노동당 중앙부위원장‧선 전선동부부장), 리수용(노동당 중 앙부위원장‧국제부 부장), 김영 철(노동당 중앙부위원장‧통일전 선부 부장), 리용호(외무상)
2018.
5.7.~5.8.
김정은, 시진핑과
회담 다롄
시진핑, 왕후닝(중앙정치국 상 무위원‧중앙서기처 서기), 딩 쉐샹(중앙판공청 주임), 양제 츠(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왕이(국무위원 겸 외교 부장)
김정은(국무위원장), 리수용(노동 당‧중앙부위원장, 국제부 부장), 김영철(노동당 중앙부위원장‧통 일전선부 부장), 리용호(외무상), 김여정(노동당 중앙정치국 후보 위원‧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출처: 양갑용, “미중, 한중, 북중 정상회담 배석자 현황 및 함의”, 통일연구원 자문회의(2018.7.31.) 자료 참조 후 필자 수정 보완.
<표 Ⅴ-2> 시진핑-박근혜‧문재인 정상회담시 배석자 현황
일시 주제 장소 중국 측 참석자 북한 측 참석자
2018.6.19.
김정은, 시진핑과
회담
베이징
시진핑, 리커창(국무원 총리), 왕후닝(중앙서기처 서기), 왕 치산(국가부주석), 딩쉐샹(중 앙판공청 주임), 양제츠(중앙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궈성쿤(중앙정법위 서기), 황 쿤밍(중앙선전부 부장), 차이 치(북경시 당위원회 서기), 왕 이(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김정은(국무위원장), 최룡해(노동 당 중앙부위원장), 박봉주(내각 총리), 리수용(노동당 중앙부위 원장‧국제부 부장), 김영철(노동 당 중앙부위원장‧통일전선부 부 장), 박태성(노동당 중앙부위원 장‧과학교육부 부장), 노광철(인 민무력상), 리용호(외무상)
2018.6.20.
김정은, 시진핑과
회견
베이징
조어대 시진핑, 펑리위안(영부인) 김정은(국무위원회 위원장), 리 설주(영부인)
일시 주제 장소 중국 측 참여자
2013.6.27.
박근혜 대통령, 중국 방문 시진핑과
정상회담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국가주석), 양제츠(국무원 외교담당 국무위원‧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 임), 왕이(외교부장)
2013.6.28.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과 회견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
시진핑, 펑리위안(영부인), 양제츠(국무원 외 교담당국무위원‧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 실 주임)
2013.10.7.
박근혜 대통령, APEC 정상회의 중
시진핑과 회견
인도네시아 발리
시진핑, 왕후닝(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 수(중국공산당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국무 원 외교담당 국무위원)
2014.3.23.
박근혜 대통령,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과 회견
네덜란드 노르트 베이크
시진핑, 왕후닝(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 수(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외교담당 국무 위원,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4.7.3. 박근혜 대통령, 방한한
시진핑과 회담
한국 서울
시진핑, 왕후닝(중앙정책연구실 주임), 리잔수 (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 2014.7.4. 박근혜 대통령, 방한한
시진핑과 재회담
한국 서울
시진핑, 펑리위안(영부인),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
출처: 양갑용, “미중, 한중, 북중 정상회담 배석자 현황 및 함의”, 통일연구원 자문회의(2018.7.31.) 자료 참조 후 필자 수정 보완.
일시 주제 장소 중국 측 참여자
2014.7.4.
박근혜 대통령, 방한한 시진핑과 한중경제협
력포럼 참석
한국 서울
시진핑, 펑리위안(영부인), 왕후닝(중앙정책 연구실 주임), 리잔수(중앙서기처 서기),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4.11.10.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과 회견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왕후닝(중국공산당 중앙전면심화개 혁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리잔수(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중앙외사 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5.9.2.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과 회견
베이징 인민대회당
시진핑, 왕후닝(중국공산당 중앙전면심화개 혁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리잔수(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중앙외사 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6.3.31.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과 회견
미국 워싱턴
시진핑, 왕후닝(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 공실 주임), 리잔수(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6.9.5.
박근혜 대통령, G20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과 정상회담
중국 항저우
시진핑, 왕후닝(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 공실 주임), 리잔수(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7.7.6.
문재인 대통령, G20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과 회견
독일 베를린
시진핑, 왕후닝(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판 공실 주임), 리잔수(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7.11.11.
문재인대통령, APEC회의기간 중
시진핑과 회견
베트남 다낭
시진핑, 딩쉐샹(중앙정치국 위원), 류허(중앙 정치국 위원),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중 앙외사공작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2017.12.14.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과 정상회담
베이징 인민대회당
(배석자불명, 아래는 회담 전 환영식 참가자) 시진핑, 펑리위안(영부인), 딩쉐샹(중앙판공 청 주임), 양제츠(외교담당 국무위원), 완어샹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장칭리(정협 부주석)
나. 미중 전략경쟁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영향
121)시진핑 2기 지도부는 그동안 미중관계 차원에서 한반도정책을 추 진해 오던 중국외교의 경향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북한(북핵) 카드’
를 활용하여 한반도문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 다. 미중 간 경제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는 점에서 향후 북한(북핵)문제와 연계 가능성도 증대되었다.
시진핑 2기 지도부 출범을 전후로 중국은 일대일로 구상이나 미중 관계 등 대외정책의 큰 틀에는 집중했으나, 2018년에 남북관계나 북 미관계의 급진전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 도부는 여전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 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한반도정책 3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2018년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자국이 소외되거나 배 제되는 상황, 즉 ‘차이나 패싱(China passing)’에 대한 우려가 존재 했던 것도 사실이다.
중국은 2018년 상반기 개최됐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환영’과 ‘지지’ 입장을 표명했지만 남북미 3 국 관계 급진전시 나타날 수 있는 자국의 역할 축소(차이나패싱)와 역내 위상 저하 및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개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 역통상 압박 역시 중국의 우려를 가중시켰다. 따라서 남북‧북미 정 상회담 진행 과정에서도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자국의 존재감 부각 및 영향력 확대였고,122) 향후 이러한 정책 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121) 아래 내용은 본 연구과제 진행과정에서 발표한 글을 참조 후 재작성. 통일연구원 현안분석팀, “북미정상회담 평가 및 향후 전망,” (통일연구원 Online Series CO 18-27, 2018.6.14.), pp.1~8; 민태은‧신종호‧이기태, “미‧중‧일 한반도정책 및 정상회담 전망,”(통일연구원 Online Series CO 18-43, 2018.10.8.), pp. 1~6.
122) 시진핑-김정은 간 세 차례(3월‧5월‧6월)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김정은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