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개념적 논의
61)개인의 정치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 요인은, 자연 및 사회경제 환경에 영향을 받는 개인이 평생 이를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 정도에따라 유전적 요인, 성향 특성(dispositional traits)
그리고 특성 적응(characteristic adaptation)으로 구분된다. 생 물학적 특성인유전 요인과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향 특성은 평생 거의 변화하지 않는 성격 요인인 데 반해, 특성 적응은 개인 특유
(characteristic)의 기본 성향 특성이 환경에 적응(adaptation) 과 정에서 어느 정도 변할 수 있는 성격 요인인 것이다. 유전자와환경
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는표현형(phenotype)으로서 선천적 기질
(temperament)에 가까운 성향 특성은 일반적으로 경험에 대한 개 방성(Openness to Experience), 성실성(Conscientiousness), 외 향성(Extraversion), 원만성(Agreeableness),신경증(Neuroticism)
등으로 이루어진 성격 ‘5요인(Big Five Factors)’ 구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성 적응은 목표, 도식(schema), 가치, 가 능한 자기(possible selves) 등 동기(motive)와 사회 인지측면의 개인차 성격 특성을 포괄한다. 특성 적응은 성향 특성을 바탕으로
성격 발전 단계상 사회경제 환경의 영향을 받아 아동기에 형성되어 대략 20대 중반 이전인 청년기에완성되는데, 이후 이는 안정적으
로 유지되면서 특정한 상황이나 시기에 따라 가변적인 태도와 의견 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62)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가변61) 이 절은 윤광일, “대북 및 통일 정책 선호의 개인 성향과 가치 기반,” pp. 29∼34 참고.
62) Robert R. McCrae and Paul T. Costa, Jr., “The Five-factor Theory of Personality,” in Handbook of Personality: Theory and Research, 3rd edition, eds.
적인 성격 요인으로서
개인의 정치이념 성향과 정치적 또는 정책
선호에 영향을 주는, 곧 이들의 정치심리 기반이 되는 특성 적응은무엇인가? 이하에서는 이를 가치와 이데올로기 성향으로 나누어 살 펴보기로 한다.
우선, 가치는 개인에게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관한 신념이다.
가치는 여러 가능한 행동 양식, 수단과 목적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에 영향을 끼치며,63) 삶의 철학이자 삶을 지배하는 힘64)이다. 가치 는 어떠한 행동 양식이나 궁극적인 최종 상태(end-state)가 개인적,
혹은 사회적으로 선호할 만한가에 관한 지속적인 신념
65)이자, 특정 상황에 국한되지 않는삶의 지침이며 상대적인 중요도에는 차이가
있는목표들로 구성된다.
66) 가치는 또한, 인지적‧동기적 구성물 (construct)로서 성향 특성처럼 생물학적 성격 요소이기에 특정 문화를 초월하여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67) 한편, 자기개념
(self-concept)과 관련하여 가치는 일반적으로개인이 지향하는
Oliver P. John, Richard W. Robins, and Lawrence A. Pervin (New York: The Guilford Press, 2008), pp. 162~166; Dan P. McAdams and Bradley Olson,
“Personality Development: Continuity and Change over the Life Cours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vol. 61, no. 1 (2010), pp. 517~542.
63) Clyde Kluckhohn, “Values and Value-orientations in the Theory of Action: An Exploration in Definition and Classification,” in Toward a General Theory of Action, eds. Talcott Parsons and Edward A. Shils (Cambridge: Harvard University Press, 1951), pp. 388~433.
64) Gordon W. Allport, Pattern and Growth in Personality (New York: Holt, Rinehart and Winston, 1961), p. 543.
65) Milton Rokeach, The Nature of Human Values (New York: The Free Press, 1973), p. 22.
66) Shalom H. Schwartz, “Universals in the Content and Structure of Values:
Theoretical Advances and Empirical Tests in 20 Countries,”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vol. 25 (1992), p. 4.
67)Jan Cieciuch, Shalom H. Schwartz, and Eldad Davidov, “The Social Psychology of Values,” in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Social and Behavioral Sciences, 2nd edition, ed. James D. Wright (Oxford: Elsevier, 2015), p. 45.
‘이상적 자기(ideal self)’를 구성하는 바람직한 특성으로 접근하기도 하 지만,68) 현실의 ‘참 자기(true self)’를 규정하는 개인 정체성(personal identity)의 핵심 요소로서 이를 사회정체성과 서로 연계하여 변화시
킬 수 있는(permeable) 특성으로 논구하기도 한다.
69)현재 대규모 다국가 설문 자료 분석을 이용한 경험적 가치 연구는 가치의 ‘당위(ought)’ 특성에 초점을 맞춘 로키치(Rokeach)의 작업 을 이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구조와 문화 특수적인 기본가치 간 위계 를 제시한 슈워츠(Schwartz)의 기본가치(basic value) 연구와
매 슬로우(Maslow)의 ‘욕구 위계(hierarchy of needs)’론에 기반하여
보편적 가치구조와 이의 변화를 추적한 잉글하트(Inglehart)의 정 치문화 접근으로 크게 나뉜다.70) 이 글에서는 1981년 첫 조사 이래 참여 국가와 조사대상을 계속확장하여, 7번째 조사가 진행 중인
현재 약 100개국에 걸쳐 전 세계 인구 90%를 포괄하는, 가장 광범위한 대표성 있는 표본 설문 조사 연구인 ‘세계가치조사(World
Values Survey)’의 연구 성과에 기대어 가치가 정치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고자 한다. 이 연구의 주창자 잉글하트는 개인은 상대적 으로 희소한 자원에 더많은 가치를 부여하며(‘희소성 가설’), 개인
의 기본가치는 성년 전 사회경제적환경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다
(‘사회화 가설’)는두 개 핵심 가설을 토대로, 인류 보편적 가치를
68) Gian Vittorio Caprara et al., “Personality and Politics: Values, Traits, and Political Choice,” Political Psychology, vol. 27, no. 1 (2006), pp. 3~4; Sonia Roccas et al., “Integrating Content and Structure Aspects of the Self: Traits, Values, and Self-improvement,” Journal of Personality, vol. 82, no. 2 (2014), pp. 144~145.
69) Steven Hitlin, “Values as the Core of Personal Identity: Drawing Links between Two Theories of Self,” Social Psychology Quarterly, vol. 66, no. 2 (2003), pp.
118~122.
70) Paul H. P. Hanel, Lukas F. Litzellachner and Gregory R. Maio, “An Empirical Comparison of Human Value Models,” Frontiers in Psychology, vol. 9, no. 1643 (2018), pp. 1~5.
자기표현(self-expression) 가치와 삶의 질을 경제적, 신체 안전보 다 우위에 두는 탈물질주의와 전자보다 후자를 중시하는 물질주의 라는 일차원 개념으로 제시한다. 그는 한 나라의 정치문화 곧, 지배 적 선호 가치가 근대화 이전 사회에서 근대화 시기를
거쳐 탈근대
(postmodern) 후기산업사회로 발전할수록 물질주의에서 탈물질
주의로 변화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는 탈물질주의 가치에 초점 을 맞추어 이의 미국에 대한 인식과 평가에 미치는 독립적인 영향을 추적하고자 한다.71)또 하나의 특성 적응 요인인 이데올로기 성향은 가치처럼 동기에 기반한 성격 요인이지만 가치가 개인이 가진 자기 개념 및 정체성과 관련한 바람직한 원칙 또는 목표인 데 반해, 이데올로기 성향은 사 회와 정치체제의 구성 원리 또는 이상향에 대한 믿음체계를 가리킨 다는 점에서 내용상 구분된다. 한편, 이데올로기 성향은 “사회정치 가치”72) 또는 “이데올로기 신념 체계”73)
처럼 비교적 단기간에 상황
에 따라 바뀌는 태도나 선호 혹은 의견에 영향을 주는 개념으로 접근
하기도 하지만, “사회 태도”74) 또는 “이데올로기 태도”75) 등과 같이71) Ronald Inglehart, Modernization and Postmodernization: Cultural, Economic, and Political Change in 43 Societies (New Jersey: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7), pp. 7~50.
72)John Duckitt and Chris G. Sibley, “Personality, Ideological Attitudes, and Group Identity as Predictors of Political Behavior in Majority and Minority Ethnic Groups,” Political Psychology, vol. 37, no. 1 (2016b), p. 109.
73)John T. Jost et al., “Political Conservatism as Motivated Social Cognition,”
Psychological Bulletin, vol. 129, no. 3 (2003), p. 341.
74)John Duckitt and Chris G. Sibley, “Personality, Ideology, Prejudice, and Politics: A Dual-process Motivational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vol. 78, no. 6 (2010), pp. 1864~1865; Gian Vittorio Caprara and Michele Vecchione,
“Personality Approaches to Political Behavior,” in The Oxford Handbook of Political Psychology, eds. Leonie Huddy, David O. Sears, and Jack S. Lev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p. 37.
75)John Duckitt and Chris G. Sibley, “The Dual Process Motivational Model of Ideology and Prejudice,” in The Cambridge Handbook of the Psychology of
진보-보수 정치이념 성향이나 정치적 태도와 의미상 구분하기 어려
운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 연구에서는 정치이념 성향과 정치 태도의 정치심리 기반으로서 우익 권위주의, 사회지배성향, 체제 정당화 등으로 구분되는 이데올로기 성향을 상정한다. 다시 말해서 이데올로기 성향은 내용상 개인적 삶의 원칙곧 가치보다는 사회와
정치체제의 구성 원리와 이상향에 관한 믿음 곧 ‘이데올로기’에 대 한 것이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특성 적응 요인으로서 특정 태도에 영향을 주는 성격 요인이기 때문에 ‘성향’인 것이다.76) 또한, 이데올 로기 성향은 개인의 상징적, 정서적 정치적 정체성의 표현인 진보- 보수 정치이념 성향과도개념상 구분된다.
77) 이 연구에서 다루는 이데올로기 성향은 다음과같다.
우선, 우익 권위주의 성향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나치 지지자의 아동기 양육 과정에서 길러진 ‘일반화된 적대(generalized hostility)’
성향 곧, 반유태인, 반민주주의, 파시즘 성향과 같은 성격장애를 ‘권위
Prejudice, eds. Chris G. Sibley and Fiona Kate Barlow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6a), pp. 190~193; John Duckitt and Chris G. Sibley,
“Personality, Ideology, Prejudice, and Politics: A Dual-process Motivational Model,” p. 1866.
76)슈워츠와 동료 연구자들은 개인적 삶의 원칙을 기본가치로, 정부 정책 기조에 대한 원칙에 대한 안정적 선호를 핵심 정치가치로 구분하기도 한다. Shalom H. Schwartz, Gian Vittorio Caprara, and Michele Vecchione, “Basic Personal Values, Core Political Values, and Voting: A Longitudinal Analysis,” Political Psychology, vol. 31, no.
3 (2010), pp. 423~424; Gian Vittorio Caprara and Michele Vecchione, “On the Left and Right Ideological Divide: Historical Accounts and Contemporary Perspectives,” Political Psychology, vol. 39, no. S1 (2018), pp. 50~68. 그러나 정 치가치는 신념체계로서 이데올로기와 개념적으로 구분하기 어렵고 측정 문항 부재로 이 연구에서는 개인적 가치 곧, 기본가치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77) 다양한 이데올로기 개념에 대한 구분 시도는 John T. Jost, Christopher M. Federico, and Jaime L. Napier, “Political Ideology: Its Structure, Functions, and Elective Affinities,” Annual Review of Psychology, vol. 60, no. 1 (2009), pp. 307~337;
Stanley Feldman, “Political Ideology,” in The Oxford Handbook of Political Psychology, 2nd edition, eds. Leonie Huddy, David O. Sears, and Jack S. Levy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p. 591.
주의 성
격(Authoritarian Personality)’이라는 정신병리 현상으로
접근한 아도르노(Adorno)의 연구를 계승하여, 80년대 초에 알테마이 어(Altemeyer)가 ‘일반화된 편견(generalized prejudice)’ 태도의 바탕
이 되는 성격 요인으로 개념화한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아도르노의 9개 권위주의 성격 지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여 단일한 차원의권위
주의 성격을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주로 가정
과 또래 집단에서 사회 학습(social learning)을 통해 체득하게 되는 우익 권위주의 성향을 정통성 있는 권위에 대한 순종(권위주의적 순종), 사회규범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한 적대(권위주의적
공격),강한 인습주의의 3가지 차원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알테마이어는 우익 권위주의 성향이미국과 캐나다의 보
수 우파의 성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러한 관찰 결과가 한국의 보수 성향의 정치 선호 분석에 적용될 수 있는지검증하고자 한다.
78)사회지배성향은
진화 과정에 의해 사회에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자기 집단 위상과 무관하게 위계적 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려는 열망 으로 강자와 약자 혹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무능한 사람간의 위
계질서를 깨뜨려 평등한 사회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가능하 지도 않다고 믿는 성향이다. 사회지배성향 이론에 의하면, 이 개인 차 성향 요인은 지배집단의 하층 집단에 대한 태도와 차별 행위
등의 집단 수준 요인, 위계를 정당화하는 신화(legitimizing myth)와 사회제도 등의 체제 수준 요인과 함께 불평등한 위계 체제를 영 속화하는 데 기여한다.
79) 또한, 사회지배성향은 상층 지위집단이
78) Bob Altemeyer, Enemies of Freedom: Understanding Right-Wing Authoritarianism (San Francisco: Jossey-Bass, 1988), pp. 51~104; Bob Altemeyer, The Authoritarians (Winnipeg: University of Manitoba, 2006), p. 9.
79)Jim Sidanius and Felicia Pratto, “The Inevitability of Oppression and t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