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한국의 對일본 통일외교 입장과 정책 평가
한국의 對일본 통일외교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에 대한 신뢰성, 호감의 유지,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 유지, △통일에 대한 지지 확보 등의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한국에 대한 신뢰, 호감 유지의 측면에서는 한일관계의 주기적인 악화로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에서는 비교적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양호하게 유지되었지만 참여정부 후반, 그리고 이명박 정부 종반에는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극도로 악화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사 문제 등 한일관계의 특수성에 기인하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는 통일외교의 측면에서 평가할 때는 한일 간의 갈등 요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관리하면 일본 국민의 한국 에 대한 호감도 역시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 인식조사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향후 통일공공외교가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으로 한일 간의 신뢰관계 구축의 우선순위가 매우 높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 유지의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성공적으로 추진되었으나,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 북한에 대해 화해협력정책을 지속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그다지 일본과 정책 공조를 이루지 못하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및 천안함 폭침 사건 등으로 한일 간의 대북정책공조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고, 한일 간 군사협력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저도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필요성에 한일 양국이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 다고 볼 수 있다.
셋째,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를 한일관계 속에서 확인할 기회는 적었
으나, 2005년 미일 간의 2+2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식지지 입장이 확인된 것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한일 간의 공동선언 및 공동발표문 에서 통일에 대한 지지가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것은 한국의 통일정책 이 통일보다는 평화공존을 우선시 한다는 점에서 통일에 대한 지지가 직접 언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2 공동발표문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모두를 중시하고 있다.
넷째, 북핵문제 등 대북정책에 대한 공조와 한국의 통일 당위성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 지지를 이끌어낸 것은 성과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일본 국민의 통일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 약 40% 정도가 불안해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첫째는 한국의 통일에 대한 준비 부족으로 통일한국이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에도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에 대한 신뢰 부족이 통일한국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연결되어 통일한 국이 동북아지역에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나.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 실태 평가 (1)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 체계 평가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에 나타난 특징은 수행 체계가 상호 유기적 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즉, 對일본 통일공공외교의 전략적인 목표 설정, 추진 주체, 자원 간의 상호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연계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목표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는 4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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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동북아 지역의 비핵화 및 동아시아 공동체 실현이다. 셋째로,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의 해결과 관련해서 한반도 통일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통일한국과 일본 문화교류의 확대이다. 한국의 對실 일본 통일공공외교의 목표 중에서 일본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일본인 납치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점을 고려하여 한국은 한반도 통일이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본 국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설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추진 주체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는 정부 차원, 1.5트랙, 민간 차원의 주체들에 의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추진 주체들의 유기적인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활동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반면에 정부 차원에서는 대북 관계,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더해, 각 정부의 이념성향에 따른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 차이 등으로 인해 일관성 있는 對일본 통일공공외교가 전개되고 있지 않다. 또한 학계에 서도 일본인 납치문제와 한반도 통일의 관련성에 대해 그다지 주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각 추진 주체들의 대북정책에 대한 성향과 이념의 차이가 추진 주체들 간의 유기적이고 협력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또한 자산과 자원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는 비교적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한국은 지식, 문화, 미디어 자산과 자원을 가지고 지적 교류와 인적 교류, 미디어를 통해 일본의 여론주 도층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에게도 공공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이는 한일 관계가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과거사 및 독도 문제의 악화로 정부 간 교류가 위축되었을 때도 비정부차원에서 여론의 형성이 자유로운 민주 국가 일본의 국민들에게 한국의 공공외교의 자산과 자원이 용이하게 활용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매체와 대상의 차원에서 볼 때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는 최근 SNS 등 전통적인 매체와 함께 새로운 글로벌 스페이스 차원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보다 쉽게 공공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의 일본어판 뉴스와 일부 인터넷의 번역서비스 등을 통해 일본에 대한 확인되 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는 오히려 일본 내에서 ‘혐한(嫌韓)’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은 지적, 인적 자산 그리고 10여 년 전부터 확산되고 있는 한류로 상징되는 문화 자산, 민주화 경험 등이 정부, 1.5트랙, 민간 차원에서 對일본 공공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자원/자산을 활용 한 對일본 통일공공외교가 통일공공외교로 수렴되고 있지 않은 상황은 앞 으로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가 일본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한반도 통일 및 북한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콘텐츠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추진대상측면에 있어서도 일반 국민들, 여론주도층과 같이 각 구체적인 콘텐츠에 맞는 구체적인 콘텐츠를 개발하여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 한국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 추진실태 평가
(가) 정부 차원의 추진실태
본 연구의 고찰 분석을 토대로 정부차원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의 추진 실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면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통일외교 차원에서 對일본 통일공공외교를 전개한 것은 이명박 정부 이후이며, 그 이전에는 주로 국제사회에 대한 홍보, 재외동포를 대상으 로 한 홍보 수준에 머물렀다. 따라서 국민의 정부 시절의 對일본 통일공공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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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 홍보책자를 발간하여 배포하는 수준에서 수행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참여정부 시절에는 통일주재관을 활용한 공공외교, 통일캐러반 등 여론 주도층에 대한 홍보, 찾아가는 홍보 활동을 실시하였으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홍보에 집중되어 일반적인 일본 국민이 한국 정부가 수행하는 통일공공외교에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적었다. 따라서 정부차원의 對일 본 통일공공외교가 직접 일본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셋째, 이명박 정부 시절에 시작된 본격적인 통일외교에서 한국은 “통일과 정과 통일 이후의 한반도를 상정하여, 한반도와 주변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노력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통일 이후의 한반도에 대한 구체적 인 모습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일본 국민들의 통일한국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넷째, 對일본 문화외교는 문화교류 자체에만 중점을 두어 문화교류 속에 통일외교 관련 콘텐츠를 거의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한일문화 교류회의를 통한 사업은 단순히 양국의 문화를 서로 소개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한마당’ 공연을 개최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또한 이들 수단을 통해 통일 관련 메시지를 발신하고자 하는 노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세종학당 등을 통해 한글을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 고 있으나, 이러한 장(場)을 활용하여 공공외교를 전개하려는 체계적인 접 근 노력도 그다지 가시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나) 1.5트랙 차원의 추진실태
1.5트랙 차원의 對일본 통일공공외교 및 통일 관련 공공외교의 추진실태 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그동안 이들 반민반관, 정부출연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