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대북정책은 우선적으로 우리 내부적인 정치 및 경제적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북정책의 직접적 대상 인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어느 정도 추진할 것인지의 여부도 중요하다.
한편 한반도 문제의 해결에는 주변국가의 의견과 역할이 중요하게 작 용하기 때문에 국제정치적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
첫째, 남한은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에 이루어진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과 동서독 통일을 목도하면서 북한과의 합의통일을 위한 초석이라 할 수 있는 기본합의서를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이후 북한이 핵무기 개발 및 호전적 도발을 지속하게 됨에 따라서 1990년대의 대북 및 통일정책은 사실상 큰 진전을 보지 못하였다. 이후 김대중 정부시기 성사된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교류협력의 진전은 남한 내의 대북정책을 보다 유화적으로 추진하게 하기도 하였으며, 노무현 정부시기에도 남 북교류협력은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시기 북한이 자행한 금 강산 관광객 총격 및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남북한 간 교류협력 의 진전을 가로막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개성공단 사업을 제외한 남북교류협력이 중단되게 하였다. 이후 박근혜 정부시기 계속된 북한 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는 개성공단 사업마저도 중단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롯된 남한 내에서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진보와 보 수진영 간 남남갈등은 우리의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어렵게 하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은 것은 민주주의체제 하에서 매우 바람직하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북한이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전대미 문의 3대 세습을 통해서 김정은 정권을 지탱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대북정책을 초당적으로 입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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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남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승화시 켜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우리 사회의 여론 주도층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겠다. 어쨌든 현실적으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이 난망 인 상황에서는 대북정책이 보수적으로 추진되는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의 대북정책은 현재 북한의 지속되는 핵무기 개발 및 미사일 발사에 따라서 생성된 국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강한 거부 감 때문에 북한과의 협력사업을 추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 한 상황에서 남한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새로운 형태의 남북협력 사업 을 제의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며, 인도주의적 성격의 대북지원조차도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
둘째, 북한은 현재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주지 의 사실이며, 그들이 취하고 있는 핵무기 실험 및 미사일 발사로 대표되 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정책으로 인해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북한은 자국의 생존과 나아가서 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불법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계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김정 은체제를 공고화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핵무기 고도화를 통해서 국제 사회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를 차지하고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피폐해지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김정은을 둘러싼 지도 층의 폭압적 통치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이 시장경제체제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고 대외적으로 개방을 통해서 경제를 회생시켜야 하겠지만, 북한 지도부는 개혁과 개방에 따른 역효과를 두려워해서 제한적 내지 는 소폭의 개혁과 개방 조치만을 실험적으로 취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한편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과 경제 병진노선은 그린데탕트를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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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탕트」 실천전략: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사업을 중심으로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대표되는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지속상황은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를 자초하고 있는 바, 북한이 근본적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국제사 회의 강력한 제재 아래에서 남한과 북한이 그린데탕트 관련 협력 사업 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북한 내 상황을 판단해 보더라도 김정은 정권은 정권유지 및 생존 차원의 과제에 몰입하고 있는 정책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차원의 평화구축 구상 이라 할 수 있는 그린데탕트 추진에 당장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셋째, 한반도 통일과 남한의 대북정책은 한반도가 위치한 지리적 위치 및 전략적 중요성으로 인해서 국제적 환경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아 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더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는 국제적 환경이 우호적이어야 하며 관련국들의 협조가 매우 필요하 다는 것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던 미국과 중국의 역할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 관계가 어떠한 양상을 보이느 냐의 문제도 중요하다. 즉, 미국과 중국이 협조적인 경우와 갈등적인 경우를 상정해 볼 때, 어떠한 상황이 한반도 통일에 우호적인 정책환경 이 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양대 강국의 관계가 어떠한 형태로 설정될 것인가는 한반 도 통일의 미래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하겠다.
그린데탕트 구상 추진과 관련한 국제적 정책환경을 추출해서 살펴본 다면 아래와 같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 동북아시아지역의 국제 관계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국가들은 남한,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6개국이라 할 수 있으며, 이들 국가들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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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6자회담의 회원국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 국가들은 양자관계 및 다자관계를 통해서 한반도 문제에 직간 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15개 의 양자관계(dyads) 측면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한반도 주변4국의 양자적 차원에서는 미중 및 중일의 전개양상이 한반도의 미래에 환경 차원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으며, 남북한의 양자관계에서는 한미 및 한중, 북미 및 북중관계의 변화가 한반도 통일문제에는 직접적 영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미중관계는 한반도 문제의 전반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기반적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으며, 중일관계는 동북아지역 차원에서 갈등과 협력 사이의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미국 및 중국과의 양자관계는 사실상 한국이 좌지우지한다기보다는 미국 및 중국이 전세계적으로 강력한 국가라는 위상을 가지고 세계적 차원에서의 경쟁과 협력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의 전략 하에서 아시아 지역에 대한 양대국의 대외정책의 투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한국이 미국과 동맹국이라는 엄연한 사실로 인해서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안전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한미 동맹은 동북아지역 안보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데탕트와 같이 동북아지역에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구상의 추진에는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한편 중국과 일본은 한반도 와 인접한 지역국가들이면서 동시에 한반도의 현재 상황이 만들어진 역사적 과거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한반도의 미래 상황 전개에 중국과 일본 양자관계의 양상은 동북아의 지역정세 를 갈등 또는 협조 분위기로 규정짓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중국과 일본이 영토문제를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갈등을 노정하는 경우 에는 동북아의 지역정세도 기본적으로 갈등적인 양상을 보이게 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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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데탕트」 실천전략: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사업을 중심으로이러한 경우에는 그린데탕트와 같은 미래지향적 평화 추구 구상이 동 북아지역에서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일본과 중국이 동북아지역에서 환경협력을 심화하는 문제에 대해서 같은 의견을 가지 고 활발한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린데탕트 구상이 보다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는 사실상 한국 내부에서도 수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여기에서는 한국이 미래지향적 차원 에서 그린데탕트 구상을 추진한다고 할 때 한미 및 한중의 양자관계 변화가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미국 은 아시아에서의 기존 역할을 유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한국과의 동 맹관계를 강화 내지는 격상하여 왔으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한국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동시에 한반도의 안정이 자국의 경제발전에 긴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긴밀화하여 왔으며, 이러한 추세 또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자국이익 수호 차원에서 내세우는 대외정책이 같은 방향이 아닐 경우에 한국에 대해서 양자택 일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는 보다 복잡하다고 할 수 있는데, 북한이 핵무기 개발 지속을 고집하면서 수시로 미사일 발사 실험을 단행하는 태도는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정책을 강경하게 하도록 하고 있으며, 미국은 핵무기 확산 방지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북정책이 더욱 강력한 제재로 나올 수 밖에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한 압박정책은 근본적으로 정권교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 것 으로 보이며, 중국은 과도한 외부세력의 대북한 영향력 확대는 자국이 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즉각적으로 중단시키는 것이 정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