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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기관: 당을 대리하는 국무위원회 지도 下 국민동의 수렴

북한 헌법 제4조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은 로동자, 농민, 군인, 근로인테리를 비롯한 근로인민에게 있다”고 밝히고 있 다. 이처럼 주권을 가진 근로인민 가운데 “민주주의적 선거원칙에 따라 추천된 인민의 진정한 대표들로 구성”되어23) 그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관, 즉 대의기관이 북한이 말하는 주권기관이다.

민주주의 역사에서 대의기관이 탄생하게 된 동기가 입법권 행사 임에 비추어 볼 때 주권활동의 기본은 입법활동이라 할 수 있다. 북 한의 법제도로 볼 때, 주권기관은 주로 입법활동을 통해 정치권력이 나 정책, 법 등에 인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동의해줌으로써, 국민의 동의 획득이라는 정당성 확보 기능을 한다. 북한의 경우 중앙기관으 로서는 한국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상임 위원회가, 지방기관으로서는 도(직할시), 시(구역), 군의 인민회의 가 여기에 해당한다.

23) 리명일, “우리 나라 주권기관은 주권의 유일성과 완전성을 확고히 담보하는 기관,”

󰡔김일성종합대학학보(력사․법률 편)󰡕, 제57권 1호 (2011), p. 103.

그러나 앞서 살펴보았듯이 당-국가체제인 북한에서, 주권기관이 특정한 법이나 정책을 능동적이고 자율적으로 제정하거나 결정할 수는 없다. 당이 결정한 정책이나 법령, 결정 등을 추인하고 뒷받침 하는 수동적 역할이 주요한 기능이다. 따라서 ‘국민동의 실현’을 국 가성 평가의 한 지표로 삼을 때, 표피적으로 보이는 측면과 실제적 으로 기능하는 측면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 최고인민회의: 법제도상 최고주권기관

국가성을 가늠하는 척도의 하나가 국민동의의 실현, 즉 통치에 국 민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리하는 국가기관이 존재하고 그것이 정치 적으로 기능하는 것이라면, 북한에서 이를 대표하는 기관은 최고인 민회의이다. 최고인민회의는 최고주권기관으로서 입법권을 행사하 고 일반, 평등, 직접, 비밀 선거원칙에 의해 선출된 임기 5년의 대의 원으로 구성된다. 대의원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행정구역과 인구수를 고려하여 설정한 선거구에, 선거자들이 직접 추천하거나 정당․사회단체가 공동으로 또는 단독으로 추천한다.24)

그러나 이는 법조문에 따른 것일 뿐 실제는 당 조직지도부와 간부 부가 대의원이 될 후보를 선정하고 이들에 대해 주민들이 찬반투표 로 결정한다.25) 현재 대의원 수는 687명인데 대의원은 불가침권을 보장받는다.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고인민회의, 그 휴회 중 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승인 없이 체포하거나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회의는 대의원의 2/3 이상이 참석하여야 성립된다.

최고인민회의의 주역할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국무위원회, 최고

24)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각급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법」, 제35조, 통일법제데이터베

이스 <http://www.unilaw.go.kr/bbs/selectBoardArticle.do> (검색일: 2018.8.5.).

25) 박영자․박형중임강택,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1차 회의결과 분석과 전망,” 󰡔통일 정세분석󰡕, 2014. 4, p. 1.

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과 최고인민회의 부문위원회, 대의원이 제출한 의안을 토의하는 것이다. 헌법상의 구체적 임무와 권한은 △ 헌법의 수정․보충 △ 부문법 제정 또는 수정․보충 △ 최고인민회의 휴회 중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채택한 중요 부문법의 승인

△ 대내외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 국무위원회 위원장, 최고인민회 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내각 총리 등 국가 주요 인사들의 선거 또는 소환 △ 중앙검찰소 소장 임명 또는 해임 △ 인민경제발전계획과 그 실행에 대한 심의․승인 △ 국가예산과 그 집행에 대한 심의․승인

△ 내각과 중앙기관들의 사업 대책 수립 △ 조약의 비준, 폐기 결정 이다.

크게 보면 법률제정과 권력 핵심부 인사의 선출이나 해임, 두 가 지로 집약된다. 그런데 국가기구에 대한 당의 지도 원칙에 따라, 중 요한 법률과 인사는 당중앙위원회 관련 부서들에 의해 먼저 가이드 라인이 정해진다. 이러한 당의 가이드라인에 기초한 법률제정 및 인 사가 이루어지는 구조이다.

북한의 법제도 측면에서, 입법권과 중요 국가기관 간부의 임면권 을 가지고 있는 기관은 최고인민회의와 그 휴회 중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뿐이다. 이는 주권을 다른 기관과 공유할 수 없고 그 행 사도 일정한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실현되어 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26) 한편 최고인민회의에는 정기회의 와 임시회의가 있는데 정기회의는 1년에 1~2차례 최고인민회의 상 임위원회가 소집하고, 임시회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필요 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대의원 전원의 3분의 1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 소집된다.

26) 리명일, “우리 나라 주권기관은 주권의 유일성과 완전성을 확고히 담보하는 기관,”

pp. 104~105.

또한 최고인민회의는 산하에 법제위원회, 예산위원회, 외교위원 회, 통일정책위원회 같은 부문위원회를 둘 수 있다. 부문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사업을 도와 국가의 정책과 법안을 작성하거나 심의 하며 그 집행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부문위원회 가 운데 법제위원회, 예산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의 임무상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에 줄곧 존립해 왔으나 외교위원회, 통일정책위원회는 그렇지 못했다.

부문위원회의 존폐는 북한헌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1992년 헌법에서는 부문위원회로서 법제, 예산, 외교, 통일정 책위원회가 있었다. 그러나 1998년에 개정된 헌법에서는 외교와 통 일정책위원회는 없어지고 법제와 예산위원회만 명기되었다. 1992년 헌법에서 외교위원회와 통일정책위원회가 존재했던 것은 1990년대 전후 사회주의권이 붕괴되어 국제적 고립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의 회외교의 강화가 절실했고 남북기본합의서의 채택 등으로 상징되는 남북관계에서의 획기적 변화 조짐에 대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 로 추정된다.

그러나 국제사회주의의 몰락이라는 전반적인 상황과 핵개발로 인 한 국제적 고립의 심화로 의회외교가 성과를 낼 수 없는 처지에 이르 고 한 때 획기적 변화 움직임을 보였던 남북관계도 침체되자 두 위원 회는 폐지되었다.

그런데 폐지된 두 위원회 가운데 외교위원회가 2017년 4월에 개 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에서 부활했다. 이는 핵개발로 인한 국제제재를 돌파하고 정상국가로서의 모습을 갖추는 데 다시 금 의회외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위원 회 진용도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리룡 남 내각 부총리,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정숙 대외문

화연락위원회 위원장,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김동선 조선직업총동 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정영원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비서 등을 위 원으로 하여 다방면의 대외협상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인물들로 갖 췄다.

부문위원회는 헌법상 최고인민회의에 속해있지만 최고인민회의 가 휴회 중일 때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지도를 받도록 되어 있다. 1년 중 거의 대부분 최고인민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상임위원회의 소관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인민회의의 대의 원은 우리의 국회의원과는 달리 직업화되어 있지 않아 평소에 입법 활동을 하기 불가능하다. 따라서 상임위원회와 그 산하의 법제위원 회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27)

김정은 정권의 기점을 그가 2012년 4월 13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 장에 정식 취임한 때로 본다면 김정은 정권에서 2018년까지 최고인 민회의는 모두 9차례 열렸다. 김정일 정권에서는 가끔 회의가 개최 되지 않는 때가 있었으나 김정은 정권에서는 아직까지 최고인민회 의가 개최되지 않은 적이 없다. 국가기구의 운영 측면에서 볼 때, 이는 최소한 형식 제도적으로는 김정은 정권에서 국가운영이 정상 화되고 제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

27) 최고인민회의는 1년에 1~2회 정도 개최하며, 대의원의 지위는 직업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상적인 입법권 실현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상설기 관을 두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리경철, “사회주의 국가에서 최고주권기관과 그 상설기관의 법제정권한에 대한 리해,” 󰡔김일성종합대학학보(력사·법학 편)󰡕, 제51권 4호 (2005), p. 55.

회의 날짜 주요 안건 특징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

2018.

4.11.

- 전년도 국가사업 평가와 올해 과업

- 전년도 예산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

- 조직문제

- 국무위원회에서 해임:

황병서, 김기남, 리만건, 김원홍

- 신임 국무위원: 김정각, 박광호, 태종수, 정경택 -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인사개편: 신임 서기장 정영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

2017.

4.11.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 12년제 의무교육 실시 - 전년도 예산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

-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복원

- 조직문제

- 리수용 외교위원회 위원장 임명

- 국가교육예산 증가율 9.1%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

2016.

6.29.

- 국방위원회 폐지 국무위원회 신설 채택 - 김정은 최고수위

국무위원장 변경 채택 - 조직문제

-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법령 채택

- 제7차 당대회의 주요 결정 채택

- 박봉주 중용과 내각부총리 3인 신규 임명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 회의

2015.

4.9.

- 전년도 국가사업 평가와 올해 과업

- 전년도 예산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

- 김정은 불참

-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관리방법 개혁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

2014.

9.25.

-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전면적으로 실시하여 - 조직문제

- 전년도 국가사업 평가와 올해 과업

- 전년도 예산 결산과 올해 국가예산

- 김정은 불참 - 황병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보선 - 최룡해 소환

<표 Ⅱ-1> 김정은 집권 후 최고인민회의의 주요 안건과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