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idak ada hasil yang ditemukan

고려할 때, 과거처럼 한반도의 안정유지와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 해결과정에서 양국이 반드시 협력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단 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반도문제 해결과정에서 중·미의 입장과 정책 이 상이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략 적 경쟁관계’ 하에서도 중·미 양국은 여전히 경제분야 및 한반도 등 지역안정문제 등에서 협력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중·미는 한 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 면에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 이 증대될 것이다.

나. 한반도 외교안보 및 통일에 미칠 영향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거나 위협을 가할 것으 로 인식할 경우, 미국은 한·미, 미·일동맹과 한·미·일 공조체제 유지 그리고 TMD체제 구축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43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부시 2세가 대선 과정에 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미국은 한·일과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TMD와 NMD 구축 구상을 쉽게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러한 미국의 외교 안보 조치들은 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 될 것이다. 또한 미국 은 대만에 대해 군사무기 판매를 확대하는 등 안보지원을 강화할 가 능성이 있고, 미·일동맹과 TMD체제를 대만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103)

103) Condoleezza Rice, “Promoting the National Interest,” Foreign Affairs, Vol. 79, No. 1 (January/February 2000), pp. 45~62; Robert B. Zoellik, “A Republican Foreign Policy,” Foreign Affairs, Vol. 79, No. 1 (January/February 2000), pp. 63~78.

이러한 미국의 한반도 및 동아시아 안보정책에 대해 중국은 심각 한 위협을 느끼게 될 것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이 지역안정 유지 기능도 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역내 미군 주둔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만을 밝혀 왔으나, 주일미군과 주한미군 이 지역안정 유지 기능보다는 중국견제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인식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은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철수 입장을 분명히 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일 공조체제에 대해 중국이 느끼는 위협도 증대될 것이다.

공개 국방예산이 중국보다 많은 한·미·일 3국이 군사적 협력체제를 강화하게 될 경우, 중국은 안보적으로 심각한 위협을 느끼게 될 수밖 에 없다. 심지어 중국은 한·미·일 안보공조체제를 ‘중국 포위망’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한·미·일 안보공조체제가 강화될 경 우, 한·미·일 3국이 대만해협사태에도 개입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우 려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한·미·일 3국 공조체제를 반대하면서, 한·미·일간의

‘합종전략’을 약화시키기 위해 한·미·일 3국과 안보대화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과 러시아와의 안보협력 확대라는 ‘연횡전략’을 모색할 것 이다. 또한 중국은 한·미·일 공조체제가 냉전시기의 동맹을 통한 안보 조치라고 비난하고, 중·러와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지크스탄 5 국간의 ‘상하이 5국회의’ 체제를 강화하고 지역국간 협력대화를 역설 하게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정부차원의 구속력을 가진 다자 안보협력체 형성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의 종합국력이 신 장되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중국은 미국의 동맹을 통한 역내 주도권 장악전략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 다자안보 대화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될 것이다. 중국은 지역 다자안 보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지역국들이 중국에 대해 가지

고 있는 안보위협 인식을 완화하고 지역안정 유지자로서 중국의 이 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104)

미국이 NMD와 TMD체제 구축노력을 지속하게 될 경우, 중국은 이를 중국의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강력한 대응전 략을 모색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NMD와 TMD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통일을 저지하려는 데 목적을 두 고 있다고 판단한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을 동아시아 안보전략의 중 요한 기지로 간주하고 대만에 대해 이미 패트리어트미사일과 조기경 보레이다 등 TMD의 일부를 구성하는 무기를 제공한 사실을 우려하 고 있으며, 미국이 대만을 TMD계획에 참여시키려는 것은 미국과 대 만간의 새로운 형태의 군사동맹을 결성하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 다.105) 이러한 인식 하에 중국은 한국정부가 TMD계획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이 미국이 추진하 고 있는 NMD와 TMD에 반대하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 다.106) 중·미간 안보적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미동맹 하에서 한

104) 다자안보대화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Hongying Wang, “Multilateralism in Chinese Foreign Policy: The Limits of Socialization,” Asian Survey, Vol. XL, No. 3 (May/June 2000), pp. 475~491; “錢其琛就亞太形勢闡述我觀點和立場,” 「人民日 報」, 1997. 7. 28; 時永明, “亞太安全中的矛盾與合作,” 「國際問題硏究」, 1997年 第3期 (1997. 7), pp. 44~49; 丁奎松, “亞太大國關係對地區安全 合作的影響,” 「現代國際關係」, 2000年 第1-2期 (2000. 2), pp. 88~90 등 참조.

105) 韓輝, “美國發展和部署反導武器的意圖與影響,” 「瞭望」, 2000年 第25期 (2000. 6), p. 56; 閻學通, “戰區導彈防禦系統與東北亞安全,” 「中國評 論」, 總第30期 (2000. 6), pp. 90~91; 신상진, “미국의 NMD체제 구축 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대응,” 「國際問題」(2000. 11), pp. 34~42.

106) 2000년 중국 국무원 현대국제관계연구소에서 칭화대학 국제문제연구 소로 전직한 옌쉬에통 상임부소장은 한국이 미국의 TMD계획에 중립 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閻學通, “戰區導彈防禦系統 與東北亞安全,” p. 88.

국이 미국의 TMD 참여 압력을 계속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가 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TMD문제를 둘러싸고 중·미, 한·미 및 한·중간 갈등이 야기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간 군사동맹관계도 일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중·

북은 동·서 냉전체제가 지속되었던 1961년 7월 「우호협력 및 상호원 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동 조약 2조는 “체약 일방이 어떠 한 1개 국가 또는 수개 국가들의 연합으로부터 무력침공을 당함으로 써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체약 상대방은 모든 힘을 다하여 지체없이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한·미로부터 공격을 받게 될 경우 중국은 자동으로 한반도사태에 개입하게 되어 있다.

물론 중·미간 안보적 경쟁관계가 조성될 경우 한반도문제를 둘러싸 고 중·미가 대립하게 될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며, 중국은 북한과 전 략적 유대관계를 지속할 필요성을 더 강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북한 역시 1960년대 중·소경쟁시기 등거리정책을 통해 중·소로부터 많은 지원을 확보하였던 것처럼 중·미간 경쟁속에서 중국과 안보적 협력관 계를 과시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이익을 유도하려 할 가능 성이 있다. 2000년 10월 미국 올브라이크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 여 미·북관계 개선문제를 논의하였던 바로 그 시점에 츠하오톈 중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한국전 참전 50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분하에 북한 을 방문하여 김정일과 회담을 갖고 군사관계를 강화하기로 하였다는 사실은 중·북이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 고 있다.107)

107) 츠하오톈 중국 국방부장 겸 당중앙군사위 부주석은 10월 22~26일 슝 꽝카이 부총참모장, 치엔꿔량 선양군구 사령관, 천삥더 지난군구 사령 관 등 대표단을 대동하고 북한을 방문하였다. “金正日會見遲浩田,”

그러나 대내 경제발전을 위해 대외개방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중 국의 지도자들은 북한과 군사동맹관계를 강화해서 얻을 수 있는 이 익보다는 부담이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 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 북한이 한·미에 대해 ‘자살적인’ 군사공격 을 감행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중국은 한·미·일과 적대적 대립관계 로 빠져들게 됨으로써 국가발전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 다. 최근 중국이 세계 어떤 나라와도 동맹관계에 있지 않고 동맹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사실도 의미있는 대 목이다.108) 북한 역시 “반사회주의 노선을 신봉하는” 중국에 일방적 으로 편향된 정책보다는 다원화된 외교를 추구할 것이다.109)

결국 중·미관계가 전략적 경쟁관계로 변화되더라도, 중국이 북한과 동맹관계를 강화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냉전시기와 같은 중·북·러 시아간 북방 3각관계가 복원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중·북한이 군사 관계를 강화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제약이 있을 것이다.

한·중간 경제교류·협력 진전추세는 지속될 것이나, 정치·군사분야에 있어서는 한·중관계가 복잡 미묘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 이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1994년과 1999년의 경우처럼 한·중간 정치·안보관계를 심화시키는 요 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중·미관계에서 경쟁적 측면이 부각될

「文匯報」, 2000. 10. 26.

108) 元成章, 王堅紅, 「當前國際環境與中國對外戰略,方針,政策」, pp. 228~

229; 劉華秋, “指導新時期對外工作的强大思想武器,” 「人民日報」, 2000.

7. 13.

109)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기관지 「로동신문」을 통해 중국의 경제만 능주의적 정책을 반사회주의 노선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는 중·북관 계가 더 이상 이념적 공통성이 기반한 동맹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 하고 있다. 김정일, “사회주의는 과학이다,” 「로동신문」, 1994.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