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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의 상대방에 대한 인식과 정책

가. 중국

중국은 미국이 정치·경제·군사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미국과 협력해야만 안정적으로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연간 900억 달러를 넘는 무역

73) 대외환경 변화에 대한 중국의 기본 시각은 元成章, 王堅紅, 「當前國際 環境與中國對外戰略,方針,政策」 (北京: 黨建讀物出版社, 2000), pp. 9~

188 참조.

74) 李琮, “對世界格局多極化的幾種豫測,” 「瞭望」, 2000年 第21期 (2000. 5), 14-16; 林利民, “未來十年周邊安保環境的變化,” 「瞭望」, 2000年 第21期, 17~19; 張蘊嶺, “中國安全環境觀察,” 「瞭望」, 2000年 第14期 (2000. 4), pp. 24~26.

거래를 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교역에서 600억 달러가 넘는 무역흑자 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으로서 중국 수출 총액의 30% 정도가 미국시장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미국경제 에 대한 의존도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또한 미국은 세계은 행과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경제기구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하 다. 중국이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금융기구로부터 경제개발에 요구되 는 투자를 유치하고, 1987년 이래 가입을 추진해온 WTO(GATT)에 가입하기 위해서도 미국의 지지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일 부 국내 유치기업과 농업부문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1999 년 11월 미국과 시장개방에 관한 양자협상을 타결지었던 것이다.

반면, 중국은 군사안보 면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 하고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소련붕괴 이후 미국이 중국을 잠 재적 적대국으로 인식하고 중국의 발전을 견제하려 한다고 보고 있 다. 미국이 2000년 북경올림픽 개최 신청에 반대하고, 21세기 기독교 문명권과 이슬람·유교문명권 간의 ‘문명충돌론’을 제기하고, 미·일동맹 을 강화하고, 동아시아에서 TMD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대만문제에 계속해서 개입하고,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 는 이유는 중국의 강대국 부상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중 국은 미국이 제기하고 있는 ‘중국위협론’은 과장된 것이며, 중국의 발 전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미국을 이중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미 인식에 기초하여, 중국은 미국에 대해 협력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주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강경한 대응도 불사하고 있다.

중국은 21세기 중반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달성하여 중진 경제국 수준으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세계 유일 패권국인 미국과 대 결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997년 사망한 덩샤오핑도 경제

발전을 중국의 최우선적인 국가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100년 동 안 변함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75) 중국은 국가정책의 최 우선 목표를 경제발전에 두고, 상호의존을 강조하고, 협력안보 개념을 중시하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은 아직도 국가 간의 관계는 제로섬 게임에 의해 운영된다는 고 전적인 세력균형론을 신봉하고 있지만, 국가 간의 관계에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상호의존론에 점차 익숙해 가고 있다.76)

중국은 중동지역과 한반도 등 잠재적 분쟁지역의 안정유지를 위해 미국과 협력해 왔고, 핵확산방지조약, 화학무기금지조약, 핵실험전면 금지조약 등에 가입하였으며, 미사일기술통제체제 준수를 약속하였 다. 또한 중국은 군사정책의 투명화를 기하기 위해 1995년, 1998년 그리고 2000년 세 차례에 걸쳐 국방백서를 발간하였다. 1998년 클린 턴의 방중 시에는 미국과 생물무기조약에 관한 공동성명, 남아시아문 제에 대한 공동성명, 인명살상용 지뢰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 고, 상대방에 대해 전략핵무기를 겨냥하지 않기로 한다고 결정하는 등 전략적 동반자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77)

1999년 5월 미국을 주축으로 한 나토가 유고주재 중국대사관을 폭 격한 후,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안보대화를 취소하는 등 강경한 반응 을 보였으나, WTO 가입 양자협상 타결과 미국의 대중 배상 약속 이 후 안보대화를 재개하고 있다. 2000년 슝꽝카이(熊光楷) 중국군 부총

75) 鄧小平, “在武昌,深圳,珠海,上海等地的談話要點,” 「鄧小平文選」, 第3卷 (北京: 人民出版社, 1993), pp. 370~371.

76)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Yong Deng, "The Chinese Conception of National Interests in International Relations," China Quarterly, No.

154 (June 1998), pp. 308~329; 신상진, “중국의 대외관계연구,” pp. 20 5~212 참조.

77) 「文匯報」, 1998. 6. 28.

참모장과 스윈성 중국 해군사령관이 미국을 방문하여 미국 군지도부 와 접촉하였으며, 미국과 군축·핵비확산협상 등 군사안보대화를 재개 하였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잠재적 경쟁국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미국의 대중정책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 인도, 동남아국 가연합 등과의 전략 협력 및 선린우호관계를 모색·강화하고 있다. 중 국은 세계질서를 미국이 독단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공 정하고도 합리적인’ 다극화 질서 구축을 역설하고 있다. 중국의 국력 이 더욱 강화되어 미국의 경제협력 필요성이 감소하게 된다면, 중국 은 대만문제와 인권문제 등 일부 주권과 관련된 분야에서 미국에 대 해 보다 강경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2050 년경까지 현대화 건설을 우선시할 것으로 보여, 미국에 대해 대체로 타협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 미국

미국은 안보력 강화, 경제적 번영 유지 그리고 해외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3대 국가안보전략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인 식과 정책도 대체적으로 이러한 전략목표에 의거하여 결정되고 있으 며, 차기 미 행정부도 이러한 정책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내 현실주의자들은 냉전체제 붕괴 이후 전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확고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새롭게 부상하는 중국이 미국의 안보적 이익에 도전하는 세력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 국은 중국이 이란과 이라크 등 중동지역 국가들에게 대량살상무기와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군비통제와 확산방지를 위협하고 있고, 향후 대 만과 동남아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고, 동아시아 지역국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중국 중심의 아시아를 건설하려 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 합참은 향후 아시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하고, 중·미관계가 제1차 세계대전 이 전의 영국과 독일간의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비유하면서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하고 있다.78)

또한 세계무대에서 리더십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이상과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미국은 중국에서 종교박해 와 인권침해 사례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 은 중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다소 향상되었으나, 티벳에 대한 종교 탄압이 지속되고 있고, 천안문사건 시위자 등 반체제 인사들이 강제 노역에 동원되는 등 중국에서 정치적 박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주 장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매년 초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간하면 서 중국에서 인권개선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을 중요한 경제교류·협력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4대 교역국으로서 미국 국민들에게 저 렴한 상품을 공급해 주고 있고, 항공기와 농산물 등 상품의 주요 수 출 대상국이기도 하다. 나아가 중국은 12억 인구를 가진 세계에서 가 장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을 경시하기 어렵다. 미국은 개방된 무역체제를 촉진하기 위해서도 중국 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적 번영을 위해 중국과의 경제교류·협력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또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

78) Edward Friedman, “The Challenge of a Rising China: Another Germany?” Robert J. Lieber, ed., Eagle Adrift: American Foreign Policy at the End of the Century (New York: Longman, 1997), p. 219;

www.washingtonpost.com/wp-dyn/world/asia/A7981-2000May25.html.

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한다. 동 아시아에서 중국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지대하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안정적이고 개방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중국을 협력상대인 동시에 잠재적 경쟁국으로 인식 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 인식에 따라, 미국 내에서 대중정책에 대한 논 쟁이 제기되어 왔다. 미국과 상이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중국이 군사 력을 증강하게 되면 지역안정과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하는 현실주의자들은 중국에 대해 견제정책 또는 봉쇄정책 (containment policy)을 취하여 중국의 부상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다.79) 이들은 중국과의 대외무역과 대중 투자를 제한하고 중국의 군사 무기 개발에 전용될 위험이 있는 기술을 중국에 수출하지 말 것을 강 조한다. 나아가 중국을 경쟁국으로 간주하는 논자들은 동아시아 국가 들과 동맹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기한다.

반면, 미국의 많은 인사들은 중국이 외부 세계와의 상호의존 확대 를 통해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이익에 정면 도전 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을 것이며, 경제적으로 발전된 중국이 낙후된 중국보다는 지역안정에 도움이 되고, 중국의 군사비 지출도 과도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에 대해 원칙적으로 ‘건설적 개입 정책’(constructive engagement policy)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접촉과 대화를 통해 미래 중국이 미국에게 위협적인 국

79) 이러한 논지를 주장하는 글로서는 Charles Krauthammer, “Why We Contain China,” Time, July 31, 1995, p. 72; Jim Mann, “US Starting to View China as a Potential Enemy,” Los Angeles Times, April 16, 1995; Paul Dibb, “Towards a New Balance of Power in Asia,”

Adelphi Paper, No. 295 (London: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May 1995); Gerald Segal, “East Asia and the Constraintment of China,” International Security, Vol. 20, No. 4 (Spring 1996), pp.

107~135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