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방안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때, 평화통일에 대한 남한의 의지 또한 더욱 공고화되어 온 것으로 평가된다. 혹자는 제1공화국 정부 가 한 때 무력통일을 추구한 것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제1공화국 정부는 무력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실질 적 준비도 하지 않았다. 단지 구호만 있었던 것이다. 평화통일에 대 한 의지는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더욱 확고해 졌고, 제4공화국 정부 하에서 ‘선 평화·후 통일’의 접근방식으로 구체화되 었다. 그 결과 평화적 통일방식으로서 ‘자유총선거’가 강조되었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북한만’의 자유총선거에서 ‘남북한’ 자유총선 거로의 변화가 있었고, 선거규범은 ‘대한민국 헌법’에서 ‘남북한 통일 헌법’으로의 발전적 변화가 나타났다. 현재 남한정부는 1994년 8월
128 _허문영, “북한의 통일정책,” 북한외교정책, pp. 131~172.
129 _공제민, 고려민주련방공화국창립방안 (평양: 사회과학출판사, 1989); 심병철,
조국통일문제 100문 100답 (2003), pp. 23~50.
15일 제49주년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를 통해 기존의 통일방안을 보완·발전시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평화통일방안으로 지속 하고 있다.130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통일을 민족공동체 건설로 이해하고, 통일원칙으로 「자주」·「평화」·「민주」를 통일과정으로
「화해·협력단계」 → 「남북연합단계」 → 「통일국가 완성단계」로 제 시하고 있다.
북한의 통일방안 또한 ‘남북총선 통일’에서 ‘연방제 통일’로의 변 화가 있었다. 연방제 내용 또한 과도적 조치에서 최종형태로 그리 고 다시 국가연합적 성격으로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철수’ 와 ‘민주정권의 출범’과 같은 선결 조건들은 변함없이 주장되 었다. 예컨대 북한은 1970년대 초반까지 주로 「남북총선을 통한 통 일정부수립」방안을 제시하였으며, 1960년대 초반부터는 「연방제」
방안을 차선책으로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연방제」도 1960·70 년대의 총선을 위한 과도적 조치로서의 「연방제」 및 「고려연방제」 방안에서 1980년대의 통일국가 최종형태로서의 「고려민주연방공 화국」 창립방안으로의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1990년대에 들어와서 는 국가연합적 성격을 지니며 공존지향적인 수정적 「고려민주연방 공화국」안이 제시되었다.
연방제 방안의 성격 또한 시기별로 변화가 있었다. 3대혁명역량 이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시점인 1960년대 초반에 제시된 연방제는 흡수통일 방안으로 평가되며, 남한의 혁명역량만이 강화 된 시점인 1970년대의 연방제는 패권적 합작통일 방안으로 평가된 다. 그리고 3대혁명역량이 점차 약화되는 시점인 1980년대의 연방
130 _통일부, 통일백서 2005, pp.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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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는 대등적 연방통일 방안으로 평가되며, 3대혁명역량의 전반적 약화에 따라 체제유지에 있어 위기적 상황에 직면하게 된 시점인 1990년대에 제시된 연방제는 공존적 통일방안으로서 형식만 통일 방안이지 실제에 있어서는 김일성·김정일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분 단관리방안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총선’에서 ‘연방제’로의 통일방 안의 변화는 통일노선이 「민주기지노선」에서 「지역혁명노선」으로 변화한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연방제’ 방안 내부에서의 변화는 3대혁명역량의 편성상황의 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 연합제안
남한의 연합제안은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두 번째 단계인 ‘남 북연합’을 지칭하는 것이다. 남한이 통일의 과도적 단계로서 연합을 최초로 구체화·체계화한 것은 1989년 9월 11일 발표된 「한민족공동 체통일방안」이다. 이후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계 기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명칭이 변경되지만 그 골격은 계 속 유지되었다.131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통일을 하나의 민족공동 체를 건설하는 방향에서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는 기조 위에 기초하고 있다. 그리고 통일의 과정을 화해·협력 단계132
→ 남북연합 단계133 → 통일국가 완성단계134의 3단계로 설정하였다.
131 _남북정상회담 이후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론에 기초하여 합의가 이뤄졌
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통일방안은 개인의 견 해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32 _1단계인 화해·협력 단계는 남북한이 상호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분
단상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통해 상호 적대감과 불신감을 해소하는 단계이다.
133 _2단계인 남북연합(Korea Commonwealth) 단계는 단일국가건설을 위한 중간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민족공동체(특히 경제·사회공동체)를 형성하고 남북한
이 방안의 특징으로는 민족공동체 우선 강조, 통일국가의 미래상 제시, 단계론적 접근 등을 들 수 있다. 남한의 통일 방안은 자유민주 주의를 통일의 기본철학으로 제시하고, 통일 주체로서 민족 구성원 모두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남북연합은 완전한 통일의 과도적 단 계로서 민족 내부의 특수관계를 염두에 둔 사실상의 국가연합이다.
따라서 남북연합은 국가의 이중성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통일헌 법에 의해 단일국가를 성취하는 과도단계로 제시되고 있다.
나. ‘낮은 단계’ 연방제안
분단 55년 사이 북한의 통일방안은 남북총선 통일에서 연방제 통 일로 변화가 있었다.135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는 공식적으로는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제기되었으나, 그 내용은 이미 1980년
대 말부터 언급되기 시작하였다. 북한은 80년대 후반 냉전체제의
간 특수한 기능적 연합체를 결성한다. 남북한은 각각 외교, 경제, 국방권을 보 유하는 실질적 2개 국가이면서도 특수한 관계로 인해 남북연합이라는 기구를 통해 현안 문제를 협의·해결한다. 그리고 최고의결기구인 남북정상회의, 남북 정부대표가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하는 남북각료회의, 남북 동수의 국회의원으 로 구성되는 남북평의회, 실무담당 기구인 공동사무처를 둔다. 남북연합단계 에서는 제도적 기구의 구성과 동시에 경제·사회공동체를 실현하고 민족공동 생활권을 구축함으로써 통일을 준비한다.
134 _마지막 3단계인 통일국가 단계에서는 남북평의회가 통일헌법을 만들고 이에
따라 총선거를 실시하여 통일국회와 통일정부를 구성함으로써 완성된 단일 통일국가를 이룩한다.
135 _북한은 1960년대 후반까지 외국군(미군)철수, 후 남북한 총선 통일을 주장하
였다. 동시에 북한은 1960년대 초반부터 연방제 통일을 병행 제시하였고, 1980 년대부터는 연방제 통일만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연방제 명칭과 내용 또한 변화가 있었다. 1960년대 ‘남북연방제’, 1970년대 ‘고려연방제’, 1980년대 ‘고려 민주연방공화국 창설방안’으로 변화가 그것이다. 북한은 연방제를 1970년대 까지는 총선을 위한 과도적 조치로서 제시하다가, 1980년대에는 통일국가 최 종형태로 강조하였고, 1990년대 들어와서는 국가연합적 성격을 지닌 공존지향 적 수정안으로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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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와 남한의 북방정책 등으로 외교적 고립과 경제난 등을 겪게 되고 체제유지에 불안을 느끼게 되자, 남북공존을 강조하기 시작하 였다. 북한은 1988년 신년사와 9월 공화국 창건기념사에서 공존의 원칙을 제시하고, 1991년 신년사에서 ‘잠정적으로는 연방공화국의 지역적 자치정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장차로는 중앙정부의 기능을 더욱 더 높여 나가는 방향에서 연방제 통일을 점차적으로 완성’하여갈 것임을 천명하였다. 이같이 수정된 연방제는 ’80년에 발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보다 수세적인 통일방안으 로서, 통일 그 자체보다 체제보존에 역점을 두는 모습이다.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안은 국가연합적·과도기적·체제보존적 특징을 갖고 있다. 북한은 두 정부, 두 제도 인정을 강조하면서, 지 역정부가 경제·문화뿐만 아니라 외교·군사권 까지도 독자적으로 행 사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제도에 의한 완전 통일에 대해서는 시기와 방법을 구체화시키지 않은 채, 후대 의 숙제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낮은 단계 연방제안은 적극적 통일 방안이라기 보다는 남북한의 분단상태 유지를 목표로 한 방안으로 평가된다.136
136 _북한은 1980년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제6차 대회에서 “북과 남이 서로 상대방
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인정하고 용납하는 기초 위에서 북과 남이 동등하게 참가하는 민족통일정부”를 창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고려민주 연방공화국창립방안」 (Democratic Confederal Republic of Koryo)을 제안 하였다. 북한은 남북한 같은 숫자의 대표와 적당한 수의 해외동포 대표로 연방 국가의 통일정부인 「최고민족연방회의」를 구성하고, 「최고민족연방회의」의 상설기구인 「연방상설위원회」에서 정치, 외교, 군사를 관장하되, 연방정부의 지도하에 사상 및 제도가 상이한 남북의 지역정부들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추 진할 것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북한의 연방제는 남북한이 “하나의 민족, 하나 의 국가, 두 개의 제도, 두 개의 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즉 1민족, 1국가, 2체제, 2정부 통일방안이다.